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50년,
열린 미술관으로
미술한류 이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국립현대미술관이 새로운 발전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은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 등 4대 중점 사업과 새로운 50년 확장기(2022-2024)
비전을 발표하며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재임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만나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 미술관’으로서,
미술한류를 이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들어봤다.

새로운 50년,
열린 미술관으로
미술한류 이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국립현대미술관이 새로운 발전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은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 등 4대 중점 사업과 새로운 50년 확장기(2022-2024) 비전을 발표하며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재임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만나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 미술관’으로서, 미술한류를 이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들어봤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한) • 2025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2019년에 임명되시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미술관 관장으로서 함께 하셨을 텐데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3년 비전’을 발표하시면서 과거 3년 동안을 개관 50주년 ‘미래 준비기’ 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발표하였습니다. 그동안 주요 역점 사업과 성과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하 윤) •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3년 간 첫째, 이건희컬렉션(1,488점), 동산방컬렉션(195점) 등 2천여 점의 작품수증과 박수근, 안중식, 박생광 등 한국미술 주요 작가 작품 구입을 통해 소장품 1만점 달성을 이루었습니다(2018년 말 8,362점 → 2021년 말 10,916점). 그동안 매년 약 50억 원 소장품 예산으로 구입해온 작품이 연 150점 내외임을 감안할 때, 지난해는 국가 미술품 확장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둘째,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백남준의 <다다익선> 복원 3개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올해 9월 재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셋째, 내·외부 전문가 33인 연구를 기반으로 발간한 한국 근·현대미술 120년사 『한국미술 1900-2020』, 소장품 연구기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0』 등 미술사 연구체계를 확립하였습니다.
넷째, 코로나19 대유행의 휴관 속에서도 진행된 서예전의 온라인 개막은 12만 명이 관람하며 해외 유수의 언론에서 ‘세계 10대 온라인미술관’으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누리집 온라인미술관 신설, 코로나19 좌담회 86개국 공유, 온라인 미술감상교육물 전국 중·고교 337개교 무상배포, 누리집 소장품 고화질뷰어 제공, 온라인 전시투어, 한국미술 실감형 VR시리즈 등 미술관 내 전사업의 적극적 디지털대전환을 통해 비대면 대국민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미술경험을 확장하였습니다.
다섯째, 공립 9개 미술관과 협력 전시, 소장품관리시스템 보급(18개 기관), 아키비스트 파견 및 아카이브 구축 지원,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지원,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21개 기관 21점), 문화기반시설이 적은 학교 및 군부대 문화사각지대 미술은행작품 무상대여(4개소 39점) 등 지역협력망 강화로 협업하는 미술관을 만들어 국립미술관으로서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였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은 서울관 로비에 ‘미술책방’을 차린 것입니다. ‘전시도록은 선전원이자 상품’이라는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보급한 것입니다. 이제는 재판, 삼판 등 계속해서 출판되기도 하고, 과거 수년전의 전시도록을 재인쇄하기도 합니다. 미술책방은 미술도서의 보급창구로서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한 • 또한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50년 확장기’ (2022-2024) 비전 및 4대 중점 방향을 발표하셨습니다. 특히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미술관’의 비전은 인상적인데 이러한 비전이 설정된 배경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이러한 비전에 따라 사회 속에서 미술관의 역할이나 기능의 변화도 시도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 •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3년 동안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으로 4가지 중점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첫째, 확장과 연결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국화를 향한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미술관의 확장이 지역으로 넓게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확장과 연결’입니다. 청주관은 ‘미술품 종합병원’ 같은 기구로서 병든 미술품을 치료해 주는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 미술관 소장품은 물론 전국 공·사립 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보존처리 대상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양성에 더욱 비중을 두고 서비스 체계도 강화해야 할 것이며, 이는 기관의 지역 협력망 사업과 연계하여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실행할 예정입니다.
둘째, 미술한류 부분입니다. 올해를 ‘미술한류 원년’이라고 천명했듯이 해외의 여러 미술관에서 한국의 현대미술을 선보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9월에는 LA의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한국근대미술특별전을 현지와 공동주최합니다. 이렇듯 20세기 우리나라 미술이 해외에서 대규모로 전시되는 것은 초유의 사례입니다. 더불어 유럽과 아랍지역 미술관과 연계한 <워치 앤 칠 2.0>, 일본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의 <문경원·전준호>전시, 독일 ZKM의 김순기 개인전, 그리고 카셀 도쿠멘타 참가 등 화려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11월 보스턴 지역에서 개최될 ‘한국 미술 주간’은 한국 미술 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국제무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존재감을 보다 드높일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미술한류 프로젝트는 내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한국 실험미술 전시 등 지속될 예정입니다. 셋째, 생태미술관 관련입니다. 온난화 문제 등 현재 지구는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생태와 환경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생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미술관 안에서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실천 방안을 실행할 것입니다.
넷째, 디지털혁신 부분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술혁신을 위해 과감한 실행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미술관 누리집의 전면 개편을 비롯해 디지털트윈 미술관으로 전 세계 어느 가정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국제무대에서 우뚝 솟아오르는 현대미술관으로서 늘 이웃과 함께 하며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 나고자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3년 동안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으로 4가지 중점사업을 정리했습니다.

