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육 현대화 2035
코로나19

글. 박지현 중국학연구소 근사재 연구실장

국가 전략과 교육 혁신은 어떻게 만나나
21세기 중국의 국가 전략은 흔히 ‘두 개의 백 년’이라 불리는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과 2050년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란 이념으로 수렴된다. 사회주의 국가의 교육이란 국가 공동체의 성원이자 일꾼을 길러내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산업혁명적 기술 발전의 대전환기에는 국가 주도의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교육개혁이 일어난다. 2019년 2월 23일 중공중앙과 국무원 명의로 발표된 『중국 교육 현대화 2035』1)는 바로 2050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가기 위한, 2035년까지 ‘첫 번째 15년 분 투 단계’에 조응하는 중국의 교육 개혁안이다. 이 문건과 함께 중공중앙 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 명의의 『교육 현대화 추진 가속화 실시방안(2018-2022)』(이하 『실시방안』)2)도 같은 날 발표됐다. 『중국 교육 현대화 2035』가 향후 15년에 걸쳐 전개될 교육 현대화의 사상 배경, 총체 사고, 전략 임무, 실시 경로, 보장 조치를 거시적으로 밝혀놓은 것이라면, 『실시 방안』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실시될 구체적인 정책 내용과 주요 임무를 밝혀놓은 것이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 문건에 나타난 현 중국 교육 현대화 정책의 주요 이슈를 소개하고,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의 돌발상황이 가져온 영향과 그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① 산업과 교학(敎學)의 융합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실시방안』에 제시된 교육 현대화 임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중요한 개혁 포인트는 바로 산업과 교학의 융합이다. 산업-교학 융합은 직업교육과 고등교육 개혁의 주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중심 동력이다.
‘교육·교학 개혁과 산업 고도화 전환의 연계’로 요약되는이 방침은 먼저 직업교육에 있어 시장 지향, 품질 향상, 취업촉진을 목표로 전공 설치를 최적화해 산업-교학 융합 메커니즘을 건립하는 것이다. 나아가 2019년 10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교육부 등 6개 부처 명의로 발표한 『국가 산업교학융합 시범지역 건설 실시방안』에 따르면, 전국에 산업-교학 융합형 도시를 건설해 산업과 교학, 기업과 학교가 융합된 새로운 인재 양성의 구조와 체계를 만들겠다는 국가 전략으로 확대 전개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 이후 고등교육 개혁의 주요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쌍일류(세계 일류대학과 세계 일류학과)’ 건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학과 전공교육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전환기 중국 사회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적·지적 자원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의식을 담고 있다. 『실시 방안』에서는 중국 특색 ‘쌍일류’ 건설의 평가체계를 건립해 고등교육 개혁을 가속화·전면화하고 ‘6분야(엔지니어, 의사, 농업 및 임업, 교사, 법률 및 정치, 뉴스 미디어) 탁월한 인재와 1분야(기초학과) 출중한 인재’ 계획 2.0과 일류 전공 ‘쌍만 계획’3)을 실시해 고등교육의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를 한층 더 높이고 졸업생의 취업 및 창업 촉진 계획을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② 거대한 격차들
