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

• 글·김묘은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미래세대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디지털 기술과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미래세대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시대 변화의 원인, ‘기술’

1차에서 4차에 이르기까지 산업혁명을 이끈 것은 ‘기술’이었다. 증기기관, 전기와 내연기관,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의 발명이 3차까지의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이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농업혁명도 마찬가지였다. 식물의 재배, 경작, 보관 기술이 농업혁명을 일으켰고, 청동기 기술의 등장이 혁명을 가속화했다. 역사가들이 시대를 신석기, 청동기, 철기로 구분하는 기준도 소재 기술에 의한 것이니 기술이 인류 역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그렇다. ‘새로운 기술=변화’는 공식과 같다. 새로운 기술이 인류의 삶을 바꾸고,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쇠를 결정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차지한 국가와 민족은 큰 기회를 맞이했지만,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용하지 못한 곳은 대부분 위기를 맞으며 역사에서 사라졌다.
시민의식, 리더십, 정책, 외교, 전쟁 등 많은 요인이 변화의 원인이 되거나 영향을 주지만, ‘기술’과 ‘환경’만큼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 현재 우리는 인류 역사상 ‘기술’과 ‘환경’에 의한 가장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하고, 낯선 것을 싫어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아직도 피처폰을 사용하고 인터넷의 부정적인 면만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기술은 늘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을 가져온다. 자동차 사고 때문에 자동차를 금지할 것인가? 아니면 안전장치와 제도를 만들어 역기능을 최소화하며 순기능을 극대화할 것인가? 디지털 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양가감정을 갖고 있다. 편리하고 유용한 기술이지만, 비인간적이고,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기술로인식한다.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길이 달라진다. 디지털 소양은 기술을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에서 시작하여 역기능은 줄이고순기능을 극대화하는 역량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개념과 진화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문해력’, ‘디지털 소양’, ‘디지털 역량’, ‘디지털 인텔리전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뭐라 불리던 공통점은 정의와 개념이 사람처럼 성장하고 우주와 같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1997년 폴 길스터에 의해 처음 사용된 개념이다. 그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컴퓨터로 얻은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정보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새롭게 조합해 내어 올바르게 사용하는 능력이다.”라고 정의했다. 그가 초기에 정의한 디지털 리터러시는 ‘정보’ 중심의 개념이었다. 이후 정보를 담는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디지털 미디어를 중요하게 다루게 되었고, 최근에는 데이터와 콘텐츠 역량을 포함하고, 윤리적 태도와 시민의식까지 아우른다. 이는 디지털의 개념과 분야가 확장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기기’라 하면 이때의 ‘디지털’은 원래의 뜻인 0과 1의 연속된 값을 사용하는 정보 처리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념과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확장되면서 ‘디지털’이란 단어가 ‘디지털 사회’, ‘디지털 문화’, ‘디지털 소양’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때의 ‘디지털’은 원래의 뜻과는 다르게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다. 만약 누군가 ‘디지털 인간관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해도 생소한 조합의 단어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디지털’의 개념과 분야가 확장되는 것처럼 리터러시의 개념과 분야도 확장되고 있다. 단지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개념에서 수집하고, 정리하고, 분석하고, 통합하고, 창작하고, 공유하고, 참여하는 등 다양한 행위를 포함하게 되었고, 분야 면에서도 텍스트 중심에서 데이터, 사진, 이미지, 3D 그래픽, 소리, 영상 등의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교육, 산업,윤리, 정책 등의 다양한 영역과 연관되면서 확장되고 있다. 고정화된 역량이 아니라 시대 변화와 함께 계속해서 변하는 역량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 변화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적용할 사회 변화를 반영한다. 80~90년대에는 초중고 12년과 대학 4년을 포함하여 16년을 열심히 공부하면 은퇴할 때까지잘 살 수 있었다. 이후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석박사 학위를 가지고도 모자라 평생직장이 보장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치열한 경쟁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사회가 빠르게 변하여 재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술 변화를 따라잡아야 하고 디지털 전환 사회와 호흡을 함께해야 하므로 고정화된 역량이 아니라 지속해서 변화하는 역량이다.이러한 이유로 협회가 발행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자격증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전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 역량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에 따라 남들이 못 갖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소외되고 뒤처질 수도 있다. 협회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활용하여 디지털 데이터, 정보, 콘텐츠를 탐색, 소비, 분석, 활용, 관리, 생산하고,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서 지혜롭게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균형 있게 도모하는 역량”으로 정의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크게9개 영역으로 나누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어야 하는 이유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한다면 디지털 기술 부적응, 정보 소외, 개인정보 유출, 일자리 상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다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학습과 일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고,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여 더 많은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자신의 저작권과 사생활을 보호하며 더 나은 일자리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은 이미 여러 차례 사회적 담론으로 제기되어 왔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이보다는 아직 잘 다루어지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면 다음의 5가지를 할 수 있다.
