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단계적 도입에 따른
현장 실행 모니터링 연구Ⅰ
고교학점제 단계적 도입에 따른 현장 실행 모니터링 연구Ⅰ
• 글·김영은 KICE 연구위원
김영은
KICE 연구위원
교육과정을 전공했으며, 현재 2022 고등학교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 개발 연구, 교양 교과 교육과정 시 안 개발 연구, 다양한 고교학점제 연구 및 사업,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연구, 성취평가제 운영 모니터 링 연구 등에 참여하고 있다.
본 연구는 김영은, 박진용, 백경선, 이광상, 이미영, 이영미, 허예지(2022). 고교학점제 단계적 도입에따른 현장 실행 모니터링 연구(Ⅰ)의 일부 내용을 요약 및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
고교학점제는 운영 체제의 전환 및 준비를 통해 2023년부터는 부분 도입되고, 2025학년도 1학년부터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여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본 연구는 고교학점제 단계적 도입 로드맵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하는지, 고교학점제에 대한 인식과 요구는 무엇인지 등을 탐색하여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학교 현장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을 제안한 연구이다.
[그림1] 모니터링 체제 개요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학교 및 학교 교육과정의 변화
본 고에서는 고교학점제 단계적 도입 및 고교학점제 연구ㆍ선도학교 운영으로 인하여 학교의 운영 체제 및 문화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학교 문화와 학교 교육과정 편제를 중심으로 68개교 고교학점제 담당 교사들이 서답형 문항에 응답한 결과를 살펴보았다.
학교 문화 부분에서의 변화는 크게 소통·협력 문화 및 공감대 형성, 조직 체계의 변화, 학생 주도적 문화 형성으로 주제가 도출되었으며 상세한 내용을 소개하면 <표1>과 같다.
<표1> 학교 문화의 변화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면서 학교 내에서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활성화되었고, 고교학점제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특히 교육과정 편성이나 규정 등과 관련하여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하거나, 학교 구성원들 간 협의하는 문화가 활성화되었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운영 과정들 속에도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교육 공동체의 공감대와 학생들 간의 협력적 성장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다른 학교에 비해서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편성 운영을 위한 소통과 참여가 더욱 활성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고교학점제 선도 및 연구학교를 운영한 다른 학교의 교육과정을 무리하게 그대로 모델링하거나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우리학교 상황과 여건에 맞추어, 교사, 학생, 지역 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만들어나가는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모델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 연구학교 2년차 학교
학생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하고, 자신의 진로와 연계한 교과 선택에 대해 보다 진지해졌다. 학생의 자발적 참여와 능동적 진로ㆍ학업 설계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였고, 학생들이 기획하는 교육과정 박람회 행사를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여 3년간의 학교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또한 비슷한 진로의 학생들끼리 자율 동아리를 구성하거나 진로 관련 학교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며 결속력을 강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또한, 학교 교육과정 편제와 관련하여 학교 교육과정 다양화 및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제하기 위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표 2 참조)
<표2> 학교 교육과정 편제의 변화
학교는 학생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과목의 개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에 따라 교사의 다과목 지도 및 평가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잦은 교과 변경 요청,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시간 강사의 수급 등에 대하여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 편제 방식이 변화하였는데 과목을 편성할 때 학기 단위, 교과와 영역의 칸막이 없이 편성하였고, 학교 지정 단위 수를 감축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였다. 또한 교사의 고교학점제 및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증가하였고,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사 간 협력하였다. 학교의 교과 협의회와 교육과정위원회, 전문학습공동체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이를 통해 활발한 논의와 학습이 이루어졌다.
학생 선택에 대한 교사들의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전통적 교육과정에서 교사 위주로 과목이 편성되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정해 주는 과정을 그대로 수강해야 하는 수동적 주체였다면,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주도권을 온전히 학생에게 넘겨주는 시작이었고, 교사들이 이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상황을 가져왔습니다. 학생의 선택에 따라 교과목 개설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부득이하게 개설하지 못하는 소인수 과목에 대해서는 공동교육과정 등 대안을 제시해 줄 방법을 고민하는 등, 학생의 주체적 판단과 선택을 교사들이 더욱 존중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 선도학교 3년차 학교
맺음말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라는 정책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해석하여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존중하고 이에 따른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통해 실질적으로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부합하는 과목 선택권의 확대 및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였다. 또한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 학생의 주도성 증가, 교사의 과목 지도 전문성 및 진로·학업 설계 지도 역량 강화 노력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과 태도에도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교사의 업무 피로도 및 심리적 부담 증가, 다과목 지도 등 불합리한 과목 배정, 특정 업무 기피 현상, 담임 업무 수행의 어려움, 행정 학급에 대한 소속감 저하, 개인별 시간표 편성에 대한 고충, 대입시에 대한 여전한 불안감, 불안정한 교·강사 수급 등 해결하고 지원해야 하는 문제도 적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결과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경험 연차는 고교학점제 운영 성과를 확인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변수였다. 특히 3년차 이상의 학교에서 학교 문화의 변화, 교육과정의 변화,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 교원의 전문성 신장 노력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제 2023년부터 일반계고의 경우 모든 고등학교가 연구·준비 학교로 지정되었고 2025년 본격 적용까지 2년의 준비 시간을 확보하였으므로 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취지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및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