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명쾌한 삶을 살려거든
수학을 가까이해 다오”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이옥자 교사

글. 편집실 | 사진. 이옥자 교사/수학동아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각각의 고유한 색채를 지키기 위해 벽을 높이 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간단한 명제에도 새로운 해석을 덧입힐 수 있는 사고가 필요한 때, 잔 다르크처럼 앞장서서 수학으로 삶을 그려내는 방법을 전파하고 있는 교사가 있다.


수학도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삶의 지혜를 일러주는 수학 수업
‘수학 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 단순한 호기심이든, 학습의 어려움 때문이든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수학의 활용도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삶에 녹아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는 것이라야 사람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인지하고 더욱 빠르게 체화한다. 계산대 너머로 오가는 돈을 엿보며 산수의 원리와 지폐의 가치를 어렴풋이 깨달은 것처럼. 그러므로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이하 전남대 사대부중) 이옥자 교사는 수학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신규 교사 때부터 수학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자주 고민했어요. 수학도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학적 사고가 사회적인 역량을 기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니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매해 5월마다 진행하고 있는 수업으로 ‘5·18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대략 짐작이 가시죠? 5·18 민주화운동을 수학 수업에 접목한 건데요. 학생들이 팀을 이뤄 연립방정식 문제를 풀고, 그 답을 도안에서 찾아 색칠을 하는 형식입니다. 물론 색칠을 한 후에 보이는 글씨가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이 있고요. 그다음에 관련 영상을 시청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두 번째 학습지의 문제를 풀어 찾아낸 답을 바탕으로 주어진 표에서 3편의 영화를 추린다.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 또한 수업의 일부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소 무겁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역사에 한 발자국 다가선다. 다양한 활동과 주제가 결합된 수업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지루한 줄 모르고 수업에 참여한다고. 이따금 수업이 끝나갈 무렵 학생들이 ‘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선생님 수업은 진짜 시간이 빨리 가요~’라고 말해 보람이 물 밀 듯 밀려온 적도 많단다. 뿐만 아니라 훈련과 시합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석을 자주 해야 했던 운동부 소속의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따라잡기에 힘들지 않았다는 소감을 전한 일도 있었다. 이 교사의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모둠활동 시에 일원이 된 친구들의 도움 덕분이었다고 한다.
“특히 저는 모둠 수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습에 임할 때보다 소통이 활발해지고 이 과정에서 배려와 협력을 배울 수 있거든요. 선생님의 지도 이상으로 학생들의 인성을 교육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어요.”
수학이라는 하나의 구심점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뻗어나간 데 이어 인성교육까지 책임지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수업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이 교사가 학생들에게 내주는 방학숙제 역시 인성 발달을 목적에 둔 것이다. 부모님의 발 씻겨드리기(세족식)와 가족들에게 요리 만들어주기 중 선택해 실천하는 것. 처음에 숙제를 받아들 때는 다소 당황하는 듯하지만 방학을 마치고 오면 학생들이 해맑게 웃으며 부모님께 칭찬받은 것을 연신 자랑한단다. 그 모습에서 또 한 번 뿌듯함을 느끼는 이 교사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의 장
이옥자 교사는 모둠 수업의 효과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수업 운영방법을 시도해볼 계획이다. 바로 Co-Teaching(협력 지도)이다. 사범대학교 부설중학교라는 특성상 매년 교육 실습생들이 방문해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들이 있다.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같이 고민하고, 모둠 활동 시에는 각자 1~2팀을 전담해 학습과정을 도우면서 수업의 질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을 느꼈단다. 학생들의 집중력과 참여도는 말할 것도 없고, 이 교사 자신도 매번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유쾌한 기억이 그녀를 Co-Teaching의 세계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Co-Teaching으로 수학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이미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에요. 우리나라는 일부 대학교에서 실천한 사례가 있죠. 이제는 본격적으로 수업의 차원이 높아지는 중학교 교실에서부터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교사는 교사 역시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고민할 때 나날이 수업의 형태가 좋아질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방학 중에는 교외 수학교사 동아리인 ‘스담스담[스스로 담벼락(멘토 의미) 스스로 담쟁이(멘티 의미)]’에 몸담으며 한 해의 평가 계획과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학하고 학교로 돌아오면 교내 수학교사들과 1주일에 한 번 모여 학기별, 월별 수업과 관련 행사를 논의한다.
“교과과정상 수학 학습에 대한 관점이 구성주의(학습과정에서 체험과 실험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 간다는 관점)로 옮겨 가고 있어요.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의 학습을 지향하는 건데요. 이에 따라 교사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이나 전문적 기술·지식이 더욱 많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학사적 지식이나 의미가 담긴 체험형 수학 수업에 대한 연구, 능수능란한 협동수업 운영 등 학생들의 능동적인 학습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견지하고 있다는 이 교사.
“같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학생 여러분들이 수업을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수학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과목 중 하나인데, 이 교사는 그 이유가 ‘명확성’ 때문일 거라고 추측했다. 단 한 개의 정답만 존재하는 특성상 틀리는 경험들이 누적되며 학습이나 문제 풀이를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게 된다는 것. 따라서 오답을 말하는 데 있어 주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 무조건 ‘어렵다’고 결론부터 짓는 고정관념을 지워주는 것 또한 삶을 들여다보는 수학 수업을 통해 그녀가 이루고 싶은 목표다.

