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초등학교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 탐색1)
● 글. 오택근 KICE 부연구위원
들어가는 말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는 국가적인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2019년 3월 ‘행복한 출발을 위한 기초학력 내실화 방안(교육부, 2019a)’에 이어 같은 해 9월 ‘2020년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 지원 사업 계획(교육부, 2019b)’을 발표하며 기초학력 보장 교육을 통해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이 모든 아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2012년 실시되었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인 초등 저학년 학생의 비율은 0.7%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2016년 실시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각각 3.6%와 4.5%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습 부진을 나타내는 학생들의 경우 초기 단계에 충분한 지원을 제공받지 않으면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점차 수업에 흥미를 잃으며 부진을 극복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빠른 시기에 학생들의 학업을 진단하여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학급 단위에서 시작하여 교육청 단위에 이르기까지 ‘수업 내 지원’, ‘학교 내 지원’, ‘학교 밖 지원’이라는 3단계 안전망을 구축하여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첫 번째 단계인 ‘수업 내 지원’을 내실화하기 위해 담임교사 외에 별도의 협력교사를 투입하여 초등학교 급에서 개별 학생의 수업 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를 선정하여 2018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지원 방안은 기존의 학급 규모를 유지한 채 교실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여 일부 지원 대상 학생에 대한 개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려는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존의 교실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지원 방안은 학급 규모를 축소하여 교실 내에서 실질적인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우리나라의 학령인구 감소 현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0년 3월 3일 기준 KOSIS 100대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9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이며, 2010년에 47만 171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8년에 이르러 32만 6,822명 으로 현저하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취학아동 수는 점차 감소 하였으며 그 결과 6~12세 사이의 학령인구는 2011년 약 980만명 수준에서 2020년에는 약 78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통계청). 이러한 학령인구의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 현상에 따라 소규모 학급이나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존의 학급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소규모 학급이나 학교를 통·폐합하는 방식의 접근이 아닌 학급 편성의 기준이 되는 학급당 학생 배치 인원 기준을 자연스럽게 완화하는 방식의 접근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실 단위에서 학습 부진을 예방할 수 있는 수업 내 맞춤형 지원이 안정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학습 결손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에 대한 현장의 인식을 파악하였다.
1) 이 글은 오택근 외(2019)의 일부 내용을 요약·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 둔다.
초등학교 학급 규모 현황
2019년 4월 1일 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인가 학급을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의 전국 평균은 22.2명이며, 17개 시·도교육청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지역이 경기도로 학급당 24.7명이며,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도로 17.6명이다(kess.kedi.re.kr).
이러한 수치는 소규모 학교를 모두 합산하여 산출한 것으로 실제 중소도시 이상 대다수 학교의 학급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실시한 학급규모 유연화 방안에 대한 인식 조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담임교사 561명의 응답을 토대로 정리한 학급당 학생 수의 분포는 <표 1>과 같다.
<표 1>의 내용을 살펴보면 특히 중소도시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한 학급에 26명 이상의 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52.7%로 나타난 것을 볼 때 대도시나 읍면지역에 비해 중소도시에 위치한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51조(개정 2005.9.29.)와 제52조(전문 개정 2013.10.30.)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를 산정하는 권한은 시·도 교육감에게 있으며, 매 학년도별로 학생 배치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은 자체적으로 학생 배치 기준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각 교육청별로 해당 지역의 특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허용하며 학생 배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상북도 교육청의 경우 시 지역은 30명, 읍면 지역은 26명인데 비해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의 경우는 동 지역은 25명, 읍면 지역은 20명으로 학교가 속한 행정구역에 따라 배치 기준이 다르게 설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추진 가능한 정책으로 보인다.
