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 글. 김진숙 KICE 연구위원
학점제와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의 필요
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대표적인 교육정책의 하나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를 2018년 기본과제로 수행하였는데, 그 추진 배경으로는 첫째, 학점제 개념의 구체화와 정책 이해의 필요에 있다. 제2차 교육과정(1963년)부터 그동안 고등학교에서 사용된 ‘단위제’와의 비교 분석, 대학에서 사용된 용어 ‘학점제’를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책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정의를 포함한 구체화가 필요하다. 둘째,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필요에 있다. 학점제를 도입하여 교육과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부분과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하여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재구조화는 본래 국가 및 학교, 교실 수준의 교육과정 변화, 혁신을 포함하는 다의적인 개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보다 근본적인 교과목 지형의 변화를 칭하는 용어로 활용되어 왔다. 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현재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학교 수준에서 학점제를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학점제 연구학교가 시작되는 2018년부터 전면 실시가 예고되는 2022년까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점진적 적용 시기이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점제’ 적용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 하에서 학점제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수시 개정이나 전면 개정이 있을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학점제에 맞춰 재구조화하는 방안이 함께 필요하다.
국가 교육과정 적용과 학점제 도입 일정
교육부에서는 2018년 8월 17일에 교육과정 개정 일정과 2022년 이후 중장기 계획을 포함한 일정표를 발표하였다(교육부, 2018).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교육부의 일정표에 상응하여 현재 및 향후 학점제와 관련한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단기, 중장기 방안을 구분하여 <표 1>과 같이 제시하였다.
<표 1> 2022년과 2025년을 중심으로 한 학점제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의 대응안
* 모든 학교에 적용될 것이 예고된 정책의 경우 연구・선도학교 외에 일반학교에서도 해당 정책을 앞서 적용하는 것이 많았던 선례(예,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정책에서의 선제적 적용)를 볼 때, 일반고등학교들도 이 시기에 방안으로서 학점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음.
** 단기 방안에 따라 2022년에 고 1∼3 모든 학년에 새 교육과정 총론을 적용하는 안과 일반적인 개정 일정대로 2022년 고 1, 2023년 고 1, 2, 2024년 고 1, 2, 3년 전체 적용 일정으로 구분됨. 2020년 개정 교육과정 적용 일정 중 교과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2020 총론에서의 지침에 따라 변형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함.
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1. 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방향
단위제를 학점제로 변경하여 명명하고 정책화하는 데에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에 따라 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① 학점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 교원의 교육과정 역량 강화, 질 높은 교육과정(quality curriculum)이 되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② 학점제를 도입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학생의 진로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되도록 안내하고 지원한다.
③ 학점제 도입으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어 학교 개설 과목이 증대될 것에 대비한다.
④ 학점제 도입으로 공강 시간이 생기고 다양한 용도의 공간이 필요하게 되는 등 고등학생의 학교생활이 변화될 것을 가정하고 대비한다.
⑤ 학점제 도입으로 증대되는 학교 개설 과목 수에 대응하도록 현행 교사의 인적 풀과 구조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⑥ 학점제 도입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공동체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계획, 운영되도록 한다.
⑦ 미래사회를 대비하여 일반고와 특성화고 등 전체 고등학교가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 밖 자원, 산업체 등 지역사회와 연계하도록 지원한다.
⑧ 학점제는 고등학교 3개 학년의 교과와 비교과, 교육과정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다.
⑨ 고등학교 재구조화의 대상은 필수과목을 포함하며, 선택과목만 의미하지 않는다.
⑩ 학점제 도입 시 고등학교 교육과정 질 관리를 위해 필요한 과목별 이수 기준, 졸업 요건 등 교육법과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할 요건들을 포함한다.
2. 학점제 도입 시기별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방안
1) 단기 방안(2018년∼2021년 적용)
: 단위제 하의 학점제 활용 시기
단기 방안은 교육과정을 개정하지 않고 현행 2009 및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점제를 적용하는 연구학교 및 선도학교가 2021년까지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단기 방안은 2020년에 부분 개정할 교육과정 단기 방안의 예비적 성격이므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현행 초·중등교육법의 허용 범위 안에서 학점, 이수 기준, 졸업 기준 등에 대해 학점제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학교가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한 국가 수준의 지침이 아니므로 이 방안은 교육청의 안내 자료 또는 개별 학교가 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의 사례 개발이다.
