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인공지능 교육

글. 정영식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왜 지금 AI 교육인가?
2016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전문 용어는 누구나 아는 친숙한 말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AI 스피커에게 좋아하는 방송이나 음악을 주문하고 스마트폰 속 AI 비서에게 오늘의 날씨나 일정, 주요 뉴스를 물어보는 일들이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AI 기술이 산업이나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의료와 교육 분야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교육이 초·중등학교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일부 교육자들은 AI 교육이 어린 학생에게 너무 어렵거나 필요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AI를 특정 분야에서만 사용하는 전문 기술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현재의 AI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기초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AI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포함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데, 이는 AI 개발 경험과 다양한 학문 분야에 적용하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갖게 함으로써 AI에 대한 이해력과 응용력을 높이고, 모든 분야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우리 정부도 2018년에 ‘인공지능(AI) R&D 전략’을 발표한 후 2019년 12월에 ‘AI 국가 전략’을 발표하였다. 교육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AI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자연스럽게 SW와 AI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갖도록 2022년까지 놀이와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학생들은 AI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관련 내용을 필수 이수토록 초등 교사 자격 취득을 위한 고시를 개정하고, 사범대학에는 교직과목 및 관련 전공과목에 AI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1). 아울러 현직 교원들의 AI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대학원에 ‘AI 융합교육’ 전공과정을 신설하여 초·중·고 교원을 연간 1,000명씩 5년간 양성할 계획이다.2)
이에 주요 국가별 AI 교육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에서 AI 교육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제시하였다.

참고문헌

1) 관계부처 합동(2019). AI 국가 전략.
2) 교육부(2019).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3) 内閣府特命担当大臣(2019). AI戦略(有識者提案)及び 人間中心のAI社会原則(案)

[그림 1] 국가별 AI 전략

주요 국가들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
세계 여러 국가 중에서 AI 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고, 대학이나 민간 기관과 협력하여 초등학교부터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 또한 살펴보았다.
첫째, 중국은 2017년 7월에 국가 차원의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혁신적인 AI 국가 및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목표로 제시하고, 2030년까지 AI 선도 국가로 도달하기 위한 3단계 전략 목표와 6대 중점 과제를 제시하였다. 고급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지식교육 프로그램(全民智能教育项目)을 도입하고,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AI 관련 과목을 개설하였으며, ‘AI 실험교재’ 33권을 발간하였다. 또한 국가교재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전국 초·중·고 및 대학 교재 건설 규획’을 2020년 1월에 발표한 후, AI 등을 포함한 교재를 집필하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AI 수업을 개설하는 등 초등 교육 단계부터 AI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와 산둥성 지역은 AI를 초·중·고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개발된 AI 교과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전체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중국은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화웨이(Hawaii)는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약 1조 7천억 원을 투자하고, AI 개발 인력 100만 명을 키워내기 위해 대학과 연구 기관 1,000곳을 지원할 계획이다.
둘째, 일본은 AI를 비롯한 IT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7년 3월에 ‘AI 기술전략(人工知能技術戦略)과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초등 교육부터 평생교육 분야까지 정보교육을 강화하고 ICT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특히 AI와 데이터 과학을 모든 국민이 갖춰야 할 기초 소양으로 보고 2019년에 새로운 AI 전략을 발표하였다3). 이 전략에 따르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피라미드형 교육구조를 통해 매년 초·중·고생 100만 명, 대학생 50만 명, 전문 실무 인재 25만 명, 전문가 2,000명, 최고급 인력 1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부터 모든 초·중학교 과정에 프로그래밍 교육을 의무화하고, 고등학교 과정에는 정보 1을 필수화하여 대입시험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AI 교육을 위해 2022년까지 초·중학교는 4개교당 1명, 고등학교는 1개교당 1명 이상의 ICT 인재를 등용하고, 학생 개인별로 단말기를 보급하고 5G 인터넷망을 구축하여 원격 교육환경을 정비할 계획이다.
셋째, 미국은 민간 주도로 AI 산업 육성과 인력 양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오바마 정부는 2016년 8월에 NSTC(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연방 교육 프로그램에 AI 교육을 포함하도록 하였으며, CoSTEM(The Committee on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Education)과 협력하여 AI의 품질 향상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4). 특히 AI 프로그램의 투명한 운영과 윤리,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 AI의 유효성과 공정성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트럼프 정부도 AI를 전략 분야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AI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 데이터법(OPEN Goverment Data Act)을 시행하여 데이터와 모델, 컴퓨팅 리소스를 연구자들에게 개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아울러 MIT는 AI를 미래 언어로 규정하고, 모든 분야의 학생들이 AI를 배우고 각자의 학문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AI로 특화된 단과대학을 설립하였다. 스탠포드대도 전공에 상관없이 AI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등교육 단계에서의 AI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넷째, 영국은 2017년 10월에 AI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였다5). 주요 내용으로 1조 5천억 원을 투자하여 2025년까지 AI 박사 인력 1,000명과 컴퓨터과학 교사 8,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AI 교육이 모든 교육 분야에 접목될 수 있도록 교사 연수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영국 내 모든 학교에서 취업 상담을 통해, AI로 인해 생기거나 퇴보하는 일자리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AI를 취업 상담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교사 단체와 IT 기업이 만든 ‘아이들을 위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for Kids)’ 사이트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IBM에서 개발한 AI를 활용하여 이미지나 문자를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AI를 이해하고 친숙하게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참고문헌

