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의 향방 1)

● 글·정영근 KICE 선임연구위원

사회변화는 학생의 요구와 특성 및 학문 발달과 함께 학교 교육과정 변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다루어져 왔다. 필자가 참여한 연구(정영근 외, 2021)에서 과학, 산업·경제, 환경, 사회·문화,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 분야의 미래 메가트렌드와 매크로트렌드를 탐색해 본 결과, 미래 사회는 이들 메가트렌드에 따라 전반적으로 질서 재편이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연동하여 미래 학교교육 및 교육과정 재편도 필연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향후 미래 사회 질서 재편과 함께 학교교육 및 교육과정의 재편에 따른 학교지식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이 글은 ‘정영근, 이미숙, 민용성, 권영락, 이근호, 조상식, 곽영순, 임완철, 윤초희(2021).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의 구상과 교육과정 재구조화(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C 2021-3’에서 일부 발췌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 둠.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미래 학교지식은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를 과학 및 산업·경제, 환경, 사회·문화,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의 7개 분야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표 1>과 같이 파악되었다. 이때의 미래는 대략 2040~2050년 정도로 상정된 것이다.
<표 1>에서 보이는 미래 사회는 사회 각 부문의 미래 메가트렌드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기계의 인간화, 인간과 사물의 결합, 우주 생활권 가시화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회 시스템의 플랫폼화가 급 진전되어 거의 모든 생활공간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종래에는 주로 과학기술 발전이 사회 질서 재편을 주도해 왔다면 미래 사회는 과학기술과 함께 디지털 정보와 인공지능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정보와 인공지능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 결합되어 사회 질서 재편을 촉진할 것이다. 과학 부문에서는 특히 인공지능을 접목한 바이오 기술과 융합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과 생활 자체의 판도를바꾸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경제 부문에서는 기술의 융·복합을 비롯하여 네트워크 경제와 디지털 경제를 양산· 촉진하여 새로운 산업·경제 구조 및 질서를 형성하게 된다. 사회·문화 부문에서는 네트워크 사회 출현으로 문화 생산 및 소비의 융·복합화와 디지털화가 촉진되고, 그 결과 인간의 삶과 생활, 가치관의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정치·국제 부문에서도 네트워크화된 개인 중심 정치 참여로 전자민주주의 및 직접 민주주의가 확대됨으로써 정치 환경 및 민주주의 운용 및 질서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들 부문의 영향과 맞물려 아동·청소년 부문에서도 디지털 네트워크화가 촉진된다. 즉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작용이 증가하여 대인관계에 대한 개념이 변하게 되고, 문화 참여자 및 문화 창조자로서의 역할이 증대하여 지식 활동에 참여하고 공유문화를 확산하게 된다. 그 결과 미래 아동·청소년은 종래와 같이 더 이상 사회변화의 종속변인이 아니라 사회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표 1>에 나타난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서 볼 때 미래 사회에는 전체적으로 각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화 및 탈경계화·경계의 융합화, 탈중앙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융·복합화는 주로 과학, 산업·경제, 정보·인공지능 부문에서, 탈경계화·경계의 융합화는 산업·경제,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 부문에서, 탈중앙화는 산업·경제, 사회·문화, 정치·국제 부문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표 2>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 측면