교육 현대화에 있어 숨길 수 없는 중국의 아픈 현실과 고민은 지역 격차와 도농(都農)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다. 중국의 교육 격차는 흔히 한국 사회에서 이슈화되는 ‘학력 격차’와는 그 층위와 차원이 다르다. 23개 성(省)과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2개의 특별행정구로 이뤄진 인구 14억의 국가인 중국에서 지역 격차란 명목 GDP 기준 세계 10위권 국가와 110위권 국가의 차이만큼이나 거대하다. 실제 2019년 31개 성 GDP 총량 순위표4)를 보면, 1위인 광둥성의 GDP는 세계 10위권 국가 수준인 10조 7,671억 위안이고 31위인 시짱티베트자치구는 1,600억 위안에 불과하다. 광둥성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1조 위안 미만의 성들도 시짱을 포함해 5개나 존재한다. 중국의 ‘교육 격차’는 ‘학력 격차’ 이전에 이 같은 지역 격차만큼이나 거대한 ‘인프라 격차’가 좀 더 본질적인 문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 안에서도 도시와 향촌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는데 2019년 말 기준 상주인구 도시화율이 60.60%이므로5) 향촌 지역의 교육 인프라와 품질 향상도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실시방안』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점을 두는 현대화 임무는 기초교육의 강화다. 이는 다음 두 가지 내용으로 정리될 수 있는데, 첫째 의무교육의 균형 발전과 확대다. 의무교육의 균형 발전은 특히 동-서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며 기본 공공교육 서비스의 균등화 수준을 높이고 학교의 표준화 건설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의무교육의 확대는 취학 전 교육과 고등학교 교육의 보급 수준을 높이는 것인데, 취학 전 교육은 보급을 확대함과 동시에 관리 및 운영 체제가 빠르게 갖춰질 것이 요구되고, 고등학교 교육은 직업 교육과 조화를 이루며 다양하고 특색 있는 발전이 요구된다. 두 번째 기초교육의 강화는 도시-향촌 의무교육의 일체화 발전6)이다. 『실시방안』에서는 특히 이주 노동자의 동거 자녀 의무교육을 해당 도시가 책임지게 하고, 농촌 호적지에 남겨진 비동거 아동에 대한 돌봄 보호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③ 보편교육인가 선도교육인가
중국 교육 현대화 전략의 가장 큰 딜레마는 보편교육과 선도교육의 조화다. 『실시방안』에 따르면, 산-교 융합 시범지역 건설을 통해 새로운 직업교육 생태계를 만들고 ‘쌍일류’ 건설과 같은 전공교육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등교육 개혁을 심화하는 동시에 거대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2022년까지 교육 현대화 전략의 주요 임무라고 할 때, 보편 교육과 선도교육의 조화로운 배치와 연계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교육 현대화’와 같은 장기 국가 비전을 시행할 때 특정 지역이나 분야를 정해 기존 체제와 제도를 뛰어넘는 파격 지원으로 새로운 혁신 모델을 탐색하는데, ‘교육 현대화’를 위한 혁신 선도교육의 실험은 대략 다음의 두 가지 방향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첫째 ‘교육 현대화 구역’의 혁신 실험이다.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개혁개방 ‘특구’ 모델을 교육에 확대 적용시킨 것으로,지역의 우세적 요소를 집적해 신시대 교육 발전모델을 탐색하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실시 방안』에 언급된 구역 혁신 실험의 예로는 첫째 슝안신구(雄安新区)의 슝안대학, 둘째 웨강아오(粤港澳, 광둥성+홍콩+마카오) 그레이트 베이의 고등교육 협력 교류 모델, 셋째 창장(长江)삼각주의 교육 협업 플랫폼, 넷째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의 교육 개혁개방 모델이 있다.
두 번째 방향은 ‘교육 정보화’로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정보기술(IT)과 교육의 융합이다. 정보기술과 교육의 융합은 ‘AI Education’과 ‘AI in Education’의 구분처럼 교육 내용에서의 융합과 방법에서의 융합이 있다.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실시방안』에서 제시된 ‘교육정보화’는 교육 방법에서의 융합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정보기술 기반의 신형교학 모델이나 교육 서비스 및 교육 거버넌스의 신모델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1) 홈페이지 http://www.gov.cn/xinwen/2019-02/23/content_5367987.htm(검색일: 2020.5.30.)
2) 홈페이지 http://www.gov.cn/xinwen/2019-02/23/content_5367988.htm(검색일: 2020.5.30.)
3) ‘쌍만계획’은 ‘쌍일류 전공’ 계획의 다른 말로, 국가급 일류학부 전공 만 개와 성급 일류학부 전공 만 개의 건설계획을 가리킨다. 홈페이지 http://www.moe.gov.cn/fbh/live/2019/50601/twwd/201904/t20190429_380086.html(검색일 : 2020.5.31.)
4) 총 34개 성급 행정단위에서 타이완, 홍콩, 마카오를 제외한 순위표. 홈페이지 https://top.askci.com/news/20200123/1356161156523.shtml(검색일 : 2020.5.31.)
