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중·고등학교 학습지원대상학생 대상
학습저해요인 진단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중·고등학교 학습지원대상학생 대상
학습저해요인 진단
• 글·김경령 KICE 부연구위원
김경령
KICE 부연구위원
교육심리를 전공했으며, 2021년에 입사하여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에서 기초 학력 및 교원 전문성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Ⅰ. 연구의 추진 배경 및 목적
학교 교육은 모든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잠재 능력이 계발될 수 있도록 성장을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입시 위주의 현행 교육환경에서 반복되는 상대평가를 통해 또래들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게 되는데, 학습에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교 교육은 고난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시간이 장기화가 되면 학업 문제를 넘어 다양한 부정적인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는 학교 교육의 목적에 맞게 개인의 삶과 사회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 되는 기초학력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지속적 지원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학력 부족 학생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고,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격차 문제가 심화되면서 기초학력 문제는 사회적인 화두가 되었다. 이에 2021년 기초 학력보장법 제정, 2022년 동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학습지원대상 학생’, 학습지원대상학생에 대한 지원을 ‘학습지원교육’이라고 명명하였고,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선정에 대한 조항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학습지원교육이 필요한 중·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이미 초등학교 시기부터 학습 부진이 누적되어 온 상태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학습 부진이 나타나게 된다. 학습 부진이 누적된 채 계속해서 학교급이 올라가게 되면 학생들은 학습에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내에서의 관계 맺음, 나아가 학교 부적응의 어려움까지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즉, 기초학력의 부족은 교과학습 결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리 정서적 원인 등 복합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학습지원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학습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 심리적인 요인을 찾아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학습저해 요인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기초학력 향상 지원 정책 추진에 있어 학습저해 요인을 진단하는 연구들이 지속돼 온 흐름에 맞춰 이제 학습을 저해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가진 중·고등학생의 특성과 발달을 고려한 진단 도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Ⅱ. 중·고등학교 학생 대상 학습저해요인 탐색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은 개인적인 측면과 환경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개인적인 측면의 원인은 파지력과 기억력의 부족, 집중력과 인내력의 부족, 부적절한 학습 습관과 같은 인지적 요인과 부정적 자아개념, 학습 동기의 부족, 낮은 자기효능감, 학습된 무기력 등의 정의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적 요인과 정의적 요인은 결국 이분법적인 요인이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학습 방법을 잘 모르거나 학습을 제대로 해 본 경험이 없어 그동안 학습 전략과 학습 관리 방법을 체득하지 못한 채 그대로 학습 부진으로 이어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누적된 학업 실패 경험으로 인해 학업 성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기효능감과 긍정적 자기 인식이 부족하여 실패를 능력 부족으로 귀인하게 되면서 어차피 자신은 안 될 거라는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는 진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도 방해 요인으로 작동하게 되면서 학습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비관도 높아지게 된다.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의 환경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학교 환경과 사회적 지지 요인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학습 지원학생의 지원에 있어 중심을 지키고 있는 학교가 어떠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는 학습 저해 요인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가는 기초학력보장을 위해 단위학교의 교육 책무성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맞춤형의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 단위 학교 교사 및 학교가 외부 기관과 얼마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 등은 중요한 변인이다. 또한 학생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요인 중 가장 밀접한 관계인 부모, 친구, 교사와의 관계적 어려움도 학습 저해 요인의 중요한 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부모가 얼마나 자녀에게 학업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지, 학생과 교사 간의 친밀성이 있는지, 또래와의 관계가 중요한 환경적 요인임이 나타났다.
Ⅲ. 학습저해요인 진단검사에 활용 가능한 구인
[그림1] 검사도구 개발 절차
학습을 저해하는 다양한 하위 요인들을 측정하기 위하여 학습동기, 학습정서, 진로인식, 학습전략, 학습관리, 학교풍토, 사회적 지지의 7개 영역으로 선정하였다. 문항들은 학교생활과 학습 경험,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 등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게 하였고, 7점 척도의 총 44개 문항으로 개발하였다.
Ⅳ. 학습저해 요인 진단검사의 활용
본 검사 결과는 T점수를 방사형 그래프와 함께 제공함으로써, 학습저해 요인 중 지원이 가장 필요한 영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학생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현재 개발된 학습저해 요인 진단도구 사용에 있어서의 편리성과 활용성 확보를 위하여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진단도구를 구현하였다. 교사 및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상담사(코칭단)는 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관찰함과 동시에 본 진단도구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영역에서 기인하는 학습저해 현상을 여러 요인에 따라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에 있어서 영향을 끼치는 심리·정서적 상태를 규준화된 측정 결과를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현장의 진단도구 활용을 제고하기 위하여 활용 매뉴얼을 제작하였다. 활용 매뉴얼은 [검사도구 소개] – [검사 결과 해석] – [사례로 보는 영역별 지도 방안]의 순서로 구성하였다. 이 매뉴얼은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https://k-basics.org/) 확인할 수 있다.
[그림2] 검사결과표 예시
Ⅴ. 학습저해 요인 진단검사 활용의 활성화 방안
본 연구에서 개발한 학습저해 요인 진단검사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검사 실시와 검사 활용 측면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활성화 방안 : ① 검사 실시
첫째, 학생들의 상태를 파악하여 학습지원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학기 초에 실시하도록 한다.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학교에서 학습저해 요인으로서 비인지적 요인을 검사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중학교 및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에 학습저해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기 초 일괄적으로 시행하여, 진단 후에는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피드백 및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학교 환경과 관련한 문항에 답을 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학년별로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 검사를 누가 실시 및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명료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 중고등학교는 학습지원교육을 각 교과 교사가 담당하기 때문에 해당 검사를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동시에 사용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혼선을 피하기 위해 학교는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언제, 누가 실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 및 정보 공유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글 해득이 안 된 중도 입국의 다문화 학생이나 누적된 학업실패 등으로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어렵고 메타 인지 능력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 실제 자신의 상황과 검사 결과 값이 괴리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를 보정할 수 있는 부가 검사지나 교사의 면담 및 관찰 결과가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활성화 방안 : ② 결과 활용
첫째, 학습 부진은 장시간에 걸쳐 여러 영향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진단검사를 통한 일회성의 지원은 효과성이 없다. 검사를 학년에 따라 실시하고, 수집된 결과를 축적함으로써 교사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습저해 요인 극복 활동 혹은 프로그램의 지원 현황과 학생들의 변화 양상 등을 모니터링하여,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지원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학습저해 요인 중 ‘학교풍토’ 영역과 ‘사회적 지지’ 영역은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만약 해당 영역의 점수가 낮다면 학교장 및 학교 차원에서 해당 영역의 검사 결과를 유의미하게 반영하여 별도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학습저해 요인을 이해하는 것은 학생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보호자에게도 중요하다. 학교 차원에서 검사 결과에 따른 지원 내용을 보호자에게 안내하는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