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기초 소양,
KICE DiLAP으로 진단하고 지원한다1)
• 글·전성균 KICE 연구위원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 개발 배경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학교 현장에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 및 기술의 활용으로 인해 교실 수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역량 중심의 미래교육과 관련한 논의에서 지속해서 언급되어 왔던 디지털 소양(Digital Literacy)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역량’, ‘컴퓨터·정보 소양’ 등 강조점에 따라서 다양하게 일컬어지지만 공통적으로 미래 사회에 적절히 대응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함양해야 하는 능력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우리나라는 일찍이 학교교육에 ICT 활용 교육 중심으로 디지털 소양 교육을 도입하여 적극적으로 관련교육을 강화한 시기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00년에 ‘초·중등학교 정보통신기술 교육 운영지침’을 제정하여 학교 현장에서 ICT 활용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해당 지침은 2005년 개정을 거치고, 결국 2008년 폐지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과 더불어 ‘소프트웨어교육 운영지침’이 한때 시행되기도 하였으나 한시적으로 일부 학교에만 적용되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및 관련 교육 경험이 부족하다는 ICILS2) 2018 결과가 발표되면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교육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 인식하에 우리나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디지털 소양을 강조하며 학교교육을 통한 디지털 소양 교육을 강화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초 소양으로서 디지털 소양이 도입됨에 따라 모든 교과에서 디지털 소양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고, 이에 따라 효과적인 디지털 소양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소양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수준에 대한 진단과 그에 따른 맞춤형 지도가 필수적이다. 디지털 소양이 낮은 학생들의 경우 학교 수업에서 ICT 도구 사용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ICT 도구를 수업에서 단순히 많이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상경아 외, 2020).
즉, 학급 및 학교 단위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수준에 맞는 디지털 소양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함양을 지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교육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수준에 대한 진단 및 해석이 가능한 척도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는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gital Literacy Assessment Program, 이하 KICE DiLAP)’로 명명하였다.
1) 이 글은 전성균 외(2023),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 개발’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작성한 것임.
2) ICILS(International Computer and Information Literacy Study)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 구성 방향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를 2022 개정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개발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디지털 소양 내용 체계를 바탕으로 디지털 소양 진단 평가틀을 구성하였다. 디지털 소양 내용 체계에 따라 디지털 소양 평가틀은 4개 영역 1.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의 활용’, 2. ‘디지털 정보의 활용과 생성’, 3. ‘디지털 의사소통과 문제해결’, 4. ‘디지털 윤리와 정보보호’로 구성되었다.
디지털 소양 평가틀에 근거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을 보다 균형있고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기 위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를 바탕으로 하는 행동 영역을 채택하여,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 문항 출제를 위한 2차원 분류 체계를 구성하였다.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의 영역별 배점 비율은 <표 1>과 같이 1.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의 활용’은 30%, 2. ‘디지털 정보의 활용과 생성’은 30%, 3. ‘디지털 의사소통과 문제해결’은 25%, 4. ‘디지털 윤리와 정보 보호’는 15%로 설정하였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컴퓨터 사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능을 평가하는 문항에서 상대적으로 정답률이 낮게 나타난 ICILS 2018 결과 특성을 고려하여 이러한 영역을 좀 더 면밀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정보교육 및 교육 평가 전문가와 논의하여 배점 비율을 산정하였다.
<표 1>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 영역별 배점 비율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 개발
학급 및 학교 단위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수준에 맞는 개별화된 디지털 소양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개발하고자 문항 개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첫째,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통해 디지털 소양을 진단할 수 있는 문항을 개발한다. 둘째, 주제를 선정하고 이러한 주제에 따라 모듈 단위로 문항을 개발한다. 셋째, 다양한 교과와 연계하여 문항을 개발한다. 넷째, 학습 지향적 평가 문항을 개발한다. 다섯째, 2022개정 교육과정 및 국제적인 동향을 반영하여 개발한다. 여섯째,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수준을 고려하여 개발한다.
이러한 개발 방향을 토대로 워킹 그룹과 협력하여 문항 개발을 추진하였다.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는 컴퓨터 기반 평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표 2>와 같이 ‘가형’, ‘나형’, ‘공개 문항’ 으로 구성하고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 평가 시스템에 탑재하였다.
‘가형’ 문제지는 ‘해양 쓰레기 문제해결’과 ‘수학여행 계획 공모전’ 2개의 모듈로 구성하였으며, ‘나형’ 문제지는 ‘해양 쓰레기 문제해결’과 ‘동아리 홍보하기’ 2개의 모듈로 구성하였다. 학생들은 연습문제를 5분 동안 수행하고, ‘가형’을 배정받은 학생들은 ‘해양 쓰레기 문제해결’과 ‘수학여행 계획 공모전’ 문항을 컴퓨터 기반 평가로 수행한다. ‘나형’을 배정받은 학생들은 마찬가지로 연습 문제를 5분동안 수행하고, ‘해양 쓰레기 문제해결’과 ‘동아리 홍보하기’ 문항을 컴퓨터 기반 평가로 수행한다. 또한,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소개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SNS 사용 현황 조사’는 공개 문항으로 탑재하였다.
<표 2>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 구성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 활용도 제고
디지털 소양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고, 이러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디지털 소양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목적에서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개발하였으며 향후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학년군 및 학교급별로 세분화하여 개발할 필요가 있다. 미래 사회 준비를 위해 디지털 소양 교육은 중요하고, 학년별 수준 및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개발하였다. 학년 수준을 고려하여 저학년의 경우에는 1.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의 활용’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고학년의 경우에는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해결 과정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진단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컴퓨터 기반 평가로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지원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시스템에 문항을 탑재하여 컴퓨터 기반 평가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여 6가지 문항 유형에 대해서는 쉽고 빠르게 문항을 탑재할 수 있었다. 다만, 6가지 문항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제한 사항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자료 제시형 문항을 제안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시스템에 보다 확장된 형태로 문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기존 개발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보다 경제성을 높이고 시스템의 활용도를 제고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유형의 문항을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학급 및 학교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는 학급 및 학교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수준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가형’과 ‘나형’을 동시에 개발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을 학년 초에 평가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디지털 소양 교육을 실시한 이후에 다시 디지털 소양을 평가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 향상 정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통해 디지털 소양 교수·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학급 및 학교 상황에 따라서 KICE 디지털 소양 진단 도구(KICE DiLAP)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박상욱, 김현경, 상경아, 전성균, 최인선. (2019).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 ICILS 2018 결과 분석.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19-9.
상경아, 김경희, 박상욱, 전성균, 박미미, 이재원, 민여준. (2020). 컴퓨터·
정보 소양 및 컴퓨터 사고력 성취 특성과 향상 방안 탐색: ICILS 2018 심층 분석.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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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illon, J., Ainley, J., Schulz, W., Friedman, T., & Duckworth, D. (2019). Preparing for life in a digital world: IEA International Computer and Information Literacy Study 2018 International Report. IEA.
전성균
KICE 연구위원
컴퓨터교육을 전공했으며, 그동안 ICILS 연구, 디지털 소양 연구 등을 수행하였다. 최근에는 진로·학업 설계 플래너, 에듀테크, 2022 개정 정보과 평가기준 개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