‘트롯’에 대한 열광,
무엇 때문일까

트로트 팬덤의 탄생, 그 배경

프로그램 하나가 이토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이유는 뭘까.
트로트라는 지금껏 어딘지 비주류로 취급받던 영역을 주류 트렌드로 끌어올렸다. 방송이 끝나고도 지금껏 이어지는 열광은 어떻게 가능하게 된 걸까.

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미스트롯〉의 학습효과가 불러낸 〈미스터트롯〉의 성공
사실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성공에는 지난해 방영되어 송가인 열풍을 낳았던 〈미스트롯〉의 학습효과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스트롯〉이 배출한 송가인에 대한 엄청난 인기는 고스란히 〈미스터트롯〉에 트로트 인재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 이유로 작용했다.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패란 얼마나 많은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참여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미스터트롯〉이 뽑은 톱7의 면면을 보면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얼마나 다채로운 참가자들의 인적 구성을 갖고 있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거기에는 정동원 같은 어린 트로트 가수는 물론이고, 트로트계의 BTS라 불린 장민호, 막걸리가 생각나는 영탁이나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남다른 끼를 보여주는 김희재, ‘찬또배기’로 불리며 어린 나이에도 민요 같은 구성진 트로트를 들려주는 이찬원, 성악을 베이스로 하는 퓨전 트로트를 보여준 김호중 그리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한 발라드 트로트의 임영웅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트로트를 부르지만, 그 바탕에는 정통은 물론이고 발라드, 성악, 민요, 아이돌 등 각양각색의 장기들이 더해졌다.
그만큼 〈미스터트롯〉에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참여해 가능한 일이고, 그것은 다름 아닌 〈미스트롯〉의 학습효과가 준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트로트 팬덤의 탄생
하지만 방송이 끝나고도 계속 이어지는 트로트 열풍에는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이 끄집어낸 이른바 ‘트로트 팬덤’의 영향이 컸다. 사실 팬덤이라고 하면 아이돌에게나 어울릴 것처럼 생각 되어 왔지만,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팬덤을 만들어낸 것처럼 트로트도 팬덤을 만들었다. 이미 90년대 팬덤을 경험했던 중장년층들은 이제 나이 들어 트로트를 즐기는 세대에 접어들었으나 그것이 비주류로 치부되는 바람에 어딘지 소외감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러니 당당히 주류가 된 트로트에 더 적극적으로 팬덤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소외되어 눌려있던 욕구들이 더 폭발적으로 분출되었던 것.
트로트 팬덤이 이렇게 공고해진 건 보다 폭넓은 세대가 참여 했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본래 그러하듯 젊은 세대가 이 트로트 오디션에 참여했고 또 톱7으로 뽑혔다. 톱7에 장민호가 40대로 나이가 가장 많지만 임영웅이나 이찬원 등 대부분의 나이는 20대로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중장년 세대도 호응했다. 중장년들로서는 본래 좋아했던 트로트를 즐기면서도 젊은 세대들과 함께 문화를 소비하는 틀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게 팬덤은 ‘구독’ 개념의 지속적인 소비를 이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지금껏 이어진 열광의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트로트 열풍에 더해진 불황, 코로나 같은 현실의 영향
여기에 장기 불황과 전 세계를 멈춰 세워버린 코로나 19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본래 과거를 돌아보는 레트로 트렌드는 현재의 어려움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즉 현재가 어렵기 때문에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돌아보는 것이 바로 레트로라는 것. 장기 불황에 더해진 코로나 19는 대중문화 전반에 레트로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경향은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어 이른바 뉴트로(New+Retro) 트렌드로 이어졌다. 트로트는 그래서 중장년층에게는 레트로이자 젊은 세대들에게는 뉴트로가 됐다.
임영웅의 트로트는 그래서 중장년층에게는 최희준 같은 차분한 트로트의 감성을 안겨주었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발라드에 가까운 감성을 건드렸다.
하지만 트로트 열풍은 만만찮은 부작용 또한 가져왔다. 특정 가수들이 방송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지상파, 케이블, 종편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프로그램들을 독식하다시피 했고, 트로트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도 대거 쏟아져 나왔다. 올 하반기만 해도 각종 트로트 오디션이 또 등장할 예정이다. 물론 이제 열린 트로트에 대한 저변이 넓혀지는 건 그리 부정적인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로 쏠려가는 현상 속에는 소외되는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오디션이 배출한 트로트 가수들이 주목 받는 가운데 지역행사들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무명 트로트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고, 트로트 소재 프로그램들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의 선택권은 줄어들었다. 열풍, 신드롬이 트로트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는 동안, 그로 인해 더 짙어지고 길어진 그림자들이 있다는 걸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장기 불황에 더해진 코로나 19는
대중문화 전반에 레트로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경향은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어
이른바 뉴트로(New+Retro) 트렌드로 이어졌다.
트로트는 그래서 중장년층에게는 레트로이자
젊은 세대들에게는 뉴트로가 됐다.

