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구축을 위한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

들어가는 말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대변되고 있는 미래 교육환경 변화 전망에 따르면 학습자 중심의 개별 맞춤형 교육, 학생의 역량을 개발하는 교육, 자기 주도적 학습 등이 교육의 주된 방향으로 특히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방향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정책의 방향과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운영 제도’이다.
고교학점제를 이와 같이 정의할 때, 고교 교육에서 기존의 단위제 때와 확연히 달라질, 혹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학생의 필요, 적성, 진로에 따른 다양한 과목의 선택과 이수일 것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가 정착되고 확대·발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안팎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단위학교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학교 차원에서 다양하게 개설·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교원 수급 및 시설 등의 문제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단위학교에서 모두 개설·운영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과목 이수에 있어서 단위학교 차원을 넘어서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이 글에서는 학교라는 제한된 시·공간에서의 과목 선택을 넘어서서 학교 밖에서 정규 고등학교 재학생이 필요한 학점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한지, 구체적인 방편이 있을지, 그러한 방편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검토되어야 할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 밖 학습경험의 의미 및 전제

학교 밖 학습경험이란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선택과목 이수를 희망하는 학생이 일정한 체계를 갖추어 이룩한 학습에 대하여 소정의 범위와 시기 내에서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과목과 단위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해는 학교 밖 학습경험에 관하여 세 가지 강조점이 있음을 나타낸다. 먼저 학교 밖 학습경험은 고등학교 교육과 정의 선택과목 이수에 대하여 학교와 학생의 필요와 요구를 존중하고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즉,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을 검토하는 까닭은 기본적으로 학교와 학생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고 자율적인 생애 경로의 탐색과 설계를 돕고자 하는 일환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은 일정한 요건과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학교 밖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경험이 학습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에 규정된 이수과목을 대체할 수 있는 학습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정규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것과 상응하는 내용, 방법, 성취요건을 충족시킬 때에만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은 소정의 범위와 시기 내에서 인정된다. 이때 범위는 학점 이수 인정 범위를 의미하며, 시기는 이수 시기 및 수강 시기를 의미한다. 학교 밖 학습경험은 학생이 다원적인 경로를 통해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지 정규 학교 교육과정을 대체하고자 함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그렇게 본다면 학교 밖 학습경험을 무조건적으로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정규학교 교육과정과 상호 보완될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 1)

우선 이 글에서는 학점 인정 과목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 중에서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연계되며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과목을 학점 인정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학교 밖 학습경험을 활용하기는 해도 그것이 정규 교육과정을 대체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정규 교육과정에 상응하는 높은 질을 확인할 수 있을 때만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그러한 요건에 대한 판단은 시·도교육감 수준에서 결정될 필요가 있다. 즉, 과목 개설 기관이 시·도교육감의 평가와 사전 승인을 받아 충분히 과목으로서 인정될 요건을 갖추고 있을 경우에 한해서 학점 인정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은 방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최소한의 질 관리라는 측면에서 사전 승인을 거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 글에서는 학교 밖 학습경험을 무제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의 수준으로서는 정규 교육과정 못지않게 양질의 프로그램과 과정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도 많지 않고 경험 도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는 다소간 보수적 인 관점에서 학점 인정 범위를 설정하되,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고 양질의 프로그램이 다수 개발된 후에 조금씩 인정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일단 공동교육과정을 포함하여 고교 3년간 총 10단위 이내에서 인정하는 것이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에 대한 적절한 범위라고 판단된다. 과목당 학점은 2~4학점으로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1) 여기서의 방안은 이광우 외(2018), ‘고교학점제 실행 기반 구축 연구-수업시수, 학교 밖 학습경험, 조기졸업 및 재이수제-’를 통해서 제시된 것임을 밝힘. 이 연구에서는 국내외 사례 분석, 연구학교 교원 대상 의견 조사 및 대규모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여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을 제시하고 있음.

