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고등학교 선플누리단

따뜻한 말이 전하는 긍정의 손길
행복한 사회를 이끄는 ‘선플’의 힘

글·고훈 정광고등학교 교사

올해 1월 4일 정광고등학교 25명의 학생은 비장한 각오로 학교 폭력 예방 활동에 앞장서겠다는 선언문을 낭독하며 ‘선플누리단’ 발대식을 가졌다. 10여 년 전인 2012년부터 선플재단과 연계하여 선플 운동에 앞장서 왔던 정광고등학교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긍정적인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을 이어왔다. ‘말 한마디’는 누군가의 삶을 일으키기도 하고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러한 ‘말’이 가진 힘을 ‘선플’이라는 형태로 바꿔 ‘치유’와 ‘희망’의 빛을 전파하는 정광고등학교 ‘선플누리단’의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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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예방을 위한 ‘선플누리단’의 활동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학교 폭력 실태 조사를 살펴보면, 언어폭력(41.7%)이 가장 높았고, 그 뒤 집단 따돌림(14.5%)과 신체 폭력(12.4%) 순으로 이어졌다. 학생들 사이의 언어폭력 행위는 대개 교사의 눈이 미치지 않는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가해자는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에 교육부에서는 ‘학교 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2022 개정판)’을 통해 사소한 괴롭힘, 장난이라고 여기는 행위도 학교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도록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장난으로 붙인 ‘익살스러운 별명’이 피해자에게는 잊지 못할 상처로 남기도 하고, 사이버공간 속 손끝에서 시작된 가벼운 언어폭력에 집단의 힘이 더해져 피해자를 삶의 끝으로 내몰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경각한 정광고등학교에서는 학교 폭력과 사이버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선플누리단을 결성하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선플누리단’은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즐거운 학교 행복한 광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른 동아리 및 전교 학생자치회와 연계하여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교내·외 월별 프로그램을 도입하였고, 유관기관 및 언론사와 힘을 합쳐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 및 건전한 인터넷 문화조성을 위한 선플달기운동 홍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존중과 배려의 언어 사용 릴레이

선플누리단은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여러 활동 중에서도 존중과 배려의 바른 언어 사용 습관 형성을 위한 캠페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경직되고 딱딱한 활동이 아닌 등굣길에 만난 친구에게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등 서로의 일상에 관심을 갖고 칭찬과 격려를 나눌 수 있는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것이다. 비록 작은 활동에 그칠 수도 있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오늘’에 따뜻함을 심어 행복을 키울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활동이라 믿는다.

이와 같은 학교 폭력 예방 및 생명 존중 캠페인 활동은 선플누리단 및 전교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여해 왔으며, 올해 3월의 경우 200명의 학생이 존중과 배려의 언어 사용 릴레이에 참여했다.

진심을 담은 ‘선플’ 하나, 진심이 낳은 ‘기금’들

선플누리단은 사이버 언어폭력을 예방하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을 위해 선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등하굣길 스마트폰으로 ‘ 선플달기운동본부’와 ‘주제별 선플달기 게시판’에 등록된 다양한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선플’로 응답하며, 소통 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 외에도 선플누리단은 작은 관심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인터넷 포털의 사이버 나눔 활동 방법을 학생들에게 교육했다. 처음에는 동아리 구성원과 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많은 학생과 동료 교사의 참여로 이어졌다. 이 활동은 인터넷이 가능한 곳이라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어디에서든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정광고등학교는 이러한 ‘선플 더하기 행복 나누기’ 캠페인을 통해 지난 2017년에는 2년간 400여 명이 ‘해피빈*’에 참여해 모은 사이버 기금 140만 원가량을 광주영아일시보호소에 기탁하기도 하였으며, 2023년 현재까지 도합 6차례 898만 원 상당을 기부 전달했다.

