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빅데이터·AI플랫폼
아이톡톡 기반 수업 혁신
• 글·하호용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사
미래로의 전환, 단 하나의 핵심질문을 고민하다
하나, 코로나는 한 세대를 정의하는 대명사가 되고 있다. 또한 지금의 세대를 관통하는 다양한 문제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격리와 거리두기는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시도와 변화로 이어졌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육 격차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격차 해소와 동시에 학생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개별화 교육을 위해 공교육에서 필수적인 교육 자원은 무엇일까?
둘, 챗GPT가 세계를 흔들고 있다.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인공지능 열풍에 뒤처질세라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거나 이와 유사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개발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생성형AI로 불리는 이 기술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교육 데이터에서 미래 전환의 열쇠를 찾다
위 현상에 대한 답은 데이터라는 기술이면서 유무형의 자산을 지칭하는 단어로 귀결된다. 교사의 전문성이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할 때, 전에 없던 맞춤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의 진보는 교육 분야에서의 수월성과 효과성을 지원할 새로운 도구의 발견이라는 잠재적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희망찬 미래이다.
그런데 왜 교실의 수업에 이러한 인공지능의 도입이 아직은 어색하고 때로는 억지스러워 보이는 걸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교육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도입을 고려하는 사회 각 분야에서는 쓰임에 맞는 인공지능이 있느냐 하는 질문은 결국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쓸만한 데이터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공교육에서 교육 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음에도 데이터 수집부터 관리와 활용에 이르는 체계화된 플랫폼이 갖춰진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따라서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이나 맞춤 학습 지원 기능 개발에 대한 역사도 짧은 편이다.
경남교육청은 이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미래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어려워 보이는 시도지만 실천해야 할 목표와 필요는 너무나 당연했다. 미래 사회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교육이 이에 대응하고 나아가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학생의 역량을 키우는 일은 이제 시대적 책무가 된 현실에서 교육 분야의 맞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우리만의 플랫폼을 꿈꾸게 된 것이다.브라우저 기반의 교육 전용 플랫폼 아이톡톡은 이렇게 2020년 9월 처음으로 현장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어서와, 아이톡톡은 처음이지?
아이톡톡은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수·학습, 학교 운영 등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빅데이터·AI 기반의 교육지원플랫폼이다. 교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수업 전환으로LMS, 기본 교육지원 기능을 담아 2020년도 우선적으로 학교 현장에 보급하였다.
아이톡톡은 5년 동안의 중장기 개발 계획인 ISP(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개발 1년 차인 2021년도에는 교육지원 기능의 고도화와 안정적인 플랫폼 구축, 2022년도에는 교육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를 설계· 구축하였다.
2023학년도는 아이톡톡에서 제공하는 24종의 세부 기능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 구동되는 형태로 아이톡톡 3.0이 교육공동체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톡톡, 지속가능한 성장과 비전의 지표를 만들다
아이톡톡은 정식 서비스를 하기까지, 그리고 개발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수많은 전문기관과 함께 교육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협의와 연구를 진행하였다. 전에 없던 교육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구조 설계는 학교 교육 활동의 기초가 되는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했다.
교육 분야의 지능형 시스템은 교육과정 체계, 구체적으로는 역량과 연결된 성취기준 중심으로 기능해야 우리의 수업에 유의미한 분석과 해석 그리고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모든 교과 교육과정에 대한 학습 요소를 분석하였고, 각각의 요소가 학습 과정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석하여 구조로 구축하였다. ‘하이퍼 메타 데이터 구조’로 명명한 이 체계에 따라 아이톡톡에서는 학습 중인 교과서의 차시, 단원을 검색하거나 콘텐츠, 문항에 접근할 때마다 연결된 교육과정 내용을 데이터 관리 체계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하이퍼 메타 데이터 구조’는 교과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를 입체적으로 구조화하여 교과가 아닌 주제를 배우고 삶에서 학습을 이어가는 학생의 학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에 교육 데이터를 수집하는 효과적인 모델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개발 내용은 특허로 등록되었다. 현재는 지금보다 더 세분화된 연결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융합적인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교과 간의 연결지점을 교과, 핵심 역량이라는 교육과정 요소를 활용해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톡톡은 교육과정 요소를 분석한 ‘하이퍼 메타 데이터 구조’ 구축에 머물지 않고, 학생이 실제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을 분석해 학생별 최적의 학습 경로를 설정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도 구축하였다. 학습 위계가 명확한 수학 교과에 적용한 ‘지식맵 구조’를 통해 학생은 현재 자신의 학습 위치를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맞춤형 지원과 처방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톡톡의 사용 및 활동 데이터를 수집하여 학습 성향과 정서를 분석하는 ‘학습 분석 및 정서 추론 구조’를 개발하여 학생의 개별 성향을 고려한 학습 지원과 추천이 이루어지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아이톡톡의 ‘하이퍼 메타 데이터 구조’, ‘지식맵 구조’, ‘학습 분석 및 정서 추론 구조’를 통해 선생님들의 기대에 머물던 교육과정 영역의 세분화된 연결을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으로 구현하게 되었다. 그리고 구조별 데이터 수집에 따른 지능형 교육지원을 위해 교육 데이터의 집합체인 교육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성과를 이뤘다.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학생들의 활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분석도 가능하게 되었다.