2) 중기 방안(2022년∼2024년 적용)
: 2020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학점제의 적용기
중기 방안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고 1, 2, 3학년이 2022년부터 한꺼번에 또는 학년별로 연차적으로 적용되는 총론 개정안이다. 중기 방안은 학점제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 법령(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을 개정하고 학점제를 반영하여 2020년 개정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이며, 장차 2022년에 고시할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의 예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안이다. 김진숙 외(2018)에서는 학점제의 정의와 구성요소, 필수와 선택 및 과목 선택권 확보, 대안적인 교과, 최소 학점, 이수 기준, 졸업 기준, 대입과의 연계,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 등 10가지 쟁점 사항에 대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중기 방안을 제시하였으며, 그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학점제의 정의
(초·중등교육법, 안) 제23조(교육과정) ③ (추가) 교과(敎科)의 이수(履修)는 고교학점제 등에 의하되, 학점당 필요한 이수시간 등은 교육과정에 제시한다.
(교육과정 총론 해설서, 안)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한 것으로, 과목별 이수 기준을 충족할 때 학점을 취득하고 졸업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최소 학점과 시간수의 변화
학점제가 시행될 경우 학교에서의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총 학점을 현재 단위제 하의 시간보다 감축하는 것을 제안한다. 총 학점수의 설정 방식은 먼저, 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과 졸업 최소 학점을 동일하게 볼 것인가, 다르게 설정할 것인가로 구분된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 따라 감축 규모를 주당 2시간 또는 4시간 정도의 선에서 총 학점수를 산정한다.
㉮ 단일기준안: (1안) 192학점안, (2안) 180학점안(24학점의 감축)
㉯ 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과 졸업 최소 학점의 분리안
(1안) 192학점(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 – 180학점(졸업 최소 이수 학점)
(2안) 204학점(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 – 180학점(졸업 최소 이수 학점)
2020년 개정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별 단위를 수정하여 <표 2>와 같이 학점제화 한다.
3) 장기 방안(2025년 이후 적용)
: 2022년 개정 총론 및 교과 교육과정의 본격적인 재구조화
장기 방안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2025년부터 적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학점제를 도입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장기 방안은 총론의 편제표 재구조화 외에도 교과의 재구조화를 포함하고, 교육과정 외에 고등학교 내신평가 체제, 고등학교 학교 유형 등 체제 개편 방안,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장기 방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총론과 교과의 전면 재구조화에 있다. 2020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시도한 학점제의 틀 중 교과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수정할 사항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여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 전체의 재구조화를 꾀하는 것이 2022년 개정을 통한 장기 방안이다. 필수 및 선택과목 재구조화 쟁점 사항에 대한 학점제 도입 시기별 방안의 비교는 <표 3>과 같다.
<표 2> 현행 단위제와 2022년 학점제 적용 시 학점, 시간수의 변화
*50분 1차시이므로, 시간(hour)으로 환산함
<표 3> ‘필수 및 선택과목’ 쟁점에 대한 학점제 도입 적용 시기별 재구조화 방안의 비교
결어
학점제 정책은 2022년에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할 것으로 예고되었기 때문에 관련 법규와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하므로 올해 2019년은 학점제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가 준비되어야 할 해이다. 또한, 학점제 개념, 과목 이수 기준과 졸업 요건 등 교육과정 편성·운영과 관련한 학점제의 쟁점 사항들은 서로 관련된다. 예컨대 소인수 과목을 쉽게 개설하기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충원, 내신평가 방식 개선 같은 부분들이다. 특히 대학입시와의 연계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개선되지 못한 핑계이자 실질적인 이유로 종종 등장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고등학교 학점제가 고등학교의 체질 개선과 도약을 위해 시의적절한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963년에 제2차 교육과정 개정 시 선진적인 단위제가 한국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적용되었지만 당시에 단위제는 학생의 선택에 대한 교육적 기회를 보장하고 확대하기 위해 사용되기엔 요원한 시기상조 정책이었는지 모른다. 2019년 초 한국의 학교는 학교 자체 개발 과목에 대한 요구, 학교 간 연합 및 연대에 따른 공동과목 개설과 운영, 온라인 교육과정, 지역사회 학습장 등 과거 제7차 교육과정에서 맹아(萌芽)적으로 던져진 아이디어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필자는 무엇보다 ‘선택’의 교육적 기회를 학생들이 최소한이라도 맛볼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발휘하고 그 결과 역시 몸소 체험하여 학습의 자기주도성으로 연결되는 고교학점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학교가 학점제를 도입한다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과목을 과다 전시하는 실험장이 아니라, 전통 교과 공부에 관심과 소질이 있는 학생에게는 탐구심과 높은 지력을 발휘하는 과목을 수강할 기회, 전통적인 주지교과들 외에 교양과 흥미 위주의 과목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삶의 창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정책이 적용될 시점이 된 것이다.
참고문헌
• 교육부(2018).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발표. http://www.moe.go.kr/boardCnts/view.do?boardID=294&boardSeq=75080&lev=0&searchType=null&statusYN=C&page=5&s=moe&m=0503&opType=N에서 2018년 10월 24일에 인출.
