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에 나타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학업성취 영향요인 분석

들어가는 말
교육부는 COVID-19 사태로 촉발된 교육결손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경주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3년부터 자율평가를 개발하여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시행된 자율평가는 초등학생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참여한 대규모 평가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주목을 받았다¹⁾. 이 글에서는 10여 년 만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평가 결과를 살펴보고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논하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초등학생들의 성취도 향상을 위해 교사, 학교, 관련 부처가 고민해 볼 화두를 던져보고자 한다.

교과별 성취수준과 지역규모 및 성별 성취수준
교과별로 보면 국어와 영어의 성취수준이 높고 성취수준은 4수준 구분을 사용하였으며, 4수준 비율이 높고²⁾, 사회는 상대적으로 낮다. 지역 규모별로 보면 국어, 수학, 영어의 경우 대도시가 읍면지역에 비해 높은 성취수준을 보였다. 국어와 영어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높은 성취수준을 보였고, 수학에서는 남학생의 성취수준이 높았다.

정의적 수준과 성취수준 간의 관련성
정의적 영역은 크게 학교생활,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 사회정서적 역량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학교생활은 학교 생활 행복도( 예 우리 학교에는 나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선생님이 계신다 외 10문항), 수업준비 및 참여도( 예 나는 수업에 필요한 학습 자료, 준비물 등을 잘 챙긴다 외 4문항), 학생-교사 관계( 예 선생님은 내가 수업 시간에 다른 생각을 하는지 금방 아신다 외 7문항)의 3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답한 영역은 학생-교사 관계(80.23%)이며, 가장 부정적으로 답한 영역은 수업준비 및 참여도에서 나타났다(53.35%). 일반적으로 학교생활 응답은 학업성취 수준에 무관하게 긍정적으로 답한 학생이 성취수준도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그림1] 참조).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은 각 교과의 자신감( 예 나는 대체로 국어 과목을 잘한다 외 3문항), 가치( 예 나는 국어 과목이 다른 교과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외 3문항), 흥미( 예 나는 국어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 외 3문항), 학습의욕( 예 나는 국어 시간에 수업을 열심히 듣거나 참여한다 외 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과를 보면 학생들은 모든 교과목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고, 강한 학습의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흥미와 자신감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학교생활과 달리 성취가 낮은 학생들도 긍정적인 응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영어 과목에서 성취 수준이 낮은 학생들도 교과의 가치를 높게 부여하는 학생들이 높게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사회·정서적 역량은 공동체 의식( 예 나는 우리 학교를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외 5문항), 협업( 예 나는 모둠 친구가 어려움을 느낄 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 외 5문항), 갈등해결( 예 나는 내 의견이 친구들과 다를 때에는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본다 외 5문항), 스트레스 대처( 예 나는 시험을 준비하는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본다 외 5문항), 회복탄력성( 예 나는 시험 공부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스스로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외 3문항)의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영역은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응답한 영역이다. 역시 앞서 분석한 학교생활 관련 특성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긍정적으로 답한 학생이 높은 성취수준을 보였다([그림 3] 참조).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성취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5개 과목의 성취도 점수를 각각 종속변수로하여 학생수준 변수( 예 성별, 심리적응도, 자신감 등)와 학교수준 변수( 예 지역규모)의 2수준 위계적 회귀모형(HLM)을 구축하였다. 학교수준 변수인 지역규모 변수는 모든 과목에 대하여 유의한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수준 변수를 중심으로 각 과목별 요인 영향력을 논하겠다(<표 1> 참조).
먼저, 성취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과목별로 달랐으나,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별은 언어 과목이라고 볼 수 있는 국어와 영어에 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였다. 학교생활의 경우 교사가 학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정도나 전반적인 행복도는 대부분의 과목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수학은 학교생활의 어떠한 요인과도 유의한 관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수학이 학교 수업보다는 사교육이나 가정환경 등에 더 의존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하은호, 심우정, 2022; Hussein, 1987). 다음으로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의 경우, 자신감은 모든 과목의 학업성취도에 유의하고 강력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최보금, 홍원표, 2022; 박현정 외, 2013). 가치와 학습의욕도 대부분의 과목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나, 흥미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취가 높은 학생일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긴장 등으로 인해 더욱 낮은 수준의 흥미를 보였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중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6학년 시기는 고성취 학생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학업적 스트레스와 성취 압박이 주어졌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정서적 역량의 경우, 교과별로 혼재된 영향력을 보였는데 협업, 갈등해결, 회복탄력성은 성취수준과 정적인 영향력을 보인 반면 공동체 의식과 스트레스 대처는 부적인 영향력을 보였다. 이 역시 앞서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학업적 스트레스에 의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제언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다음의 3가지 제언을 도출하였다. 먼저, 성별 언어영역 성취도 향상 교수전략 구안이 필요하다. 국어와 영어 교과의 경우,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학업성취도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므로, 남학생들의 언어영역 성취도가 낮은 이유를 파악하고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남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로 언어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성공경험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현재 학교생활과 관련된 요인이 다른 교과에는 일부 영향을 미치지만 수학 교과의 성취도와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이는 수학 교과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으로 볼 수도 있으며, 따라서 수학 교과 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교 요인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부분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수학 교과가 가지고 있는 절차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결손 지식에 대한 개별적이고 적극적 개입을 도모해 볼 수 있는 AI 디지털교과서 적용 방향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과 흥미 및 정의적 특성을 증진시켜 학업 성취와 연결지을 수 있는 프로그램 구안이 필요하다. 특히,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서 교과에 대한 흥미가 높을수록 성취도가 낮은 것과 관련하여, 초등학생 시기에 높은 학업성취도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교과에 대한 흥미는 잃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맺음말
이 글에서는 7월에 시행된 자율평가를 통해 나타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이를통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성취수준뿐만 아니라, 성별이나 지역규모에 따른 성취수준 차이를 확인하였다. 또한, 학교 간 변동성이 높은 성취도 데이터의 특성을 고려한 과학적 분석방법을 적용하여 성취 영향 요인 분석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정의적 특성과 성취도 간의 복합적인 영향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고, 수학 교과가 타 교과에 비해 학교 생활에 영향을 적게 받는점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교과 및 대상별 교수학습전략, 수학 교과에의 AI 디지털교과서 적용 방안 모색과교과 흥미 및 정의적 특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구안 필요성을 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