<표 1> 설문 응답 교사의 학급당 학생 수
초등학교 학급 규모 유연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 772명의 응답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학급 규모가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하여 절대다수인 97.4%가 기초학력 지도에 학급규모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였다. 나아가 기초학력보장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유연화하여 학급 규모를 산정하려고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중복 응답을 요구하였을 때,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라고 응답한 교사가 79.5%였으며, 다음으로 ‘학교가 속한 지역의 특성’과 ‘학년’, ‘교과의 특성’ 등이 각각 31.9%, 30.6%, 22.2%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을 고려하면 획일적인 학급 규모를 제시하여 운영하기보다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를 고려하여 학교별로 혹은 학년별로 학급 규모를 다르게 편성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 학급에서 개별 지도할 수 있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에 대한 설문에 ‘2명’이라는 응답이 56.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다음 순서대로 ‘3명(24.2%)’, ‘1명(13.1%)’, ‘4명(5.7%)’, ‘5명 이상(0.1%)’ 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업 내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담임교사 외에 교실에 협력교사를 추가하여 운영하고 있는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의 교사와 비교할 때, 일반학교 교사들은 학급 내에서 개별 지도 가능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가 더 적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응답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교실에서 적절한 수업 내 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한 학급에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의 수가 3명이 넘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부득이 지원 대상 학생의 수가 많은 경우에는 협력교사 등과 같이 별도의 보조 인력을 교실에 투입하여 실질적인 개별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학교가 속한 지역 특성에 따라 학생 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 응답자의 79.4%가 지역의 특성에 따라 학급 규모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 교사가 일반학교 교사에 비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학급 규모 유연화 필요성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학생 수가 과밀한 지역의 경우 적절한 학급당 학생 수는 ‘16~20명’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4.9%, 학생 수가 적은 지역의 경우 적절한 학급당 학생 수는 ‘11~15명’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8.2%로 각각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학년별로 학급당 학생 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서 전체의 64.5%가 학년에 따라 학급 규모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우선적인 감축이 필요한 학년에 대한 응답의 경우 <표 2>와 같이 1순위만 고려하면 1학년, 6학년, 3학년의 순서로, 1순위와 2순위를 합친 경우는 1학년, 2학년, 6학년의 순서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한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교과별 특성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서 전체의 57.1%로 나타나 교과에 따라 학급 규모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비율이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별로 학생 수를 다르게 편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응답은 기대보다 높은 수치이다. 교과별로 학생 수를 다르게 편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협력교사제와 같이 담임교사 외에 별도의 보조교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우선 감축이 필요한 교과의 경우 1순위로 선택한 교과는 수학이 68.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그다음으로는 국어(23.1%), 영어(5.1%) 순으로 나타났고, 1순위와 2순위를 합친 결과는 수학이 95.7%로 압도적인 응답 비율을 나타냈으며, 국어(61.5%), 영어(30.8%)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본 연구의 설문 및 면담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 수가 현재보다 줄어야 하지만 너무 적은 인원으로 구성된 학급의 경우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한 학급당 15명 내외의 학생 수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상대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학년별 편성 기준을 정하기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 및 생활지도에 있어서 특별히 어려움이 있는 학년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학교장의 재량 및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성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표 2> 우선 감축이 필요한 학년
맺음말
본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학급규모를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교사들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학급 규모 유연화를 통해 학생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 수업이 가능하고, 담임교사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교사의 충원이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급 규모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시도하는 경우 다른 학교나 학년에 과밀 학급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여 현재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배치 기준을 보다 하향 조정하여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학급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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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2019a). 행복한 출발을 위한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 교육부 보도자료.(2019.03.29.).
-
교육부(2019b). 2020년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 지원 사업 계획.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2019.9).
-
오택근, 양정실, 김태은 노원경, 이영태, 권서경(2019).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초등학교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 탐색.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 이슈페이퍼. 연 구자료 ORM 201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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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osis.kr/conts/nsportalStats/nsportalStats_0101Body.jsp?menuId=all(KOSIS 100대 지표, 검색일 : 2020. 3. 3.)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초등학교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 탐색1)
● 글. 오택근 KICE 부연구위원
김종윤 부연구위원
KICE 교육과정·교과서 본부
국어교육을 전공하였으며, 미 래 사회 대비 교육과정·교수학 습·교육평가 비전 연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학 교 교과 간 연계·융합 교육 적 용 방안 연구,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실행 모니터링 연구, 성취 기준 질 제고를 위한 국제 비교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 중학교 교과 교육내용의 적정 성 분석 연구 및 ‘한 학기 한 권 읽기’ 웹사이트 구축 사업에 참 여하고 있다.