5) 중국의 호적은 농업인구와 비농업인구의 구분이 있어 도시화율에 두 가지 통계가 존재한다. 2019년 말 기준 호적인구 도시화율은 44.38%이다. 홈페이지 HYPERLINK “http//www.ce.cn/xwzx/gnsz/gdxw/202002/28/t20200228_34360903.shtml”http://www.ce.cn/xwzx/gnsz/gdxw/202002/28/t20200228_34360903.shtml(검색일: 2020.5.31.)
6) 중국은 농업과 비농업을 분리하는 호구제도의 특성 때문에 도시로 이주한 농촌 인구의 자녀 교육이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교육 현대화는 2014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호구제도 개혁 및 신형 도시화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코로나19는 교육 현대화 가속 페달
중국에서 ‘국제 아동의 날’로 기념하는 6월 1일,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했던 베이징시의 학생들이 교실 수업에 복귀했다. 4월 27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가장 먼저 등교하고, 5월 11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한 데 이어 중·고등학교 나머지 학년 학생들과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어린이날을 맞아 모두 학교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 1월 23일 우한시가 봉쇄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셧 다운(Shut down)이 시행된 중국은 전국 학교의 등교 개학을 늦추는 대신, ‘수업은 멈춰도 학업은 멈출 수 없다’라는 기치 아래 2월 17일 교육부가 ‘국가 초·중·고등학교 네트워크 클라우드 플랫폼(ykt.eduyun.cn)’을 정식 개통해 전국의 기존 우수 강의 영상 및 자료들을 모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재택학습을 돕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코로나19 전염병 상황에 따라 방역 상시화 체제에 대비한 새 학기 온라인 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베이징시의 경우 새 학기 수업은 4월 13일부터 시작됐다. BCGTV(歌华有线)와 베이징 디지털 스쿨 등에 새 학기 강의 영상이 업로드되면서 당일 고등학교와 중학교 3학년을 필두로, 4월 14일은 중학교 1학년과 2학년이, 4월 15일은 초등학교가 연이어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행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사태로 맞은 셧 다운 국면에도 중국의 초·중등 교육현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공중교실(空中课堂)’이라 불리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대규모 원격교육을 시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03년 사스(SARS) 당시 제한적이나마 TV 공중교실을 이용한 원격수업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17년 전 사스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통신기술 및 인프라의 발달로, 단순히 영상매체로 강의를 전달하던 것에서 이제는 교사와 학생들 간의 실시간 상호 피드백 교류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공중교실’ 강의는 공통의 것이지만, 교사는 온라인 교실을 열어 학생들과 소통하고 클라우드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과제를 부여하고 학습지도를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 더욱 발현되는 ‘교육 격차’의 현실이다. 다음 두 장의 사진은 온라인 교육 실시 이전에 중국 정부가 무엇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위)는 본격 새 학기 온라인 강의 시작을 앞둔 4월 13일, 주 1회 학급 주제회의에 참석 중인 베이징시 차오양사범학교 부속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모습이다.7) 사진(아래)는 후베이성 서남부에 위치한 인구 약 4만 6천 명의 소성진(小城镇)인 우펑위양관진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5월 초, 부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의 가판대 아래 작은 공간에서 ‘공중교실’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8) 커언야라 불리는 이 7살 소녀가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열중하는 모습과 장사하는 틈틈이 그 공부를 봐주는 엄마의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고 매체에 보도되면서, 현지의 통신회사가 엄마의 느린 핸드폰 스팟을 이용하는 커언야를 위해 광대역 핸드폰을 개통해주고, 또 다른 회사는 아이가 집에서도 수업을 듣고 가게의 엄마가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집에 인터넷과 웹캠을 설치해주는 등 ‘훈훈한’ 후속보도가 이어졌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후베이성 커언야의 이야기는 『중국 교육 현대화 2035』가 담고 있는 근저의 문제의식과 전략 방향을 잘 드러내준다. ‘사회주의 현대화’로 가기 위한 ‘교육 현대화’의 임무는 G2 시대 미·중 경쟁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 속에 대두되는 새로운 일자리의 인재 양성과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교육 격차’ 해소의 주요한 방법론이 현대사회 첨단의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것이다.
