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당신이 옳다’이다.
가장 절박하고 힘히 부치는 순간에
필효한 건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마음이 어떠세요?”
들어주고 공감해주세요

 도서 <당신이 옳다>

‘넌 틀렸어, 아니야. 잘못됐어, 그러면 안 돼’ 일상에서 자주 하거나 듣는 말이다. 겉으로는 긍정의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또 흥에 겨워 열심히 떠들다 보면 상대방이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던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런데 ‘당신이 옳다’니. ‘그래, 맞아. 네 말이 맞아, 그렇고말고’. 살면서 이런 말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글. 백창화 숲속작은책방 대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강력한 힘은 ‘공감’

<당신이 옳다>는 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다. 겉으로는 별 일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듯이 보이는 평범한 우리들 마음에, 관계에, 스며있는 상처와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마음이나 감정은 날씨와 같아서 맑은 날과 흐린 날이 있게 마련이며 이것은 대기의 흐름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의 기복이 다소 심하다고 하여 무조건 우울증 진단을 내리고 진료실에서 약물이나 처방하는 닫힌 의료로는 현대인의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 정혜신 박사의 생각이다.
최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병원에선 약물 처방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정신과 상담이 잦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의사들이 심장의 폐부를 뚫고 가슴으로 스며드는 깊은 ‘공감’ 없이 손쉽게 약물 처방에만 의존하려 한다는 것이다.
약물 없이 단지 상담을 통해 현장에서 수 만 명의 삶을 어루만진 치유자 정혜신 박사의 가장 중요한 처방은 ‘공감’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 중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힘이 바로 공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당신이 옳다’이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나’가 흐려지면 사람은 반드시 병이 들게 되어 있다. 그러니 내가 틀렸다고 부정하는 순간 병은 깊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을 만나면 늘 “마음이 어떠세요?”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야말로 관계를 여는 첫 걸음이다. 마음이 불편해 보이는 친구에게, 자꾸 화를 내는 아이에게, 틀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청소년들에게 눈을 마주치고 물어보라고 그는 말한다. 지금 네 마음이 어떠냐고.
그리고 이런 공감의 마음을 안고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라고 권한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 이 네가지는 ‘바른 말’이지만 의외로 폭력적이다.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 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만 배쯤 더 봤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니 ‘충조평판’하지 말라. 단지 들어주고 공감하라.
“아, 그랬구나. 네 마음이 그랬구나. 그럴 수 있었겠다, 미안해, 몰라줘서 미안해.”
가슴 뜨끔한 지적이다. 우리는 삶의 길에서 나 아닌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충고와 조언, 평가와 판단을 내리며 사는가. 그간 내 입에서 쏟아져 나간 바른 말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 말들에 쓰러진 이들은 또 얼마일까. 대개의 경우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일 터, 나의 관계들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서로에게 ‘당신이 옳다’고 말해줄 수 있는 관계의 순환

이 책을 쓴 저자 정혜신 박사는 ‘거리의 치유자’라 불리는 정신과 전문의다. 30여 년간 그녀가 마음을 살핀 이만도 1만 2천여 명에 달한다. 특히 15년 이상의 세월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 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심리 치유공간 ‘와락’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에는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 힘썼다. 아픔이 있는 곳에 정혜신이 있다고 말해도 될 만큼 그는 우리 사회 참담한 고통의 바닥에서 절망에 빠진 이들과 함께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다는 심정으로 글을 썼어요. 만약 백만 명의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 책과 글을 접한다면 그만큼의 상한 마음들을 살려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책을 펴낸 후 전국을 돌며 무료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의 이름은 ‘심리적 CPR’ 워크숍.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사람들과 무릎을 맞대고 앉아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고 서로 들어주고 공감하고 치유하는 자리다. CPR(심폐소생술)은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멎은 사람을 응급처치로 살려내는 것인데, 4분 이내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치명적인 결과에 이른다. 정혜신 박사가 강연 제목에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에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한 이들이 많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한편으로는 어떤 이유로든 생의 좌절을 경험하고 심적으로 아픈 이들도 적절한 응급조치를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는 희망이 담겨있는 표현이다.
책을 쓴 사람은 정혜신이지만 표지에는 특별하게 ‘영감자 이명수’라는 이름이 부기되어 있다. 남편이자 심리기획자 이명수는 정혜신과 ‘24시간 붙어있는 연인이자 같은 일을 하는 도반이며 서로에게 스승이고 특별하게는 전우’ 관계다. 국가 폭력이든 가정사든 불행한 사고든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심리적 참전의 현장에서 서로를 보호하며 함께해온 사이다. 늘 함께 눈을 부릅뜨고 고통과 불행의 현장에서 통곡하는 이들을 지켜보고, 그들과 대화하고, 눈을 맞추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여 끝내는 치유에 이르도록 돕는 일을 한다.
이들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그렇게 힘든 현장을 어떻게 지치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힘이 남아서 그렇습니다.”
마음이 항상 따뜻하고 여유로울 수 있는 이유, 그것은 서로 아낌없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기운이 넘치니 남을 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나 자신과 부부, 가족 등 관계의 근원이 풍성하고 사랑으로 넘쳐흐를 때 남도 구원할 수 있다는 말이니 다시 한 번 우리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내게 ‘당신이 옳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이를 찾아 기운을 차리고 그 힘으로 내 옆 사람에게 ‘당신이 옳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관계의 순환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마음이 어떠세요?”
들어주고 공감해주세요

