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이 건네주는 따뜻한 위로

국립횡성숲체원

고요한 숲의 숨결, 푸릇한 잎새의 향기 그리고 평온한 나무의 기운은 세포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온몸의 감각을 일깨운다. 숲은 다양한 힘을 내포하고 있다. 치유와 행복이라는 두 개의 큰 맥락 속에 불안, 스트레스, 질병 등을 감소시키는 힘과 면역력, 집중력, 진통 효과를 증대시키는 힘을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숲체험 활동을 통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2007년 조성된 국립횡성숲체원은 청태산 해발 680m에 위치한 국가 제1호 산림교육센터이다. 금일 피로한 마음을 달래고자 횡성숲체원을 처음 방문하게 된 엄마(박은경)와 딸(강율하, 초등학교 6학년) 그리고 아들(강민, 초등학교 3학년)은 과연 오늘 이곳에서 가슴 가득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내려놓고 가게 될까? 마냥 해맑은 두 아이와는 다르게 엄마는 오랜만에 맡는 숲 내음에 긴장됐던 표정이 한결 누그러진다. 지금부터 이들을 따라 횡성숲체원의 자연 속을 함께 누벼 보도록 하자.

순환데크로드: 자연을 두드林

순환데크로드는 자연을 더욱 가까이 느끼고, 환경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편안한 등산로이다. 청태산을 품은 순환데크로드에서는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푸르른 자연 경관을 관찰할 수 있다. 푸른 나무, 야생 들꽃, 다양한 곤충들, 다람쥐 등 생물적 환경 요인과 빛, 물, 공기 등 비 생물적 환경 요인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보자 엄마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생태계에 대하여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와! 저기 새가 있네!” 때마침 아들이 나무 위에 쉬고 있는 새를 가르킨다. “너희 새가 뭘 먹고 자라는지 아니? 바로 이 숲속에 있는 많은 곤충들을 먹고 자란단다. 그리고 그 곤충들은 이 숲속에 있는 식물들을 먹고 자라지. 이처럼 어떤 장소에서 살면서 환경을 구성하는 생물적 환경 요인과 이를 둘러싼 비생물적 환경 요인이 상호 작용하는 것을 생태계라고 해.” 엄마의 설명을 들은 아들이 “그럼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는 것도 생태계라고 할 수 있겠네.”라며 금방 이해를 한 듯 대답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딸이 “그럼 여기를 걷는 동안 누가 생태계 구성요소를 많이 찾는지 내기하자!”라며 제안한다. 세 사람은 경쟁하듯 생태계의 구성요소를 찾아 나선다. 물과 햇빛으로 무럭무럭 자라난 나무, 파릇파릇한 나뭇잎을 뜯어 먹는 애벌레, 그런 애벌레를 잡아먹는 새까지 모두 생태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신나게 숲속을 걸어오던 아이들이 지친 듯 쉼터에 털썩 주저앉는다. 자연이 만들어 준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만끽하자 새삼 자연의 소중함에 대하여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아이들도 같은 생각인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딸이 “엄마, 이런 자연을 지키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라며 질문을 던진다.
정부는 탄소중립기본법 제정 및 일회용품 사용 규제 등을 통해 자연을 보호하기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의 창시자 비 존슨(Bea johnson)은 그의 저서에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5R 운동’을 제시한바 있다. 5R 운동은 Refuse(거절하기),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 Rot(썩히기)이다.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해보면 첫 번째, 불필요한 물건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최근에는 일회용 수저, 빨대의 사용을 줄이기 위하여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제공하지 않는 등 기업 차원에서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두 번째, 장을 볼 때에는 장바구니를 사용해야 한다.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대신에 친환경 장바구니를 이용해야 한다. 세 번째, 물건을 재사용하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로 버리기보다는 화분으로 활용하는 등 재사용하고, 고장 난 물건은 재구매하기보단 고쳐서 사용해야 한다. 네 번째, 자연 분해되는 물건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빨대보다는 자연 분해가 가능한 쌀 빨대를 사용하고, 옥수수 껍질로 만든 비닐이나 천연펄프 100% 물티슈 등 쉽게 분해되는 제품을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바르게 재활용해야 한다. 재활용품 분리 배출 방법을 참고하여 올바르게 재활용하고, 재활용품을 활용해 제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환경에 많은 도움이 된다.
쉼터를 나와 정상(頂上)인 전망대에 도착하니 푸르른 숲의 바다가 시원하게 출렁인다. 바람의 흐름이 볼을 간지럽히고, 다양한 음색이 하나의 화음으로 조화된 듯한 새들의 노래가 도시의 소음에 지쳤던 귀를 도닥여준다. 코끝으로 스며드는 숲의 향기도 호흡 가득 청량감을 채워준다. 평화로운 기운이 가슴 가득 채워짐이 느껴진다.엄마와 아이들은 한참 동안 그 평온한 광경을 응시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린다.