4) NSTC(2016). Preparing for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Committee on Technology.
5) Dame W. H. & Jérôme P. (2017). Growing the Artificial Intelligence Industry in the UK.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등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 국가는 초·중등 교육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이나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기본 소양 교육으로서 AI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래밍 교육을 AI 교육의 기초단계로 인식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점차 의무화시키고 있다. 아울러 AI 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필요한 학교 내 인터넷망 개선과 개인별 단말기 보급, 전문가 영입 등 물적·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동시에 AI의 품질 향상과 안전성, 공정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간의 AI 교육 경쟁 속에서 AI 교육을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교육을 기본적인 소양 교육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미래 사회에서 AI 기술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삶 자체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고도화된 기술은 필연적으로 부정적 영향도 뒤따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 초등 교육 단계에서부터 추진되어야 한다. 즉, AI가 항상 옳거나 정확하다는 인식을 갖기보다는 AI가 주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줘야 한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데이터 자체에 오류가 있거나 편향되어 있다면, AI가 생산한 정보 역시 정확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AI의 문제점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AI 교육을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할 소양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AI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에 의뢰하여 지난 2019년 12월에 ‘차세대 SW 교육 표준모델’을 발표하였다. 이 표준모델이 기존의 정보과 교육과정과 다른 점은 ‘AI와 융합’ 영역을 신설하고, 세부 영역으로 데이터 과학과 AI, 로보틱스를 포함한 것이다. 특히 AI 영역은 초등학교 3~4학년에게 AI 활용 사례를 제시하여 AI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로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구현되려면, AI와 관련된 내용 요소를 보다 세부적으로 제시하고, 현장 연구를 통해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어떤 교과에서 얼마큼 가르칠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SW 교육을 강화시킨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배정된 시간은 전체 수업 시수 대비 0.3%(5,892시간 중 17시간)에 불과하다. 그것도 실과에 배치되어 있어 고학년 학생만 배울 수 있다. 결국 AI와 SW 교육을 비롯한 정보 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려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정보과를 신설하여 중·고등학교 정보과 교육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3조(교과)에 정보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셋째, AI 기반 기술인 교육용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 NEIS가 도입된 이후 방대한 교육용 데이터가 매년 쌓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 사이버 교육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매일 수많은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학습하고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데이터는 그대로 사장되고 있다. AI는 언제 어디서나 학생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을 분석하여 다양한 피드백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시행착오를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채점과 같은 기본적 교육활동을 자동화함에 따라 교사의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AI가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려면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야만 한다. 따라서 교육용 데이터 관련 법률을 만들어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과 공유, 활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민감한 데이터를 법률 안에서 제한적 활용을 허용하되, 침해 시 즉각적인 피해 구제와 대응체제를 마련함으로써 선순환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넷째,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AI를 통해 개인화 또는 개별화 교육을 실현하려면, 학생 개개인이 무선 인터넷 환경에서 단말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소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를 학교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정책을 추진하되, 단말기를 보유할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국가가 지원하거나 무상으로 대여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 세계는 SW 교육을 넘어 AI 교육을 향하고 있다. 미래 사회는 잘 만들어진 AI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AI에게 체계적으로 명령할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AI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그 시작은 SW 교육과 ICT 교육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AI 교육은 SW 교육의 한 분야이며, SW 교육을 위한 기초 능력은 ICT 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처럼 ICT 교육을 없애고 SW 교육을 추진하듯이, SW 교육을 없애고 AI 교육을 추진해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주춧돌을 빼서 기와를 만들면 집이 튼튼하지 못하듯, ICT 교육이나 SW 교육을 포함한 AI 교육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미래 사회는 잘 만들어진 AI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AI에게 체계적으로 명령할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

정영식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하남초등학교 교사, 한국교육개발원을 거쳐 현재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정 디지털 교과서 심의위원, 교육부 국가시책사업 특교 심의위원, 2015 개정 교육과정 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의 인공지능 교육