한 •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청주관 등 여러 곳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비전 발표에 2025년까지 대전관 개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미술관을 지역별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이유와 각 미술관별 특징은 무엇입니까?

윤 • 국립현대미술관은 4개관에 이어 2026년부터 중부권 핵심 도시인 대전관을 추가 건립하여 5관 체제 운영으로 수도권에서 지역까지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모두의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을 위한 다양한 미술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계 속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4개관별 특성화 정책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관은 상설/기획전시 및 국제화 기능 중심, 과천관은 야외 조각공원, 어린이/가족미술관 중심, 덕수궁관은 근대미술 중심, 청주관은 소장품 수장 및 작품보존/복원 기능 중심으로 효율적 운영을 진행해 왔습니다.
향후 서울관은 환경과 기후위기, 탄소중립, 디지털, 젠더 등 ‘동시대성’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과천관은 한국현대미술 연구와 과천40년(2026년) 공간 재활성화 및 미래미술관 설계를 위한 ‘건축’, 자연과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예술 실천을 위한 ‘생태’를 중점 주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또한 덕수궁관은 한국근대미술사 지평 확장을 위해 ‘동아시아 전위미술’과 자수·판화 등 ‘소외장르’ 를 특성화하고 청주는 국가 중요문화자산인 미술품을 통합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미술품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2026년 대전관 개관을 통해 전 국민이 미술문화 향유시대를 열게 될 것입니다. 대전관은 옛 충남도청사 건물을 활용하여 근대건축물의 보존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재탄생할 계획입니다. 대전관은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지역과 미술계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여 중부권 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합니다.

한 • 미술이 어렵다고 느끼는 부모님과 학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 • 현재 과천관에서는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가 진행 중입니다. 근대 이전 시기 한국 채색화는 벽사, 길상,교훈, 감상 등 다양한 역할로 우리의 삶과 함께 해왔습니다. 전통 회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근대 이후 오랫동안 한국 미술사에서 소외되어 왔습니다. 한국 전통 채색화의 전통적인 역할에 주목하고 각 역할별로 19~20세기 초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식화, 그리고 20세기 후반 이후 제작된 창작 민화, 공예, 디자인, 서예, 회화 등을 이루는 다양한 장르의 채색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서양미술 중심의 한국미술사에서 전통 채색화를 되짚어보는 특별전으로,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히토 슈타이얼-데이터’ 전시전

한 • 어린이부터 청소년, 교사, 성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미술관 교육이 운영되고 있는데, 국립현대미술관만의 특화된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윤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국내 유일의 국립 어린이 미술관으로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너랑 나랑_》전은 어린이·가족이 예술을 통해 일상을 되돌아보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자아 정체성·사회적 유대감·공동체성의 의미를 탐색해볼 수 있는 체험 전시입니다. 또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도서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그림책 쉼터’와 ‘아트 퍼즐’ 등을 자유롭게 즐기고 쉬어갈 수 있는 ‘가족 라운지’는 어린이미술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작품 감상과 체험, 교육 등의 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소년 대상으로는 <작품감상 교육 프로그램> 및 학교 현장 미술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감상 자료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프로그램, 대면과 비대면 교육 운영 방식의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교육 정책 연계 진로 교육프로그램인 <미술관사람들>은 미술관 속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진로 탐색 교육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전문직업군(큐레이터, 컨서베이터, 아키비스트, 에듀케이터, 전시디자이너)을 직접 체험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형 교구재로 개발하여 전국 학교에 배포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문화 배경을 지닌 이주민 청소년이 협업 창작하는 장기 워크숍 <어떤 시선> 등을 통해 문화 다양성 교육의 의미와 가치를 확산하고, 미술관을 매개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시행 중인 <미술관소장품강좌>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콘텐츠로 한 대표적인 성인 대상 미술관교육입니다. 초기에는 전문가 강연, 대담, 공연, 작가워크숍, 온라인 라이브 등 다양한 방식의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었으나, 2019년부터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시청 가능한 온라인교육 ‘10분 영상으로 만나는 소장품’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관장이 들려주는 소장품 이야기’ 형식의 영상 약 20편을 제작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에 공개하였으며, 이 중 7편은 청소년 교육 자료로 함께 개발되어 지금도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대상으로 진행하는 <일상예찬-집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한치매학회가 협력하여 만들어 미술관 소장품을 집에서 만날 수 있도록 인지장애 시니어와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자료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반 성인 관람객 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관람 문화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 관람객의 전시 감상을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과 점자자료,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영상을 제작하여 모든 관람객들이 보편적으로 미술관을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교육 현장에서의
예술 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해 미술관과
학교 교육 현장에 적용 가능한 미술관 학습 자료를
모델화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학교교육을 통해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예술교육 기반 즉, 수업 환경이나 자원은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미술관과 학교교육의 연계 필요성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실천 방향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듣고 싶습니다.

