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강화 방안

디지털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강화 방안

• 글·이명진 KICE 연구위원

이명진
KICE 연구위원

교육심리를 전공하였으며 자기조절, 신경교육학(뇌기반학습), 단위학교에서의서·논술형 평가, 다중양식 학습분석, 에듀테크 활용교육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글은 김수진, 김동영, 이명진, 백은진(2022)의 ‘디지털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강화 방안’ 일부 내용을 요약·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둔다.

다양하고 급격한 사회와 기술의 변화는 학교교육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교실수업과 학생평가에도 새로운 시도와 다각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지능정보기술의 도입으로 시작된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학교교육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교사가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가, 즉 교사의 교수학습 및 학생평가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디지털 교육환경으로의 변화는 교사들에게 교수학습과 학생평가에서 전통적인 역량과 역할 이외의 추가적인 역량을 필요로 하였고, 이에 교사의 역할 또한 변화·확장되고 있다. 특히, 학생평가와 관련하여 교사가 역량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은 과정중심평가나 고교학점제 등과 같은 새로운 교육정책의 도입과 맞물리면서 더욱 중요하고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본 연구는 최근 학생의 학습과정과 참여를 강조하는 교육정책의 변화와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달이 학교교육에서 에듀테크 활용 속도를 가속화하고, 감염병 확산으로 온·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되는 교육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수업뿐 아니라 학생평가 측면에서도 교사의 역량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에 학교에서 활용 가능한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기준을 개발하여 교사가 다양한 교육환경에서 유연성 있는 학생평가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학생평가 역량 기준이 미래 교육에 대비하기 위한 교사의 자기 성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학생평가를 위한 교사의 역할과 역량에 대한 선행연구들

교육환경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학습 과정과 결과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가능해지고 평가 결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보다 풍부하고 상세해져 학생평가에 대한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과 역량이 확장·강화되고 있다. 학생평가자로서 교사는 평가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평가 방법에 대한 지식과 활용 역량을 갖춰야 하며, 평가를 통한 진단 결과에 따라 학습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지속해서 제공하여 학습자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활동에 부합하는 평가 방법을 선택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역량, 평가에서 산출된 결과를 관리하고 해석하여 활용할 수 있는 역량, 학생·학부모 등과 평가 결과에 대해 소통하는 역량 등이 강조되고 있었다.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평가 실태 및 교사 역량에 대한 요구

