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꽃핀 광한루원에서
가족의 화목을 다지다

우리나라 4대 누각이 있는 곳이자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정원 광한루원.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담긴 오작교를 비롯해, 광한루, 춘향사당, 춘향관, 월매집, 완월정 등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엄마와 아이들은 가족의 화목을 다지며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깃든 남원으로 떠난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무색하게 할 만큼 뜨거운 햇살이 여름 열기를 더했다. 엄마(한송이)와 첫째 아들(김민기, 13세), 둘째 아들(김승기, 9세)은 천년의 만남! 사랑 1번지 남원시 광한루원 으로 여행을 떠났다. 광한루원은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아이들은 성춘향, 이몽룡이 ‘춘향전’에서 나오는 동화 속 인물로만 알고 있다가 이번 여행을 통해 현존하는 인물임을 알게 됐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요즘 감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열렬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줬다. 5월 초 춘향제가 끝난 광한루원은 한적하고 조용했다. 엄마와 아이들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정원으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조선시대 아름다운 정원 ‘광한루원’

광한루는 평양의 부벽루, 밀양의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누각 중 하나다. 보물 제281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어 내부는 일반인 출입이 불가하다. 1419년 황희 정승이 태종의 ‘양녕대군 폐위를 반대하다가 남원에 유배되었을 때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 1597년 정유재란 때 화재로 소실되었고, 1626년 복원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래 이름은 ‘광통루’라고 불렸으나 나중에 관찰사 정인지가 방문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가졌다고 감탄한 이후로 ‘광한루’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광한루원은 광한루를 비롯해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담긴 오작교, 춘향사당, 춘향관, 월매집, 완월정 등의 여러 정자와 누각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전통의식과 혼례식이 열리고 있으며, 매년 5월 5일에 춘향제가 개최되고 있다.

세계의 연인, 춘향을 느끼다

광한루원에는 가는 길목마다 춘향을 느낄 수 있는 테마 동상을 만날 수 있었다. 그네를 타는 춘향이, 옥살이하는 춘향이, 금의환향 장원급제 등 다양했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살았다는 월매집 앞에서 ‘사랑의 동전 던지기’를 하며 영원한 사랑을 빌기도 했다. 복항아리 안에 동전이 들어가면 영원한 사랑의 언약을 맹세하는 사랑가 음악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할 듯 했으나 계속 실패하여 사랑가 음악은 듣지 못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전통놀이를 체험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특히 곤장 맞기, 죄수 체험, 그네 타기, 투호 던지기 같은 체험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성춘향이 그네를 타는 모습에 이도령이 반했다는데…. 아이들이 타기에는 생각보다 그네가 너무 높게 올라가서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춘향VR체험관에서 ‘춘향 가마추격’ VR 체험도 했다. 춘향이가 되어 도망치는 스토리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고 아이들은 말했다.
춘향’에 대해 궁금증이 더해 갈 때, 춘향관 관람을 시작했다. 그동안 출판되었던 춘향전과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민기군은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촬영하며 유적지 관람에 관심을 더했다. 춘향전은 기본 골격이 같지만 내용이 조금씩 다른 필사본, 목판본, 활자본을 합해 100종이 넘는다.
20세기 초에는 이해조가 신소설 ‘옥중화(獄中花)’를 출간했다. 사실 춘향전이 세계에 알려진 것은 꽤 오래 전이다. ‘춘향전’은 K-컨텐츠와 한류의 시초인 샘이다. 개항기 일본에서 신문에 연재되기도 하고 미국, 프랑스, 독일에서 번역본이 출간되기도 했다.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 속 ‘삼신산’

춘향을 느끼는 체험을 하고 광한루 앞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앞에 있는 연못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그 광경을 남기기 위해 엄마와 함께 셀프사진 촬영에 열중했다. 이곳 연못은 선조 때 지리산에서 흐르는 요천에서 물을 끌어와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후 1582년 정철이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후, 신선이 산다는 전철의 삼신산을 본떠서 3개의 인공섬을 만들었다. 삼신산은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 속의 삼신산을 섬으로 만들어 조성했다. 왼쪽 섬이 영주산, 가운데는 봉래산, 오른쪽 오작교 앞에 있는 섬이 방장산이다. 섬과 섬 사이에는 아담한 구름다리가 있고, 영주산에는 영주각이, 방장산에는 6각의 방장정이 소담하게 지어져 있다. 삼신산 안을 산책하다보면 대나무도 보이고 바로 옆에는 영주각이라는 건물도 있다.

가족의 화목을 빌며 ‘오작교’를 걷다

삼신산에서 본 오작교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인기 드라마에서 보여진 우리에겐 익숙한 장소다. ‘오작교를 함께 건너면 부부금슬이 좋아진다.’는 전설이 있어 가족은 오작교를 함께 걸으며 화목을 다졌다. 오작교는 칠월 칠석날(음력 7월 7일) 밤에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서로 만날 수 있도록 까마귀와 까치가 몸을 잇대어 은하수를 만든다는 전설 속의 다리다. 오작교는 폭이 2.8m, 길이 58m로 4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오작교 오른편에는 길이 2.4m의 자라상이 보인다. 이 자라상은 신선사상에 따라 그냥 자라로 보는 전설과 지리산의 동남풍을 막기 위한 거북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아름다운 광한루원의 풍경을 남기기 위해 촬영을 하며, 좋은 추억이 됐다.”고 전했고, 엄마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야기처럼 우리 가족의 화목과 사랑을 다질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