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정부(노동당)의
교육 정책
글·안희성 교육부 장학관
지난 7월 4일 영국 총선 결과 노동당이 압승을 거두어 14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었으며,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가 취임했다. 영국 새 정부는 “모두를 위한 기회 창출”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교육 분야에서 여러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은 최적의 공교육 역할수행에 두고 있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을 노동당 총선 공약집(Manifesto)1)과 최근에 영국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 DfE)가 공식 블로그(The Education Hub) 등을 통해 발표한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우리나라와의 협력 가능성도 함께 전망해보고자 한다.
1) 2024 영국 총선 노동당 공약(Labour Party Manifesto 2024, 6.13) 교육 주요 정책 : △학교 표준 향상(사립학교 면세 제도 폐지, 교사 6,500명 채용, 학교 감사제도 개편 등), △안전한 가정(초등학교 무상 아침식사 클럽, 어린이집 3,000개 신설 등), △직업교육 개혁(16세까지 직업과목 학습, 양질의 견습생 제도, 기술진흥대학 운영 등), △모두를 위한 예술, 음악 스포츠 교육 강화 등
사립학교 면세 제도 폐지
영국 사립학교 수는 약 2,500개이며, 전체 학생의 약 7%가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공립학교는 무상 교육이지만, 사립학교는 상당한 금액의 학비를 부과하고 있다. 전체 사립학교 학비의 평균은 연간 약 15,000파운드(2,600만 원) 정도이지만, 일부 유명한 사립학교의 학비는 연간 약 50,000파운드(8,700만 원)에 달한다. 영국 교육부는 공식 블로그(The Education Hub, 2024. 9. 6)를 통해 사립학교 부가가치세(VAT)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동안 사립학교 학비는 부가가치세 20%가 면제되어왔으나, 2025년 1학기부터는 이 제도가 폐지된다. 사립학교 학비 부가가치세 부과로 인해 학비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영국 정부는 사립학교가 학비 인상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립학교 부가가치세 부과로 인해 늘어난 재정은 연간 13억 파운드 (한화 약 2조 2,960억 원)에서 15억 파운드(한화 약 2조 6,490억 원) 정도이며, 공공 서비스 특히 차년도 교육 여건 개선 정책에 사용될 예정이다.
영국 교육부는 이 정책 시행으로 인해 사립학교에서 공립학교로 학생이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공립학교의 추가 학생 수용 여건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자가 납부하게 되는 학비에 대해서는 별도 계획에 따라 정해지게 되며, 사립학교 장학금, 학비 보조금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수 교사 채용 확대
학교 교사 부족 문제는 영국의 오래된 숙제와도 같다. 특히 수학, 과학 과목 교사가 부족하다. 매년 학교를 떠나는 교사 수는 늘어나고 있다. 2023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한 해 동안 40,000명의 교사가 퇴직 전에 학교를 그만두었으며,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2001년에는 영국 한 학교에서 교사 부족으로 학생들이 오전 중에 수업을 종료하고 조기 귀가한 일이 있었고, 2016년에는 스코틀랜드 애버딘 지역의 교사 부족으로 인해 학교 폐쇄가 검토된 사례가 있었을 정도이다. 2019년 영국 교사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가 학교를 떠날 생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동당은 교사 부족 문제를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장애 요소로 인식하고 6,500명의 신규 교사의 채용을 총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새 정부 출범직후, 브리짓 필립슨(Bridget Phillipson) 영국 교육부 장관은 공약 이행을 즉시 착수하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영국 교육부는 교사채용 공약 추진을 위해 약 4.5억 파운드(한화 약 7,940억 원)를 배정하고 구체적 시행 방안을 마련 중임을 강조했다.