들어가는 말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는 국가적인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2019년 3월 ‘행복한 출발을 위한 기초학력 내실화 방안(교육부, 2019a)’에 이어 같은 해 9월 ‘2020년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 지원 사업 계획(교육부, 2019b)’을 발표하며 기초학력 보장 교육을 통해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이 모든 아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2012년 실시되었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인 초등 저학년 학생의 비율은 0.7%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2016년 실시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각각 3.6%와 4.5%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습 부진을 나타내는 학생들의 경우 초기 단계에 충분한 지원을 제공받지 않으면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점차 수업에 흥미를 잃으며 부진을 극복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빠른 시기에 학생들의 학업을 진단하여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학급 단위에서 시작하여 교육청 단위에 이르기까지 ‘수업 내 지원’, ‘학교 내 지원’, ‘학교 밖 지원’이라는 3단계 안전망을 구축하여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첫 번째 단계인 ‘수업 내 지원’을 내실화하기 위해 담임교사 외에 별도의 협력교사를 투입하여 초등학교 급에서 개별 학생의 수업 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를 선정하여 2018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지원 방안은 기존의 학급 규모를 유지한 채 교실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여 일부 지원 대상 학생에 대한 개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려는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존의 교실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지원 방안은 학급 규모를 축소하여 교실 내에서 실질적인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우리나라의 학령인구 감소 현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0년 3월 3일 기준 KOSIS 100대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9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이며, 2010년에 47만 171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8년에 이르러 32만 6,822명 으로 현저하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취학아동 수는 점차 감소 하였으며 그 결과 6~12세 사이의 학령인구는 2011년 약 980만명 수준에서 2020년에는 약 78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통계청). 이러한 학령인구의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 현상에 따라 소규모 학급이나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존의 학급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소규모 학급이나 학교를 통·폐합하는 방식의 접근이 아닌 학급 편성의 기준이 되는 학급당 학생 배치 인원 기준을 자연스럽게 완화하는 방식의 접근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실 단위에서 학습 부진을 예방할 수 있는 수업 내 맞춤형 지원이 안정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학습 결손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에 대한 현장의 인식을 파악하였다.
1) 이 글은 오택근 외(2019)의 일부 내용을 요약·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 둔다.
초등학교 학급 규모 현황
2019년 4월 1일 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인가 학급을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의 전국 평균은 22.2명이며, 17개 시·도교육청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지역이 경기도로 학급당 24.7명이며,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도로 17.6명이다(kess.kedi.re.kr).
이러한 수치는 소규모 학교를 모두 합산하여 산출한 것으로 실제 중소도시 이상 대다수 학교의 학급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실시한 학급규모 유연화 방안에 대한 인식 조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담임교사 561명의 응답을 토대로 정리한 학급당 학생 수의 분포는 <표 1>과 같다.
<표 1>의 내용을 살펴보면 특히 중소도시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한 학급에 26명 이상의 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52.7%로 나타난 것을 볼 때 대도시나 읍면지역에 비해 중소도시에 위치한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51조(개정 2005.9.29.)와 제52조(전문 개정 2013.10.30.)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를 산정하는 권한은 시·도 교육감에게 있으며, 매 학년도별로 학생 배치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은 자체적으로 학생 배치 기준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각 교육청별로 해당 지역의 특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허용하며 학생 배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상북도 교육청의 경우 시 지역은 30명, 읍면 지역은 26명인데 비해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의 경우는 동 지역은 25명, 읍면 지역은 20명으로 학교가 속한 행정구역에 따라 배치 기준이 다르게 설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추진 가능한 정책으로 보인다.
