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위한 것을 고민하다
“학생들에게 진짜 필요한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위하여 교사들이 모였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탐구 기반 프로젝트를 위한 독서 활동을 실행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 결과,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 활동을 구성하고, 스피치나 표현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인문학 스피치 행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 진행되는 월드카페도 운영되었다. 월드카페는 3차에 걸친 토론으로 진행되며, 패들렛에 논제에 대한 추가 의견 및 소감을 적음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정리해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별도의 장소이동 없이 교실에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간편한 프로그램이다.
학남고에서는 매일 20분 독서와 주 1회 독서 토론을 위한 ‘꿈책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도서를 선정해서 각자 읽기 계획을 수립한 후 기록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토론을 진행한다.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거나 원하는 책이 있을 경우 혼자 읽고 모임에서 소개하면 된다. 꾸준한 독서와 토론의 일상화를 통해 보다 넓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다.
교사가 모범이 되는 ‘책 읽기’와 ‘공유 문화’ 확산
학남고등학교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실천 항목이 세심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특히 4년째 개최되어 온 PERS:ON 인문학 콘서트가 가장 큰 강점이다. 해당 콘서트는 학생들에게 시행한 2학기 인문학 콘서트 대면 조사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해당 행사에는 도서 출판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 교사들을 초청하여 함께 AI, 메타버스 활동과 경제 실험을 하고 관련 동아리 운영 경험을 듣는 등 전문가 컨설팅 기회도 제공되었다.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그동안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평소 말하기에 자신이 없던 학생들에게 연습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사제동행 온라인 북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북세미나의 학생 참여도를 높이기 위하여 교사들이 솔선수범하여 먼저 연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다음 릴레이 연사로 참여할 학생도 찾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타교 학생들과의 공동 연사 기회도 만들 수 있었다. 교사들의 참여가 학생들의 참여에 용기를 주고, 학생들의 참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이다. 100여명의 학생들은 아비투스, 내면 소통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펼칠 수 있었다.
온라인 사제동행 북세미나 1차, 2차
1차 주제 : 아비투스란? | 2차 주제 : 내면소통, 생의 마지막에 대한 생명윤리학적 고찰 | 대상 : 1, 2, 3학년 100명 | 구성 : 학생 연사, 교사 연사, 학생 토론으로 진행
타학교와 함께 참여하다, ‘칠곡 온라인 독서토론 리그’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타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참여 방법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학생들과 어떤 도서를 선정하고 미래의 진로와 전공에 적합한 주제는 무엇이 있을지를 곰곰이 고민하고, 청중으로 참여한 학생들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북세미나 학생 참여 과정과 발표 자료를 활용하여 영상을 만드는 일이었다. 영상은 인성교육 전용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하였고,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다음으로는 학남고등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의 교직원에게 영상을 배포 후, 인성교육 중점학교를 운영하는 담당 부장, 교사들과 네트워킹 그룹을 만들어 실천내용과 계획에 대한 피드백을 교류했다. 그 결과 학남고를 비롯해 성서고, 경명여고, 중앙고, 경화여고, 경북여고까지 총 여섯 개의 학교가 <2023 고등학생 인문학 독서 토론 캠프>를 준비했다.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쳐, 다양한 논제를 정해서 타교와의 독서토론 리그에서 불꽃 튀는 토론이 진행되었고, 이 리그는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방향성을 가지고 프로토타입을 설정 후, 천천히 교육참여자를 초대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작은 노력들이 실천-참여-연대 중심의 협력적 네트워킹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고치려는 사람이 되는 시간
두렵고 우울할 때마다 위 문장을 주문처럼 읽으며 위로받는다.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체제로 인해 기후 위기가 도래하였으니 이에 맞서 더 작게, 더 느리게, 이윤보다 존재, 공존을 실천하는 삶을 만드는 삶을 상상해본다. 이 새로운 삶들을 응원하는 수업을 계속해나가고 싶다.
알버트 슈바이처는 “내 안에 빛이 있다면 스스로 빛나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내부에서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라고 말했다.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 그리고 교학상장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교사의 살아있는 교육과정에까지 초대하여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수업이야말로 유기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수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 동력은 교원, 학생, 학부모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교육적 노력을 아낌없이 내보이는 일일 것이다.
최시강
학남고등학교 영어교사
학남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EBS미래교육플러스 비주얼씽킹 2탄과 EBS 미교플미래교육 편 화상 패널 참여로 했다. <교실속 비주얼씽킹 실전편>의 공저이며, 네이버 edwith 커넥트재단 온라인 우수 수업 코스 선정되었다. 인성교육공모전 팀 대상, 수업발표대회 수상하는 등 교육과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