‘교육 격차’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동-서’와 ‘도-농’의 격차를 줄이고 교육의 균등화, 표준화, 일체화를 추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온라인 강의 플랫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코로나19는 바로 이러한 논의에 의미 있는 실험장을 제공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커언야의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러한 변화의 전제 조건은 기술 인프라의 보급이다. 중국은 어떻게 총 51만 9천 개의 학교와 2억 7,600만 명의 학생들에게 5G 이상의 광대역 인프라와 최신 디바이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설령 제공한다 한들, 그것은 또 어떻게 ‘좋은’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15년간 중국 교육 현대화 추진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적지 않을 것이다. 체제가 다르고 여러 가지 조건과 배경이 같지 않은 만큼, 참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한마디 조언을 덧붙이자면, 중국은 우리보다 앞선 첨단기술과 우리보다 심각한 현실이 공존하는 만큼 잘 헤아려 첨단의 혁신을 벤치마킹하고 현실 개선의 노력에 도움을 주는 겸손과 상생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7) 홈페이지 http://picture.youth.cn/qtdb/202004/t20200413_12284721.htm(검색일 : 2020.6.7.)
8) 홈페이지 https://mp.weixin.qq.com/s/GLgiEFuDUv62mKa3M7Qajg(검색일 : 2020.6.7.)

학급 주제회의에 참석 중인 베이징시 차오양사범학교 부속 초등학교 3학년 학생

부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 가판대 아래에서 수업을 듣는 후베이성 우펑위양관진 초등학교 1학년 학생

박지현
중국학연구소 근사재 연구실장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중국서사로,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재직하며 중국 사회문화 관련 연구와 강의를 병행했다.
지금은 한국 사회의 중국 문해력 높이기에 기여하고자 중국에 관한 제반 콘텐츠 제작과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코로나19

글. 박지현 중국학연구소 근사재 연구실장

국가 전략과 교육 혁신은 어떻게 만나나
21세기 중국의 국가 전략은 흔히 ‘두 개의 백 년’이라 불리는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과 2050년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란 이념으로 수렴된다. 사회주의 국가의 교육이란 국가 공동체의 성원이자 일꾼을 길러내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산업혁명적 기술 발전의 대전환기에는 국가 주도의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교육개혁이 일어난다. 2019년 2월 23일 중공중앙과 국무원 명의로 발표된 『중국 교육 현대화 2035』1)는 바로 2050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가기 위한, 2035년까지 ‘첫 번째 15년 분 투 단계’에 조응하는 중국의 교육 개혁안이다. 이 문건과 함께 중공중앙 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 명의의 『교육 현대화 추진 가속화 실시방안(2018-2022)』(이하 『실시방안』)2)도 같은 날 발표됐다. 『중국 교육 현대화 2035』가 향후 15년에 걸쳐 전개될 교육 현대화의 사상 배경, 총체 사고, 전략 임무, 실시 경로, 보장 조치를 거시적으로 밝혀놓은 것이라면, 『실시 방안』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실시될 구체적인 정책 내용과 주요 임무를 밝혀놓은 것이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 문건에 나타난 현 중국 교육 현대화 정책의 주요 이슈를 소개하고,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의 돌발상황이 가져온 영향과 그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① 산업과 교학(敎學)의 융합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실시방안』에 제시된 교육 현대화 임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중요한 개혁 포인트는 바로 산업과 교학의 융합이다. 산업-교학 융합은 직업교육과 고등교육 개혁의 주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중심 동력이다.