교사 업무 경감을 위한 인공지능(AI) 활용
영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원 업무 경감을 교원 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주기적으로 교사를 대상으로 주당 근무 시간, 수업 이외의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 등 업무와 관련한 설문을 실시하고 현황을 파악한다. 영국 교육부가 발표한 교사 설문 조사 결과(2024. 9. 27)에 따르면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58.2시간(2022년 57.5시간)이며, 수업 이외 업무 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응답자의 75%가 너무 많은 시간(too much)을 할애한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는 교사 급여 인상과 더불어 교원 업무 경감 정책이 우수 교원을 유치하고 학교에서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교사의 수업 계획 작성과 학생 과제 채점 업무 지원을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를 개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2024. 8. 28). 약 400만 파운드(한화 약 67억 원)를 투자하여 교육과정 지침, 수업 계획, 암호 처리된 학생 평가 결과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고품질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도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위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기업에는 100만 파운드(한화 약 17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교사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창의적이고 질 높은 수업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등학교 무상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 제공
영국 정부는 2012년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와 관련한 연말 평가 보고서(Extended Service Evaluaation: End of Year 1 Report)에서 학교가 제공해야 할 핵심 서비스(Core Offer)를 제시했다. 핵심 서비스에는 연간 48주 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동 돌봄 서비스(Child Care)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아동 돌봄 서비스가 학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아동 돌봄 서비스 중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은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영국 초등학교에서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은 1990년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 돌봄 요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단순히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으나, 현재는 식사뿐만 아니라 독서, 컴퓨터 실습, 숙제, 스포츠 클럽 등과 방과 전 수업과 같은 프로그램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영국 정부 각종 보고서에서는 이 제도가 학생의 학교 출석률 제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아침식사 클럽 조기 적용 제도(Breakfast Club Early Adopter Scheme, 2024. 9. 6)를 발표하고 공약 이행에 착수했다. 2025년 4월 750개 공립학교가 초기 시범 운영에 참여하게 되며, 이를 위해 약 700만 파운드 (한화 약 123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전면 시행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3억 6천5백만 파운드(한화 약 6,445억 원)이다. 주영한국교육원과 옥스퍼드대학교 허트포드컬리지는 영국 교육부에 2025년부터 실시되는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 시간에 한국어 클럽 운영을 제안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초등학교 3,000개 어린이집(Nursery) 신규 설치
영국의 학제는 13학년제로 초등(Primary Education) 6년, 중등(Secondary Education) 5년, 후기 중등(Further Education) 2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학 교육(Higher Education)은 일반적으로 3년 동안 이루어진다. 초등학교 취학 전 단계를 초기 단계(Early Year Foundation)라고 하며 9개월~4세가 다니는 어린이집(Nursery)과 4~5세 교육을 위한 유치원(Reception)으로 구분된다. 9개월~2세까지 유아에게는 주당 15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3세~4세까지는 주당 30시간을 무상 제공한다.
영국 정부는 취학 전 단계인 초기 교육(Early Education) 정책을 관할하는 전담 차관(Stephen Morgan)을 별도로 둘 만큼 이 시기의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 영국 교육부는 보도자료(2024. 9. 24)를 통해 어린 자녀의 돌봄 비용 경감, 직장인 부모의 육아 부담 해소, 새로운 보육 공간 조성과 교육 표준 향상 등을 위한 어린이집 3,000개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유휴 공간을 새로운 보육 공간으로 만들어 10만 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이행 조치로 2024년 10월부터 300개의 어린이집을 신설할 예정이다.
