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평가도전과 비전

글. 김경희 KICE 선임연구위원

역량 중심 교육의 등장

21세기 교육개혁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핵심역량이다.
역량이 공교육 무대에 등장하여 학교교육 개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데에는 OECD DeSeCo 프로젝트의 역할이 컸다.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는 OECD의 12개국이 참여하여 더욱 복잡하고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개인에게 요구되는 핵심적인 역량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선택하는 프로젝트였다. 핵심역량은 본래 직업교육이나 경영학 분야에서 직무나 업무의 성공적 수행 능력과 관련된 개념으로 사용되었으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필요한 능력으로 개념이 확장되었고 역량 교육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식시키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역량을 인간의 심리 사회적 특성을 활용하여 복잡한 사회적 요구에 적절히 대처해가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핵심역량을 3개 영역 9가지로 제시하였다. 단순히 지식의 양을 평가하지 않고 ‘지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여 그 동안의 지식 중심의 교육과 이를 통해 학교교육의 성과를 보려했던 기존의 교육관과는 다른 관점을 취했다. 이후 OECD 국가들의 교육과정에 큰 영향을 미쳐 지식에서 역량으로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고 우리나라 현행 교육과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이러한 배경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핵심역량을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의 6가지로 제시하였다.
우리의 교육과정과 같이 역량 중심 교육을 실천하려는 많은 연구와 실행에서 제시해 온 핵심역량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으로서 역량의 다양한 종류를 의미하기보다는 보편적인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하나의 온전한 역량을 형성하고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하위 요소의 성격으로 볼 필요가있다. 역량의 다양한 종류로 핵심역량을 이해하게 되면 역량과 기능(skill)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DeSeCo 프로젝트에서 언급된 바대로 지식이나 기능은 역량의 측면에서 볼 때 하나의 자원이다. 역량은 그러한 자원을 동원하고 활용 할 수 있는 힘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기능과 역량은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지식과 기능은 역량의 자원이고 도구이기 때문에 학교교육에서 교과 지식이나 경험을 떼놓고 역량을 별도로 가르칠 수는 없다. 역량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는 특정한 맥락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동원하여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학교교육의 결과로서 역량을 평가하려면 기존의 평가와는 다른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IB의 교육철학과 목표

학생평가(student assessment)는 학습자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여 그 가치를 판단하는 활동으로 학습자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려면 평가 대상(target)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즉, 교육의 결과로 학습자 역량이 변화하고 성장했다면 평가의 대상으로서 역량은 무엇이며 어떤 점을 어떻게 다루어 평가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를 계획하기에 앞서 역량 교육의 특징, 변화 대상으로서의 역량의 성격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UNESCO에서 소개하고 있는 양질의 역량 중심 교육이 갖는 특징1) 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 학습자가 능숙한 수준에 도달한 것을 확인하고 다음 단계 학습으로 나아간다.
• 역량은 학습자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명시적이며 측정 가능하고 전이 가능한 학습 목표로 설정될 수 있다.
• 평가는 학습자에게 의미 있고 긍정적인 학습 경험이 되어야 한다.
• 학습자는 개인의 학습 필요성에 따라 적시에 맞춤형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학습 결과(learning outcome)는 역량을 강조하며 여기에는 지식의 적용, 창조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기능, 가치(관)와 인성 같은 자질까지 발달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역량 중심 교육의 특징은 역량 평가에 구체적인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우선, 역량은 수준으로 나타나며 성장 발달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단계의 기능을 능숙한 수준까지 먼저 익힌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학습을 설계한다. 이러한 설계는 학습자가 도달해야 할 성취기준과 도달할 정도를 나타내는 성취수준을 설정하고 활용함으로써 구체화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수준으로 산출할 수 있다. 또한 역량이 명시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로 세워질 수 있고 다른 학습으로의 전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역량을 명시적인 목표로 설정하여 평가할 수 있으며 여러 교과 학습을 통합하는 형태로도 평가할 수 있다.
역량은 학습의 최종 결과로 나타날 수 있고 지식의 가용 능력뿐 아니라 기본적인 기능, 태도와 함께 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역량 평가는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인 지식 평가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역량은 지식의 습득된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활용을 평가하는 것이고 개인마다 지식의 활용 양태가 다르기 때문에 전통적인 평가처럼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닫힌 질문이 아닌 다양한 답안이 가능한 열린 질문의 형태로 제시되어야 한다. 평가 목표 역시 과제의 성격이나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할 수 있고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종류, 함께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학습자의 지식 활용 능력이나 태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역량 평가의 실천

