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수가 아닌
모두의 꿈을 담은 변화의 디딤

제주 대정고등학교

글. 윤지은 취재작가 | 사진. 고인순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목표는 대학입시에 맞춰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정해진 계열과 과목에 맞춰 등급 경쟁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는 고교학점제가 2018년부터 도입되어 점차 완성형 모델을 찾아가는 중이다. 입시를 위한 등급 경쟁보다 학생의 진로를 반영한 학점제와 제주형 자율학교의 효율적인 병행으로 변화와 성장의 큰 걸음을 내딛는 대정고등학교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등수가 아닌
모두의 꿈을 담은 변화의 디딤

제주 대정고등학교

글. 윤지은 취재작가 | 사진. 고인순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목표는 대학입시에 맞춰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정해진 계열과 과목에 맞춰 등급 경쟁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는 고교학점제가 2018년부터 도입되어 점차 완성형 모델을 찾아가는 중이다. 입시를 위한 등급 경쟁보다 학생의 진로를 반영한 학점제와 제주형 자율학교의 효율적인 병행으로 변화와 성장의 큰 걸음을 내딛는 대정고등학교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학교가 제시한
방향성을 이해하고
학교에 대한 신뢰로
소신 있게 지원한
2학년 학생들 덕분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제주 유일의 고교학점제 연구 및 선도학교
대정고등학교는 읍면지역 학교라는 특성상 지역인구 감소와 대학입시를 위해 도심으로 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작은 학교가 되어왔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2017년 대정고가 제주형 자율학교(다디 배움학교)로 선정되면서부터이다. 그리고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2018년부터 제주도에서 유일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가 되면서 그 변화가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학생 스스로 선택한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로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시행 중인 교육정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을 활용하여 2022년에 교육과정 체제를 개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연구학교 및 선도학교의 운영 경험을 반영한 제도가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2025년에는 완성된 형태의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중 교육 혁신이 인정되는 경우 선도학교로 선정하여 우수모델을 확산하고 있는데 대정고는 고교학점제 운영 1년여 만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선정되었다.

전교생의 진로를 반영한 계열 및 과목 신설
“고교학점제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1학년은 훈령이 바뀌었지만 2학년은 고교학점제가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우옥희 교장은 대정고의 사례가 기존 고교학점제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교사들과의 논의를 거쳐 대정고의 교육 방향성에 대한 합의를 이끌었다.
첫 시작은 학생들이 원하는 계열에 대한 설문조사였다. 계열 조사 결과 예체능 계열을 선택한 학생의 비율이 25%에 달했다. 현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방증이었다.
기존 문과와 이과 두 계열에 예체능을 포함하여 계열을 설정하자 이수 과목의 선택이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계열에 따른 몇 백 개의과목 중 과목 이수 경로를 만드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성향과 성취도가 다르고, 처음 시도되는 일인만큼 쉽지 않았다. 대정고는 교사에 대한 훈련과 학생 교육을 병행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은 방과 후 수업에 진로선택 강좌를 개설해 도움을 주었고 학부모 설명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보고, 학부모 인터뷰 등도 지속했다. 일부 학부모가 정책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2018년 8월, 고교학점제 시행이 최종 발표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수업을 바꾸는 대정고만의 학점제
고교학점제의 운영에는 대학입시에 대한 학생 수요도 포함되어야 했는데 고교학점제가 반영되지 않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2학년 학생들의 등급 문제가 대두되었다.
“과목당 학생 수가 13명이 넘으면 등급제를 적용하는데, 우리학교는 규모가 작아 내신에 반영되지 않는 소인수 과목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 2학년의 경우 1등급 대상 학생이 1등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정유훈 연구부장 교사는 학교가 제시한 방향성을 이해하고 학교에 대한 신뢰로 소신 있게 지원한 2학년 학생들 덕분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대정고의 고교학점제 모델이 큰 규모의 학교에서 시행될 경우 1등급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로 인해 2학년 과목 수가 전년 대비 18개 늘어 총 34과목이 됨에 따라 교사들의 담당과목 수와 수업시수도 증가하게 되었다. 따라서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수 변화가 적은 국·영·수 과목 교사들이 교양 수업을 맡아 교사 1인당 3과목 이상은 맡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
“교사로서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제인데 지금의 환경이 한계가 될 수 있어 대안을 고민 중입니다.”
정유훈 연구부장 교사의 고민에 대해 우옥희 교장은 안정적인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교사가 수업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교학점제와 제주형 자율학교의
동시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제가 부임하던 2017년에 제주형 자율학교로 선정되고 그해 말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신청을 요청받았어요. 당시 교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입시와는 거리가 먼 읍면지역 학교인 대정고가 제주형 자율학교를 계기로 이제 막 변화를 시도하는 중인데 고교학점제까지 운영하는 것은 무리라는 우려가 컸지요. 그러나 강제하지 않고 교사들과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읍면지역 학교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제가 기대했던 것의 몇 배 이상을 이루고 있는 우리 교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매일 감동하고 있습니다. 과목 개설에 대한 교사들의 자부심과 학교가 전체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기쁘다는 한 교사의 말이 마음 깊이 남아 있습니다.