윤 • 미술관은 각 시대 예술가들의 경험의 산물이 한곳에서 모여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며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시간을 축적하여 역사의 위대한 예술가가 만든 실제 작품을 보는 경험은 어떠한 장소에서도 대신할 수 없는 미술관 고유의 경험입니다. 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랜 고민을 통해 기존의 일방향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미술관과 학교교육의 실질적인 연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20년부터 <연구교사 모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술교육 매개자인교사와의 장기적인 소통을 통해 미술관 인식 제고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교육 현장에서의 예술 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해 미술관과 학교교육 현장에 적용 가능한 미술관 학습 자료를 모델화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2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술관에서 실제 전시와 연계하여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개발된 교육자료는 전국 교육청과 신청 학교에 교수학습 지도안과 함께 배포하여 학교에서 실제로 예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한 • 모두에게 열려있는 미술관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창의적인 문화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예술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관장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윤 • 예술교육 분야는 아주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미술관은 ‘상상력의 충전소’이기 때문에 예술교육기관으로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함께 쉽게 찾을 수 있는 미술관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감동의 집’으로 미술관과 보다 친해지는 학생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예술과 친해지는 삶은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이고 다채로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맺음 인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교육광장은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및 연구기관 등에 배포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접근하셔서 읽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윤 •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은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외형적 발전에 버금가는 내실 있는 콘텐츠 개발과 실행에 보다 주력할 것입니다. 연간 20~30건의 전시를 개최하고, 100종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학술행사, 그리고 각종 출판물 등을 통하여 현대미술의 보고(宝庫)로서 자리매김 되고 있습니다. ‘미술과 친해지기’를 당부하며, 오늘 당장 미술관을 방문 하시기를 청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한) • 2025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2019년에 임명되시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미술관 관장으로서 함께 하셨을 텐데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3년 비전’을 발표하시면서 과거 3년 동안을 개관 50주년 ‘미래 준비기’ 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발표하였습니다. 그동안 주요 역점 사업과 성과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하 윤) •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3년 간 첫째, 이건희컬렉션(1,488점), 동산방컬렉션(195점) 등 2천여 점의 작품수증과 박수근, 안중식, 박생광 등 한국미술 주요 작가 작품 구입을 통해 소장품 1만점 달성을 이루었습니다(2018년 말 8,362점 → 2021년 말 10,916점). 그동안 매년 약 50억 원 소장품 예산으로 구입해온 작품이 연 150점 내외임을 감안할 때, 지난해는 국가 미술품 확장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둘째,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백남준의 <다다익선> 복원 3개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올해 9월 재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셋째, 내·외부 전문가 33인 연구를 기반으로 발간한 한국 근·현대미술 120년사 『한국미술 1900-2020』, 소장품 연구기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0』 등 미술사 연구체계를 확립하였습니다.
넷째, 코로나19 대유행의 휴관 속에서도 진행된 서예전의 온라인 개막은 12만 명이 관람하며 해외 유수의 언론에서 ‘세계 10대 온라인미술관’으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누리집 온라인미술관 신설, 코로나19 좌담회 86개국 공유, 온라인 미술감상교육물 전국 중·고교 337개교 무상배포, 누리집 소장품 고화질뷰어 제공, 온라인 전시투어, 한국미술 실감형 VR시리즈 등 미술관 내 전사업의 적극적 디지털대전환을 통해 비대면 대국민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미술경험을 확장하였습니다.
다섯째, 공립 9개 미술관과 협력 전시, 소장품관리시스템 보급(18개 기관), 아키비스트 파견 및 아카이브 구축 지원,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지원,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21개 기관 21점), 문화기반시설이 적은 학교 및 군부대 문화사각지대 미술은행작품 무상대여(4개소 39점) 등 지역협력망 강화로 협업하는 미술관을 만들어 국립미술관으로서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였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은 서울관 로비에 ‘미술책방’을 차린 것입니다. ‘전시도록은 선전원이자 상품’이라는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보급한 것입니다. 이제는 재판, 삼판 등 계속해서 출판되기도 하고, 과거 수년전의 전시도록을 재인쇄하기도 합니다. 미술책방은 미술도서의 보급창구로서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한 • 또한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50년 확장기’ (2022-2024) 비전 및 4대 중점 방향을 발표하셨습니다. 특히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미술관’의 비전은 인상적인데 이러한 비전이 설정된 배경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이러한 비전에 따라 사회 속에서 미술관의 역할이나 기능의 변화도 시도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 •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3년 동안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으로 4가지 중점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첫째, 확장과 연결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국화를 향한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미술관의 확장이 지역으로 넓게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확장과 연결’입니다. 청주관은 ‘미술품 종합병원’ 같은 기구로서 병든 미술품을 치료해 주는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 미술관 소장품은 물론 전국 공·사립 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보존처리 대상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양성에 더욱 비중을 두고 서비스 체계도 강화해야 할 것이며, 이는 기관의 지역 협력망 사업과 연계하여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실행할 예정입니다.
둘째, 미술한류 부분입니다. 올해를 ‘미술한류 원년’이라고 천명했듯이 해외의 여러 미술관에서 한국의 현대미술을 선보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9월에는 LA의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한국근대미술특별전을 현지와 공동주최합니다. 이렇듯 20세기 우리나라 미술이 해외에서 대규모로 전시되는 것은 초유의 사례입니다. 더불어 유럽과 아랍지역 미술관과 연계한 <워치 앤 칠 2.0>, 일본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의 <문경원·전준호>전시, 독일 ZKM의 김순기 개인전, 그리고 카셀 도쿠멘타 참가 등 화려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11월 보스턴 지역에서 개최될 ‘한국 미술 주간’은 한국 미술 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국제무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존재감을 보다 드높일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미술한류 프로젝트는 내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한국 실험미술 전시 등 지속될 예정입니다. 셋째, 생태미술관 관련입니다. 온난화 문제 등 현재 지구는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생태와 환경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생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미술관 안에서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실천 방안을 실행할 것입니다.
넷째, 디지털혁신 부분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술혁신을 위해 과감한 실행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미술관 누리집의 전면 개편을 비롯해 디지털트윈 미술관으로 전 세계 어느 가정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국제무대에서 우뚝 솟아오르는 현대미술관으로서 늘 이웃과 함께 하며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 나고자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3년 동안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으로 4가지 중점사업을 정리했습니다.