학생의 모든 활동을 성취기준과 역량별로 진단하고, 학생에 맞는 성장 가능한 추천과 관리가 가능하다. 이는 선생님들의 개별 교육과정의 운영을 지원하는 AI 튜터의 새 장을 열 중요한 기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학생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
시대적 책무가 된 현실에서 교육 분야의 맞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우리만의 플랫폼을 꿈꾸게 된 것이다.
지역 대표 학습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아이톡톡
아이톡톡의 빅데이터와 AI에 기반한 맞춤형 교수학습 지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실제 활용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이톡톡의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진 2021년 초기 도내 20%에 그치던 사용자 수는 2021년 하반기 도내 전 학교로 사용 대상이 확대되었다. 아이톡톡은 기본 교수·학습 지원 및 AI 기반 맞춤 콘텐츠 지원으로 경남 지역의 대표 공공학습지원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학교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되었고, 일일 수집 데이터도 30만여 건에 이르면서 데이터 수집이 본격화되었다. 전면 등교 상황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사용자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학교에서도 아이톡톡을 활용한 블렌디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톡톡의 활용, 다시 말해 아이톡톡을 활용한 학교 수업은 ‘대체-향상-확장-혁신’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 ‘대체’는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을 디지털 기반으로 대신하는 단계이다. 오프라인에서 활용하던 교과서, 동영상, 학습지 등의 교수·학습 자료를 아이톡톡에서 제공하여 학습 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현재 학교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향상 수준’은 디지털 기반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자동화된 학습 지원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아이톡톡을 활용한 교사 피드백 및 학생 자기·상호 평가로 과정중심평가를 활성화하고, 학생의 개별 학업 성취 수준에 따른 맞춤 콘텐츠를 제공받아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확장 수준’은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는 학습 활동, 학교와 가정에서 원하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단계, ‘혁신 수준’은 언제 어디서는 디지털 기반으로 학생의 협력과 참여 중심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데이터에 기반한 개별화된 맞춤 지원이 가능한 단계이다. 아이톡톡의 활용은 단순히 기존의 수업을 대체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과 확장, 혁신 단계로 성장하고 있다. 교사 중심의 수업 연구와 자발적 학습 공동체, 교육청의 개별 교원 맞춤 연수 지원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경남형 미래교육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술이 아닌 교사에 대한 믿음
아이톡톡 개발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담론 중에 하나는 아이톡톡이 교사를 ‘대체’하거나 교사의 효능감을 ‘저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많은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있다. 수업에서의 아이톡톡 활용은 이렇게 교사, 학생, 학부모가 아이톡톡의 기능과 협업해 상호 성장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 즉 아이톡톡의 활용은 교사와 학생의 성장이라는 목표에 맞춰 기능이 고도화 될 예정이고 다양한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통한 수업혁신에는 다음의 단계를 염두할 필요가 있다. 첫 단계는 교사와 인공지능의 협업을 통한 수업과 평가의 혁신이다. 다음 단계는 학생과 인공지능의 협업을 통한 미래교육 전환기 자기주도학습력 신장, 마지막 단계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인공지능의 협력을 통한 돌봄부터 수업까지의 지원 체계이다.
나가며
우리교육청에서는 플랫폼 개발과 발맞추어 교사 역량 신장에 전과는 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이 본격적인 활용이 수업에서 평가에 이르기까지 수업 활동의 대체, 향상을 넘어 새로운 교육 경험으로의 확장과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의 전환을 이끄는 청사진을 차근히 실행에 옮기고 있다.
아이톡톡은 기능의 개발이 이미 우리의 기대를 앞서고 있는 현실에서 수업의 혁신을 위한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교육 분야 인공지능 활용과 수업혁신의 실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교사와 호흡하는 듬직하고 꼼꼼한 아이톡톡의 AI튜터는 기술의 정점을 넘어 결국 교사가 학생 곁으로 다가가게 하는 하이터치 구현의 핵심 도구가 되고 있다.
하호용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교육연구사
현직 경험을 기반으로 교육과정 연구를 지속해왔고, 2019년부터 경상남도교육청 창의인재과에 근무하면서 미래교육 지원 허브기관인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설립과 데이터 기반 교육지원 플랫폼인 ‘아이톡톡’을 기획 개발 등 디지털 전환기 미래교육 지원 업무를 수행하였다. 현재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교육연구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