<표 1> 설문 응답 교사의 학급당 학생 수
초등학교 학급 규모 유연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 772명의 응답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학급 규모가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하여 절대다수인 97.4%가 기초학력 지도에 학급규모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였다. 나아가 기초학력보장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유연화하여 학급 규모를 산정하려고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중복 응답을 요구하였을 때,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라고 응답한 교사가 79.5%였으며, 다음으로 ‘학교가 속한 지역의 특성’과 ‘학년’, ‘교과의 특성’ 등이 각각 31.9%, 30.6%, 22.2%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을 고려하면 획일적인 학급 규모를 제시하여 운영하기보다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를 고려하여 학교별로 혹은 학년별로 학급 규모를 다르게 편성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 학급에서 개별 지도할 수 있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에 대한 설문에 ‘2명’이라는 응답이 56.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다음 순서대로 ‘3명(24.2%)’, ‘1명(13.1%)’, ‘4명(5.7%)’, ‘5명 이상(0.1%)’ 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업 내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담임교사 외에 교실에 협력교사를 추가하여 운영하고 있는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의 교사와 비교할 때, 일반학교 교사들은 학급 내에서 개별 지도 가능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수가 더 적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응답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교실에서 적절한 수업 내 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한 학급에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의 수가 3명이 넘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부득이 지원 대상 학생의 수가 많은 경우에는 협력교사 등과 같이 별도의 보조 인력을 교실에 투입하여 실질적인 개별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학교가 속한 지역 특성에 따라 학생 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 응답자의 79.4%가 지역의 특성에 따라 학급 규모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 교사가 일반학교 교사에 비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학급 규모 유연화 필요성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학생 수가 과밀한 지역의 경우 적절한 학급당 학생 수는 ‘16~20명’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4.9%, 학생 수가 적은 지역의 경우 적절한 학급당 학생 수는 ‘11~15명’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8.2%로 각각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학년별로 학급당 학생 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서 전체의 64.5%가 학년에 따라 학급 규모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우선적인 감축이 필요한 학년에 대한 응답의 경우 <표 2>와 같이 1순위만 고려하면 1학년, 6학년, 3학년의 순서로, 1순위와 2순위를 합친 경우는 1학년, 2학년, 6학년의 순서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한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교과별 특성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서 전체의 57.1%로 나타나 교과에 따라 학급 규모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비율이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별로 학생 수를 다르게 편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응답은 기대보다 높은 수치이다. 교과별로 학생 수를 다르게 편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협력교사제와 같이 담임교사 외에 별도의 보조교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우선 감축이 필요한 교과의 경우 1순위로 선택한 교과는 수학이 68.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그다음으로는 국어(23.1%), 영어(5.1%) 순으로 나타났고, 1순위와 2순위를 합친 결과는 수학이 95.7%로 압도적인 응답 비율을 나타냈으며, 국어(61.5%), 영어(30.8%)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본 연구의 설문 및 면담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 수가 현재보다 줄어야 하지만 너무 적은 인원으로 구성된 학급의 경우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한 학급당 15명 내외의 학생 수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상대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학년별 편성 기준을 정하기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 및 생활지도에 있어서 특별히 어려움이 있는 학년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학교장의 재량 및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성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표 2> 우선 감축이 필요한 학년
맺음말
본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학급규모를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교사들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학급 규모 유연화를 통해 학생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 수업이 가능하고, 담임교사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교사의 충원이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급 규모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시도하는 경우 다른 학교나 학년에 과밀 학급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여 현재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배치 기준을 보다 하향 조정하여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학급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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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택근, 양정실, 김태은 노원경, 이영태, 권서경(2019).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초등학교 학급 규모 유연화 방안 탐색.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 이슈페이퍼. 연 구자료 ORM 201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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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osis.kr/conts/nsportalStats/nsportalStats_0101Body.jsp?menuId=all(KOSIS 100대 지표, 검색일 : 2020.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