 도서 <당신이 옳다>

‘넌 틀렸어, 아니야. 잘못됐어, 그러면 안 돼’ 일상에서 자주 하거나 듣는 말이다. 겉으로는 긍정의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또 흥에 겨워 열심히 떠들다 보면 상대방이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던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런데 ‘당신이 옳다’니. ‘그래, 맞아. 네 말이 맞아, 그렇고말고’. 살면서 이런 말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글. 백창화 숲속작은책방 대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강력한 힘은 ‘공감’

<당신이 옳다>는 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다. 겉으로는 별 일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듯이 보이는 평범한 우리들 마음에, 관계에, 스며있는 상처와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마음이나 감정은 날씨와 같아서 맑은 날과 흐린 날이 있게 마련이며 이것은 대기의 흐름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의 기복이 다소 심하다고 하여 무조건 우울증 진단을 내리고 진료실에서 약물이나 처방하는 닫힌 의료로는 현대인의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 정혜신 박사의 생각이다.
최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병원에선 약물 처방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정신과 상담이 잦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의사들이 심장의 폐부를 뚫고 가슴으로 스며드는 깊은 ‘공감’ 없이 손쉽게 약물 처방에만 의존하려 한다는 것이다.
약물 없이 단지 상담을 통해 현장에서 수 만 명의 삶을 어루만진 치유자 정혜신 박사의 가장 중요한 처방은 ‘공감’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 중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힘이 바로 공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당신이 옳다’이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나’가 흐려지면 사람은 반드시 병이 들게 되어 있다. 그러니 내가 틀렸다고 부정하는 순간 병은 깊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을 만나면 늘 “마음이 어떠세요?”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야말로 관계를 여는 첫 걸음이다. 마음이 불편해 보이는 친구에게, 자꾸 화를 내는 아이에게, 틀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청소년들에게 눈을 마주치고 물어보라고 그는 말한다. 지금 네 마음이 어떠냐고.
그리고 이런 공감의 마음을 안고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라고 권한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 이 네가지는 ‘바른 말’이지만 의외로 폭력적이다.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 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만 배쯤 더 봤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니 ‘충조평판’하지 말라. 단지 들어주고 공감하라.
“아, 그랬구나. 네 마음이 그랬구나. 그럴 수 있었겠다, 미안해, 몰라줘서 미안해.”
가슴 뜨끔한 지적이다. 우리는 삶의 길에서 나 아닌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충고와 조언, 평가와 판단을 내리며 사는가. 그간 내 입에서 쏟아져 나간 바른 말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 말들에 쓰러진 이들은 또 얼마일까. 대개의 경우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일 터, 나의 관계들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공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당신이 옳다’이다.
가장 절박하고 힘히 부치는 순간에
필효한 건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서로에게 ‘당신이 옳다’고 말해줄 수 있는 관계의 순환

이 책을 쓴 저자 정혜신 박사는 ‘거리의 치유자’라 불리는 정신과 전문의다. 30여 년간 그녀가 마음을 살핀 이만도 1만 2천여 명에 달한다. 특히 15년 이상의 세월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 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심리 치유공간 ‘와락’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에는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 힘썼다. 아픔이 있는 곳에 정혜신이 있다고 말해도 될 만큼 그는 우리 사회 참담한 고통의 바닥에서 절망에 빠진 이들과 함께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다는 심정으로 글을 썼어요. 만약 백만 명의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 책과 글을 접한다면 그만큼의 상한 마음들을 살려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책을 펴낸 후 전국을 돌며 무료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의 이름은 ‘심리적 CPR’ 워크숍.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사람들과 무릎을 맞대고 앉아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고 서로 들어주고 공감하고 치유하는 자리다. CPR(심폐소생술)은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멎은 사람을 응급처치로 살려내는 것인데, 4분 이내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치명적인 결과에 이른다. 정혜신 박사가 강연 제목에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에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한 이들이 많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한편으로는 어떤 이유로든 생의 좌절을 경험하고 심적으로 아픈 이들도 적절한 응급조치를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는 희망이 담겨있는 표현이다.
책을 쓴 사람은 정혜신이지만 표지에는 특별하게 ‘영감자 이명수’라는 이름이 부기되어 있다. 남편이자 심리기획자 이명수는 정혜신과 ‘24시간 붙어있는 연인이자 같은 일을 하는 도반이며 서로에게 스승이고 특별하게는 전우’ 관계다. 국가 폭력이든 가정사든 불행한 사고든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심리적 참전의 현장에서 서로를 보호하며 함께해온 사이다. 늘 함께 눈을 부릅뜨고 고통과 불행의 현장에서 통곡하는 이들을 지켜보고, 그들과 대화하고, 눈을 맞추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여 끝내는 치유에 이르도록 돕는 일을 한다.
이들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그렇게 힘든 현장을 어떻게 지치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힘이 남아서 그렇습니다.”
마음이 항상 따뜻하고 여유로울 수 있는 이유, 그것은 서로 아낌없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기운이 넘치니 남을 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나 자신과 부부, 가족 등 관계의 근원이 풍성하고 사랑으로 넘쳐흐를 때 남도 구원할 수 있다는 말이니 다시 한 번 우리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내게 ‘당신이 옳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이를 찾아 기운을 차리고 그 힘으로 내 옆 사람에게 ‘당신이 옳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관계의 순환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