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북극(Book+연극)으로 떠나볼까?
공연 ‘북(Book)극곰 예술여행’
● 글. 황시원 파란소나기 대표
대학로에서 북극곰을 만난다면
_놀라지 않아도 좋다
책 나무를 키우며 동화를 맛깔나게 읽을 줄 아는 조금 특별한 북극곰이 있다. 무대에 등장한 북극곰과 조수 토리는 먼저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한다. 버려진 쓰레기들로 인해 오염된 환경이 북극곰의 건강을 나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무대 위에 놓여있는 여러 책들은 때론 징검다리가 되기도 하고 죽 늘어서면 바다가 되기도 하고 커다란 바위도 된다. 다양하게 변신하는 책은 무대 한쪽에 차곡차곡 쌓여 나무로 자라 책 열매를 만들기도 한다.
북극곰에게 세계 각국의 아이들과 동화 속 주인공들이 보낸 편지가 온다. 편지 속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북극곰은 책 나무에 열린 책을 따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매일 혼난다고 고민을 상담하는 아이에게는 그림책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를 읽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동화구연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커다란 화면 가득하게 그림이 펼쳐지고 여러 명의 역할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북극곰의 이야기는 관객들이 어느새 빠져들어 책 속 주인공이 제발 혼나지 않았으면 하며 숨죽이게 만든다.
책을 꼭 읽을 필요는 없잖아
_다양한 형태로 조우하는 북극(Book+연극)
이번에는 <유관순 이야기>라는 책 열매를 땄다. 그런데 글 밥이 꽤 된다. 저걸 언제 다 읽으려나 걱정하는 찰나 독립 만세를 외치는 유관순이 등장한다. 유관순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관객들을 무대로 초대하고 함께 태극기 모양을 맞춘다. 관객이 배우가 되고 배우가 관객이 되는 순간이다. 마술사와 관련된 책 열매를 따자 마술사가 등장해 한바탕 마술쇼가 펼쳐진다. 중국 전래동화가 그림자극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한국의 전래동화 <여우 누이>가 춤과 가면극으로 펼쳐져 무대는 절정에 이른다.
이 공연은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게 해주고 싶은 극단 대표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연극배우였던 극단 대표가 다리를 다치면서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고, 다리가 나을 동안 이화마을 계단에 앉아 오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더 실감 나게 읽어주려다 보니 어느새 극처럼 꾸미게 되었고,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다. 하지만 책이라면 지루하다며 마다하는 아이가 여전히 존재했다. 그때 ‘책은 읽어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책을 극으로 보여주는 극단을 시작하게 되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가 수동적으로 책을 읽는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극으로 책을 체험한다면 선 체험, 후 책읽기로 이어지리라 생각한 것이다. 결국 책은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극본의 기본이 되고 이를 다양한 체험 형태로 편집한 것이 북극(Book+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되었다.
수많은 책 속에서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를 직접 골라 고민하고 만들어진 이 여행은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공연이다.
고민이 있다면 북극곰에게 편지를 보내봐
_새로운 책 열매가 열릴 거란다
극단 ‘북극곰 예술여행’은 책을 통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과 예술 강사들을 양성하는 교육 연극 예술단체이기도 하다. 초연 이후 오픈런으로 공연되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프린지 공연에 2년 연속(2018년, 2019년)으로 공식 초청되기도 해 그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올 겨울 북극곰은 새로운 내용의 책 열매 이야기들을 또 다른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 시즌마다 책이 바뀌고 새로운 공연이 펼쳐지니 한 번 보고 말 공연은 아니다. 이번 책 나무에는 또 어떤 책들이 열릴지 궁금해진다. 다음 공연을 찾았을 때는 책 나무 아래에 잠시 앉아 책 열매를 따서 좀 읽다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저런 고민이 있거나 읽어야 하는데 읽기 싫은 책이 있다면 북극곰에게 편지를 써 봐도 좋을 것 같다.
