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 1)

● 글. 한혜정 KICE 연구위원

한혜정
KICE 교육과정·교과서본부

교육과정을 전공했으며, 그동안 2015 개정 총론 시안 개발 연구 및 적용 방안 연구,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 설계 방안 연구,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 수립 방안 연구 등을 수행하였고, 최근에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각론조정연구(Ⅰ)를 수행하였다.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총론은 초·중등학교 교육의 청사진으로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의 방향,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기준,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지원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흔히 교육과정 총론이라고 하면 학교급별 편제와 시간 배당 기준이나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먼저 떠올리지만 교육과정 총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의 큰 방향이다.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은 교과 활동과 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구분되고, 교과 활동은 다양한 교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공통된 한 방향을 바라보고 이루어져야 한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공통된 방향은 교육과정 개정 시기의 사회, 학문공동체, 학습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국가·사회적으로 결정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설정되었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구현’, ‘디지털·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 등 네 가지 개정의 중점이 설정되었다. 이러한 네 가지 중점 중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구성상의 중점 을,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과 ‘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구현’은 교육과정 운영상의 중점을, ‘디지털·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은 교육과정 지원상의 중점을 각각 가리킨다. 이하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과 개정 중점별 추진 과제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1) 본 원고는 교육부(2021) 보도자료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21. 11. 24.)의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임.

개정의 비전: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키워드는 포용성, 창의성, 주도성이다. 디지털 대전환과 기후환경 변화, 인구구조 변화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문제를 창의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성찰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 하다. 또한 사회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책임감 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주도성의 함양과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공동체 의식의 함양이 강조된다(황규호 외, 2021: 116).

개정의 중점 1: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 (교육과정 구성)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을 기르기 위한 교육과정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내용과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하여 교육과정 총론에는 6개의 핵심역량(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협력적 소통 2), 공동체 역량)이 제시되고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은 이러한 6개의 핵심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은 ‘교과를 삶과 연계하여 가르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교과의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가 통합된 교과 역량을 습득하여 그것이 교과 맥락을 떠나 실생활의 다양한 맥락에서도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한혜정 외, 2022: 60)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의 역량 교육을 위하여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은 교과의 구체적인 내용을 포괄하는 일반적인 아이디어, 즉 빅 아이디어 중심으로 구조화된다. 교과 교육과정을 빅 아이디어 중심으로 구조화하는 것은 단편적인 지식을 피상적으로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교과를 빅 아이디어 중심으로 깊이 있게 학습할 때 학생들은 여러 교과에 걸쳐 학습한 것을 다양한 실제적 맥락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역량과 연계된 교과 역량을 교과별로 설정하여 목록으로 제시하였지만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서 교과 역량은 교육과정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교과 교육의 목표에 흡수된다. 2022 개정에서 역량 교육을 이러한 방식으로 반영하는 것은 핵심역량이나 교과 역량은 그 자체가 교수· 학습의 대상이 아니고 교육의 방향성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역량 교육은 교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학습에 강조점이 있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교과에서 배운 지식과 능력이 실제 삶의 맥락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교과 교육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 공통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사항으로서 기초소양(언어소양, 수리소양, 디지털소양) 함양 교육, 민주시민교육, 생태전환교육, 디지털·AI 소양 함양 교육이 제시된다. 이 네 가지 사항은 총론 문서에 명시적으로 제시되고 교과별 특성을 고려하여 교과 교육과정의 목표, 내용체계, 성취기준,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에 반영될 예정이다.


2) 2015 개정의 의사소통 역량이 협력적 소통 역량으로 개선됨.

개정의 중점 2: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교육과정 운영)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학생맞춤형 교육이 더욱 강조된다. 그동안 학생맞춤형 교육 방안에 대한 고민은 주로 특정 학교급이나 학년의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관점에서 이루어져 왔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관점의 층위를 높여 학교급 간 연계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였다. 학생의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급 전환 시기의 연계가 중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상급 학교로 진학하기 직전 학년의 마지막 학기(초등학교6, 중학교3, 고등학교3 2학기) 중 일부 기간을 활용하여 학교급별 연계 및 진로 교육을 강화하는 ‘진로연계학기’ 운영이다. 진로연계학기는 학생 성장의 연속선상에서 학교급 간 교과 내용과 연계된 진로 설계, 학습 방법 및 생활 적응 등을 위한 것으로서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운영된다. 예컨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초기는 유치원 누리과정과 연계하여 초등학교의 물리적 환경과 시스템 등 변화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학교의 경우에는 중학교 단계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교과 수업 및 고등학교 교육과정 이해, 과목 선택 연습, 희망 진로 구체화 등 학업 설계 준비를 지원한다.