앞서 기술한 역량 평가의 특성은 역량 평가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검사 도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된다. 역량은 지식, 기능, 태도, 가치, 동기 등의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내적 구조를 갖는 총체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미 언급했듯이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역량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해야 한다. 역량의 성격에 대해 관련 학자들은, 역량은 학습가능하며 발달적이며 총체성을 갖고 수행으로 나타나며 맥락적이며 개인적인 능력이면서 동시에 개인 간 상호작용이 강하다는 것에 대체로 동의한다.2) 이러한 성격 때문에 역량은 지식과 기능의 단순 합이 아니다.
역량은 우선, 학습가능하며 발달적이다. 역량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통해 습득되고 교육을 통해 발달되므로 학습 할 수 있는 대상이다. 역량은 구체적인 맥락에서 학습 경험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며 이후의 학습과 성취를 위한 기 반이 되므로 역량 교육은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즉 역량은 학습이 가능하고 그 과정을 통해 변화와 성장, 발달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역량은 다양 한 발달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각자의 역량 습 득에서의 차이와 수준을 고려하고 평가하여 역량 발달 수준을 산출하고 보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역량의 총체성이다. 역량은 지식, 기능과 같이 관찰가능하고 수행으로 나타나기 쉬운 가시적 특성과, 동기, 태도, 가치와 같이 비가시적이며 심층적 특성을 모두 포함하며 이러한 요소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총체성으로서의 역량은 단순히 지적인 기능이나 미래 직업을 위한 역량이 아닌 보다 총체적인 자질과 태도, 즉, 자기주도적인 인간의 실현 상태, 전인적 기능과 삶을 위한 역량의 개념으로 이해된다. 역량 학습은 학습자의 삶과 인격에 통합되어 총체적인 변화가 일어 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역량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업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파편화된 사실이나 정보가 아닌 여러 상황과 맥락에 활용될 수 있는 전이력이 높은 빅 아이디어(big idea)나 원리여야 하며 학습자는 이러한 학습을 통해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학습에서 역량 평가는 역량의 총체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학습의 깊이, 학습자의 학습 경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역량을 기능처럼 다루거나 성취기준의 하위요소로 다루는 것, 분절적인 지식과 정보만을 다루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세 번째는 역량은 수행성을 띤다는 것이다. 역량은 지식이나 기능이 습득된 상태가 아니라 그 맥락에 적합한 자원을 동원시키거나 그러한 자원을 활용하고 조정하는 능력을 말한다. 수행성으로서의 역량은 이러한 차원에서 지식이나 기능이 적용되는 상태로서의 ‘기능’과는 다르다. 역량은 보유한 지식이나 기능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지식과 기능, 심리 및 사회적 자원들을 선택하고 재구성하여 활용하는 능력이며 수행성으로서의 역량은 정서와 태도는 물론 상식이나 배경지식 등 교과 지식보다 훨씬 포괄적이기 때문에 교과 지식의 ‘기능’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수행은 역량의 발휘 과정임과 동시에 역량을 쌓아나가는 학습의 과정이기도 하다. 잠재적인 상태로 존재하던 역량은 특정한 상황의 수행 과정을 통해 발휘되며 이 과정을 통해 변형되고 발전할 수 있다. 수행성은 반성적 성찰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에게 수행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과 수업에서 실제 세계(real world)를 반영하는 상황을 제시해야 하며 평가 실제에서는 수행 과제를 통해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는 메 타인지를 측정할 수 있고 여러 학생이 같이 할 수 있는 과제 활동을 통해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 번째는 맥락성으로서의 역량이다. 역량은 자기 맥락에서 가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기 때문에 하나의 지식만을 활용하는 방식이라기보다는 교과에서 학 습한 지식을 포함하여 여러 지식과 상식들이 분산된 형태로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들을 동원하고 조절하여 활용할 때 발현된다. 그러한 자원들은 문제해결이나 탐구가 진행되는 과정, 즉 실제 맥락 안에서 그때그때 발견되고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이기 때문에 학습자가 이러한 지식을 가용할 수 있도록 학습환경을 설계하는 것, 즉 학습자의 경험 맥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평가 실제에서도 문제해결이나 탐 구가 진행되는 과정, 즉 실제 맥락 안에서 발견되고 접근 가능한 지식들로 구성된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맥락을 구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 번째는 역량은 개인적인 능력이면서 동시에 개인 간 상 호작용을 통해서도 발현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역량은 개인 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개인적인 능력이면서 개인 간의 연계를 강조하는 협력 과정에서도 발휘되고 동시에 학습된다. 개인 간의 연계성을 강조할 때 역량은 이질집단 간의 상호작용, 이를테면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능력, 협동하는 능력, 갈등을 다루고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공동체 역량은 팀워크와 협력을 강조하는 집단 활동, 협동 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의 방법에 의해 잘 길러지고 발달할 수 있 다. 따라서 역량을 측정하는 평가 실제에서는, 집단에 주어지 는 과제를 개발하여 집단 내에서의 상호작용과 자기 반성을 통 해 개인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것을 측정할 수 있도록 구안할 수 있으며 특히 참여 자치, 협업과 같은 공동체 역량을 측 정할 때 이러한 구안은 유용하다.
이러한 역량의 성격은, 역량 평가는 어렵지만 실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 준다. 즉, 역량의 성격을 온전하게 다루어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고 잠재적 능력으로서 역량을 완벽하게 측정하는 것 또한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역량의 성격을 충분히 이해한 후 평가를 계획하면 학교교육에서 역량 평가는 충분히 가능할 뿐 아니라 실천될 수 있다. 학교교육의 결과로 역량이 중요하다면 역량을 평가해서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산출하고 이해당사자들에게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교육적 책무이기 때문이다.