‘교육·교학 개혁과 산업 고도화 전환의 연계’로 요약되는이 방침은 먼저 직업교육에 있어 시장 지향, 품질 향상, 취업촉진을 목표로 전공 설치를 최적화해 산업-교학 융합 메커니즘을 건립하는 것이다. 나아가 2019년 10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교육부 등 6개 부처 명의로 발표한 『국가 산업교학융합 시범지역 건설 실시방안』에 따르면, 전국에 산업-교학 융합형 도시를 건설해 산업과 교학, 기업과 학교가 융합된 새로운 인재 양성의 구조와 체계를 만들겠다는 국가 전략으로 확대 전개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 이후 고등교육 개혁의 주요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쌍일류(세계 일류대학과 세계 일류학과)’ 건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학과 전공교육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전환기 중국 사회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적·지적 자원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의식을 담고 있다. 『실시 방안』에서는 중국 특색 ‘쌍일류’ 건설의 평가체계를 건립해 고등교육 개혁을 가속화·전면화하고 ‘6분야(엔지니어, 의사, 농업 및 임업, 교사, 법률 및 정치, 뉴스 미디어) 탁월한 인재와 1분야(기초학과) 출중한 인재’ 계획 2.0과 일류 전공 ‘쌍만 계획’3)을 실시해 고등교육의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를 한층 더 높이고 졸업생의 취업 및 창업 촉진 계획을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② 거대한 격차들
교육 현대화에 있어 숨길 수 없는 중국의 아픈 현실과 고민은 지역 격차와 도농(都農)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다. 중국의 교육 격차는 흔히 한국 사회에서 이슈화되는 ‘학력 격차’와는 그 층위와 차원이 다르다. 23개 성(省)과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2개의 특별행정구로 이뤄진 인구 14억의 국가인 중국에서 지역 격차란 명목 GDP 기준 세계 10위권 국가와 110위권 국가의 차이만큼이나 거대하다. 실제 2019년 31개 성 GDP 총량 순위표4)를 보면, 1위인 광둥성의 GDP는 세계 10위권 국가 수준인 10조 7,671억 위안이고 31위인 시짱티베트자치구는 1,600억 위안에 불과하다. 광둥성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1조 위안 미만의 성들도 시짱을 포함해 5개나 존재한다. 중국의 ‘교육 격차’는 ‘학력 격차’ 이전에 이 같은 지역 격차만큼이나 거대한 ‘인프라 격차’가 좀 더 본질적인 문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 안에서도 도시와 향촌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는데 2019년 말 기준 상주인구 도시화율이 60.60%이므로5) 향촌 지역의 교육 인프라와 품질 향상도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실시방안』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점을 두는 현대화 임무는 기초교육의 강화다. 이는 다음 두 가지 내용으로 정리될 수 있는데, 첫째 의무교육의 균형 발전과 확대다. 의무교육의 균형 발전은 특히 동-서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며 기본 공공교육 서비스의 균등화 수준을 높이고 학교의 표준화 건설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의무교육의 확대는 취학 전 교육과 고등학교 교육의 보급 수준을 높이는 것인데, 취학 전 교육은 보급을 확대함과 동시에 관리 및 운영 체제가 빠르게 갖춰질 것이 요구되고, 고등학교 교육은 직업 교육과 조화를 이루며 다양하고 특색 있는 발전이 요구된다. 두 번째 기초교육의 강화는 도시-향촌 의무교육의 일체화 발전6)이다. 『실시방안』에서는 특히 이주 노동자의 동거 자녀 의무교육을 해당 도시가 책임지게 하고, 농촌 호적지에 남겨진 비동거 아동에 대한 돌봄 보호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③ 보편교육인가 선도교육인가
중국 교육 현대화 전략의 가장 큰 딜레마는 보편교육과 선도교육의 조화다. 『실시방안』에 따르면, 산-교 융합 시범지역 건설을 통해 새로운 직업교육 생태계를 만들고 ‘쌍일류’ 건설과 같은 전공교육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등교육 개혁을 심화하는 동시에 거대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2022년까지 교육 현대화 전략의 주요 임무라고 할 때, 보편 교육과 선도교육의 조화로운 배치와 연계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교육 현대화’와 같은 장기 국가 비전을 시행할 때 특정 지역이나 분야를 정해 기존 체제와 제도를 뛰어넘는 파격 지원으로 새로운 혁신 모델을 탐색하는데, ‘교육 현대화’를 위한 혁신 선도교육의 실험은 대략 다음의 두 가지 방향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첫째 ‘교육 현대화 구역’의 혁신 실험이다.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개혁개방 ‘특구’ 모델을 교육에 확대 적용시킨 것으로,지역의 우세적 요소를 집적해 신시대 교육 발전모델을 탐색하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실시 방안』에 언급된 구역 혁신 실험의 예로는 첫째 슝안신구(雄安新区)의 슝안대학, 둘째 웨강아오(粤港澳, 광둥성+홍콩+마카오) 그레이트 베이의 고등교육 협력 교류 모델, 셋째 창장(长江)삼각주의 교육 협업 플랫폼, 넷째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의 교육 개혁개방 모델이 있다.