[그림 1] 고등학교 학사 운영 체제의 변화(교육부, 2021: 28)

학생맞춤형 교육 방안으로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고교학점제 기반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도입이다.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맞게 학습하고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및 안착을 지원하기 위하여 수업량을 적정화한다[1학점 수업량을 50분 기준 17(16+1)회에서 16회로 전환]. 이러한 고등학교 학사 운영 체제의 변화를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고교 단계의 공통소양 함양을 위하여 공통과목은 기존대로 유지되고 일반 선택과목 수 적정화, 진로선택과목 재구조화 및 융합 선택과목 신설을 통하여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학기 단위로 과목을 이수해야 하므로 과목별 기본이수학점 및 증감범위 조정이 이루어진다(현행 5± 2/3단위 → 4±1학점, 단, 체육, 예술 및 교양 교과 기본이수학점 3±1학점으로 조정). 총 이수학점이 축소되기 때문에 자율이수 학점 이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 교과(군)별 필수이수학점이 축소된다(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필수이수학점은 기존에서 2학점씩 축소. 단, 한국사, 체육, 예술, 생활·교양 영역 필수이수학점은 현행 수준 유지). 다양한 교과에 대한 균형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국어·영어· 수학 교과 총 이수학점에 대한 제한 규정은 기존대로 유지된다(세 교과 총 이수학점 81학점을 초과하지 않음).

개정의 중점 3: 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구현 (교육과정 운영)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과정이다.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학생의 특성과 학생을 둘러싼 환경을 잘 이해하는 지역과 학교의 몫이다. 교사가 학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가장 적절한 학습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 및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확대되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를 위하여 기존에 교과(군) 내에서만 교과(군)별 20% 내 시수 증감이 가능하도록 한 것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까지 포함하여 교과(군)별 및 창의적 체험활동 20% 내 시수 증감이 가능하다.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를 위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도입된 방안은 학교 자율시간 확보이다. 초·중학교에서 기존에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수업시수를 운영한 것을 한 학기 17주 기준 수업시수 중 1회를 자율적으로 운영하여 다양한 학교장 개설과목 신설, 지역 연계 특색 프로그램 운영 등이 가능하다.

[그림 2]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개선(안)(교육부, 2021: 24)

초·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우선,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창의적 체험활동의 입학 초기 적응 활동이 통합교과 대주제 ‘학교’(4월)와 중복되는 문제를 개선하여 학교 적응 활동은 통합교과에서만 다루고 학교 적응 활동으로 편성되었던 창의적 체험활동 34시간을 한글 해득 교육을 위한 국어 교과 시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구조화된다.
또한 기존에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편성되었던 안전한 생활의 내용 요소 및 성취기준을 통합교과로 재구조화하여 교과와 연계한 생활 중심 안전 교육이 이루어진다[안전한 생활(64시간) → 바른 생활(16시간)+슬기로운 생활(32시간)+즐거운 생활(16시간)].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신체활동 강화에 대한 요구에 따라 ‘즐거운 생활’ 교과에 실외 놀이 및 신체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된다[즐거운 생활 재구성(현행 80시간→ 128시간)+안전한 생활 시수 중 일부(16시간) 증배 = 즐거운 생활 내 144시간 확보].
중학교의 경우 자유학기 운영 시기 및 방법 등을 지역·학교 상황에 맞게 운영하고 창의적 체험활동과의 중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동아리 활동으로 매 학기 운영하되 의무 편성 시간을 축소하여(기존 136시간 → 102시간) 중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확보된다. 자유학기제 운영 개선안을 현행과 비교하여 제시하면 [그림 2]와 같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범교과 학습 주제와 관련하여,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선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범교과 학습 주제는 각 교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관련 내용이 다루어질 수 있도록 교과 수업과 범교과 학습 주제의 통합적 운영을 위한 탄력적 편성의 근거가 마련될 예정이다.

개정의 중점 4: 디지털·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 (교육과정 지원)

이상에서 설명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에 따른 추진 과제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원 과제로는 비대면 원격교육의 확대와 디지털 시대의 교육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체제 구축, 교사의 디지털 에듀테크 활용 역량 함양을 위한 기반 조성,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양성 체제 개편 및 교원 수급 확대, 새 교육과정 개정 방향 및 개선 내용에 따른 교수·학습 자료 개발 및 교원 연수 실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발표(~2024. 2.), 학생 안전 및 학습권 보장, 디지털 기반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한 학습 공간 재구조화 및 디지털 기반 학습 환경 구현 등이 제시된다.

참고문헌

  • 교육부(2021).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 보도자료(’21. 11. 24.).

  • 한혜정·이광우·민용성·이주연·전호재·온정덕·박창언·임유나·유영식· 이석영·이영호(2022). 2022 개정 교육과정 각론 조정 연구(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CRC 2022-5.

  • 황규호·소경희·백남진·유영식·손미현·장은경·홍원표·이승미·김종훈 ·손민호·온정덕·정혜승·맹은경·김선희·차조일·신영준(2021).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 설정 연구. 세종: 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