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학교 수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선 방안1)

● 글·장의선 KICE 선임연구위원

장의선 선임연구위원
KICE 교육평가본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세계시민성과 국가정체성을 균형 있게 함양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현재 KICE 교육평가본부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연구를 맡고 있으며, 글로벌 시티즌십 함양 및 문화다양성 역량 증진, 미래 사회를 대비한 민주시민성 지표 구안 및 학교 미디어 교육 활성화 방안 등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1) 이 글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RRC 2020-3) ‘학교 수준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선 방안(장의선 외, 2020)’에서 관련 내용을 발췌ㆍ수정한 것이다.

들어가는 말

오늘날 우리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발전에 따른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으며, 지역, 세대, 계층, 이념 간의 갈등도 여전히 심화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시대라는 명분으로 외국인 유입은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사회 구성원의 다양화는 구성원 간의 신뢰감을 저하시키고, 사회 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기도 한다.
반면에 쟁점이 되는 현안이나 정책 입안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의견 개진 기회는 일상생활 속의 디지털 매체 등을 통해 더 많아지고 있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민주주의의 경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미래사회 대응을 위해서는 양립 불가능한 요구들 간의 균형을 찾아가는 역량 함양 교육이 요구되는 바, 학교 수준에서 존중, 자율, 연대 등의 시민가치를 중심으로 다양성을 포용하는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 이에 ‘글로벌 시민사회의 도래’와 ‘일상적 실천 중심’의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새로운 학교 수준의 민주시민교육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민주시민교육의 준거: 민주시민교육의 개념과 민주시민성 지표

글로벌 시대,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학교 수준의 민주시민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불확실성과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미래 사회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민주시민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규정과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민주시민성 지표 구안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들을 참고하여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보다 확장된 민주시민성의 정의를 ‘민주시민성이란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이념과 가치를 존중하면서 자율적 주체로서 민주시민의 권리 행사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갈등과 대립을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며, 다수결의 원리를 존중하되 그 한계점을 인식하는 입장에서 소수자 의견을 보호하고, 문화다양성 증진 및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제 역량’ 으로 규정하였다.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을 뜻하며, 민주적 문화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을 명시하였다.
이와 함께 민주시민성이라는 특정 현황을 식별하고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서 민주시민성 지표와 그 구조를 [그림 1]과 같이 제시하였다. 민주시민성 지표의 구조도에서 외곽의 큰 원은 민주시민(개인)을 둘러싼 민주적 문화를 의미하고, 개인으로부터 민주적 문화를 향해 뻗어가는 여섯 갈래의 화살표는 민주시민성의 주요 지향점이자 민주시민교육 목표의 주요 측면들을 가리킨다. 여섯 갈래의 지향점은 독립적으로 배치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스펙트럼 위에 놓여있음으로써 보다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위와 같은 민주시민성 지표의 구조에 따라 6개 영역의 대분류지표와 각 대분류지표별 세부 역량(중분류지표)을 <표 1>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정하였다.

[그림 1] 민주시민성 지표의 구조

<표 1> 민주시민성 6대 지표와 구성 역량

글로벌 시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선 방안

글로벌 시대에 요구되는 보다 확장된 민주시민성의 정의와 이를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6개의 지표를 토대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 실태를 분석함으로써,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과정 개선방안을 모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교과 교육과정과 교과 외 활동 영역의 개선 방향을 제안하였는데 먼저 교과 교육과정의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민주시민교육은 평화·통일교육, 환경교육 등과 같이 범교과 주제로 다루어져 왔던 만큼, 특정 교과에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교과에서 함께 연대하여 달성해야 할 궁극적인 교육 목표임을 교과 교육과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교육과정 개발 초기 단계부터 범교과 주제를 염두에 두고 교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개발 한 사례는 보편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교육과정에 민주시민교육 관련 내용을 반영하려는 교과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둘째, 교과별로 민주시민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성 있는 성취기준 설정이 요구된다. 성취기준 설정 방안은 민주시민교육과 관련된 성취기준을 신설하는 방안과 현재 진술된 성취기준의 내용을 민주시민교육의 차원에서 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으로 구분될 수 있다. 현행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교과별 특성에 따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지표에 편중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균형 있는 민주시민성 함양을 위해서는 민주시민성 지표 영역별로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성취기준들이 고르게 분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교과별로 민주시민교육과 연결될 수 있는 교과 기능의 위계를 학교급별 혹은 학년별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교과 기능의 위계 설정은 학교급에 따른, 혹은 학년에 따른 민주시민교육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기능의 위계 설정의 근거가 민주시민성 지표의 대분류지표 및 중분류지표에 토대를 두어야 위계 수준의 일관성과 논리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 외 활동 영역의 개선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도 교육청별 민주시민교육 우수 사례의 상호 벤치마킹 및 협력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17개 시·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실무 워크숍 정책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안하였다. 특히 광역 자치단체 수준에서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공동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거나 시·도별 자율성과 관련된 기준·범위의 설정이 가능하며, 나아가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하여 일정 수준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민주시민교육 활동 편성-운영 지침’ 등의 공동 제작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민주시민성의 6대 지표 및 하위 내용의 사회적 확산과 교육 내용 반영 방안이 요구된다. 민주시민성을 구성하고 있는 지표들 및 그 하위 내용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공유된 이해가 있어야 민주시민교육이 교육 활동의 전반적 영역에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 추진 방향에 대한 사회적 측면의 논의 및 이해 확산을 위한 포럼 운영, 민주시민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 민주시민교육의 운영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의 운영이 요구된다.
셋째, 지역사회 및 학교 외 기관과의 협업 체제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민주시민교육의 실천과 관련하여 풀뿌리 민주주의에 교육적으로 기여하는 지역사회 기반의 시민사회와 학교가 협업을 실시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 하였다. 특히 현재의 마을교육공동체를 중심으로 물리적 ·환경적 공간을 공유하는 협업은 학생 참여 활동의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기에 용이하므로 학생 주도의 참여와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시민성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나가는 말

현 정부는 국정과제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과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를 선정하고, 학교 현장에서의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 방안을 실행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요구에 단위 학교가 적절히 부응하기 위해서는 학교 수준의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실제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글로벌 시대의 민주시민교육 내용 정립과 사회적 합의 및 공감과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을 글로벌 시대에 적합하도록 새롭게 개선하고 이에 대한 공감과 인제 제고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는 민주시민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안착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둘째, 균형 있는 민주시민성 함양을 위한 체계적인 교과 교육과정 개선이 요구된다. 6개 지표별로 균형 있는 민주시민성이 함양되기 위한 교육과정 개선 방안으로는 우선 교육과정 총론에 민주시민성 지표를 명시적으로 반영한 후,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교과별 위상과 특성에 정합하는 민주시민성 지표를 강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민주시민교육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과 간 연계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셋째, 학교 현장에서의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사·학생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는 민주시민교육이 학교 수준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과 관련된 참신하고 다양한 교과별 교수·학습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이 절실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덧붙여 민주시민교육 실천의 효과에 대한 정기적 평가와 활용, 관련 교사 연수 확대 등과 같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과 외 활동을 통한 민주시민교육 개선을 위한 행정적·제도적 체제 구축이 요구된다. 교과 외 활동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은 시·도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안착을 위해서는 이에 적합하도록 시·도교육청별 관련 업무에 대한 전담 부서 및 조직을 재정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관기관 간 정책협의체를 운영하여 지표별 균형 있는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과 외 프로그램의 점검 및 부족한 지표 영역의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