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출발선 평등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 1)

● 글·노원경 연구위원

노원경 연구위원
KICE 교수학습본부

교육심리를 전공하였으며, 초·중등 교수학습 지원 및 학습자 특성 연구를 비롯하여 기초학력 지원 관련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1) 이 글은 노원경 외(2021)의 일부 내용을 요약·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 둔다.

들어가는 말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어느 때 보다 평등, 공정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간 우리는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해왔지만, 사회의 양극화가 교육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 타고난 배경 변인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공교육이 시작되는 교육의 출발선 시기는 이미 타고난 학생 개인이나 가정 변인의 영향이 크다. 초등학교 입학 전 사교육 경험 등으로 인해 1학년 국어, 수학 교육과정을 익히고온 학생들도 있는 반면, 간단한 단어도 읽지 못한 상태로 입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현실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이전 시기의 경험에 의한 학생 간 격차 발생을 모두 통제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가능한 학교교육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이 격차가 최대한 보정되어 학생들이 앞으로 학교생활과 학습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교육의 출발선 평등 의미와 학생들이 학교나 교실에서 경험해야 할 평등 요소를 알아보고 교사와 학부모의 인식을 통해 출발선 평등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교육에서의 평등과 출발선 평등 개념

교육에서의 평등을 논할 때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것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다. 교육에서의 평등 관점을 학문적으로 좀 더 세분해서 알아보면 <표 1>과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교육 기회의 평등은 획일적 평등관과 능력주의 교육평등관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를 분배적 교육평등관이라고 하며, 이 밖에도 보상적 교육평등관, 비판적 교육평등관, 급진적 교육평등관이 있다.

<표 1> 교육에서의 평등에 대한 관점

출처:김영화. (2010). p.187; 박경호. (2018). p.155 재인용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둘째, 가정환경 및 배경 외에도 학업성취 결과에 비추어 다른 학생에 비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학력 향상 지원 사업이 있다([그림 1] 참조). 사실 지원받는 대상으로 들어가면 교육복지 사업이나 기초학력 지원 사업 모두 그 대상이 상당히 중복되어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림 1] 교육에서의 평등을 위한 그간의 정책적 지원들

이와 같은 교육 기회 및 결과의 평등 실현 차원에서 대상 학생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학생 간 격차가 커지기 전에 필요한 측면이 물론 있다. 다만 이러한 교육 기회와 결과에 주목한 평등관은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나 교실 차원에서의 학생이 실제 경험하는 평등을 놓치는 부분이 있다.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학교교육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정책적 지원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교육 기회 및 결과 보장 중심의 기존 평등론의 외연을 확장하여 교육에서의 출발선 평등을 ‘모든 학생이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시기를 거치면서 학습에 필요한 기초학습능력(읽기, 쓰기, 셈하기 등)과 긍정적 심리·정서(유능감, 관계성, 자율성 등) 경험을 확보하게 되는 상태’로 정의하였다([그림 2] 참조).

  • 교육기회의 평등: 인종, 신분, 성별에 관계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평등 개념(예: 의무교육의 제도화 등)

  • 교육결과의 평등: 누구나 일정수준 이상으로 성취할 수 있도록 하여 최종적인 학습결과에서도 차이가 발행하지 않도록 하는 평등 개념 (예: 기초학력 진단·보정 등)

  • 교수학습에서의 평등: 학교나 교실 수준에서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학습 기회, 과정, 결과에서의 평등을 의미하는 개념

[그림2] 교육의 출발선 평등 개념 정의

학교교육에서는 출발선 시기인 초등학교 1~2학년이지만 이미 가정환경, 부모의 교육적 관심, 개인의 능력 등 개인과 가정 변인에 따른 학생들의 교육 경험 정도 여부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출발선이 동일할 수 없다는 점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학생들의 출발선을 동일하게 하는 ‘출발선 평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출발선의 차이를 줄이는 노력은 보편적 교육 복지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며,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출발선에서 누구나 인지적·정서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미의 ‘출발선 평등’을 지향한다.

교육의 출발선 평등 요소

본 연구에서는 출발선 평등 개념에 기초하여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학교나 교실에서 경험해야 할 평등의 요소를 다음 <표 2>와 같이 학습, 심리·정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도출하였다.
첫째, 학습적인 측면의 평등 요소로 학습 참여, 맞춤형 학습, 기초학력, 기본 학습습관을 강조하였다. ‘학습 참여’는 학습자의 성장에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학습 및 수업 참여를, ‘맞춤형 학습’은 학습자의 수준에 따른 맞춤형, 개별화 학습을, ‘기초학력’은 문해력, 수리력 등에서 기초학력 보장을, ‘기본 학습습관’은 학교생활 및 학습을 위한 기본 학습습관 형성을 의미한다.
둘째, 심리·정서적인 측면의 평등 요소로 유능감, 관계성, 자율성을 강조하였다. ‘유능감’은 학생이 성공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자신감을, ‘관계성’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긍정적인 관계를, ‘자율성’은 자신에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환경적인 측면의 평등 요소로 학교 및 교실 문화와 물리적 교실 환경을 강조하였다. ‘학교 및 교실 문화’는 학생 개인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공정한 학교 및 교실 문화 형성을, ‘물리적 교실 환경’은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학습 공간의 구성 및 다양한 학습 도구와 자료의 양적·질적 확보를 의미한다.

교육의 출발선 평등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 방안

<표 3>과 같이 교육의 출발선 평등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 방안과 세부 추진 내용을 수업, 학교, 사회 영역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첫째, 수업 영역에서는 ‘학생의 인지·심리 발달에 근거한 수업 계획·수립·수행’, ‘체계적인 수업 과정을 통한 학생 보정 지도’, ‘수업에서의 느린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경험을 함께 배려’를 제안하였으며, 둘째 학교 영역에서는 ‘기초학습능력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 ‘긍정적 심리·정서 경험을 위한 다양한 교육 기회 및 경험의 제공’을, 마지막으로 사회 영역에서는 ‘교육의 출발선 평등에 대한 공통의 이해 도모’, ‘교육의 출발선 평등 실현에 대한 긍정적 기대 조성’을 제안하였다.

<표 2> 초등학교 저학년이 학교나 교실에서 경험해야 할 평등의 요소

<표 3> 출발선 평등 지원 요구(공통점) 교사 vs 학부모

맺음말

이제까지 ‘출발선 평등’이라는 용어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선별하여 방과 후 또는 수업 중 별도로 지원하는 방식의 선별적 평등 관점이었다면 본 연구에서는 학교교육의 출발선 시기에 개인마다 다른 출발선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을 똑같이 출발선에 세우거나 도착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모두 각자의 출발선에서 인지적·정서적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데 있어서의 ‘교육의 출발선 평등’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에 목적을 두었다. 앞으로 학습 과정에서 이러한 출발선 평등을 경험한 학생들이 개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료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 노원경, 김경주, 김성경, 김태은, 김경령, 윤선인, 황매향 (2021).
    교육의 출발선 평등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RRI 2021-1.

  • 김영화. (2010). 교육사회학. 경기: 교육과학사.

  • 박경호. (2018). 교육격차의 이해를 통한 개선방향 탐색. 교육비평, 41, 145-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