한 •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청주관 등 여러 곳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비전 발표에 2025년까지 대전관 개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미술관을 지역별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이유와 각 미술관별 특징은 무엇입니까?

윤 • 국립현대미술관은 4개관에 이어 2026년부터 중부권 핵심 도시인 대전관을 추가 건립하여 5관 체제 운영으로 수도권에서 지역까지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모두의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을 위한 다양한 미술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계 속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4개관별 특성화 정책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관은 상설/기획전시 및 국제화 기능 중심, 과천관은 야외 조각공원, 어린이/가족미술관 중심, 덕수궁관은 근대미술 중심, 청주관은 소장품 수장 및 작품보존/복원 기능 중심으로 효율적 운영을 진행해 왔습니다.
향후 서울관은 환경과 기후위기, 탄소중립, 디지털, 젠더 등 ‘동시대성’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과천관은 한국현대미술 연구와 과천40년(2026년) 공간 재활성화 및 미래미술관 설계를 위한 ‘건축’, 자연과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예술 실천을 위한 ‘생태’를 중점 주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또한 덕수궁관은 한국근대미술사 지평 확장을 위해 ‘동아시아 전위미술’과 자수·판화 등 ‘소외장르’ 를 특성화하고 청주는 국가 중요문화자산인 미술품을 통합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미술품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2026년 대전관 개관을 통해 전 국민이 미술문화 향유시대를 열게 될 것입니다. 대전관은 옛 충남도청사 건물을 활용하여 근대건축물의 보존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재탄생할 계획입니다. 대전관은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지역과 미술계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여 중부권 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합니다.