수학적 사고로 균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인재가 되기를
이옥자 교사의 수업은 진로교육과 결합되기도 한다. ‘나의 인생 직선 그래프’ 프로젝트가 그 예다. 학생들은 우선 일차함수 직선의 식 구하기와 함수 그래프 그리기를 학습한다. 그런 다음 주어진 ‘옥자의 인생 그래프’를 모둠별로 풀이해 답을 구한다. 여기서부터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데, 앞선 그래프를 참고해 나만의 인생 직선 그래프를 각각 그려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세로축이 행복지수, 가로축이 나이를 의미하는 그래프 하나가 함께 주어진다.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나이대마다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을 설정해 그에 대한 행복지수를 상상하며 해당하는 지점에 점을 찍고 이들을 이어 직선 그래프를 형성한다. 이 중에서도 핵심적인 사건 네 가지는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이용해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도록 한다. 서로서로의 인생 직선 그래프와 그림을 보며 미래를 응원하는 것으로 활동은 막을 내리는데, 이때 학생들이 인생을 계획하고 꿈을 구체화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여행에서 길을 잃었을 때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대충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가서는 엉뚱한 곳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지 않던가. 지도를 보여주며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을 가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줘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원하는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원대한 꿈을 꾸고 마침내 이뤄내려면 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이 교사는 학생들이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교사 스스로부터 밝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애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기다려주고, 귀 기울이며 이해하려 노력한다. 좋은 기운은 전달되기 마련이며, 존중받는 것을 느끼면 학생들은 자연히 더 당당하고 활기차게 성장할 것을 알기에 이 교사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
“한 가지 더,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제가 꿈꾸는 점이 있다면 수학 수업이 학생들이 경험하는 가장 평등한 시간이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수학의 분배법칙을 보면 a(b+c+d)=ab+ac+ad, 이러한 형태죠. 괄호 안의 모두에게 차별 없이 ‘a’라는 요소를 적용하는 것이 수학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죠? 어떤 사회적 이득(a)이 누구에게는 주어지는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어지지 않거든요. 학생들이 수학세상에서만큼은 언제나 공평하고 명쾌하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그 가치의 소중함을 알고 우리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길 바라요.”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근간에 있어야 유연하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이옥자 교사. ‘수학의 쓸모’에 대한 무수한 질문이 이 교사의 수업에서라면 답을 찾을 듯하다.


오답을 말하는 데 있어
주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
무조건 ‘어렵다’고 결론부터 짓는
고정관념을 지워주는 것 또한
삶을 들여다보는 수학 수업을 통해
그녀가 이루고 싶은 목표다.

수학을 매개체로 학생들과 사회적 문제, 역사, 진로, 창업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는 교사. 수학을 배워야 현상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가 가장 합리적이고 명쾌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풀이에 집착하지 말고, 수학적 원리가 가진 아름다움에 집중해 삶을 대하는 안목을 길러보자고 목청을 높이는 열정 만점 교사다. 이옥자 교사가 진행하고 있는 수업 및 행사는 파이데이, 4.16 프로젝트, 5.18 프로젝트, 꿈끼 주간 수학, 수학 용어 말하기 등이 있다.