*해피빈: 비영리 재단법인 ‘해피빈’과 그 재단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기부 포털사이트로 해피빈 콩은 원하는 곳에 기부하는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선한 말과 마음이 출렁이는 ‘악플 없는 날’

‘악플 없는 날’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악플 및 혐오 표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조성을 위한 선플달기운동을 전교생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활동이다. 이는 선플누리단과 선플달기운동본부가 연계하여 지난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교내에서 진행했다. 점심시간이나 학급 활동을 이용해 학급별 전자 칠판에 미리 준비한 개인별 표어 쓰기를 진행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며 일상생활이나 인터넷상에서 바르고 고운 말 쓰기를 통해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쓴 것이다. 이번 활동에는 1학년 학생 전체가 참여하여 의미가 더 남달랐다.
또한, 이 주간에는 등굣길 ‘악플 없는 날’ 캠페인과 ‘학교폭력 예방 및 생명 존중 캠페인’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이른 아침 시작되는 등굣길 캠페인으로 학생들은 ‘친구 사랑 학교 사랑 바른 언어 사용에서 시작됩니다’, ‘악플 NO 선플 YES’, ‘너의 꿈을 응원해’ 등 저마다 준비한 구호를 외치며 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캠페인 활동에는 1, 2학년 학생 153명이 2회에 걸쳐 참여했다.

우리 동네 친절 선플가게는 어디?

선플누리단은 선플 재단과 연계한 ‘친절선플가게 선정’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학교생활에 지친 학생들에게 따뜻한 말과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학교 인근 상점의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활동이다. 일주일 동안 설문을 통해 가게 선호도 및 추천 사유를 모아 학생들이 최종 검토한 후 세 곳의 가게를 선정한 뒤 선정된 가게를 직접 찾아 친절선플가게 인증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찾아가는 선플 거리 캠페인

2012년부터 선플누리단은 존중과 배려의 언어 사용을 통한 언어폭력 및 사이버 언어폭력 없는 즐거운 지역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찾아가는 ‘선플 거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월 지역의 번화가, 행사장, 수학 및 과학문화 축전이 개최되는 공공장소를 찾아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선플달기운동을 펼치곤 했다. 특히 2018년, 2019년에는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주관한 청소년독립페스티벌 사회참여대회에서 꾸준하게 부스를 운영하며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학생에게 다양한 선플 활동 사례를 소개했으며, 사랑의 편지 쓰기 및 선플 더하기 행복 나누기 프로그램으로 참여를 이끌어 시교육감상 및 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상을 연달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한풀 꺾인 지난 5월 21일 선플누리단은 시민공원 및 AI·SW 체험 축전이 개최되는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지에서 선플 거리 캠페인을 다시금 전개했다. 다가오는 진로 진학박람회, 수학 축전 및 과학문화축전에서도 행사장을 찾는 시민과 학생에게 사이버 언어폭력 예방을 위한 선플달기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서부권 선플정치언어모니터단 오리엔테이션 개최

선플누리단은 2017년부터 선플재단과 연계하여 학교폭력 예방 및 건전한 인터넷 문화조성을 위한 ‘서부권 선플정치언어모니터단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하여 사이버폭력 예방 및 국회 회의록 분석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언어모니터단 활동은 학생들이 직접 국회 회의록을 순화 및 비순화 언어로 분석하여 소통과 화합의 아름다운 언어 사용을 실천해 온 선플 국회의원을 선정하여 직접 국회의원들에게 시상하는 활동이다. 선플누리단의 경우, 시의회 선플 우수의원 선정과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여름방학과 주말에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12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선플누리단’ 10여 년의 족적

정광고등학교 선플누리단은 2012년부터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학교 폭력 및 언어폭력 예방을 위한 활동을 꾸준하게 전개해 왔다. 2014년 9월 1일에는 선플달기운동본부, 호남미래포럼 및 전남일보사가 함께하는 광주·전남 선플의 날 선포식을 주관했으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언어 및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광주지역 선플 운동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러한 활동 결과 정광고등학교의 선플누리단은 선플달기운동본부에서 수상한 ‘2019-2020 악플 혐오 표현 추방 우수학교’에 선정됐고, 2019년에는 찾아가는 학교폭력예방 활동 지원 사업인 투게더 프로젝트를 통해 푸른나무 청예단에서 이사장상을 수여 받았다.

선플달기는 악성 댓글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위로, 용기와 희망을 주는 선플을 달아 주자는 활동에서 시작됐지만, 일상생활에서 바른말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실천 캠페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언제나 쉬운 것에서 시작되고, 큰일은 작은 데서 시작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의 작은 말과 행동이 뜻을 함께하면 긍정적인 사회를 변화시키는 시작이라는 것을 선플누리단 활동으로 몸소 체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훈
정광고등학교 한문교사

광주광역시의 정광고등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친다. 2012년 선플누리단을 처음 구성하여 12년째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한다. 2018년부터 선플재단 선플교사협의회 전국 부회장으로 칭찬과 격려의 바른 언어 사용을 통한 즐거운 학교 행복한 지역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