한 • 미술이 어렵다고 느끼는 부모님과 학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 • 현재 과천관에서는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가 진행 중입니다. 근대 이전 시기 한국 채색화는 벽사, 길상,교훈, 감상 등 다양한 역할로 우리의 삶과 함께 해왔습니다. 전통 회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근대 이후 오랫동안 한국 미술사에서 소외되어 왔습니다. 한국 전통 채색화의 전통적인 역할에 주목하고 각 역할별로 19~20세기 초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식화, 그리고 20세기 후반 이후 제작된 창작 민화, 공예, 디자인, 서예, 회화 등을 이루는 다양한 장르의 채색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서양미술 중심의 한국미술사에서 전통 채색화를 되짚어보는 특별전으로,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히토 슈타이얼-데이터’ 전시전

한 • 어린이부터 청소년, 교사, 성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미술관 교육이 운영되고 있는데, 국립현대미술관만의 특화된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윤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국내 유일의 국립 어린이 미술관으로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너랑 나랑_》전은 어린이·가족이 예술을 통해 일상을 되돌아보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자아 정체성·사회적 유대감·공동체성의 의미를 탐색해볼 수 있는 체험 전시입니다. 또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도서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그림책 쉼터’와 ‘아트 퍼즐’ 등을 자유롭게 즐기고 쉬어갈 수 있는 ‘가족 라운지’는 어린이미술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작품 감상과 체험, 교육 등의 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소년 대상으로는 <작품감상 교육 프로그램> 및 학교 현장 미술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감상 자료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프로그램, 대면과 비대면 교육 운영 방식의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교육 정책 연계 진로 교육프로그램인 <미술관사람들>은 미술관 속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진로 탐색 교육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전문직업군(큐레이터, 컨서베이터, 아키비스트, 에듀케이터, 전시디자이너)을 직접 체험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형 교구재로 개발하여 전국 학교에 배포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문화 배경을 지닌 이주민 청소년이 협업 창작하는 장기 워크숍 <어떤 시선> 등을 통해 문화 다양성 교육의 의미와 가치를 확산하고, 미술관을 매개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시행 중인 <미술관소장품강좌>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콘텐츠로 한 대표적인 성인 대상 미술관교육입니다. 초기에는 전문가 강연, 대담, 공연, 작가워크숍, 온라인 라이브 등 다양한 방식의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었으나, 2019년부터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시청 가능한 온라인교육 ‘10분 영상으로 만나는 소장품’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관장이 들려주는 소장품 이야기’ 형식의 영상 약 20편을 제작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에 공개하였으며, 이 중 7편은 청소년 교육 자료로 함께 개발되어 지금도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대상으로 진행하는 <일상예찬-집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한치매학회가 협력하여 만들어 미술관 소장품을 집에서 만날 수 있도록 인지장애 시니어와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자료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반 성인 관람객 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관람 문화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 관람객의 전시 감상을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과 점자자료,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영상을 제작하여 모든 관람객들이 보편적으로 미술관을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교육 현장에서의
예술 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해 미술관과
학교 교육 현장에 적용 가능한 미술관 학습 자료를
모델화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학교교육을 통해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예술교육 기반 즉, 수업 환경이나 자원은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미술관과 학교교육의 연계 필요성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실천 방향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듣고 싶습니다.

윤 • 미술관은 각 시대 예술가들의 경험의 산물이 한곳에서 모여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며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시간을 축적하여 역사의 위대한 예술가가 만든 실제 작품을 보는 경험은 어떠한 장소에서도 대신할 수 없는 미술관 고유의 경험입니다. 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랜 고민을 통해 기존의 일방향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미술관과 학교교육의 실질적인 연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20년부터 <연구교사 모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술교육 매개자인교사와의 장기적인 소통을 통해 미술관 인식 제고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교육 현장에서의 예술 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해 미술관과 학교교육 현장에 적용 가능한 미술관 학습 자료를 모델화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2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술관에서 실제 전시와 연계하여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개발된 교육자료는 전국 교육청과 신청 학교에 교수학습 지도안과 함께 배포하여 학교에서 실제로 예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한 • 모두에게 열려있는 미술관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창의적인 문화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예술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관장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윤 • 예술교육 분야는 아주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미술관은 ‘상상력의 충전소’이기 때문에 예술교육기관으로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함께 쉽게 찾을 수 있는 미술관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감동의 집’으로 미술관과 보다 친해지는 학생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예술과 친해지는 삶은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이고 다채로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맺음 인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교육광장은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및 연구기관 등에 배포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접근하셔서 읽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윤 •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은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외형적 발전에 버금가는 내실 있는 콘텐츠 개발과 실행에 보다 주력할 것입니다. 연간 20~30건의 전시를 개최하고, 100종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학술행사, 그리고 각종 출판물 등을 통하여 현대미술의 보고(宝庫)로서 자리매김 되고 있습니다. ‘미술과 친해지기’를 당부하며, 오늘 당장 미술관을 방문 하시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