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교원 업무
경감 방안과 시사점

글. 조규복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사

일본 교원의 업무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다. 따라서 일본의 교원 업무 경감 현황과 방안 등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참고가 되는 특징과 시사점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일본 교원의 업무 시간이 얼마나 왜 길고 업무 경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노력 중에서 우리나라에도 참고할 만한 방법과 관점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본 교원의 업무시간이 얼마나 긴가?

먼저 일본 교원의 업무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2021년 하반기에 문부과학성과 일본교직원조합에서 조사한 것이 있다. 전자(문부과학성)는 전수조사로 출퇴근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후자는 7,014명의 교사에게 온라인으로 인식형 설문방식으로 조사한 것이다. 문부과학성(2021)의 ‘학교 업무 개혁을 위한 추진현황 조사 결과 개요’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일본 전체학교의 86.4%가 교원의 근무를 IC카드([그림 1] 참고) 혹은 타임카드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문부과학성 조사 결과의 신뢰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문부과학성이 2021년 9월에 조사한 교원근무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약 30~40%의 교사가 월 45~80시간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며, 약 10%의 교사는 월 80시간 이상을 초과근무하고 있다. 한편 후자(일본교직원조합)의 인식형 설문조사 결과로는 초·중·고등학교 교사의 월 평균 초과근무시간이 각각 약 57시간 40분, 76시간 32분, 48시간 55분이며 이와 별도로 자택에서도 매일 약 1시간 정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참고로 일본 교사의 정규근무시간은 7시간 45분이다. 8시15분부터 16시 45분까지가 근무시간으로 되어 있고 그 중간(보통 12시 45분~13시 30분)에 45분간의 휴식시간을 끼고 있다.
문부과학성과 일본교직원조합의 조사 결과는 집계와 표시 방법 등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이를 통해 실제로는 정규근무시간보다 하루에 평균 3~4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평일에는 8시에 출근해서 19시 정도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동아리 지도 등을 위해 하루나 이틀 출근해서 4시간 정도 더 일하는 것으로 대략 가늠할 수 있다. 일본교직원조합의 조사결과를 참고로 방학에는 대부분 정규근무시간대로 근무를 하지만 주말에도 하루 정도 출근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OECD(2019)의 국제 교수학습 조사(TALIS)에 따르면 일본 교사는 1주에 56시간 일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이 일하고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참고로 OECD(2019)의 국제 교수학습 조사(TALIS)결과에서 우리나라 교사는 주당 34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왔고, OECD의 근무시간은 주당 38.8시간으로 집계되었다.

[그림 1] 교원 근태관리용 IC카드 단말기
(단말기 가격은 1만엔, 카드는 교통카드로 대체 가능)

[그림 2] 학교급별 월별 초과근무교원 비율(%)
문부과학성(2021)학교의 업무 방법 개혁을 위한 추진 현황 조사 결과 개요의 일부(pp.6-8)내용 재구성

일본 교원의 업무시간은 왜 긴가?