과목 개설 및 수강 시기와 관련해서는 학교 밖 학습경험 학점의 이수 시기를 2학년 1학기에서 3학년 1학기까지로 제안하고자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1학년의 경우 실제적으로 공통과목들에 대한 수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2학년 1학기 때부터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3학년 2학기의 경우 미이수 시 졸업학점이 충족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시기는 제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과목 개설 시기는 일과 중, 방과 후, 주말, 방학이나 계절학기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과 중에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과 긴밀한 협조를 통한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수강 시기를 다양화하는 것과 더불어 정규 교육과정과의 유기적 연계를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행정적으로나 학생 생활지도 면에서 소속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학교 밖 학습경험에 대한 인정 절차와 관련해서는 현재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에 준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인정 절차가 너무 복잡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 및 행정 업무 증가로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이 제도가 학교에 안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인정 절차가 너무 쉽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과 질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이 제도가 파행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학교 밖 학습경험 인정 절차는 현재 공동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외연은 확대하되 최소한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한편 인정 기준과 관련하여 단기적으로는 현행 공동교육과 정의 단위/학점 수 인정 기준(사실상 출석 기준)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출석 기준에 더해 일정한 이수 기준을 설정하여 인정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학점제와 단위제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단순히 과목을 수강한다는 차원을 넘어 서서 유의미한 학습경험이 되도록 수업과 학습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선택이 자동적으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이 성취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학교, 교사, 학생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인정 기준이 미처 마련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여 공동교육과정의 인정 기준을 차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단순히 수업에 참여했는지의 여부를 넘어선 인정 기준 마련과 적용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평가 방식에 관해서 단기적으로는 공동교육과정에서의 평가 방식을 준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과목 혹은 프로그램 운영 기관의 평가 방식(지필평가, 수행평가 등)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단기적으로 현행 공동교육과정의 평가 방식을 차용해야 한다고 본 까닭은 우선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학교 현장에 안착을 도우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을 활용하는 까닭이 학생의 학습경험을 넓히고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육 기회를 주기 때문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과목/프로그램 운영 기관의 평가 방식(지필평가, 수행평가 등)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학생들의 학교 밖 학습경험이므로 운영 기관의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평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보다 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평가의 이론이 박약하고, 실천 경험이 부족하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훈련받지 않은 기관의 평가 결과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장기적인 방향의 전제는 과목 운영 기관이 평가 경험을 충분히 쌓고 공정하고 타당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과 지원책 마련이 요청된다.

나가는 말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필요, 적성, 진로에 따른 다양한 과목의 선택과 이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 과업으로 한다. 이 글에서는 학교라는 제한된 시·공간에서의 과목 선택을 넘어서서 학교 밖에서 정규 고등학교 재학생이 필요한 학점을 취득하는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지향점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 즉, 아무리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선택의 확대가 아니라 질 높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학교 밖 학습경험이 학생 선택의 지평을 확대하는 유의미한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무조건적인 개방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과 체계를 갖추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학교 밖 학습이 가져올 수 있는 다양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정규 학교 교육과정과 상호 보완될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고 관리하는 기제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점으로 인정할 수 있는 학점원을 발굴하고 확대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학교 밖 학습경험이 정규 학교 과정에 상응하는 높은 질과 책무를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조치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구축을 위한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

들어가는 말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대변되고 있는 미래 교육환경 변화 전망에 따르면 학습자 중심의 개별 맞춤형 교육, 학생의 역량을 개발하는 교육, 자기 주도적 학습 등이 교육의 주된 방향으로 특히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방향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정책의 방향과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운영 제도’이다.
고교학점제를 이와 같이 정의할 때, 고교 교육에서 기존의 단위제 때와 확연히 달라질, 혹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학생의 필요, 적성, 진로에 따른 다양한 과목의 선택과 이수일 것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가 정착되고 확대·발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안팎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단위학교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학교 차원에서 다양하게 개설·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교원 수급 및 시설 등의 문제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단위학교에서 모두 개설·운영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과목 이수에 있어서 단위학교 차원을 넘어서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이 글에서는 학교라는 제한된 시·공간에서의 과목 선택을 넘어서서 학교 밖에서 정규 고등학교 재학생이 필요한 학점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한지, 구체적인 방편이 있을지, 그러한 방편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검토되어야 할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 밖 학습경험의 의미 및 전제

학교 밖 학습경험이란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선택과목 이수를 희망하는 학생이 일정한 체계를 갖추어 이룩한 학습에 대하여 소정의 범위와 시기 내에서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과목과 단위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해는 학교 밖 학습경험에 관하여 세 가지 강조점이 있음을 나타낸다. 먼저 학교 밖 학습경험은 고등학교 교육과 정의 선택과목 이수에 대하여 학교와 학생의 필요와 요구를 존중하고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즉,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을 검토하는 까닭은 기본적으로 학교와 학생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고 자율적인 생애 경로의 탐색과 설계를 돕고자 하는 일환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은 일정한 요건과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학교 밖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경험이 학습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에 규정된 이수과목을 대체할 수 있는 학습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정규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것과 상응하는 내용, 방법, 성취요건을 충족시킬 때에만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은 소정의 범위와 시기 내에서 인정된다. 이때 범위는 학점 이수 인정 범위를 의미하며, 시기는 이수 시기 및 수강 시기를 의미한다. 학교 밖 학습경험은 학생이 다원적인 경로를 통해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지 정규 학교 교육과정을 대체하고자 함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그렇게 본다면 학교 밖 학습경험을 무조건적으로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정규학교 교육과정과 상호 보완될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 1)