• 김진숙, 이광우, 조보경, 이민형, 임유나(2018).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C 2018-8.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 글. 김진숙 KICE 연구위원
학점제와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의 필요
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대표적인 교육정책의 하나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를 2018년 기본과제로 수행하였는데, 그 추진 배경으로는 첫째, 학점제 개념의 구체화와 정책 이해의 필요에 있다. 제2차 교육과정(1963년)부터 그동안 고등학교에서 사용된 ‘단위제’와의 비교 분석, 대학에서 사용된 용어 ‘학점제’를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책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정의를 포함한 구체화가 필요하다. 둘째,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필요에 있다. 학점제를 도입하여 교육과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부분과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하여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재구조화는 본래 국가 및 학교, 교실 수준의 교육과정 변화, 혁신을 포함하는 다의적인 개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보다 근본적인 교과목 지형의 변화를 칭하는 용어로 활용되어 왔다. 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현재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학교 수준에서 학점제를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학점제 연구학교가 시작되는 2018년부터 전면 실시가 예고되는 2022년까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점진적 적용 시기이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점제’ 적용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 하에서 학점제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수시 개정이나 전면 개정이 있을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학점제에 맞춰 재구조화하는 방안이 함께 필요하다.
국가 교육과정 적용과 학점제 도입 일정
교육부에서는 2018년 8월 17일에 교육과정 개정 일정과 2022년 이후 중장기 계획을 포함한 일정표를 발표하였다(교육부, 2018).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교육부의 일정표에 상응하여 현재 및 향후 학점제와 관련한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단기, 중장기 방안을 구분하여 <표 1>과 같이 제시하였다.
<표 1> 2022년과 2025년을 중심으로 한 학점제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의 대응안
* 모든 학교에 적용될 것이 예고된 정책의 경우 연구・선도학교 외에 일반학교에서도 해당 정책을 앞서 적용하는 것이 많았던 선례(예,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정책에서의 선제적 적용)를 볼 때, 일반고등학교들도 이 시기에 방안으로서 학점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음.
** 단기 방안에 따라 2022년에 고 1∼3 모든 학년에 새 교육과정 총론을 적용하는 안과 일반적인 개정 일정대로 2022년 고 1, 2023년 고 1, 2, 2024년 고 1, 2, 3년 전체 적용 일정으로 구분됨. 2020년 개정 교육과정 적용 일정 중 교과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2020 총론에서의 지침에 따라 변형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함.
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1. 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방향
단위제를 학점제로 변경하여 명명하고 정책화하는 데에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에 따라 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의 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① 학점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 교원의 교육과정 역량 강화, 질 높은 교육과정(quality curriculum)이 되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② 학점제를 도입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학생의 진로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되도록 안내하고 지원한다.
③ 학점제 도입으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어 학교 개설 과목이 증대될 것에 대비한다.
④ 학점제 도입으로 공강 시간이 생기고 다양한 용도의 공간이 필요하게 되는 등 고등학생의 학교생활이 변화될 것을 가정하고 대비한다.
⑤ 학점제 도입으로 증대되는 학교 개설 과목 수에 대응하도록 현행 교사의 인적 풀과 구조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⑥ 학점제 도입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공동체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계획, 운영되도록 한다.
⑦ 미래사회를 대비하여 일반고와 특성화고 등 전체 고등학교가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 밖 자원, 산업체 등 지역사회와 연계하도록 지원한다.
⑧ 학점제는 고등학교 3개 학년의 교과와 비교과, 교육과정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다.
⑨ 고등학교 재구조화의 대상은 필수과목을 포함하며, 선택과목만 의미하지 않는다.
⑩ 학점제 도입 시 고등학교 교육과정 질 관리를 위해 필요한 과목별 이수 기준, 졸업 요건 등 교육법과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할 요건들을 포함한다.
2. 학점제 도입 시기별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방안
1) 단기 방안(2018년∼2021년 적용)
: 단위제 하의 학점제 활용 시기
단기 방안은 교육과정을 개정하지 않고 현행 2009 및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점제를 적용하는 연구학교 및 선도학교가 2021년까지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단기 방안은 2020년에 부분 개정할 교육과정 단기 방안의 예비적 성격이므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현행 초·중등교육법의 허용 범위 안에서 학점, 이수 기준, 졸업 기준 등에 대해 학점제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학교가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한 국가 수준의 지침이 아니므로 이 방안은 교육청의 안내 자료 또는 개별 학교가 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의 사례 개발이다.