첫째, 디지털 전환 사회에서 자신만의 건강한 자기정체성을 정립하고 관리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하루 일과 중 평균적으로 약 20~30%의 시간을 인터넷에 연결되어 지내지만, 앞으로 다음 세대는 70~80%로 디지털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소위 ‘프로필’ 관리만 해도 되었지만, 미래에는 평판과 이미지, 인간관계 등 더 많은 것을 관리해야 한다. 지금도 카카오톡, 텔레그렘, 밴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하면서 멀티 프로필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미디어들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일 뿐 공간 개념을 갖고 있지 않아 하나의 사회로서 작동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 메타버스가 일반화되면 아날로그 사회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사회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은 실제 아날로그 세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정체성 관리를 해야 하는 때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아직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세상이고,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자기정체성은 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소양이고, 모든 소양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자기정체성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가다르게 설정되고, 자기정체성을 지닌 각 개인들의 조합이 사회가 되기 때문에 디지털 자기정체성의 정립과 관리는 건강한 디지털 사회를 구현하는 데 근간이 된다. 이뿐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자기정체성이바르게 정립되지 못한다면, 문화 충돌과 가치관의 혼란도 일어날 수있다. 디지털 사회에서의 자기정체성 정립과 관리는 아날로그 세상의 그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미디어와 디지털 소통의 속성을 이해해야만 하므로 디지털 전환 사회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디지털 자기정체성 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을 활용하여 학습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새로운 것을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이는 훨씬 광범위한 정보를 액세스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기존의 지식을 확장하고 새로운 학습내용을 적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는 새로운 것을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 즉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과 정보가 등장하며, 이를 습득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된 정보와 지식은 배울 곳이 많지만, 새로 등장한 기술과 정보는 배울 곳이 마땅치 않다. 누군가 가르쳐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자신만 빼고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는 뜻이니 그만큼 자신이 뒤처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에서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스스로 학습하고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초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런 능력은 평생학습이 필요한 디지털 사회에서 핵심적인 생존 기술이며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해 갖출 수 있다.
셋째, 디지털 기술과 도구를 활용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시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코로나 19를 겪으며 많은 학교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만약 디지털 기술과 도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코로나 19를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미국의 부동산 경기를 보면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주거용 부동산은 활황이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가 매우 안 좋다. 코로나 19 이후 많은 사람이 원격근무에 적응하여 다시 과거로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근무를 선호하다 보니 사람들은 집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길 바라고 사무실이 필요 없으니 대도시 다운타운의 큰 건물들이 텅 비게 되었다. 직원들이 과거와 같은 근무 형태를 선호하지 않는 데다 회사 입장에서도 임대료와 각종 복리후생비를 줄일 수 있으니, 모두가 이득인 셈이어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만약 원격근무를 통해 매출이 떨어지거나 생산성이 저하되었다면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을 활용한 협력이 가능해서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디지털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시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새로운 협업 도구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온라인 회의 도구, 공동 작업 도구, 프로젝트 관리 도구, 정보 공유 도구 등 다양한 디지털 협업 도구의 활용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원격에서도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디지털 협업은 개인, 팀, 그리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국가와 시간대의 경계 없이 글로벌 팀이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는 원활한 팀 협업을 가능하게 하며, 각기 다른 시간대와 위치에 있는 팀원들과도 효율적인 소통과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넷째, 디지털 사회에서 누구나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이슈, 위기, 갈등을 지혜롭게 대처하고 관리할 수 있다. 아날로그 세상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 하루 중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양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다양한 미디어와 채널을 이용하기 때문에 연결된 사람도 많고,대화의 양이 늘어날 뿐 아니라 속도도 빨라진다.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아날로그 세상에서도 수많은 이슈, 위기, 갈등을 겪고 있지만디지털 세상에서는 인간관계와 대화의 양이 훨씬 더 늘어나고 속도도 훨씬 더 빨라진다. 이슈, 위기, 갈등 대처 능력이 과거보다 더 요구된다. 특히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소통할 때는 이메일, 메신저등을 이용하여 문자로만 소통하는 경우가 많아 오해도 흔하게 발생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디지털 이슈관리, 갈등관리 능력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와 갈등에 대해 잘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 전체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다섯째, 신체적으로도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IT(Information technology) 분야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BT(Bio technology) 분야이다. 휴대폰,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밴드, 원격치료, 원격상담 등 디지털 헬스 분야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는 디지털 기술과 건강 관리를 결합한 개념으로, 디지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개인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의료기술도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신체적, 정신적인 질환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치료 방법을 말한다.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환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진단을 수행하며, 치료를 제공한다. 신체 활동, 수면 패턴, 식단 등을 추적하여 개인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언과 가이드를 제공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치료 앱이나 온라인 상담 플랫폼을 통해 정신 건강 치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헬스 서비스 이용 여부와 활용 능력에 따라 신체적 건강이 달라질 수 있고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신체적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미래세대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디지털 기술과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해 변화의 파도에 맞춰 자기정체성을 확립하고, 학습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 성장의 발판을 만드는 동시에 디지털 사회 속에서 겪게 되는 위기와 갈등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또한 신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제 디지털 리터러시는 미래세대를 위한 필수적인 생존 역량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모든 세대가 디지털 전환 사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묘은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를 역임하고,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메타버스 시민교육, 디지털 역량 측정 도구 개발 등 미래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