우리나라 교원에 비해서 왜 일본 교원의 업무시간은 30%이상 더 긴 것일까? 왜 정규근무시간보다 더 먼저 혹은 더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출근하는 것일까? 야근과 휴일근무로 인정되어 수당이 지급되기 어려운 환경(분위기) 속인데도 말이다.
그 이유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교사의 근무 방식 개혁 관련 보고서에서 지적하였듯이 동아리 지도 등 학교와 교사가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과다하게 수행하고 있기(혹은 학교문화상 수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일본 교원은 방학에도 학교에 출근해서 정상근무하고 있고, 우리나라처럼 근무지외 연수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점도 꼽을 수 있다.
근무지외 연수 제도 자체는 있지만 건별로 신청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그 연수가 근무를 대체할 정도의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책임성을 담보해야 하는 사회 여론으로 유명무실하고 거의 활용되어지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일간의 평균 근무시간과 초과근무시간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어떤 방안과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일본 노동기준법에는 한 주에 초과근무가 40시간을 넘으면 안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반 정도의 교사가 40시간을 넘기고 있으니 일본 대부분의 학교는 노동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월 초과근무 80시간이 넘으면 과로사의 위험이 있다고 문부과학성 정책문서에서도 언급되어 있는데 약 10%정도의 교사는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매년 초중등교사 임용 지원율이 떨어지고 있기도 하여 수년 전부터 명확한 관점과 대책이 강구되어지고 있다. 이를 정리한 정책 문서가 일본문부과학성 중앙교육심의회(2019) ‘새로운 시대의 교육을 위한 지속가능한 학교지도·운영체제 구축을 위한 학교에서의 업무 개혁에 관한 종합적 방안에 대해서(답신)’이다.
이러한 일본 교사의 업무경감 방안 중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것도 있고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리고 업무경감 방안을 모색한 관점 중에는 우리나라에도 참고가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원의 업무를 크게 3가지 관점으로 구분하여 경감 방안을 모색하였다. 즉, 학교의 업무가 아닌 것, 학교의 업무이지만 반드시 교사가 담당할 필요가 없는 것, 교사의 업무이지만 경감이 가능한 것이다.

<표 1>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한 교원 업무 구분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교사의 직무내용이
불분명하고 학교 기능이 확대되어 있기
때문에 교사 직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학교 기능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교사와 행정직원 및 학교가 담당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줄여나가기 위해서
지역의 인력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문부과학성의 교원업무 경감 방안에 대해 인상적인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교원 업무 경감을 검토하기 위해 학교가 굳이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검토한 점이다. 학교 안에서 교사와 행정직원 간 업무분장 및 ○○교사와 같은 직책을 신설하기 전에 우리나라도 교육청과 공공서비스 및 지역 봉사단체 등에 넘기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표1> 안의 등하교 지도를 포함한 4가지 업무내용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학교 교직원의 업무가 아니거나 정보화 등을 통해 업무가 경감된 것들이다.
학교 밖의 등하교 지도와 방과후 순찰은 교직원의 업무가 아닌 학부모와 경찰의 업무로 분류될 것이다. 학교징수금(급식비, 교재비 등)의 경우 학생들이 현금을 지참하고 다니는 것은 분실위험이 있고, 미지급 학생을 체크하고 재촉하는 등의 업무를 교직원이 수행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관점 아래 ‘공회계화(학교가 아닌 지자체의 예산으로 처리하는 것)’하여 교육청이나 시청에서 처리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은행지로 및 신용카드 등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교직원의 부담이 적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육활동 등을 위해 지역 봉사단체 등과 연계하는 업무를 각각의 교사가 직접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의 ‘지역학교 협동활동 추진원’이 상담창구가 되어 학교의 교무부장(주간교사) 혹은 행정직원이 문의에 대응하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봉사 포털이나 교육청의 게시판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지원받을 체제가 갖추어져 있다.
둘째, 교사의 업무이지만 더 줄여야 하는 부분(방법)이 있음을 언급한 점이다. 그 중에서도 수업준비, 학습평가(성적처리)가 언급된 점이 주목할 점이다. 수업준비와 학습평가(성적처리)는 수업 다음으로 교사 고유의 중요한 업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업무 경감 내용을 살펴보면 수업준비의 경우 ‘수업준비의 핵심이 되는 교재연구와 지도안 작성 등은 교사가 담당할 업무이지만 교재 인쇄와 물품 준비 그리고 과학 수업에서의 실험과 관찰 준비 및 정리는 스쿨 서포트 스탭 등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되어 있다.
평가 역시 ‘문제 작성과 채점 및 학생부 기록 등은 교사의 업무이지만 숙제 등의 제출 상황 확인과 간단한 연습문제의 체크와 같은 보조업무도 스쿨 서포트 스텝 등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학교에 도입되고 있는 스쿨 서포트 스텝 제도를 문부과학성이 보다 확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문부과학성과 교육청 및 외부 기관 등의 조사 통계, 공문 처리 경감을 강조한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OECD(2019)의 국제 교수학습 조사(TALIS) 결과에서 일본과 한국이 주당 5.6시간 5.4시간 사용되는 것으로 집계되어 다른 OECD 국가 평균(2.7)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편인데, 이와 관련하여 5가지 구체적인 경감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①교육청 등의 공문은 그 대상·빈도·시기·내용·형식 등을 점검하고 내용의 중복 등이 없도록 할 것. ②교사의 전문성과 깊이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면 행정직원 등이 대응할 것. ③외부의 문의와 자료요청이 예상되는 학교 관련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 등에 미리 공개하여 관련 문의를 줄일 것. ④외부 단체의 조사 등의 요청은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교사가 처리해야 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면) 교육청을 통해 (학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학생 등에 연결되도록 할 것. ⑤문부과학성의 각종 연구학교 지정 사업은 정선해서 대폭 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참고가 되는 방안과 관점은 무엇인가?