학생평가를 위한 역량 평가의 도전과 과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assessment)이든, 교육과정, 교과서와 같은 학습자 이외의 대상에 대한 평가(evaluation)이든, 모든 평가 활동은 체계성을 갖는 목적 행위로서 명시적인 목표 설정과 계획, 합리적인 절차, 신뢰도, 타당도와 같은 질적 기준 등 분명한 체제 논리를 갖는다. 이러한 체계성은 분절적인 성격을 갖기도 하는데 이는 총체성으로 이해되는 역량의 속성과 부딪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학습자에게 변화가 일어났다면 평가를 통해 그 변화를 측정하고 성장과 발달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과 평가의 성격상, 역량 평가의 초기 시도는 매 순간이 도전일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평가 계획인 ‘평가틀(assessment framework)’을 세우면서 구체화된다. 역량 평가의 실제에서는 이러한 역량의 속성을 전제로 평가를 계획하여 평가틀을 구체화하고 이에 따라 적합한 평가 유형을 선택하여 도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평가틀을 구성할 때 지식과 기능, 나아가 태도가 총체적으로 측정될 수 있고, 지식이나 기능의 습득 상태가 아닌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고 조정할 수 있는 능력, 즉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에 적합한 지식과 기능, 자원을 선택하고 재구성하여 활용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평가틀에 ‘과정’ 차원을 둔다. 이를 수행평가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해야 한다. 하나의 문항으로 역량을 분절적으로 다루지 말고 학습자가 가용할 수 있는 지식, 정보, 기능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문항을 구조적으로 연결하여 역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검사를 설계할 수 있다. 역량의 맥락성을 고려하여 평가틀을 구성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즉, 실제 맥락 내에서 활용이나 실생활에서의 적용 등 특정한 맥락에서 역량이 발휘되도록 평가틀에서 맥락을 중요한 차원으로 두는 것인데 국제 평가인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에서 개인적 맥락, 공적 맥락, 교육적 맥락을 고려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역량은 자원의 가용할 수 있는 힘을 가리키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은 역량의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성취기준과 역량, 그리고 교육과정 내용 체계의 기능과 역량을 연계(mapping)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연계가 교육과정에 충분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면 평가 계획에서 이를 다루어 학생들이 지식을 가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몇몇의 연구에서 이 부분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관련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성취기준과 역량, 기능과 역량의 연계 과정과 결과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자원을 복합적으로 다루는 능력, 특히 개인 간 상호 작용을 통해 자원을 다루는 과정과 이를 통해 학습자가 반성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보고 평가하려면 지필식의 문항이나 검사도구로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 등의 다양한 디바이스뿐 아니라 웹(web)과 같은 기술공학적인 기능을 활용하여 평가도구를 만들게 되면 역량을 보다 총체적이고 수행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평가와 학교 단위의 평가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이러한 기술공학적 도전은 많은 나라에서, 또는 국제 평가에서 시도되고 있고 성공적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추진을 목적으로 그 중요성과 시급성을 논의해 왔다. 학습의 과정으로 평가를 인식하고자 하는 현대 교육 평가의 흐름을 보아도 학생평가에서 기술공학적 기능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이면서도 조속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이러한 시도가 기대된다.