사회 각 분야의 메가트렌드가 미래 사회 질서를 재편하고 그에 따라 미래 학교 교육 질서와 내용도 재편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예측은 미래 사회 각 분야의 메가트렌드에 따라 나타나는 미래 학교지식에 대한 델파이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를 <표 2>와 같이 학교지식을 구성하는 지식, 기능, 태도·가치·윤리 측면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표 2>에서 다음과 같은 미래 학교지식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7개 미래 사회 분야는 상호 영향 관계에서 미래 학교지식을 형성하고, 이러한 미래 학교지식은 학생들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점에서 생활지식 성격의 학교지식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이러한 생활지식은 융·복합적 지식의 양태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보·인공지능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및 산업·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걸쳐 방법적 지식과 수행·실천 기능·역량이 대단히 강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분과적 학문 지식의 이해나 단순 활동보다 학생의 삶과생활에서의 사용·활용에 보다 중점이 두어질 것으로 파악 된다. 셋째, 미래 학교교육에서는 사회·문화 분야의 미래 사회 변동과 아동·청소년 부문의 신체와 정신건강 및 생활 방식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이 부각된다. 넷째,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에서는 거대한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대인 및 사회관계 형성과 지능화된 인공물과의 탈 인간 중심성 관계 형성을 둘러싼 태도 및 가치, 윤리 문제가 부각된다. 인간의 정체성과 함께 이들과의 공존과 존중, 협력 관계를 위해 필요한 태도 및 가치, 윤리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측면의 미래 학교지식이 탈 인간 중심성2)의 특징을 갖게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섯째, 고도의 디지털 정보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으로 미래 학교교육에서는 디지털화된 지식에 더하여 데이터 기반 또는 데이터화된 지식이 학교지식으로 취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보·인공지능이 학교교육의 기초·기본 지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미래 학교지식의 특성

앞의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델파이 조사 결과에서 볼 때 미래 학교지식의 특성은 [그림 1]과 같이 전망된다. 미래 지식의 트렌드 및 패러다임은 특히 기계의 인간화 및 인간과 사물의 결합 현상 등의 진전으로 종래의 ‘인간 본위 지식’에서 ‘탈 인간 중심 관점의 지식’으로 이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탈 인간 중심화는 탈경계 혹은 경계의 융합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하였다. 탈경계와 경계의 융합화는 융·복합적 지식을 생성시켜 미래 학교지식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융·복합적 지식의 상당 부분은 학생들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는 생활지식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본다.
전술한 바와 같이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화와 지능화된 인공물의 등장으로 디지털화된 지식과 데이터 기반 및 데이터화된 지식이 예견된다. 즉 미래의 모든 지식은 데이터화되고 이는 다시 디지털화되는 지식 생성 및 전달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이에 따라 예컨대 종래의 국·검·인정제의 교과서 중심의 학교지식 구성 및 전달체계는 해체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인식과 가치가 결합된 지식’이 미래 학교지식으로서의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이다. 즉 지식을 단순히 앎의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가치와 관련시켜 파악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화나 지능화된 인공물과의 공존에 따른 가치판단 및 윤리적 이해가 탈 인간 중심적 지식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래 학교에서는 지식 전달의 표상인 교수(teaching)의 시대에서 학생의 지식 구성의 시대로 전환되어 미래 학생들은 스스로 지식을 발견하고 생성하는 등 학생 주도의 지식 구성 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학생들의 지식 입수 경로나 지식 생성 활동의 주 무대는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와 지능화된 인공물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 학생들은 미래 사회의 초연결 네트워크를 활용한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로서 교육과정 생성 및 지식 활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지식을 탐색·탐구하고 생성하는 시대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래 학생들은 기존의 방법적 지식을 넘어 상황적 지식 및 지식의 탐색(수집) 능력(know-where)이 요구되게 된다. 또한 지식 전달형의 전통적 교수가 해체또는 약화되는 탈 교수화 전문성이 진행되고 교육과정 프로슈머로서의 교육과정 전문성이 요구될 것이다. 미래 학교는 종래와 같은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의미에서의 탈학교 모습을 띨 것이다. 미래 학생들은 이러한 시·공간 초월의 학교교육 환경에서 형성되는 지식 및 기능, 가치·윤리의 학교지식을 체득한 역량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미래 학교지식의 패러다임 전환

2) 본고에서 말하는 ‘탈 인간 중심’ 관점은 인간-비인간의 이분법 혹은 무제한적인 자유나 극단적인 결정론을 거부한다. 이 세계의 인간 존재로서의 우리가 비인간적 존재에 대한 위계적, 우월적 태도를 지양하고 상호 연결성 및 탈경계를 바탕으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관점을 지칭하는 것이다.