첫째, 교원의 업무를 명확하게 하면서 학교 기능을 축소하는 것이다.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의 후지와라(2018)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총 6개국의 교직원 업무를 검토한 보고서에서 아래 [그림 3]과 같이 교사의 직무내용과 학교 기능을 축으로 구분한 바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교사의 직무내용이 불분명하고 학교 기능이 확대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직무내용은 분명하고 학교 기능은 축소되어져야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교원 업무는 일본에 비해 분량은 적지만 성격은 일본처럼 불분명하고 교원을 둘러싼 학교의 역할도 비대하여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고 축소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교원의 업무 경감 자체가 아니라 교원 업무의 명확화와 학교 기능의 축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림 3] 교사와 학교의 지도체제 유형

둘째, 지역 연계와 학부모회(PTA)의 역할이 중요한 점이다. 학교의 기능을 축소하고 교사와 행정직원 및 학교가 담당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의 외부 인력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일본에서는 교육청에 ‘지역학교 협동활동 추진원’ 등의 직책을 두거나 ‘동아리 지도원’, ‘관찰실험 보조원’ 등의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해당 학교의 인근 그리고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협력지원체제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봉사활동 관련 포털 사이트로는 미흡할 수 있다. 교육청과 구청 등에 관련 전문가를 배치하는 방안과 함께 학교에서 각종 비상근의 지원 인력 채용시 인근 지역 인력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동아리 활동에 대한 교육적 의미를 제고하는 것이다. 일본 교사의 업무가 우리나라보다 많은 가장 큰 이유 2가지는 동아리 지도와 방학중 정상근무라고 볼 수 있다. 이 중 동아리 지도는 교사의 자발성에 기반을 두는 특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아침과 방과후 그리고 주말에도 이루어지는 예체능 중심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교사로서 보람과 인정을 받고 보다 학생들을 파악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며, 특히 수업시간에서 보다 양질의 교수학습이 가능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동아리 지도가 일본 교원 초과근무의 주요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가급적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고 아침과 방과후의 장시간 동아리 활동을 지양하는 수준으로 논의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스포츠클럽과 학교 자율동아리가 추진되고 있지만, 일본의 이러한 학교 내 예체능 중심의 교사에 의한 동아리 지도에 대해 그 장점을 취할 부분은 없을지, 교과연계 혹은 인성교육 등의 측면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없을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참고자료

  • OECD(2019). Teachers and School Leaders as Lifelong Learners(TALIS)

  • 후지하라 후미오(藤原 文雄)(2018). 세계 학교와 교직원 업무 방식. 학지출판

  • 문부과학성(2021). 학교 업무 개혁을 위한 추진현황 조사 결과 개요

  • 일본교직원조합(2021). 2021년 학교현장의 업무개혁에 관한 의식조사

  • 교육플러스(2021). 교사 행정업무 OECD ‘최고’ 일본, 업무 재구조화 어떻게 했나…“과다 업무파악 위해 근태 관리 실시” 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88

조규복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사

일본 히로시마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경대학에서 객원준교수·연구원으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디지털과 온라인 연계 학교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이버폭력예방 콘텐츠(교재, 동영상, 웹사이트 등) 개발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교원 업무
경감 방안과 시사점

글. 조규복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사

일본 교원의 업무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다. 따라서 일본의 교원 업무 경감 현황과 방안 등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참고가 되는 특징과 시사점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일본 교원의 업무 시간이 얼마나 왜 길고 업무 경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노력 중에서 우리나라에도 참고할 만한 방법과 관점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본 교원의 업무시간이 얼마나 긴가?