“아이들아, 명쾌한 삶을 살려거든
수학을 가까이해 다오”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이옥자 교사

글. 편집실 | 사진. 이옥자 교사/수학동아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각각의 고유한 색채를 지키기 위해 벽을 높이 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간단한 명제에도 새로운 해석을 덧입힐 수 있는 사고가 필요한 때, 잔 다르크처럼 앞장서서 수학으로 삶을 그려내는 방법을 전파하고 있는 교사가 있다.


수학도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삶의 지혜를 일러주는 수학 수업
‘수학 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 단순한 호기심이든, 학습의 어려움 때문이든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수학의 활용도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삶에 녹아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는 것이라야 사람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인지하고 더욱 빠르게 체화한다. 계산대 너머로 오가는 돈을 엿보며 산수의 원리와 지폐의 가치를 어렴풋이 깨달은 것처럼. 그러므로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이하 전남대 사대부중) 이옥자 교사는 수학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신규 교사 때부터 수학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자주 고민했어요. 수학도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학적 사고가 사회적인 역량을 기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니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매해 5월마다 진행하고 있는 수업으로 ‘5·18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대략 짐작이 가시죠? 5·18 민주화운동을 수학 수업에 접목한 건데요. 학생들이 팀을 이뤄 연립방정식 문제를 풀고, 그 답을 도안에서 찾아 색칠을 하는 형식입니다. 물론 색칠을 한 후에 보이는 글씨가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이 있고요. 그다음에 관련 영상을 시청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두 번째 학습지의 문제를 풀어 찾아낸 답을 바탕으로 주어진 표에서 3편의 영화를 추린다.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 또한 수업의 일부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소 무겁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역사에 한 발자국 다가선다. 다양한 활동과 주제가 결합된 수업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지루한 줄 모르고 수업에 참여한다고. 이따금 수업이 끝나갈 무렵 학생들이 ‘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선생님 수업은 진짜 시간이 빨리 가요~’라고 말해 보람이 물 밀 듯 밀려온 적도 많단다. 뿐만 아니라 훈련과 시합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석을 자주 해야 했던 운동부 소속의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따라잡기에 힘들지 않았다는 소감을 전한 일도 있었다. 이 교사의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모둠활동 시에 일원이 된 친구들의 도움 덕분이었다고 한다.
“특히 저는 모둠 수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습에 임할 때보다 소통이 활발해지고 이 과정에서 배려와 협력을 배울 수 있거든요. 선생님의 지도 이상으로 학생들의 인성을 교육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어요.”
수학이라는 하나의 구심점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뻗어나간 데 이어 인성교육까지 책임지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수업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이 교사가 학생들에게 내주는 방학숙제 역시 인성 발달을 목적에 둔 것이다. 부모님의 발 씻겨드리기(세족식)와 가족들에게 요리 만들어주기 중 선택해 실천하는 것. 처음에 숙제를 받아들 때는 다소 당황하는 듯하지만 방학을 마치고 오면 학생들이 해맑게 웃으며 부모님께 칭찬받은 것을 연신 자랑한단다. 그 모습에서 또 한 번 뿌듯함을 느끼는 이 교사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의 장
이옥자 교사는 모둠 수업의 효과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수업 운영방법을 시도해볼 계획이다. 바로 Co-Teaching(협력 지도)이다. 사범대학교 부설중학교라는 특성상 매년 교육 실습생들이 방문해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들이 있다.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같이 고민하고, 모둠 활동 시에는 각자 1~2팀을 전담해 학습과정을 도우면서 수업의 질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을 느꼈단다. 학생들의 집중력과 참여도는 말할 것도 없고, 이 교사 자신도 매번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유쾌한 기억이 그녀를 Co-Teaching의 세계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Co-Teaching으로 수학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이미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에요. 우리나라는 일부 대학교에서 실천한 사례가 있죠. 이제는 본격적으로 수업의 차원이 높아지는 중학교 교실에서부터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교사는 교사 역시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고민할 때 나날이 수업의 형태가 좋아질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방학 중에는 교외 수학교사 동아리인 ‘스담스담[스스로 담벼락(멘토 의미) 스스로 담쟁이(멘티 의미)]’에 몸담으며 한 해의 평가 계획과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학하고 학교로 돌아오면 교내 수학교사들과 1주일에 한 번 모여 학기별, 월별 수업과 관련 행사를 논의한다.
“교과과정상 수학 학습에 대한 관점이 구성주의(학습과정에서 체험과 실험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 간다는 관점)로 옮겨 가고 있어요.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의 학습을 지향하는 건데요. 이에 따라 교사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이나 전문적 기술·지식이 더욱 많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학사적 지식이나 의미가 담긴 체험형 수학 수업에 대한 연구, 능수능란한 협동수업 운영 등 학생들의 능동적인 학습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견지하고 있다는 이 교사.
“같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학생 여러분들이 수업을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수학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과목 중 하나인데, 이 교사는 그 이유가 ‘명확성’ 때문일 거라고 추측했다. 단 한 개의 정답만 존재하는 특성상 틀리는 경험들이 누적되며 학습이나 문제 풀이를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게 된다는 것. 따라서 오답을 말하는 데 있어 주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 무조건 ‘어렵다’고 결론부터 짓는 고정관념을 지워주는 것 또한 삶을 들여다보는 수학 수업을 통해 그녀가 이루고 싶은 목표다.