1) UNESCO(2016). UNESCO Competency Framework. HRM-2016/WS/1.
2) 김경자, 곽상훈, 백남진, 송호현, 온정덕, 이승미, 한혜정, 허병훈, 홍운숙(2015).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최종안] 개발 연구. 교육부-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온정덕, 김경자, 김해윤, 류보라, 박선영, 박지현, 양소영, 윤지영, 정혜승(2016). 교과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용도서(교과서-지도서) 개발 방안 연구. 한국교과서연구재단-교육부-.

김경희 KICE 교육평가본부 선임연구위원


교육평가를 전공하였으며, 그동안 한국 초·중등학교교육 성과 종단 연구, 공교육정상화 정책 효과 분석,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방안 등을 연구하였다. 현재는 학생평가지원센터에서 새로운 학력지표 구성 및 측정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역량 평가
도전과 비전

글. 김경희 KICE 선임연구위원

역량 중심 교육의 등장

21세기 교육개혁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핵심역량이다.
역량이 공교육 무대에 등장하여 학교교육 개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데에는 OECD DeSeCo 프로젝트의 역할이 컸다.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는 OECD의 12개국이 참여하여 더욱 복잡하고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개인에게 요구되는 핵심적인 역량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선택하는 프로젝트였다. 핵심역량은 본래 직업교육이나 경영학 분야에서 직무나 업무의 성공적 수행 능력과 관련된 개념으로 사용되었으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필요한 능력으로 개념이 확장되었고 역량 교육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식시키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역량을 인간의 심리 사회적 특성을 활용하여 복잡한 사회적 요구에 적절히 대처해가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핵심역량을 3개 영역 9가지로 제시하였다. 단순히 지식의 양을 평가하지 않고 ‘지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여 그 동안의 지식 중심의 교육과 이를 통해 학교교육의 성과를 보려했던 기존의 교육관과는 다른 관점을 취했다. 이후 OECD 국가들의 교육과정에 큰 영향을 미쳐 지식에서 역량으로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고 우리나라 현행 교육과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이러한 배경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핵심역량을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의 6가지로 제시하였다.
우리의 교육과정과 같이 역량 중심 교육을 실천하려는 많은 연구와 실행에서 제시해 온 핵심역량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으로서 역량의 다양한 종류를 의미하기보다는 보편적인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하나의 온전한 역량을 형성하고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하위 요소의 성격으로 볼 필요가있다. 역량의 다양한 종류로 핵심역량을 이해하게 되면 역량과 기능(skill)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DeSeCo 프로젝트에서 언급된 바대로 지식이나 기능은 역량의 측면에서 볼 때 하나의 자원이다. 역량은 그러한 자원을 동원하고 활용 할 수 있는 힘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기능과 역량은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지식과 기능은 역량의 자원이고 도구이기 때문에 학교교육에서 교과 지식이나 경험을 떼놓고 역량을 별도로 가르칠 수는 없다. 역량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는 특정한 맥락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동원하여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학교교육의 결과로서 역량을 평가하려면 기존의 평가와는 다른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IB의 교육철학과 목표