먼저 일본 교원의 업무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2021년 하반기에 문부과학성과 일본교직원조합에서 조사한 것이 있다. 전자(문부과학성)는 전수조사로 출퇴근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후자는 7,014명의 교사에게 온라인으로 인식형 설문방식으로 조사한 것이다. 문부과학성(2021)의 ‘학교 업무 개혁을 위한 추진현황 조사 결과 개요’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일본 전체학교의 86.4%가 교원의 근무를 IC카드([그림 1] 참고) 혹은 타임카드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문부과학성 조사 결과의 신뢰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문부과학성이 2021년 9월에 조사한 교원근무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약 30~40%의 교사가 월 45~80시간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며, 약 10%의 교사는 월 80시간 이상을 초과근무하고 있다. 한편 후자(일본교직원조합)의 인식형 설문조사 결과로는 초·중·고등학교 교사의 월 평균 초과근무시간이 각각 약 57시간 40분, 76시간 32분, 48시간 55분이며 이와 별도로 자택에서도 매일 약 1시간 정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참고로 일본 교사의 정규근무시간은 7시간 45분이다. 8시15분부터 16시 45분까지가 근무시간으로 되어 있고 그 중간(보통 12시 45분~13시 30분)에 45분간의 휴식시간을 끼고 있다.
문부과학성과 일본교직원조합의 조사 결과는 집계와 표시 방법 등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이를 통해 실제로는 정규근무시간보다 하루에 평균 3~4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평일에는 8시에 출근해서 19시 정도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동아리 지도 등을 위해 하루나 이틀 출근해서 4시간 정도 더 일하는 것으로 대략 가늠할 수 있다. 일본교직원조합의 조사결과를 참고로 방학에는 대부분 정규근무시간대로 근무를 하지만 주말에도 하루 정도 출근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OECD(2019)의 국제 교수학습 조사(TALIS)에 따르면 일본 교사는 1주에 56시간 일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이 일하고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참고로 OECD(2019)의 국제 교수학습 조사(TALIS)결과에서 우리나라 교사는 주당 34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왔고, OECD의 근무시간은 주당 38.8시간으로 집계되었다.

[그림 1] 교원 근태관리용 IC카드 단말기
(단말기 가격은 1만엔, 카드는 교통카드로 대체 가능)

[그림 2] 학교급별 월별 초과근무교원 비율(%)
문부과학성(2021)학교의 업무 방법 개혁을 위한 추진 현황 조사 결과 개요의 일부(pp.6-8)내용 재구성

일본 교원의 업무시간은 왜 긴가?