신개념 북극(Book+연극)으로 떠나볼까?
공연 ‘북(Book)극곰 예술여행’
● 글. 황시원 파란소나기 대표
대학로에서 북극곰을 만난다면
_놀라지 않아도 좋다
책 나무를 키우며 동화를 맛깔나게 읽을 줄 아는 조금 특별한 북극곰이 있다. 무대에 등장한 북극곰과 조수 토리는 먼저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한다. 버려진 쓰레기들로 인해 오염된 환경이 북극곰의 건강을 나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무대 위에 놓여있는 여러 책들은 때론 징검다리가 되기도 하고 죽 늘어서면 바다가 되기도 하고 커다란 바위도 된다. 다양하게 변신하는 책은 무대 한쪽에 차곡차곡 쌓여 나무로 자라 책 열매를 만들기도 한다.
북극곰에게 세계 각국의 아이들과 동화 속 주인공들이 보낸 편지가 온다. 편지 속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북극곰은 책 나무에 열린 책을 따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매일 혼난다고 고민을 상담하는 아이에게는 그림책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를 읽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동화구연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커다란 화면 가득하게 그림이 펼쳐지고 여러 명의 역할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북극곰의 이야기는 관객들이 어느새 빠져들어 책 속 주인공이 제발 혼나지 않았으면 하며 숨죽이게 만든다.
책을 꼭 읽을 필요는 없잖아
_다양한 형태로 조우하는 북극(Book+연극)
이번에는 <유관순 이야기>라는 책 열매를 땄다. 그런데 글 밥이 꽤 된다. 저걸 언제 다 읽으려나 걱정하는 찰나 독립 만세를 외치는 유관순이 등장한다. 유관순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관객들을 무대로 초대하고 함께 태극기 모양을 맞춘다. 관객이 배우가 되고 배우가 관객이 되는 순간이다. 마술사와 관련된 책 열매를 따자 마술사가 등장해 한바탕 마술쇼가 펼쳐진다. 중국 전래동화가 그림자극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한국의 전래동화 <여우 누이>가 춤과 가면극으로 펼쳐져 무대는 절정에 이른다.
이 공연은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게 해주고 싶은 극단 대표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연극배우였던 극단 대표가 다리를 다치면서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고, 다리가 나을 동안 이화마을 계단에 앉아 오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더 실감 나게 읽어주려다 보니 어느새 극처럼 꾸미게 되었고,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다. 하지만 책이라면 지루하다며 마다하는 아이가 여전히 존재했다. 그때 ‘책은 읽어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책을 극으로 보여주는 극단을 시작하게 되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가 수동적으로 책을 읽는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극으로 책을 체험한다면 선 체험, 후 책읽기로 이어지리라 생각한 것이다. 결국 책은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극본의 기본이 되고 이를 다양한 체험 형태로 편집한 것이 북극(Book+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되었다.
수많은 책 속에서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를 직접 골라 고민하고 만들어진 이 여행은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공연이다.
고민이 있다면 북극곰에게 편지를 보내봐
_새로운 책 열매가 열릴 거란다
극단 ‘북극곰 예술여행’은 책을 통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과 예술 강사들을 양성하는 교육 연극 예술단체이기도 하다. 초연 이후 오픈런으로 공연되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프린지 공연에 2년 연속(2018년, 2019년)으로 공식 초청되기도 해 그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올 겨울 북극곰은 새로운 내용의 책 열매 이야기들을 또 다른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 시즌마다 책이 바뀌고 새로운 공연이 펼쳐지니 한 번 보고 말 공연은 아니다. 이번 책 나무에는 또 어떤 책들이 열릴지 궁금해진다. 다음 공연을 찾았을 때는 책 나무 아래에 잠시 앉아 책 열매를 따서 좀 읽다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저런 고민이 있거나 읽어야 하는데 읽기 싫은 책이 있다면 북극곰에게 편지를 써 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