글. 정영식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왜 지금 AI 교육인가?
2016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전문 용어는 누구나 아는 친숙한 말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AI 스피커에게 좋아하는 방송이나 음악을 주문하고 스마트폰 속 AI 비서에게 오늘의 날씨나 일정, 주요 뉴스를 물어보는 일들이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AI 기술이 산업이나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의료와 교육 분야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교육이 초·중등학교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일부 교육자들은 AI 교육이 어린 학생에게 너무 어렵거나 필요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AI를 특정 분야에서만 사용하는 전문 기술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현재의 AI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기초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AI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포함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데, 이는 AI 개발 경험과 다양한 학문 분야에 적용하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갖게 함으로써 AI에 대한 이해력과 응용력을 높이고, 모든 분야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우리 정부도 2018년에 ‘인공지능(AI) R&D 전략’을 발표한 후 2019년 12월에 ‘AI 국가 전략’을 발표하였다. 교육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AI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자연스럽게 SW와 AI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갖도록 2022년까지 놀이와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학생들은 AI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관련 내용을 필수 이수토록 초등 교사 자격 취득을 위한 고시를 개정하고, 사범대학에는 교직과목 및 관련 전공과목에 AI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1). 아울러 현직 교원들의 AI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대학원에 ‘AI 융합교육’ 전공과정을 신설하여 초·중·고 교원을 연간 1,000명씩 5년간 양성할 계획이다.2)
이에 주요 국가별 AI 교육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에서 AI 교육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제시하였다.

참고문헌

1) 관계부처 합동(2019). AI 국가 전략.
2) 교육부(2019).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3) 内閣府特命担当大臣(2019). AI戦略(有識者提案)及び 人間中心のAI社会原則(案)

[그림 1] 국가별 AI 전략

주요 국가들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
세계 여러 국가 중에서 AI 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고, 대학이나 민간 기관과 협력하여 초등학교부터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 또한 살펴보았다.
첫째, 중국은 2017년 7월에 국가 차원의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혁신적인 AI 국가 및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목표로 제시하고, 2030년까지 AI 선도 국가로 도달하기 위한 3단계 전략 목표와 6대 중점 과제를 제시하였다. 고급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지식교육 프로그램(全民智能教育项目)을 도입하고,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AI 관련 과목을 개설하였으며, ‘AI 실험교재’ 33권을 발간하였다. 또한 국가교재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전국 초·중·고 및 대학 교재 건설 규획’을 2020년 1월에 발표한 후, AI 등을 포함한 교재를 집필하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AI 수업을 개설하는 등 초등 교육 단계부터 AI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와 산둥성 지역은 AI를 초·중·고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개발된 AI 교과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전체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중국은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화웨이(Hawaii)는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약 1조 7천억 원을 투자하고, AI 개발 인력 100만 명을 키워내기 위해 대학과 연구 기관 1,000곳을 지원할 계획이다.
둘째, 일본은 AI를 비롯한 IT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7년 3월에 ‘AI 기술전략(人工知能技術戦略)과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초등 교육부터 평생교육 분야까지 정보교육을 강화하고 ICT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특히 AI와 데이터 과학을 모든 국민이 갖춰야 할 기초 소양으로 보고 2019년에 새로운 AI 전략을 발표하였다3). 이 전략에 따르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피라미드형 교육구조를 통해 매년 초·중·고생 100만 명, 대학생 50만 명, 전문 실무 인재 25만 명, 전문가 2,000명, 최고급 인력 1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부터 모든 초·중학교 과정에 프로그래밍 교육을 의무화하고, 고등학교 과정에는 정보 1을 필수화하여 대입시험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AI 교육을 위해 2022년까지 초·중학교는 4개교당 1명, 고등학교는 1개교당 1명 이상의 ICT 인재를 등용하고, 학생 개인별로 단말기를 보급하고 5G 인터넷망을 구축하여 원격 교육환경을 정비할 계획이다.
셋째, 미국은 민간 주도로 AI 산업 육성과 인력 양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오바마 정부는 2016년 8월에 NSTC(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연방 교육 프로그램에 AI 교육을 포함하도록 하였으며, CoSTEM(The Committee on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Education)과 협력하여 AI의 품질 향상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4). 특히 AI 프로그램의 투명한 운영과 윤리,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 AI의 유효성과 공정성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트럼프 정부도 AI를 전략 분야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AI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 데이터법(OPEN Goverment Data Act)을 시행하여 데이터와 모델, 컴퓨팅 리소스를 연구자들에게 개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아울러 MIT는 AI를 미래 언어로 규정하고, 모든 분야의 학생들이 AI를 배우고 각자의 학문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AI로 특화된 단과대학을 설립하였다. 스탠포드대도 전공에 상관없이 AI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등교육 단계에서의 AI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넷째, 영국은 2017년 10월에 AI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였다5). 주요 내용으로 1조 5천억 원을 투자하여 2025년까지 AI 박사 인력 1,000명과 컴퓨터과학 교사 8,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AI 교육이 모든 교육 분야에 접목될 수 있도록 교사 연수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영국 내 모든 학교에서 취업 상담을 통해, AI로 인해 생기거나 퇴보하는 일자리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AI를 취업 상담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교사 단체와 IT 기업이 만든 ‘아이들을 위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for Kids)’ 사이트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IBM에서 개발한 AI를 활용하여 이미지나 문자를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AI를 이해하고 친숙하게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참고문헌