우리나라 교원에 비해서 왜 일본 교원의 업무시간은 30%이상 더 긴 것일까? 왜 정규근무시간보다 더 먼저 혹은 더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출근하는 것일까? 야근과 휴일근무로 인정되어 수당이 지급되기 어려운 환경(분위기) 속인데도 말이다.
그 이유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교사의 근무 방식 개혁 관련 보고서에서 지적하였듯이 동아리 지도 등 학교와 교사가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과다하게 수행하고 있기(혹은 학교문화상 수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일본 교원은 방학에도 학교에 출근해서 정상근무하고 있고, 우리나라처럼 근무지외 연수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점도 꼽을 수 있다.
근무지외 연수 제도 자체는 있지만 건별로 신청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그 연수가 근무를 대체할 정도의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책임성을 담보해야 하는 사회 여론으로 유명무실하고 거의 활용되어지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일간의 평균 근무시간과 초과근무시간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어떤 방안과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일본 노동기준법에는 한 주에 초과근무가 40시간을 넘으면 안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반 정도의 교사가 40시간을 넘기고 있으니 일본 대부분의 학교는 노동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월 초과근무 80시간이 넘으면 과로사의 위험이 있다고 문부과학성 정책문서에서도 언급되어 있는데 약 10%정도의 교사는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매년 초중등교사 임용 지원율이 떨어지고 있기도 하여 수년 전부터 명확한 관점과 대책이 강구되어지고 있다. 이를 정리한 정책 문서가 일본문부과학성 중앙교육심의회(2019) ‘새로운 시대의 교육을 위한 지속가능한 학교지도·운영체제 구축을 위한 학교에서의 업무 개혁에 관한 종합적 방안에 대해서(답신)’이다.
이러한 일본 교사의 업무경감 방안 중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것도 있고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리고 업무경감 방안을 모색한 관점 중에는 우리나라에도 참고가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원의 업무를 크게 3가지 관점으로 구분하여 경감 방안을 모색하였다. 즉, 학교의 업무가 아닌 것, 학교의 업무이지만 반드시 교사가 담당할 필요가 없는 것, 교사의 업무이지만 경감이 가능한 것이다.

<표 1>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한 교원 업무 구분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교사의 직무내용이 불분명하고 학교 기능이 확대되어 있기 때문에 교사 직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학교 기능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교사와 행정직원 및 학교가 담당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줄여나가기 위해서 지역의 인력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문부과학성의 교원업무 경감 방안에 대해 인상적인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교원 업무 경감을 검토하기 위해 학교가 굳이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검토한 점이다. 학교 안에서 교사와 행정직원 간 업무분장 및 ○○교사와 같은 직책을 신설하기 전에 우리나라도 교육청과 공공서비스 및 지역 봉사단체 등에 넘기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표1> 안의 등하교 지도를 포함한 4가지 업무내용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학교 교직원의 업무가 아니거나 정보화 등을 통해 업무가 경감된 것들이다.
학교 밖의 등하교 지도와 방과후 순찰은 교직원의 업무가 아닌 학부모와 경찰의 업무로 분류될 것이다. 학교징수금(급식비, 교재비 등)의 경우 학생들이 현금을 지참하고 다니는 것은 분실위험이 있고, 미지급 학생을 체크하고 재촉하는 등의 업무를 교직원이 수행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관점 아래 ‘공회계화(학교가 아닌 지자체의 예산으로 처리하는 것)’하여 교육청이나 시청에서 처리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은행지로 및 신용카드 등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교직원의 부담이 적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육활동 등을 위해 지역 봉사단체 등과 연계하는 업무를 각각의 교사가 직접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의 ‘지역학교 협동활동 추진원’이 상담창구가 되어 학교의 교무부장(주간교사) 혹은 행정직원이 문의에 대응하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봉사 포털이나 교육청의 게시판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지원받을 체제가 갖추어져 있다.
둘째, 교사의 업무이지만 더 줄여야 하는 부분(방법)이 있음을 언급한 점이다. 그 중에서도 수업준비, 학습평가(성적처리)가 언급된 점이 주목할 점이다. 수업준비와 학습평가(성적처리)는 수업 다음으로 교사 고유의 중요한 업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업무 경감 내용을 살펴보면 수업준비의 경우 ‘수업준비의 핵심이 되는 교재연구와 지도안 작성 등은 교사가 담당할 업무이지만 교재 인쇄와 물품 준비 그리고 과학 수업에서의 실험과 관찰 준비 및 정리는 스쿨 서포트 스탭 등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되어 있다.
평가 역시 ‘문제 작성과 채점 및 학생부 기록 등은 교사의 업무이지만 숙제 등의 제출 상황 확인과 간단한 연습문제의 체크와 같은 보조업무도 스쿨 서포트 스텝 등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학교에 도입되고 있는 스쿨 서포트 스텝 제도를 문부과학성이 보다 확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문부과학성과 교육청 및 외부 기관 등의 조사 통계, 공문 처리 경감을 강조한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OECD(2019)의 국제 교수학습 조사(TALIS) 결과에서 일본과 한국이 주당 5.6시간 5.4시간 사용되는 것으로 집계되어 다른 OECD 국가 평균(2.7)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편인데, 이와 관련하여 5가지 구체적인 경감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①교육청 등의 공문은 그 대상·빈도·시기·내용·형식 등을 점검하고 내용의 중복 등이 없도록 할 것. ②교사의 전문성과 깊이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면 행정직원 등이 대응할 것. ③외부의 문의와 자료요청이 예상되는 학교 관련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 등에 미리 공개하여 관련 문의를 줄일 것. ④외부 단체의 조사 등의 요청은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교사가 처리해야 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면) 교육청을 통해 (학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학생 등에 연결되도록 할 것. ⑤문부과학성의 각종 연구학교 지정 사업은 정선해서 대폭 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참고가 되는 방안과 관점은 무엇인가?