정영근 KICE 선임연구위원

교육과정을 전공했으며, 국가교육과정 연구·개발을 둘러싼 과제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학교 교육 과정 거버넌스와 미래 학교 교육과정 설계에 관심을 갖고 관련 과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의 향방 1)

● 글·정영근 KICE 선임연구위원

사회변화는 학생의 요구와 특성 및 학문 발달과 함께 학교 교육과정 변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다루어져 왔다. 필자가 참여한 연구(정영근 외, 2021)에서 과학, 산업·경제, 환경, 사회·문화,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 분야의 미래 메가트렌드와 매크로트렌드를 탐색해 본 결과, 미래 사회는 이들 메가트렌드에 따라 전반적으로 질서 재편이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연동하여 미래 학교교육 및 교육과정 재편도 필연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향후 미래 사회 질서 재편과 함께 학교교육 및 교육과정의 재편에 따른 학교지식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이 글은 ‘정영근, 이미숙, 민용성, 권영락, 이근호, 조상식, 곽영순, 임완철, 윤초희(2021).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의 구상과 교육과정 재구조화(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C 2021-3’에서 일부 발췌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 둠.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미래 학교지식은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를 과학 및 산업·경제, 환경, 사회·문화,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의 7개 분야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표 1>과 같이 파악되었다. 이때의 미래는 대략 2040~2050년 정도로 상정된 것이다.
<표 1>에서 보이는 미래 사회는 사회 각 부문의 미래 메가트렌드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기계의 인간화, 인간과 사물의 결합, 우주 생활권 가시화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회 시스템의 플랫폼화가 급 진전되어 거의 모든 생활공간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종래에는 주로 과학기술 발전이 사회 질서 재편을 주도해 왔다면 미래 사회는 과학기술과 함께 디지털 정보와 인공지능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정보와 인공지능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 결합되어 사회 질서 재편을 촉진할 것이다. 과학 부문에서는 특히 인공지능을 접목한 바이오 기술과 융합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과 생활 자체의 판도를바꾸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경제 부문에서는 기술의 융·복합을 비롯하여 네트워크 경제와 디지털 경제를 양산· 촉진하여 새로운 산업·경제 구조 및 질서를 형성하게 된다. 사회·문화 부문에서는 네트워크 사회 출현으로 문화 생산 및 소비의 융·복합화와 디지털화가 촉진되고, 그 결과 인간의 삶과 생활, 가치관의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정치·국제 부문에서도 네트워크화된 개인 중심 정치 참여로 전자민주주의 및 직접 민주주의가 확대됨으로써 정치 환경 및 민주주의 운용 및 질서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들 부문의 영향과 맞물려 아동·청소년 부문에서도 디지털 네트워크화가 촉진된다. 즉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작용이 증가하여 대인관계에 대한 개념이 변하게 되고, 문화 참여자 및 문화 창조자로서의 역할이 증대하여 지식 활동에 참여하고 공유문화를 확산하게 된다. 그 결과 미래 아동·청소년은 종래와 같이 더 이상 사회변화의 종속변인이 아니라 사회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표 1>에 나타난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서 볼 때 미래 사회에는 전체적으로 각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화 및 탈경계화·경계의 융합화, 탈중앙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융·복합화는 주로 과학, 산업·경제, 정보·인공지능 부문에서, 탈경계화·경계의 융합화는 산업·경제, 정치·국제, 아동·청소년, 정보·인공지능 부문에서, 탈중앙화는 산업·경제, 사회·문화, 정치·국제 부문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