안정적인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계십니까?

교사들이 타 기관 및 학교의 사례를 경험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기간에 감독 수를 줄였어요. 그때 학생들이 주말에 시험을 보겠다고 하여 학사일정을 바꿔 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연수 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니 작년 2학기부터는 교과협의회를 정례화 했고 소통카페를 만들어 커피머신을 놓고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학년별 협의회와 전체교사 협의회 참여 등 바쁜 교사들을 위해 시간을 비워주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정고등학교 교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올해 다른 학교로 가야 했는데 2020년까지 2년 더 대정고에 있기로 했습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대안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믿고 따라와 준 2학년 학생들의 대학입시까지 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이 제 고향이라서 애정도 큽니다. 혁신적인 변화로 성장하는 우리 학교에서 대통령과 UN 사무총장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함께 이룬 결과와 만들어 온 과정을 보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교학점제에 날개를 달아준 제주형 자율학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는데 일반고이기 때문에 3학년 2학기 수업 활성화가 중심이었다. 이때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방과 후 수업에 학생의 의견을 반영한 8개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당시 개설된 바리스타 과정, 토목기초 실습, 사진반 등은 2019년 정규과목 중 생활교양 과목에 반영되었다.
학생 자치문화 정착은 학생회장 선거문화를 재미있게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토론회도 열고 연극이나 인터뷰, 버스킹 등 정책을 알리는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공약검증위원회를 만들어 공약을 검증하는 토론도 스스로 해내고요.”
학교가 바뀌니 학생이 바뀌고 학교문화가 바뀌자 학생들의 자긍심이 높아져, 그동안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던 “해도 돼요?”라는 질문이 없어진 것이 우옥희 교장은 반갑기만 하다.
이와 함께 학급별 특별활동도 진행되었는데 가장 큰 성과로 2017년 당시 2학년 2반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 ‘4월의 동백’을 꼽을 수 있다. 제주 4.3항쟁 70주기 기념일을 앞두고 학생들 스스로 마련한 자금으로 배지를 디자인해 마을회 등에 판매한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전국적으로 주문이 쇄도하면서 5~6백만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이 수익금을 제주 4.3항쟁 장애 후유증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시나리오부터 섭외, 촬영, 편집까지 오롯이 학생의 시선이 담긴 영화 ‘4월의 동백’은 제주문화회관과 각 지역의 학교, 서울 광화문에서까지 상영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영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느꼈고, 그 결과 우리 학교의 학점제 방향도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형 자율학교와 고교학점제를 통해 전교생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대정고가 우리 교육과정의 혁신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

제주 유일의 고교학점제 연구 및 선도학교
대정고등학교는 읍면지역 학교라는 특성상 지역인구 감소와 대학입시를 위해 도심으로 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작은 학교가 되어왔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2017년 대정고가 제주형 자율학교(다디 배움학교)로 선정되면서부터이다. 그리고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2018년부터 제주도에서 유일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가 되면서 그 변화가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학생 스스로 선택한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로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시행 중인 교육정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을 활용하여 2022년에 교육과정 체제를 개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연구학교 및 선도학교의 운영 경험을 반영한 제도가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2025년에는 완성된 형태의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중 교육 혁신이 인정되는 경우 선도학교로 선정하여 우수모델을 확산하고 있는데 대정고는 고교학점제 운영 1년여 만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선정되었다.