학생평가(student assessment)는 학습자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여 그 가치를 판단하는 활동으로 학습자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려면 평가 대상(target)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즉, 교육의 결과로 학습자 역량이 변화하고 성장했다면 평가의 대상으로서 역량은 무엇이며 어떤 점을 어떻게 다루어 평가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를 계획하기에 앞서 역량 교육의 특징, 변화 대상으로서의 역량의 성격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UNESCO에서 소개하고 있는 양질의 역량 중심 교육이 갖는 특징1) 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 학습자가 능숙한 수준에 도달한 것을 확인하고 다음 단계 학습으로 나아간다.
• 역량은 학습자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명시적이며 측정 가능하고 전이 가능한 학습 목표로 설정될 수 있다.
• 평가는 학습자에게 의미 있고 긍정적인 학습 경험이 되어야 한다.
• 학습자는 개인의 학습 필요성에 따라 적시에 맞춤형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학습 결과(learning outcome)는 역량을 강조하며 여기에는 지식의 적용, 창조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기능, 가치(관)와 인성 같은 자질까지 발달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역량 중심 교육의 특징은 역량 평가에 구체적인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우선, 역량은 수준으로 나타나며 성장 발달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단계의 기능을 능숙한 수준까지 먼저 익힌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학습을 설계한다. 이러한 설계는 학습자가 도달해야 할 성취기준과 도달할 정도를 나타내는 성취수준을 설정하고 활용함으로써 구체화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수준으로 산출할 수 있다. 또한 역량이 명시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로 세워질 수 있고 다른 학습으로의 전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역량을 명시적인 목표로 설정하여 평가할 수 있으며 여러 교과 학습을 통합하는 형태로도 평가할 수 있다.
역량은 학습의 최종 결과로 나타날 수 있고 지식의 가용 능력뿐 아니라 기본적인 기능, 태도와 함께 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역량 평가는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인 지식 평가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역량은 지식의 습득된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활용을 평가하는 것이고 개인마다 지식의 활용 양태가 다르기 때문에 전통적인 평가처럼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닫힌 질문이 아닌 다양한 답안이 가능한 열린 질문의 형태로 제시되어야 한다. 평가 목표 역시 과제의 성격이나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할 수 있고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종류, 함께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학습자의 지식 활용 능력이나 태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역량 평가의 실천