두 번째 방향은 ‘교육 정보화’로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정보기술(IT)과 교육의 융합이다. 정보기술과 교육의 융합은 ‘AI Education’과 ‘AI in Education’의 구분처럼 교육 내용에서의 융합과 방법에서의 융합이 있다. 『중국 교육 현대화 2035』와 『실시방안』에서 제시된 ‘교육정보화’는 교육 방법에서의 융합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정보기술 기반의 신형교학 모델이나 교육 서비스 및 교육 거버넌스의 신모델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1) 홈페이지 http://www.gov.cn/xinwen/2019-02/23/content_5367987.htm(검색일: 2020.5.30.)
2) 홈페이지 http://www.gov.cn/xinwen/2019-02/23/content_5367988.htm(검색일: 2020.5.30.)
3) ‘쌍만계획’은 ‘쌍일류 전공’ 계획의 다른 말로, 국가급 일류학부 전공 만 개와 성급 일류학부 전공 만 개의 건설계획을 가리킨다. 홈페이지 http://www.moe.gov.cn/fbh/live/2019/50601/twwd/201904/t20190429_380086.html(검색일 : 2020.5.31.)
4) 총 34개 성급 행정단위에서 타이완, 홍콩, 마카오를 제외한 순위표. 홈페이지 https://top.askci.com/news/20200123/1356161156523.shtml(검색일 : 2020.5.31.)
5) 중국의 호적은 농업인구와 비농업인구의 구분이 있어 도시화율에 두 가지 통계가 존재한다. 2019년 말 기준 호적인구 도시화율은 44.38%이다. 홈페이지 HYPERLINK “http//www.ce.cn/xwzx/gnsz/gdxw/202002/28/t20200228_34360903.shtml”http://www.ce.cn/xwzx/gnsz/gdxw/202002/28/t20200228_34360903.shtml(검색일: 2020.5.31.)
6) 중국은 농업과 비농업을 분리하는 호구제도의 특성 때문에 도시로 이주한 농촌 인구의 자녀 교육이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교육 현대화는 2014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호구제도 개혁 및 신형 도시화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코로나19는 교육 현대화 가속 페달
중국에서 ‘국제 아동의 날’로 기념하는 6월 1일,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했던 베이징시의 학생들이 교실 수업에 복귀했다. 4월 27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가장 먼저 등교하고, 5월 11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한 데 이어 중·고등학교 나머지 학년 학생들과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어린이날을 맞아 모두 학교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 1월 23일 우한시가 봉쇄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셧 다운(Shut down)이 시행된 중국은 전국 학교의 등교 개학을 늦추는 대신, ‘수업은 멈춰도 학업은 멈출 수 없다’라는 기치 아래 2월 17일 교육부가 ‘국가 초·중·고등학교 네트워크 클라우드 플랫폼(ykt.eduyun.cn)’을 정식 개통해 전국의 기존 우수 강의 영상 및 자료들을 모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재택학습을 돕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코로나19 전염병 상황에 따라 방역 상시화 체제에 대비한 새 학기 온라인 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베이징시의 경우 새 학기 수업은 4월 13일부터 시작됐다. BCGTV(歌华有线)와 베이징 디지털 스쿨 등에 새 학기 강의 영상이 업로드되면서 당일 고등학교와 중학교 3학년을 필두로, 4월 14일은 중학교 1학년과 2학년이, 4월 15일은 초등학교가 연이어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행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사태로 맞은 셧 다운 국면에도 중국의 초·중등 교육현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공중교실(空中课堂)’이라 불리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대규모 원격교육을 시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03년 사스(SARS) 당시 제한적이나마 TV 공중교실을 이용한 원격수업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17년 전 사스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통신기술 및 인프라의 발달로, 단순히 영상매체로 강의를 전달하던 것에서 이제는 교사와 학생들 간의 실시간 상호 피드백 교류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공중교실’ 강의는 공통의 것이지만, 교사는 온라인 교실을 열어 학생들과 소통하고 클라우드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과제를 부여하고 학습지도를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 더욱 발현되는 ‘교육 격차’의 현실이다. 