학교 감사 방식 개편
영국의 공립학교는 교육기준청(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Children’s Services and Skills, Ofsted)으로부터 감사(inspection)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교육기준청(Ofsted)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독립 감사기관이다. 평가 결과 우수한 등급을 받은 학교는 주요 항목에 대해 면제 또는 감사 주기를 연장할 수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거나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학교는 일반적으로 2년 반 이내에 감사를 다시 받게 된다. 2023년 3월 영국 레딩 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교 감사 결과가 ‘탁월(Outstanding)’에서 ‘부적합(Inadequate)’으로 강등되는 결과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자 학교 평가 방식에 대한 거센 비판이 있었다. 영국 교육부는 학교 수준을 높이고 학부모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4단계의 단일 평가 체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2024. 9. 2). 2024년 9월부터는 학교 평가 결과를 그동안의 단일 평가 결과로 통지하지 않고, 각 하위 범주(교육의 질, 행동 및 태도, 개인 개발, 리더십 및 경영)에 각각 평가 결과를 부여하게 된다. 이 정책 변화에 학부모의 77%가 지지하고 있으며, 영국 교육부는 이번 조치를 학교 표준 향상을 위한 개혁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영 교육 협력 방안
그동안 우리나라와 영국 정부 간의 교육 교류는 그리 활발하지 않았으나, 팬데믹 이후 교육 기술(에듀테크) 기반 교수학습 환경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한국 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양국 정부 간 교육 협력을 위한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교육부가 인공지능의 안전한 개발과 활용을 위해 처음으로 마련하여 발표(2022.8.10)한 「교육 분야 인공지능 관련 윤리원칙」에 대해 영국 교육부에서는 관심 표명과 지지 의견을 밝혔다. 2023년 11월 한· 영 정상 간 체결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통해 양국의 관계가 글로벌 전략적 동반 관계로 격상되었으며, 교육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이라는 과제가 합의서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2년간 영국 교육부는 한국을 3차례 방문했으며, 세번째 방문인 2024 글로벌 교육혁신 서밋(GEIS)에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Stephen Morgan 영국 교육부 정무차관이 만나 교육 기술(에듀테크) 기반 시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교육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또한 대전교육청은 2024년 6월 영국 킹스턴구, 킹스턴대학교와 MOU를 맺고 AI 기반 교사 포럼, 학생 공동 수업 등 교육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한국과 영국은 미래 교육혁신을 위한 글로벌 협력 파트너가 되었으며, 향후 전 세계를 선도하는 협력 모델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Reporting year 2023 Education and training statistics for the UK(DfE, 2023.11), 2023 교육기본통계(교육부, 2024. 8), PISA 2022 결과(2023. 12), 2024 OECD 교육지표(2024. 9)
지난 7월 4일 영국 총선 결과 노동당이 압승을 거두어 14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었으며,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가 취임했다. 영국 새 정부는 “모두를 위한 기회 창출”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교육 분야에서 여러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은 최적의 공교육 역할수행에 두고 있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을 노동당 총선 공약집(Manifesto)1)과 최근에 영국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 DfE)가 공식 블로그(The Education Hub) 등을 통해 발표한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우리나라와의 협력 가능성도 함께 전망해보고자 한다.
1) 2024 영국 총선 노동당 공약(Labour Party Manifesto 2024, 6.13) 교육 주요 정책 : △학교 표준 향상(사립학교 면세 제도 폐지, 교사 6,500명 채용, 학교 감사제도 개편 등), △안전한 가정(초등학교 무상 아침식사 클럽, 어린이집 3,000개 신설 등), △직업교육 개혁(16세까지 직업과목 학습, 양질의 견습생 제도, 기술진흥대학 운영 등), △모두를 위한 예술, 음악 스포츠 교육 강화 등
사립학교 면세 제도 폐지
영국 사립학교 수는 약 2,500개이며, 전체 학생의 약 7%가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공립학교는 무상 교육이지만, 사립학교는 상당한 금액의 학비를 부과하고 있다. 전체 사립학교 학비의 평균은 연간 약 15,000파운드(2,600만 원) 정도이지만, 일부 유명한 사립학교의 학비는 연간 약 50,000파운드(8,700만 원)에 달한다. 영국 교육부는 공식 블로그(The Education Hub, 2024. 9. 6)를 통해 사립학교 부가가치세(VAT)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동안 사립학교 학비는 부가가치세 20%가 면제되어왔으나, 2025년 1학기부터는 이 제도가 폐지된다. 사립학교 학비 부가가치세 부과로 인해 학비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영국 정부는 사립학교가 학비 인상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립학교 부가가치세 부과로 인해 늘어난 재정은 연간 13억 파운드 (한화 약 2조 2,960억 원)에서 15억 파운드(한화 약 2조 6,490억 원) 정도이며, 공공 서비스 특히 차년도 교육 여건 개선 정책에 사용될 예정이다.