첫째, 교원의 업무를 명확하게 하면서 학교 기능을 축소하는 것이다.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의 후지와라(2018)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총 6개국의 교직원 업무를 검토한 보고서에서 아래 [그림 3]과 같이 교사의 직무내용과 학교 기능을 축으로 구분한 바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교사의 직무내용이 불분명하고 학교 기능이 확대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직무내용은 분명하고 학교 기능은 축소되어져야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교원 업무는 일본에 비해 분량은 적지만 성격은 일본처럼 불분명하고 교원을 둘러싼 학교의 역할도 비대하여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고 축소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교원의 업무 경감 자체가 아니라 교원 업무의 명확화와 학교 기능의 축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림 3] 교사와 학교의 지도체제 유형

둘째, 지역 연계와 학부모회(PTA)의 역할이 중요한 점이다. 학교의 기능을 축소하고 교사와 행정직원 및 학교가 담당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의 외부 인력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일본에서는 교육청에 ‘지역학교 협동활동 추진원’ 등의 직책을 두거나 ‘동아리 지도원’, ‘관찰실험 보조원’ 등의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해당 학교의 인근 그리고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협력지원체제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봉사활동 관련 포털 사이트로는 미흡할 수 있다. 교육청과 구청 등에 관련 전문가를 배치하는 방안과 함께 학교에서 각종 비상근의 지원 인력 채용시 인근 지역 인력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동아리 활동에 대한 교육적 의미를 제고하는 것이다. 일본 교사의 업무가 우리나라보다 많은 가장 큰 이유 2가지는 동아리 지도와 방학중 정상근무라고 볼 수 있다. 이 중 동아리 지도는 교사의 자발성에 기반을 두는 특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아침과 방과후 그리고 주말에도 이루어지는 예체능 중심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교사로서 보람과 인정을 받고 보다 학생들을 파악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며, 특히 수업시간에서 보다 양질의 교수학습이 가능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동아리 지도가 일본 교원 초과근무의 주요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가급적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고 아침과 방과후의 장시간 동아리 활동을 지양하는 수준으로 논의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스포츠클럽과 학교 자율동아리가 추진되고 있지만, 일본의 이러한 학교 내 예체능 중심의 교사에 의한 동아리 지도에 대해 그 장점을 취할 부분은 없을지, 교과연계 혹은 인성교육 등의 측면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없을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참고자료

  • OECD(2019). Teachers and School Leaders as Lifelong Learners(TALIS)

  • 후지하라 후미오(藤原 文雄)(2018). 세계 학교와 교직원 업무 방식. 학지출판

  • 문부과학성(2021). 학교 업무 개혁을 위한 추진현황 조사 결과 개요

  • 일본교직원조합(2021). 2021년 학교현장의 업무개혁에 관한 의식조사

  • 교육플러스(2021). 교사 행정업무 OECD ‘최고’ 일본, 업무 재구조화 어떻게 했나…“과다 업무파악 위해 근태 관리 실시” 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88

조규복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사

일본 히로시마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경대학에서 객원준교수·연구원으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디지털과 온라인 연계 학교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이버폭력예방 콘텐츠(교재, 동영상, 웹사이트 등) 개발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