앞서 기술한 역량 평가의 특성은 역량 평가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검사 도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된다. 역량은 지식, 기능, 태도, 가치, 동기 등의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내적 구조를 갖는 총체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미 언급했듯이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역량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해야 한다. 역량의 성격에 대해 관련 학자들은, 역량은 학습가능하며 발달적이며 총체성을 갖고 수행으로 나타나며 맥락적이며 개인적인 능력이면서 동시에 개인 간 상호작용이 강하다는 것에 대체로 동의한다.2) 이러한 성격 때문에 역량은 지식과 기능의 단순 합이 아니다.
역량은 우선, 학습가능하며 발달적이다. 역량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통해 습득되고 교육을 통해 발달되므로 학습 할 수 있는 대상이다. 역량은 구체적인 맥락에서 학습 경험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며 이후의 학습과 성취를 위한 기 반이 되므로 역량 교육은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즉 역량은 학습이 가능하고 그 과정을 통해 변화와 성장, 발달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역량은 다양 한 발달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각자의 역량 습 득에서의 차이와 수준을 고려하고 평가하여 역량 발달 수준을 산출하고 보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역량의 총체성이다. 역량은 지식, 기능과 같이 관찰가능하고 수행으로 나타나기 쉬운 가시적 특성과, 동기, 태도, 가치와 같이 비가시적이며 심층적 특성을 모두 포함하며 이러한 요소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총체성으로서의 역량은 단순히 지적인 기능이나 미래 직업을 위한 역량이 아닌 보다 총체적인 자질과 태도, 즉, 자기주도적인 인간의 실현 상태, 전인적 기능과 삶을 위한 역량의 개념으로 이해된다. 역량 학습은 학습자의 삶과 인격에 통합되어 총체적인 변화가 일어 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역량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업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파편화된 사실이나 정보가 아닌 여러 상황과 맥락에 활용될 수 있는 전이력이 높은 빅 아이디어(big idea)나 원리여야 하며 학습자는 이러한 학습을 통해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학습에서 역량 평가는 역량의 총체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학습의 깊이, 학습자의 학습 경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역량을 기능처럼 다루거나 성취기준의 하위요소로 다루는 것, 분절적인 지식과 정보만을 다루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세 번째는 역량은 수행성을 띤다는 것이다. 역량은 지식이나 기능이 습득된 상태가 아니라 그 맥락에 적합한 자원을 동원시키거나 그러한 자원을 활용하고 조정하는 능력을 말한다. 수행성으로서의 역량은 이러한 차원에서 지식이나 기능이 적용되는 상태로서의 ‘기능’과는 다르다. 역량은 보유한 지식이나 기능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지식과 기능, 심리 및 사회적 자원들을 선택하고 재구성하여 활용하는 능력이며 수행성으로서의 역량은 정서와 태도는 물론 상식이나 배경지식 등 교과 지식보다 훨씬 포괄적이기 때문에 교과 지식의 ‘기능’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수행은 역량의 발휘 과정임과 동시에 역량을 쌓아나가는 학습의 과정이기도 하다. 잠재적인 상태로 존재하던 역량은 특정한 상황의 수행 과정을 통해 발휘되며 이 과정을 통해 변형되고 발전할 수 있다. 수행성은 반성적 성찰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에게 수행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과 수업에서 실제 세계(real world)를 반영하는 상황을 제시해야 하며 평가 실제에서는 수행 과제를 통해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는 메 타인지를 측정할 수 있고 여러 학생이 같이 할 수 있는 과제 활동을 통해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 번째는 맥락성으로서의 역량이다. 역량은 자기 맥락에서 가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기 때문에 하나의 지식만을 활용하는 방식이라기보다는 교과에서 학 습한 지식을 포함하여 여러 지식과 상식들이 분산된 형태로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들을 동원하고 조절하여 활용할 때 발현된다. 그러한 자원들은 문제해결이나 탐구가 진행되는 과정, 즉 실제 맥락 안에서 그때그때 발견되고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이기 때문에 학습자가 이러한 지식을 가용할 수 있도록 학습환경을 설계하는 것, 즉 학습자의 경험 맥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평가 실제에서도 문제해결이나 탐 구가 진행되는 과정, 즉 실제 맥락 안에서 발견되고 접근 가능한 지식들로 구성된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맥락을 구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 번째는 역량은 개인적인 능력이면서 동시에 개인 간 상 호작용을 통해서도 발현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역량은 개인 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개인적인 능력이면서 개인 간의 연계를 강조하는 협력 과정에서도 발휘되고 동시에 학습된다. 개인 간의 연계성을 강조할 때 역량은 이질집단 간의 상호작용, 이를테면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능력, 협동하는 능력, 갈등을 다루고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공동체 역량은 팀워크와 협력을 강조하는 집단 활동, 협동 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의 방법에 의해 잘 길러지고 발달할 수 있 다. 따라서 역량을 측정하는 평가 실제에서는, 집단에 주어지 는 과제를 개발하여 집단 내에서의 상호작용과 자기 반성을 통 해 개인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것을 측정할 수 있도록 구안할 수 있으며 특히 참여 자치, 협업과 같은 공동체 역량을 측 정할 때 이러한 구안은 유용하다.
이러한 역량의 성격은, 역량 평가는 어렵지만 실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 준다. 즉, 역량의 성격을 온전하게 다루어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고 잠재적 능력으로서 역량을 완벽하게 측정하는 것 또한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역량의 성격을 충분히 이해한 후 평가를 계획하면 학교교육에서 역량 평가는 충분히 가능할 뿐 아니라 실천될 수 있다. 학교교육의 결과로 역량이 중요하다면 역량을 평가해서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산출하고 이해당사자들에게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교육적 책무이기 때문이다.