영국 교육부는 이 정책 시행으로 인해 사립학교에서 공립학교로 학생이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공립학교의 추가 학생 수용 여건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자가 납부하게 되는 학비에 대해서는 별도 계획에 따라 정해지게되며, 사립학교 장학금, 학비 보조금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수 교사 채용 확대
학교 교사 부족 문제는 영국의 오래된 숙제와도 같다. 특히 수학, 과학 과목 교사가 부족하다. 매년 학교를 떠나는 교사 수는 늘어나고 있다. 2023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한 해 동안 40,000명의 교사가 퇴직 전에 학교를 그만두었으며,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2001년에는 영국 한 학교에서 교사 부족으로 학생들이 오전 중에 수업을 종료하고 조기 귀가한 일이 있었고, 2016년에는 스코틀랜드 애버딘 지역의 교사 부족으로 인해 학교 폐쇄가검토된 사례가 있었을 정도이다. 2019년 영국 교사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가 학교를 떠날 생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동당은 교사 부족 문제를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장애 요소로 인식하고 6,500명의 신규 교사의 채용을 총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새 정부 출범직후, 브리짓 필립슨(Bridget Phillipson) 영국 교육부 장관은 공약이행을 즉시 착수하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영국 교육부는 교사채용 공약 추진을 위해 약 4.5억 파운드(한화 약 7,940억 원)를 배정하고 구체적 시행 방안을 마련 중임을 강조했다.
교사 업무 경감을 위한 인공지능(AI) 활용
영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원 업무 경감을 교원 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주기적으로 교사를 대상으로 주당 근무 시간, 수업 이외의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 등 업무와 관련한 설문을 실시하고 현황을 파악한다. 영국 교육부가 발표한 교사 설문 조사 결과(2024. 9. 27)에 따르면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58.2시간(2022년 57.5시간)이며, 수업 이외 업무 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응답자의 75%가 너무 많은 시간(too much)을 할애한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는 교사 급여 인상과 더불어 교원 업무 경감 정책이 우수 교원을 유치하고 학교에서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교사의 수업 계획 작성과 학생 과제 채점 업무 지원을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를 개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2024. 8. 28). 약 400만 파운드(한화 약 67억 원)를 투자하여 교육과정 지침, 수업 계획, 암호 처리된 학생 평가 결과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고품질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도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위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기업에는 100만 파운드(한화 약 17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교사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창의적이고 질 높은 수업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등학교 무상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 제공
영국 정부는 2012년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와 관련한 연말 평가 보고서(Extended Service Evaluaation: End of Year 1 Report)에서 학교가 제공해야 할 핵심 서비스(Core Offer)를 제시했다. 핵심 서비스에는 연간 48주 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동 돌봄 서비스(Child Care)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아동 돌봄 서비스가 학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아동 돌봄 서비스 중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은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영국 초등학교에서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은 1990년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 돌봄 요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단순히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으나, 현재는 식사뿐만 아니라 독서, 컴퓨터 실습, 숙제, 스포츠 클럽 등과 방과 전 수업과 같은 프로그램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영국 정부 각종 보고서에서는 이 제도가 학생의 학교 출석률 제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아침식사 클럽 조기 적용 제도(Breakfast Club Early Adopter Scheme, 2024. 9. 6)를 발표하고 공약 이행에 착수했다. 2025년 4월 750개 공립학교가 초기 시범 운영에 참여하게 되며, 이를 위해 약 700만 파운드 (한화 약 123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전면 시행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3억 6천5백만 파운드(한화 약 6,445억 원)이다. 주영한국교육원과 옥스퍼드대학교 허트포드컬리지는 영국 교육부에 2025년부터 실시되는 아침식사 클럽(Breakfast Club) 시간에 한국어 클럽 운영을 제안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초등학교 3,000개 어린이집(Nursery) 신규 설치
영국의 학제는 13학년제로 초등(Primary Education) 6년, 중등(Secondary Education) 5년, 후기 중등(Further Education) 2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학 교육(Higher Education)은 일반적으로 3년 동안 이루어진다. 초등학교 취학 전 단계를 초기 단계(Early Year Foundation)라고 하며 9개월~4세가 다니는 어린이집(Nursery)과 4~5세 교육을 위한 유치원(Reception)으로 구분된다. 9개월~2세까지 유아에게는 주당 15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3세~4세까지는 주당 30시간을 무상 제공한다.