2020년 1학기부터 2022년 1학기 중간고사 시점까지 실시한 학생평가의 유형과 빈도, 평가 방법과 매체에 대해 17개 시도의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중 불성실한 응답을 제외하고 631명의 응답을 분석하여 학교급과 학생평가(정기고사와 수행평가)에서의 학생평가 실태를 살펴본 결과 초등학교에서는 대체로 정기고사보다는 학기 내 7회 이상의 수행평가를 통해 학생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정기고사와 수행평가를 모두 활용하고 있었으나, 조사 기간 중 전면 온라인 수업 또는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에도 학생평가의 92% 이상은 등교 시 대면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교에서 등교 시에 시행된 정기고사의 평가 방법을 살펴보면 선다형, 서술형, 단답형이 주로 활용되었다고 응답하였다. 등교 시의 수행평가에서는 초·중등학교 모두에서 교사평가, 개별평가가 활용되었는데, 초등학교급에서는 서술형, 단답형, 실시형 평가가 주로 활용되었던 데 반해, 중·고등학급에서는 서술형, 논술형, 보고서 작성이나 발표, 포트폴리오형 평가가 주로 활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정기고사보다는 수행평가에서 온라인 평가가 이루어진 빈도가 높았는데, 온라인 수행평가에 활용된 플랫폼은 대체로 2개 이상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번하게 활용된 온라인 학습 플랫폼으로는 실시간 회의 플랫폼(MS Teams, Zoom, google meet 등)과 학습 콘텐츠 제공 플랫폼(e-학습터, EBS 온라인 클래스 등)이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학교교육에서 디지털 기기의 활용 범위와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변화된 교육환경에서 학생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도 조사하였다. 설문조사지는 학생평가 계획단계, 실행단계, 그리고 결과 활용 단계에서 필요한 역량을 구분하여 해당 역량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1(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5(매우 그렇다)’까지의 정도로 응답하게 하였다. 학생평가 계획 단계에서 제시한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평가 방법의 선정, 평가 매체의 선정, 평가 도구 개발의 네 측면의 하위 역량의 중요성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실행 단계에서의 평가 실행과 채점 평가 결과 제공 측면의 모든 하위 역량도 역시 중요도의 평균이 4.21 이상으로 나타났다. 학생평가 결과 활용 단계에서 제시된 평가 결과의 분석, 피드백 제공, 수업과 평가의 개선 측면의 하위 역량들 역시도 그 중요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교사는 학생평가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디지털 환경에 적합하고 의미 있는 학생평가를 구상하는 역량에 대한 필요성이 높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즉, 기존의 선별이나 성취도를 점수화하여 객관적 지표를 산출하기 위한 측면의 평가를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가 아닌, 복합적인 역량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개별 학생들에게 가능한 평가가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보다 큰 틀에서의 학생평가에 대한 구상과 평가도구 개발 역량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교육환경에서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이 더욱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측면이 높게 나타난 것은, 온·오프라인 수업과 평가가 병행되는 블렌디드 교육환경이 보편화된 시기에 교육 내용과 평가 목적에 따라 온라인 평가와 오프라인 대면 평가 중 무엇이 보다 적합한지를 구분하고 활용할 수 있는 안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역량에는 디지털 도구의 활용 능력도 물론 포함된다. 분명한 것은, 이때의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은 디지털 기기가 제공되었기 때문에 기존 학생평가를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여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교육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학생평가의 특성을 파악하고 평가의 목적에 따라 그것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를 선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즉, 특정한 목적의 학생평가를 수행하고자 할 때, 디지털 도구가 지닌 장단점을 파악하여 적합성을 판단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디지털 교육환경에서 필요한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과 역량 기준

학생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교사의 역량에 대해서 기존에 강조되던 역량을 포함하여 이 연구에서는 교육환경의 디지털화를 반영하고, 학생평가의 단계(순서)와 학생평가에 대한 교사의 태도를 포함하였으며, 영역역량-기준으로 그 내용을 구체화하였다. 이는 선행연구 분석, 교육전문가의 의견, 워킹그룹 검토 및 교사 워크숍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집된 의견을 종합하여 정리한 내용에 대하여 관련자들에 의해 타당성을 검증받았다. 교육환경의 디지털화에 따른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기준은 평가 설계, 평가 개발, 평가 실행, 평가 결과 분석 및 활용, 그리고 평가 윤리와 태도의 5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각 영역에 따른 필요 역량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진술을 의미하는 역량 기준을 설정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표 1> 디지털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기준

맺음말

이 연구에서 개발된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기준은 학생평가 역량 점검을 위한 체크리스트로 활용될 수 있다. 체크리스트는 교사가 학생평가 역량 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나, 학교에서 평가를 설계하는 데 지침이 될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평가 지식과 경험 수준별, 평가 단계별로 세분화된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교사 개인이 아닌 학교나 학년, 교과 단위에서 동료 교사와 함께 전문학습공동체를 통한 활용을 적극 장려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교사는 교육에 대해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교원양성기관을 거쳐 현직에 임하면서 지속적인 자기 계발과 재교육을 통해 교육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꾸준히 성장해 간다. 이렇게 교원의 지속적인 역량 신장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교원 연수’이다. 교사의 학생평가 역량 기준은 수업과 평가의 연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학습을 위한 평가로서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학생평가의 각 단계에서 갖추어야 할 교사 역량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연구자, 관리자(장학사 등),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현장 교사의 관점이 모두 반영되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여 학생의 성장 정도와 상태에 대한 ‘진단’과 ‘점검’의 목적을 모두 충족시키고, 절차적 측면에서 학생평가의 단계에 따른 역량과 세부 기준을 바탕으로 교사를 위한 학생평가 연수 프로그램을 체계화·표준화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수 프로그램은 현장 교사의 필요와 요구가 반영되어 있고, 여러 상황들이 복합적·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교육 장면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로 기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