학생평가를 위한 역량 평가의 도전과 과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assessment)이든, 교육과정, 교과서와 같은 학습자 이외의 대상에 대한 평가(evaluation)이든, 모든 평가 활동은 체계성을 갖는 목적 행위로서 명시적인 목표 설정과 계획, 합리적인 절차, 신뢰도, 타당도와 같은 질적 기준 등 분명한 체제 논리를 갖는다. 이러한 체계성은 분절적인 성격을 갖기도 하는데 이는 총체성으로 이해되는 역량의 속성과 부딪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학습자에게 변화가 일어났다면 평가를 통해 그 변화를 측정하고 성장과 발달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과 평가의 성격상, 역량 평가의 초기 시도는 매 순간이 도전일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평가 계획인 ‘평가틀(assessment framework)’을 세우면서 구체화된다. 역량 평가의 실제에서는 이러한 역량의 속성을 전제로 평가를 계획하여 평가틀을 구체화하고 이에 따라 적합한 평가 유형을 선택하여 도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평가틀을 구성할 때 지식과 기능, 나아가 태도가 총체적으로 측정될 수 있고, 지식이나 기능의 습득 상태가 아닌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고 조정할 수 있는 능력, 즉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에 적합한 지식과 기능, 자원을 선택하고 재구성하여 활용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평가틀에 ‘과정’ 차원을 둔다. 이를 수행평가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해야 한다. 하나의 문항으로 역량을 분절적으로 다루지 말고 학습자가 가용할 수 있는 지식, 정보, 기능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문항을 구조적으로 연결하여 역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검사를 설계할 수 있다. 역량의 맥락성을 고려하여 평가틀을 구성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즉, 실제 맥락 내에서 활용이나 실생활에서의 적용 등 특정한 맥락에서 역량이 발휘되도록 평가틀에서 맥락을 중요한 차원으로 두는 것인데 국제 평가인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에서 개인적 맥락, 공적 맥락, 교육적 맥락을 고려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역량은 자원의 가용할 수 있는 힘을 가리키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은 역량의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성취기준과 역량, 그리고 교육과정 내용 체계의 기능과 역량을 연계(mapping)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연계가 교육과정에 충분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면 평가 계획에서 이를 다루어 학생들이 지식을 가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몇몇의 연구에서 이 부분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관련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성취기준과 역량, 기능과 역량의 연계 과정과 결과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자원을 복합적으로 다루는 능력, 특히 개인 간 상호 작용을 통해 자원을 다루는 과정과 이를 통해 학습자가 반성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보고 평가하려면 지필식의 문항이나 검사도구로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 등의 다양한 디바이스뿐 아니라 웹(web)과 같은 기술공학적인 기능을 활용하여 평가도구를 만들게 되면 역량을 보다 총체적이고 수행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평가와 학교 단위의 평가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이러한 기술공학적 도전은 많은 나라에서, 또는 국제 평가에서 시도되고 있고 성공적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추진을 목적으로 그 중요성과 시급성을 논의해 왔다. 학습의 과정으로 평가를 인식하고자 하는 현대 교육 평가의 흐름을 보아도 학생평가에서 기술공학적 기능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이면서도 조속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이러한 시도가 기대된다.

1) UNESCO(2016). UNESCO Competency Framework. HRM-2016/WS/1.
2) 김경자, 곽상훈, 백남진, 송호현, 온정덕, 이승미, 한혜정, 허병훈, 홍운숙(2015).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최종안] 개발 연구. 교육부-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온정덕, 김경자, 김해윤, 류보라, 박선영, 박지현, 양소영, 윤지영, 정혜승(2016). 교과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용도서(교과서-지도서) 개발 방안 연구. 한국교과서연구재단-교육부-.

김경희 KICE 교육평가본부 선임연구위원


교육평가를 전공하였으며, 그동안 한국 초·중등학교교육 성과 종단 연구, 공교육정상화 정책 효과 분석,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방안 등을 연구하였다. 현재는 학생평가지원센터에서 새로운 학력지표 구성 및 측정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