영국 정부는 취학 전 단계인 초기 교육(Early Education) 정책을 관할하는 전담 차관(Stephen Morgan)을 별도로 둘 만큼 이 시기의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 영국 교육부는 보도자료(2024. 9. 24)를 통해 어린 자녀의 돌봄 비용 경감, 직장인 부모의 육아 부담 해소, 새로운 보육 공간 조성과 교육 표준 향상 등을 위한 어린이집 3,000개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유휴 공간을 새로운 보육 공간으로 만들어 10만 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이행 조치로 2024년 10월부터 300개의 어린이집을 신설할 예정이다.
학교 감사 방식 개편
영국의 공립학교는 교육기준청(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Children’s Services and Skills, Ofsted)으로부터 감사(inspection)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교육기준청(Ofsted)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독립 감사기관이다. 평가 결과 우수한 등급을 받은 학교는 주요 항목에 대해 면제 또는 감사 주기를 연장할 수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거나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학교는 일반적으로 2년 반 이내에 감사를 다시 받게 된다. 2023년 3월 영국 레딩 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교 감사 결과가 ‘탁월(Outstanding)’에서 ‘부적합(Inadequate)’으로 강등되는 결과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하게되는 일이 발생하자 학교 평가 방식에 대한 거센 비판이 있었다. 영국 교육부는 학교 수준을 높이고 학부모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4단계의 단일 평가 체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2024. 9. 2). 2024년 9월부터는 학교 평가 결과를 그동안의 단일 평가 결과로 통지하지 않고, 각 하위 범주(교육의 질, 행동 및 태도, 개인 개발, 리더십 및 경영)에 각각 평가 결과를 부여하게 된다. 이 정책 변화에 학부모의 77%가 지지하고 있으며, 영국 교육부는 이번 조치를 학교 표준 향상을 위한 개혁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영 교육 협력 방안
그동안 우리나라와 영국 정부 간의 교육 교류는 그리 활발하지 않았으나, 팬데믹 이후 교육 기술(에듀테크) 기반 교수학습 환경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한국 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양국 정부 간 교육 협력을 위한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교육부가 인공지능의 안전한 개발과 활용을 위해 처음으로 마련하여 발표(2022.8.10)한 「교육 분야 인공지능 관련 윤리원칙」에 대해 영국교육부에서는 관심 표명과 지지 의견을 밝혔다. 2023년 11월 한· 영 정상 간 체결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통해 양국의 관계가 글로벌 전략적 동반 관계로 격상되었으며, 교육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이라는 과제가 합의서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2년간 영국 교육부는 한국을 3차례 방문했으며, 세번째 방문인 2024 글로벌 교육혁신 서밋(GEIS)에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Stephen Morgan 영국 교육부 정무차관이만나 교육 기술(에듀테크) 기반 시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교육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또한 대전교육청은2024년 6월 영국 킹스턴구, 킹스턴대학교와 MOU를 맺고 AI 기반 교사 포럼, 학생 공동 수업 등 교육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한국과 영국은 미래 교육혁신을 위한 글로벌 협력 파트너가 되었으며, 향후 전 세계를 선도하는 협력 모델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Reporting year 2023 Education and training statistics for the UK(DfE, 2023.11), 2023 교육기본통계(교육부, 2024. 8), PISA 2022 결과(2023. 12), 2024 OECD 교육지표(2024. 9)
안희성
교육부 장학관
중등학교 영어교사를 거쳐 교육부 교육전문직으로 근무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재외동포교육지원, 교육기관 감사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영국한국교육원장으로 재직시 한국어 보급, 한·영 교육 교류 등의 업무를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