4) NSTC(2016). Preparing for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Committee on Technology.
5) Dame W. H. & Jérôme P. (2017). Growing the Artificial Intelligence Industry in the UK.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등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 국가는 초·중등 교육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이나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기본 소양 교육으로서 AI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래밍 교육을 AI 교육의 기초단계로 인식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점차 의무화시키고 있다. 아울러 AI 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필요한 학교 내 인터넷망 개선과 개인별 단말기 보급, 전문가 영입 등 물적·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동시에 AI의 품질 향상과 안전성, 공정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간의 AI 교육 경쟁 속에서 AI 교육을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교육을 기본적인 소양 교육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미래 사회에서 AI 기술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삶 자체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고도화된 기술은 필연적으로 부정적 영향도 뒤따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 초등 교육 단계에서부터 추진되어야 한다. 즉, AI가 항상 옳거나 정확하다는 인식을 갖기보다는 AI가 주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줘야 한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데이터 자체에 오류가 있거나 편향되어 있다면, AI가 생산한 정보 역시 정확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AI의 문제점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AI 교육을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할 소양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AI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에 의뢰하여 지난 2019년 12월에 ‘차세대 SW 교육 표준모델’을 발표하였다. 이 표준모델이 기존의 정보과 교육과정과 다른 점은 ‘AI와 융합’ 영역을 신설하고, 세부 영역으로 데이터 과학과 AI, 로보틱스를 포함한 것이다. 특히 AI 영역은 초등학교 3~4학년에게 AI 활용 사례를 제시하여 AI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로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구현되려면, AI와 관련된 내용 요소를 보다 세부적으로 제시하고, 현장 연구를 통해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어떤 교과에서 얼마큼 가르칠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SW 교육을 강화시킨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배정된 시간은 전체 수업 시수 대비 0.3%(5,892시간 중 17시간)에 불과하다. 그것도 실과에 배치되어 있어 고학년 학생만 배울 수 있다. 결국 AI와 SW 교육을 비롯한 정보 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려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정보과를 신설하여 중·고등학교 정보과 교육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3조(교과)에 정보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셋째, AI 기반 기술인 교육용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 NEIS가 도입된 이후 방대한 교육용 데이터가 매년 쌓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 사이버 교육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매일 수많은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학습하고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데이터는 그대로 사장되고 있다. AI는 언제 어디서나 학생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을 분석하여 다양한 피드백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시행착오를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채점과 같은 기본적 교육활동을 자동화함에 따라 교사의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AI가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려면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야만 한다. 따라서 교육용 데이터 관련 법률을 만들어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과 공유, 활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민감한 데이터를 법률 안에서 제한적 활용을 허용하되, 침해 시 즉각적인 피해 구제와 대응체제를 마련함으로써 선순환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넷째,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AI를 통해 개인화 또는 개별화 교육을 실현하려면, 학생 개개인이 무선 인터넷 환경에서 단말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소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를 학교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정책을 추진하되, 단말기를 보유할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국가가 지원하거나 무상으로 대여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 세계는 SW 교육을 넘어 AI 교육을 향하고 있다. 미래 사회는 잘 만들어진 AI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AI에게 체계적으로 명령할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AI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그 시작은 SW 교육과 ICT 교육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AI 교육은 SW 교육의 한 분야이며, SW 교육을 위한 기초 능력은 ICT 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처럼 ICT 교육을 없애고 SW 교육을 추진하듯이, SW 교육을 없애고 AI 교육을 추진해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주춧돌을 빼서 기와를 만들면 집이 튼튼하지 못하듯, ICT 교육이나 SW 교육을 포함한 AI 교육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미래 사회는 잘 만들어진 AI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AI에게 체계적으로 명령할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

정영식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하남초등학교 교사, 한국교육개발원을 거쳐 현재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정 디지털 교과서 심의위원, 교육부 국가시책사업 특교 심의위원, 2015 개정 교육과정 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