우선 이 글에서는 학점 인정 과목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 중에서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연계되며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과목을 학점 인정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학교 밖 학습경험을 활용하기는 해도 그것이 정규 교육과정을 대체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정규 교육과정에 상응하는 높은 질을 확인할 수 있을 때만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그러한 요건에 대한 판단은 시·도교육감 수준에서 결정될 필요가 있다. 즉, 과목 개설 기관이 시·도교육감의 평가와 사전 승인을 받아 충분히 과목으로서 인정될 요건을 갖추고 있을 경우에 한해서 학점 인정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은 방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최소한의 질 관리라는 측면에서 사전 승인을 거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 글에서는 학교 밖 학습경험을 무제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의 수준으로서는 정규 교육과정 못지않게 양질의 프로그램과 과정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도 많지 않고 경험 도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는 다소간 보수적 인 관점에서 학점 인정 범위를 설정하되,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고 양질의 프로그램이 다수 개발된 후에 조금씩 인정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일단 공동교육과정을 포함하여 고교 3년간 총 10단위 이내에서 인정하는 것이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에 대한 적절한 범위라고 판단된다. 과목당 학점은 2~4학점으로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1) 여기서의 방안은 이광우 외(2018), ‘고교학점제 실행 기반 구축 연구-수업시수, 학교 밖 학습경험, 조기졸업 및 재이수제-’를 통해서 제시된 것임을 밝힘. 이 연구에서는 국내외 사례 분석, 연구학교 교원 대상 의견 조사 및 대규모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여 학교 밖 학습경험의 학점 인정 방안을 제시하고 있음.

과목 개설 및 수강 시기와 관련해서는 학교 밖 학습경험 학점의 이수 시기를 2학년 1학기에서 3학년 1학기까지로 제안하고자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1학년의 경우 실제적으로 공통과목들에 대한 수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2학년 1학기 때부터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3학년 2학기의 경우 미이수 시 졸업학점이 충족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시기는 제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과목 개설 시기는 일과 중, 방과 후, 주말, 방학이나 계절학기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과 중에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과 긴밀한 협조를 통한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수강 시기를 다양화하는 것과 더불어 정규 교육과정과의 유기적 연계를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행정적으로나 학생 생활지도 면에서 소속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학교 밖 학습경험에 대한 인정 절차와 관련해서는 현재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에 준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인정 절차가 너무 복잡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 및 행정 업무 증가로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이 제도가 학교에 안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인정 절차가 너무 쉽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과 질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이 제도가 파행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학교 밖 학습경험 인정 절차는 현재 공동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외연은 확대하되 최소한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한편 인정 기준과 관련하여 단기적으로는 현행 공동교육과 정의 단위/학점 수 인정 기준(사실상 출석 기준)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출석 기준에 더해 일정한 이수 기준을 설정하여 인정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학점제와 단위제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단순히 과목을 수강한다는 차원을 넘어 서서 유의미한 학습경험이 되도록 수업과 학습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선택이 자동적으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이 성취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학교, 교사, 학생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인정 기준이 미처 마련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여 공동교육과정의 인정 기준을 차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단순히 수업에 참여했는지의 여부를 넘어선 인정 기준 마련과 적용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평가 방식에 관해서 단기적으로는 공동교육과정에서의 평가 방식을 준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과목 혹은 프로그램 운영 기관의 평가 방식(지필평가, 수행평가 등)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단기적으로 현행 공동교육과정의 평가 방식을 차용해야 한다고 본 까닭은 우선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학교 현장에 안착을 도우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학교 밖 학습경험을 활용하는 까닭이 학생의 학습경험을 넓히고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육 기회를 주기 때문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과목/프로그램 운영 기관의 평가 방식(지필평가, 수행평가 등)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학생들의 학교 밖 학습경험이므로 운영 기관의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평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보다 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평가의 이론이 박약하고, 실천 경험이 부족하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훈련받지 않은 기관의 평가 결과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장기적인 방향의 전제는 과목 운영 기관이 평가 경험을 충분히 쌓고 공정하고 타당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과 지원책 마련이 요청된다.

나가는 말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필요, 적성, 진로에 따른 다양한 과목의 선택과 이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 과업으로 한다. 이 글에서는 학교라는 제한된 시·공간에서의 과목 선택을 넘어서서 학교 밖에서 정규 고등학교 재학생이 필요한 학점을 취득하는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지향점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 즉, 아무리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선택의 확대가 아니라 질 높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학교 밖 학습경험이 학생 선택의 지평을 확대하는 유의미한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무조건적인 개방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과 체계를 갖추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학교 밖 학습이 가져올 수 있는 다양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정규 학교 교육과정과 상호 보완될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고 관리하는 기제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점으로 인정할 수 있는 학점원을 발굴하고 확대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학교 밖 학습경험이 정규 학교 과정에 상응하는 높은 질과 책무를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조치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