다음 두 장의 사진은 온라인 교육 실시 이전에 중국 정부가 무엇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위)는 본격 새 학기 온라인 강의 시작을 앞둔 4월 13일, 주 1회 학급 주제회의에 참석 중인 베이징시 차오양사범학교 부속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모습이다.7) 사진(아래)는 후베이성 서남부에 위치한 인구 약 4만 6천 명의 소성진(小城镇)인 우펑위양관진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5월 초, 부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의 가판대 아래 작은 공간에서 ‘공중교실’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8) 커언야라 불리는 이 7살 소녀가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열중하는 모습과 장사하는 틈틈이 그 공부를 봐주는 엄마의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고 매체에 보도되면서, 현지의 통신회사가 엄마의 느린 핸드폰 스팟을 이용하는 커언야를 위해 광대역 핸드폰을 개통해주고, 또 다른 회사는 아이가 집에서도 수업을 듣고 가게의 엄마가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집에 인터넷과 웹캠을 설치해주는 등 ‘훈훈한’ 후속보도가 이어졌다.

학급 주제회의에 참석 중인 베이징시 차오양사범학교 부속 초등학교 3학년 학생

부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 가판대 아래에서 수업을 듣는 후베이성 우펑위양관진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시사점은 무엇인가
후베이성 커언야의 이야기는 『중국 교육 현대화 2035』가 담고 있는 근저의 문제의식과 전략 방향을 잘 드러내준다. ‘사회주의 현대화’로 가기 위한 ‘교육 현대화’의 임무는 G2 시대 미·중 경쟁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 속에 대두되는 새로운 일자리의 인재 양성과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교육 격차’ 해소의 주요한 방법론이 현대사회 첨단의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것이다.
‘교육 격차’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동-서’와 ‘도-농’의 격차를 줄이고 교육의 균등화, 표준화, 일체화를 추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온라인 강의 플랫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코로나19는 바로 이러한 논의에 의미 있는 실험장을 제공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커언야의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러한 변화의 전제 조건은 기술 인프라의 보급이다. 중국은 어떻게 총 51만 9천 개의 학교와 2억 7,600만 명의 학생들에게 5G 이상의 광대역 인프라와 최신 디바이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설령 제공한다 한들, 그것은 또 어떻게 ‘좋은’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15년간 중국 교육 현대화 추진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적지 않을 것이다. 체제가 다르고 여러 가지 조건과 배경이 같지 않은 만큼, 참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한마디 조언을 덧붙이자면, 중국은 우리보다 앞선 첨단기술과 우리보다 심각한 현실이 공존하는 만큼 잘 헤아려 첨단의 혁신을 벤치마킹하고 현실 개선의 노력에 도움을 주는 겸손과 상생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7) 홈페이지 http://picture.youth.cn/qtdb/202004/t20200413_12284721.htm(검색일 : 2020.6.7.)
8) 홈페이지 https://mp.weixin.qq.com/s/GLgiEFuDUv62mKa3M7Qajg(검색일 : 2020.6.7.)

박지현
중국학연구소 근사재 연구실장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중국서사로,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재직하며 중국 사회문화 관련 연구와 강의를 병행했다.
지금은 한국 사회의 중국 문해력 높이기에 기여하고자 중국에 관한 제반 콘텐츠 제작과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