전교생의 진로를 반영한 계열 및 과목 신설
“고교학점제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1학년은 훈령이 바뀌었지만 2학년은 고교학점제가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우옥희 교장은 대정고의 사례가 기존 고교학점제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교사들과의 논의를 거쳐 대정고의 교육 방향성에 대한 합의를 이끌었다.
첫 시작은 학생들이 원하는 계열에 대한 설문조사였다. 계열 조사 결과 예체능 계열을 선택한 학생의 비율이 25%에 달했다. 현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방증이었다.
기존 문과와 이과 두 계열에 예체능을 포함하여 계열을 설정하자 이수 과목의 선택이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계열에 따른 몇 백 개의과목 중 과목 이수 경로를 만드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성향과 성취도가 다르고, 처음 시도되는 일인만큼 쉽지 않았다. 대정고는 교사에 대한 훈련과 학생 교육을 병행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은 방과 후 수업에 진로선택 강좌를 개설해 도움을 주었고 학부모 설명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보고, 학부모 인터뷰 등도 지속했다. 일부 학부모가 정책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2018년 8월, 고교학점제 시행이 최종 발표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학교가 제시한
방향성을 이해하고
학교에 대한 신뢰로
소신 있게 지원한
2학년 학생들 덕분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수업을 바꾸는 대정고만의 학점제
고교학점제의 운영에는 대학입시에 대한 학생 수요도 포함되어야 했는데 고교학점제가 반영되지 않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2학년 학생들의 등급 문제가 대두되었다.
“과목당 학생 수가 13명이 넘으면 등급제를 적용하는데, 우리학교는 규모가 작아 내신에 반영되지 않는 소인수 과목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 2학년의 경우 1등급 대상 학생이 1등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정유훈 연구부장 교사는 학교가 제시한 방향성을 이해하고 학교에 대한 신뢰로 소신 있게 지원한 2학년 학생들 덕분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대정고의 고교학점제 모델이 큰 규모의 학교에서 시행될 경우 1등급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로 인해 2학년 과목 수가 전년 대비 18개 늘어 총 34과목이 됨에 따라 교사들의 담당과목 수와 수업시수도 증가하게 되었다. 따라서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수 변화가 적은 국·영·수 과목 교사들이 교양 수업을 맡아 교사 1인당 3과목 이상은 맡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
“교사로서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제인데 지금의 환경이 한계가 될 수 있어 대안을 고민 중입니다.”
정유훈 연구부장 교사의 고민에 대해 우옥희 교장은 안정적인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교사가 수업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교학점제에 날개를 달아준 제주형 자율학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는데 일반고이기 때문에 3학년 2학기 수업 활성화가 중심이었다. 이때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방과 후 수업에 학생의 의견을 반영한 8개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당시 개설된 바리스타 과정, 토목기초 실습, 사진반 등은 2019년 정규과목 중 생활교양 과목에 반영되었다.
학생 자치문화 정착은 학생회장 선거문화를 재미있게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토론회도 열고 연극이나 인터뷰, 버스킹 등 정책을 알리는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공약검증위원회를 만들어 공약을 검증하는 토론도 스스로 해내고요.”
학교가 바뀌니 학생이 바뀌고 학교문화가 바뀌자 학생들의 자긍심이 높아져, 그동안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던 “해도 돼요?”라는 질문이 없어진 것이 우옥희 교장은 반갑기만 하다.
이와 함께 학급별 특별활동도 진행되었는데 가장 큰 성과로 2017년 당시 2학년 2반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 ‘4월의 동백’을 꼽을 수 있다. 제주 4.3항쟁 70주기 기념일을 앞두고 학생들 스스로 마련한 자금으로 배지를 디자인해 마을회 등에 판매한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전국적으로 주문이 쇄도하면서 5~6백만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이 수익금을 제주 4.3항쟁 장애 후유증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시나리오부터 섭외, 촬영, 편집까지 오롯이 학생의 시선이 담긴 영화 ‘4월의 동백’은 제주문화회관과 각 지역의 학교, 서울 광화문에서까지 상영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영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느꼈고, 그 결과 우리 학교의 학점제 방향도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형 자율학교와 고교학점제를 통해 전교생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대정고가 우리 교육과정의 혁신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

고교학점제와 제주형 자율학교의
동시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제가 부임하던 2017년에 제주형 자율학교로 선정되고 그해 말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신청을 요청받았어요. 당시 교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입시와는 거리가 먼 읍면지역 학교인 대정고가 제주형 자율학교를 계기로 이제 막 변화를 시도하는 중인데 고교학점제까지 운영하는 것은 무리라는 우려가 컸지요. 그러나 강제하지 않고 교사들과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읍면지역 학교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제가 기대했던 것의 몇 배 이상을 이루고 있는 우리 교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매일 감동하고 있습니다. 과목 개설에 대한 교사들의 자부심과 학교가 전체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기쁘다는 한 교사의 말이 마음 깊이 남아 있습니다.

안정적인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계십니까?

교사들이 타 기관 및 학교의 사례를 경험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기간에 감독 수를 줄였어요. 그때 학생들이 주말에 시험을 보겠다고 하여 학사일정을 바꿔 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연수 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니 작년 2학기부터는 교과협의회를 정례화 했고 소통카페를 만들어 커피머신을 놓고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학년별 협의회와 전체교사 협의회 참여 등 바쁜 교사들을 위해 시간을 비워주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정고등학교 교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올해 다른 학교로 가야 했는데 2020년까지 2년 더 대정고에 있기로 했습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대안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믿고 따라와 준 2학년 학생들의 대학입시까지 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이 제 고향이라서 애정도 큽니다. 혁신적인 변화로 성장하는 우리 학교에서 대통령과 UN 사무총장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함께 이룬 결과와 만들어 온 과정을 보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