‘트롯’에 대한 열광,
무엇 때문일까

트로트 팬덤의 탄생, 그 배경

프로그램 하나가 이토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이유는 뭘까.
트로트라는 지금껏 어딘지 비주류로 취급받던 영역을 주류 트렌드로 끌어올렸다. 방송이 끝나고도 지금껏 이어지는 열광은 어떻게 가능하게 된 걸까.

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미스트롯〉의 학습효과가 불러낸 〈미스터트롯〉의 성공
사실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성공에는 지난해 방영되어 송가인 열풍을 낳았던 〈미스트롯〉의 학습효과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스트롯〉이 배출한 송가인에 대한 엄청난 인기는 고스란히 〈미스터트롯〉에 트로트 인재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 이유로 작용했다.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패란 얼마나 많은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참여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미스터트롯〉이 뽑은 톱7의 면면을 보면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얼마나 다채로운 참가자들의 인적 구성을 갖고 있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거기에는 정동원 같은 어린 트로트 가수는 물론이고, 트로트계의 BTS라 불린 장민호, 막걸리가 생각나는 영탁이나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남다른 끼를 보여주는 김희재, ‘찬또배기’로 불리며 어린 나이에도 민요 같은 구성진 트로트를 들려주는 이찬원, 성악을 베이스로 하는 퓨전 트로트를 보여준 김호중 그리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한 발라드 트로트의 임영웅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트로트를 부르지만, 그 바탕에는 정통은 물론이고 발라드, 성악, 민요, 아이돌 등 각양각색의 장기들이 더해졌다.
그만큼 〈미스터트롯〉에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참여해 가능한 일이고, 그것은 다름 아닌 〈미스트롯〉의 학습효과가 준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트로트 팬덤의 탄생
하지만 방송이 끝나고도 계속 이어지는 트로트 열풍에는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이 끄집어낸 이른바 ‘트로트 팬덤’의 영향이 컸다. 사실 팬덤이라고 하면 아이돌에게나 어울릴 것처럼 생각 되어 왔지만,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팬덤을 만들어낸 것처럼 트로트도 팬덤을 만들었다. 이미 90년대 팬덤을 경험했던 중장년층들은 이제 나이 들어 트로트를 즐기는 세대에 접어들었으나 그것이 비주류로 치부되는 바람에 어딘지 소외감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러니 당당히 주류가 된 트로트에 더 적극적으로 팬덤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소외되어 눌려있던 욕구들이 더 폭발적으로 분출되었던 것.
트로트 팬덤이 이렇게 공고해진 건 보다 폭넓은 세대가 참여 했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본래 그러하듯 젊은 세대가 이 트로트 오디션에 참여했고 또 톱7으로 뽑혔다. 톱7에 장민호가 40대로 나이가 가장 많지만 임영웅이나 이찬원 등 대부분의 나이는 20대로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중장년 세대도 호응했다. 중장년들로서는 본래 좋아했던 트로트를 즐기면서도 젊은 세대들과 함께 문화를 소비하는 틀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게 팬덤은 ‘구독’ 개념의 지속적인 소비를 이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지금껏 이어진 열광의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트로트 열풍에 더해진 불황, 코로나 같은 현실의 영향
여기에 장기 불황과 전 세계를 멈춰 세워버린 코로나 19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본래 과거를 돌아보는 레트로 트렌드는 현재의 어려움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즉 현재가 어렵기 때문에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돌아보는 것이 바로 레트로라는 것. 장기 불황에 더해진 코로나 19는 대중문화 전반에 레트로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경향은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어 이른바 뉴트로(New+Retro) 트렌드로 이어졌다. 트로트는 그래서 중장년층에게는 레트로이자 젊은 세대들에게는 뉴트로가 됐다.
임영웅의 트로트는 그래서 중장년층에게는 최희준 같은 차분한 트로트의 감성을 안겨주었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발라드에 가까운 감성을 건드렸다.
하지만 트로트 열풍은 만만찮은 부작용 또한 가져왔다. 특정 가수들이 방송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지상파, 케이블, 종편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프로그램들을 독식하다시피 했고, 트로트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도 대거 쏟아져 나왔다. 올 하반기만 해도 각종 트로트 오디션이 또 등장할 예정이다. 물론 이제 열린 트로트에 대한 저변이 넓혀지는 건 그리 부정적인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로 쏠려가는 현상 속에는 소외되는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오디션이 배출한 트로트 가수들이 주목 받는 가운데 지역행사들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무명 트로트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고, 트로트 소재 프로그램들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의 선택권은 줄어들었다. 열풍, 신드롬이 트로트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는 동안, 그로 인해 더 짙어지고 길어진 그림자들이 있다는 걸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장기 불황에 더해진 코로나 19는
대중문화 전반에 레트로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경향은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어
이른바 뉴트로(New+Retro) 트렌드로 이어졌다.
트로트는 그래서 중장년층에게는 레트로이자
젊은 세대들에게는 뉴트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