2) 중기 방안(2022년∼2024년 적용)
: 2020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학점제의 적용기
중기 방안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고 1, 2, 3학년이 2022년부터 한꺼번에 또는 학년별로 연차적으로 적용되는 총론 개정안이다. 중기 방안은 학점제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 법령(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을 개정하고 학점제를 반영하여 2020년 개정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이며, 장차 2022년에 고시할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의 예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안이다. 김진숙 외(2018)에서는 학점제의 정의와 구성요소, 필수와 선택 및 과목 선택권 확보, 대안적인 교과, 최소 학점, 이수 기준, 졸업 기준, 대입과의 연계,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 등 10가지 쟁점 사항에 대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중기 방안을 제시하였으며, 그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학점제의 정의
(초·중등교육법, 안) 제23조(교육과정) ③ (추가) 교과(敎科)의 이수(履修)는 고교학점제 등에 의하되, 학점당 필요한 이수시간 등은 교육과정에 제시한다.
(교육과정 총론 해설서, 안)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한 것으로, 과목별 이수 기준을 충족할 때 학점을 취득하고 졸업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최소 학점과 시간수의 변화
학점제가 시행될 경우 학교에서의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총 학점을 현재 단위제 하의 시간보다 감축하는 것을 제안한다. 총 학점수의 설정 방식은 먼저, 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과 졸업 최소 학점을 동일하게 볼 것인가, 다르게 설정할 것인가로 구분된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 따라 감축 규모를 주당 2시간 또는 4시간 정도의 선에서 총 학점수를 산정한다.
㉮ 단일기준안: (1안) 192학점안, (2안) 180학점안(24학점의 감축)
㉯ 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과 졸업 최소 학점의 분리안
(1안) 192학점(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 – 180학점(졸업 최소 이수 학점)
(2안) 204학점(교육과정 최소 이수 학점) – 180학점(졸업 최소 이수 학점)
2020년 개정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별 단위를 수정하여 <표 2>와 같이 학점제화 한다.
3) 장기 방안(2025년 이후 적용)
: 2022년 개정 총론 및 교과 교육과정의 본격적인 재구조화
장기 방안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2025년부터 적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학점제를 도입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장기 방안은 총론의 편제표 재구조화 외에도 교과의 재구조화를 포함하고, 교육과정 외에 고등학교 내신평가 체제, 고등학교 학교 유형 등 체제 개편 방안,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장기 방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총론과 교과의 전면 재구조화에 있다. 2020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시도한 학점제의 틀 중 교과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수정할 사항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여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 전체의 재구조화를 꾀하는 것이 2022년 개정을 통한 장기 방안이다. 필수 및 선택과목 재구조화 쟁점 사항에 대한 학점제 도입 시기별 방안의 비교는 <표 3>과 같다.
<표 2> 현행 단위제와 2022년 학점제 적용 시 학점, 시간수의 변화
*50분 1차시이므로, 시간(hour)으로 환산함
<표 3> ‘필수 및 선택과목’ 쟁점에 대한 학점제 도입 적용 시기별 재구조화 방안의 비교
결어
학점제 정책은 2022년에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할 것으로 예고되었기 때문에 관련 법규와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하므로 올해 2019년은 학점제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가 준비되어야 할 해이다. 또한, 학점제 개념, 과목 이수 기준과 졸업 요건 등 교육과정 편성·운영과 관련한 학점제의 쟁점 사항들은 서로 관련된다. 예컨대 소인수 과목을 쉽게 개설하기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충원, 내신평가 방식 개선 같은 부분들이다. 특히 대학입시와의 연계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개선되지 못한 핑계이자 실질적인 이유로 종종 등장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고등학교 학점제가 고등학교의 체질 개선과 도약을 위해 시의적절한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963년에 제2차 교육과정 개정 시 선진적인 단위제가 한국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적용되었지만 당시에 단위제는 학생의 선택에 대한 교육적 기회를 보장하고 확대하기 위해 사용되기엔 요원한 시기상조 정책이었는지 모른다. 2019년 초 한국의 학교는 학교 자체 개발 과목에 대한 요구, 학교 간 연합 및 연대에 따른 공동과목 개설과 운영, 온라인 교육과정, 지역사회 학습장 등 과거 제7차 교육과정에서 맹아(萌芽)적으로 던져진 아이디어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필자는 무엇보다 ‘선택’의 교육적 기회를 학생들이 최소한이라도 맛볼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발휘하고 그 결과 역시 몸소 체험하여 학습의 자기주도성으로 연결되는 고교학점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학교가 학점제를 도입한다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과목을 과다 전시하는 실험장이 아니라, 전통 교과 공부에 관심과 소질이 있는 학생에게는 탐구심과 높은 지력을 발휘하는 과목을 수강할 기회, 전통적인 주지교과들 외에 교양과 흥미 위주의 과목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삶의 창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정책이 적용될 시점이 된 것이다.
참고문헌
• 교육부(2018).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발표. http://www.moe.go.kr/boardCnts/view.do?boardID=294&boardSeq=75080&lev=0&searchType=null&statusYN=C&page=5&s=moe&m=0503&opType=N에서 2018년 10월 24일에 인출.
• 김진숙, 이광우, 조보경, 이민형, 임유나(2018).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C 20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