수학적 사고로 균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인재가 되기를
이옥자 교사의 수업은 진로교육과 결합되기도 한다. ‘나의 인생 직선 그래프’ 프로젝트가 그 예다. 학생들은 우선 일차함수 직선의 식 구하기와 함수 그래프 그리기를 학습한다. 그런 다음 주어진 ‘옥자의 인생 그래프’를 모둠별로 풀이해 답을 구한다. 여기서부터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데, 앞선 그래프를 참고해 나만의 인생 직선 그래프를 각각 그려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세로축이 행복지수, 가로축이 나이를 의미하는 그래프 하나가 함께 주어진다.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나이대마다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을 설정해 그에 대한 행복지수를 상상하며 해당하는 지점에 점을 찍고 이들을 이어 직선 그래프를 형성한다. 이 중에서도 핵심적인 사건 네 가지는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이용해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도록 한다. 서로서로의 인생 직선 그래프와 그림을 보며 미래를 응원하는 것으로 활동은 막을 내리는데, 이때 학생들이 인생을 계획하고 꿈을 구체화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여행에서 길을 잃었을 때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대충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가서는 엉뚱한 곳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지 않던가. 지도를 보여주며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을 가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줘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원하는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원대한 꿈을 꾸고 마침내 이뤄내려면 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이 교사는 학생들이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교사 스스로부터 밝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애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기다려주고, 귀 기울이며 이해하려 노력한다. 좋은 기운은 전달되기 마련이며, 존중받는 것을 느끼면 학생들은 자연히 더 당당하고 활기차게 성장할 것을 알기에 이 교사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
“한 가지 더,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제가 꿈꾸는 점이 있다면 수학 수업이 학생들이 경험하는 가장 평등한 시간이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수학의 분배법칙을 보면 a(b+c+d)=ab+ac+ad, 이러한 형태죠. 괄호 안의 모두에게 차별 없이 ‘a’라는 요소를 적용하는 것이 수학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죠? 어떤 사회적 이득(a)이 누구에게는 주어지는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어지지 않거든요. 학생들이 수학세상에서만큼은 언제나 공평하고 명쾌하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그 가치의 소중함을 알고 우리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길 바라요.”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근간에 있어야 유연하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이옥자 교사. ‘수학의 쓸모’에 대한 무수한 질문이 이 교사의 수업에서라면 답을 찾을 듯하다.


오답을 말하는 데 있어
주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
무조건 ‘어렵다’고 결론부터 짓는
고정관념을 지워주는 것 또한
삶을 들여다보는 수학 수업을 통해
그녀가 이루고 싶은 목표다.

수학을 매개체로 학생들과 사회적 문제, 역사, 진로, 창업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는 교사. 수학을 배워야 현상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가 가장 합리적이고 명쾌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풀이에 집착하지 말고, 수학적 원리가 가진 아름다움에 집중해 삶을 대하는 안목을 길러보자고 목청을 높이는 열정 만점 교사다. 이옥자 교사가 진행하고 있는 수업 및 행사는 파이데이, 4.16 프로젝트, 5.18 프로젝트, 꿈끼 주간 수학, 수학 용어 말하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