<표 2>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 측면

사회 각 분야의 메가트렌드가 미래 사회 질서를 재편하고 그에 따라 미래 학교 교육 질서와 내용도 재편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예측은 미래 사회 각 분야의 메가트렌드에 따라 나타나는 미래 학교지식에 대한 델파이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를 <표 2>와 같이 학교지식을 구성하는 지식, 기능, 태도·가치·윤리 측면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표 2>에서 다음과 같은 미래 학교지식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7개 미래 사회 분야는 상호 영향 관계에서 미래 학교지식을 형성하고, 이러한 미래 학교지식은 학생들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점에서 생활지식 성격의 학교지식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이러한 생활지식은 융·복합적 지식의 양태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보·인공지능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및 산업·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걸쳐 방법적 지식과 수행·실천 기능·역량이 대단히 강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분과적 학문 지식의 이해나 단순 활동보다 학생의 삶과생활에서의 사용·활용에 보다 중점이 두어질 것으로 파악 된다. 셋째, 미래 학교교육에서는 사회·문화 분야의 미래 사회 변동과 아동·청소년 부문의 신체와 정신건강 및 생활 방식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이 부각된다. 넷째,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에 따른 학교지식에서는 거대한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대인 및 사회관계 형성과 지능화된 인공물과의 탈 인간 중심성 관계 형성을 둘러싼 태도 및 가치, 윤리 문제가 부각된다. 인간의 정체성과 함께 이들과의 공존과 존중, 협력 관계를 위해 필요한 태도 및 가치, 윤리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측면의 미래 학교지식이 탈 인간 중심성2)의 특징을 갖게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섯째, 고도의 디지털 정보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으로 미래 학교교육에서는 디지털화된 지식에 더하여 데이터 기반 또는 데이터화된 지식이 학교지식으로 취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보·인공지능이 학교교육의 기초·기본 지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미래 학교지식의 특성

앞의 미래 사회 메가트렌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델파이 조사 결과에서 볼 때 미래 학교지식의 특성은 [그림 1]과 같이 전망된다. 미래 지식의 트렌드 및 패러다임은 특히 기계의 인간화 및 인간과 사물의 결합 현상 등의 진전으로 종래의 ‘인간 본위 지식’에서 ‘탈 인간 중심 관점의 지식’으로 이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탈 인간 중심화는 탈경계 혹은 경계의 융합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하였다. 탈경계와 경계의 융합화는 융·복합적 지식을 생성시켜 미래 학교지식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융·복합적 지식의 상당 부분은 학생들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는 생활지식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본다.
전술한 바와 같이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화와 지능화된 인공물의 등장으로 디지털화된 지식과 데이터 기반 및 데이터화된 지식이 예견된다. 즉 미래의 모든 지식은 데이터화되고 이는 다시 디지털화되는 지식 생성 및 전달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이에 따라 예컨대 종래의 국·검·인정제의 교과서 중심의 학교지식 구성 및 전달체계는 해체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인식과 가치가 결합된 지식’이 미래 학교지식으로서의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이다. 즉 지식을 단순히 앎의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가치와 관련시켜 파악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화나 지능화된 인공물과의 공존에 따른 가치판단 및 윤리적 이해가 탈 인간 중심적 지식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래 학교에서는 지식 전달의 표상인 교수(teaching)의 시대에서 학생의 지식 구성의 시대로 전환되어 미래 학생들은 스스로 지식을 발견하고 생성하는 등 학생 주도의 지식 구성 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학생들의 지식 입수 경로나 지식 생성 활동의 주 무대는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와 지능화된 인공물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 학생들은 미래 사회의 초연결 네트워크를 활용한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로서 교육과정 생성 및 지식 활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지식을 탐색·탐구하고 생성하는 시대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래 학생들은 기존의 방법적 지식을 넘어 상황적 지식 및 지식의 탐색(수집) 능력(know-where)이 요구되게 된다. 또한 지식 전달형의 전통적 교수가 해체또는 약화되는 탈 교수화 전문성이 진행되고 교육과정 프로슈머로서의 교육과정 전문성이 요구될 것이다. 미래 학교는 종래와 같은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의미에서의 탈학교 모습을 띨 것이다. 미래 학생들은 이러한 시·공간 초월의 학교교육 환경에서 형성되는 지식 및 기능, 가치·윤리의 학교지식을 체득한 역량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미래 학교지식의 패러다임 전환

2) 본고에서 말하는 ‘탈 인간 중심’ 관점은 인간-비인간의 이분법 혹은 무제한적인 자유나 극단적인 결정론을 거부한다. 이 세계의 인간 존재로서의 우리가 비인간적 존재에 대한 위계적, 우월적 태도를 지양하고 상호 연결성 및 탈경계를 바탕으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관점을 지칭하는 것이다.

정영근 KICE 선임연구위원

교육과정을 전공했으며, 국가교육과정 연구·개발을 둘러싼 과제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학교 교육 과정 거버넌스와 미래 학교 교육과정 설계에 관심을 갖고 관련 과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