오감체험장: 나와의 어울林

다음으로 향한 곳은 아이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오감체험장이다. 다양한 체험시설이 구비된 이곳에는 나무 두드리기, 나무차임벨, 성벽 오르기, 외줄 오르기, 나무실로폰 사운드 튜브 등 흥미로운 놀이시설로 가득했다. 평소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밖에서 뛰노는 시간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자연에서 신난 모습을 보니 ‘역시 자연이 가장 좋은 놀이터구나’ 느끼게 된다.
가장 먼저 나무실로폰으로 뛰어간 딸이 신나게 연주를 하며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 사이 아들은 외줄 오르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헤매더니, 감을 잠은 듯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한다. 뒤늦게 따라온 딸이 질 수 없다며 아들을 따라 올라간다.
영화 관람이나 인공 스포츠 센터 등의 도시 속 여가 활동만 즐기던 아이들이 마침내 자연 속에서의 재미를 찾아낸 듯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이 방문한 국립횡성숲체험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15개의 숲체원 및 치유의 숲이 분포되어 있다. 그중 경북에 위치한 국립칠곡숲체원에서는 오감을 활용한 숲 해설 놀이 프로그램, 지도와 기호 등 여러 개의 힌트를 바탕으로 숲을 탐험하며 숲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탐험 프로그램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대전에 위치한 국립대전숲체원에서는 숲 속 산책을 통해 내 마음을 확인하고 수틀로 표현해보는 미술 프로그램, 숲길에 숨겨진 보물구슬을 찾으며 숲이 주는 이로움과 자연과의 공생에 대해 배우는 활동 프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경기에 위치한 국립양평치유의숲에서는 숲에서 느꼈던 색감을 머그잔에 표현하여 숲의 기억을 담는 공예 프로그램, 나무칩인 카프라를 통해 집과 탑을 쌓으며 창의력과 협동심을 높이는 프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전국의 숲체원에서는 아이들이 자연과 더 가까워지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맨발치유숲길: 마음을 두드林 

아이들에게 가고 싶은 곳을 묻긴 했지만, 오감체험장을 나오니 맨발치유숲길이 보인다. 자연을 직접 발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평소라면 발이 더러워진다며 싫어했을 아이들이 이곳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동안 자연과 더 친근해진 것인지 거리낌 없이 운동화를 벗고 자갈길 위로 올라온다.
서늘한 돌의 온도가 몸의 열기를 낮춰주고 바람에 스치는 나뭇결 소리가 걸음을 가볍게 한다.
자갈길을 따라 걷던 엄마가 잠시 멈추어 서자 뒤따라오던 아이들도 멈춰 선다. “오늘, 이거 하나만 기억하고 돌아가자.”, “뭔데요?”, “숲을 지키고 보존해야만 지구가 아프지 않고, 지구가 건강해야만 너네가 후일 안정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거야. 배려하고 걱정하면서 말이야. 알겠니?”, “네!” 엄마의 말에 아이들이 우렁차게 대답한다.
저 멀리 숲길의 끝이 보인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발걸음 위에 어제는 알지 못했던 책임감이 실려 조금은 무겁게 느껴진다.

여행을 마치며 엄마는 “그간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서 알려 줄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자연 속에서 체험하며 알려줄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웠던 생태계는 어렵기만 했는데,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하니 훨씬 더 이해가 잘됐다.”며 “다음에도 이런 시간을 가지며 자연과 더욱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국립횡성숲체험에서는 이들이 체험한 활동 외에도 숲속 트레킹, 숲 산책, 명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림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여가활동을 직접 참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국립횡성숲체원

교과서에서 찾아보기
·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생물과 환경>
· 중학교 과학 교과서 <환경과 생태계>
· 중학교 체육 교과서 <여가활동>
· 고등학교 통합과학 교과서 <생태계와 환경>
운영시간:
하절기 : 9:00 ~ 17:00, 동절기 : 9:00 ~ 16:00 (연중무휴)
위치: 강원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로 777
문의: 033-340-6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