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생의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Ⅰ: 진단 도구 개발

초·중학생의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Ⅰ:
진단 도구 개발

• 글·박준홍 KICE 부연구위원

박준홍
KICE 부연구위원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학교교육 성과에 관한 종단 연구 및 원격수업에서의 학습격차 완화 방안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본 원고는 박준홍, 조보경, 박상욱, 김지영, 조재윤(2022)(초·중학생의 의사소통 능력 신장 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Ⅰ): 진단 도구 개발)의 일부 내용을 요약·재구성한 것임.

들어가는 말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리하여 학교교육을 통해 가장 신장해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능력을 꼽을 수 있겠으나, 많은 이들이 의사소통1) 능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소통 능력은 미래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지금 당장 필요한 능력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의사소통을 통해 영위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전 세계적으로 핵심 역량을 강조하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서뿐만 아니라, OECD의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와 같은 핵심 역량에 관한 국제적 수준의 연구에서도 의사소통을 미래의 핵심 역량으로 꼽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의사소통 능력 신장에 대한 학계와 교육계의 열의와 관심은 크지 못하였다. 의사소통 교육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학생의 의사소통 능력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기존 진단 도구의 대부분은 평가 대상이 성인이나 고등학생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교육과정과는 무관한 평가틀에 따라 개발되어 교수·학습에 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중학생2)의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하기 위한 첫 단계의 방안으로써 의사소통 능력 진단 도구를 개발하였다.

1) 광의의 의사소통은 구어 의사소통과 문어 의사소통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나, 보통 문자를 통한 의사소통은 읽기, 독해, 글쓰기, 작문 등으로 불리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라, 협의의 의사소통은 구어 의사소통에 한정되어 사용되기도 함. 본 연구에서 말하는 의사소통 역시 ‘구어 의사소통’에 해당함.
2) 각 학교급의 마지막 학년을 대상으로 평가틀을 설계해 놓으면 후속 연구에서 이하 학년의 진단 문항을 개발할 때 평가틀을 새로 설계하지 않고도 해당 학년의 수준을 고려하여 기설계된 평가틀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진단 대상으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선정하였음.

의사소통 능력 진단 도구 설계

본 연구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재개념화하고, 의사소통 능력에 관한 평가틀을 구성한 후 이에 의거하여 진단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델파이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의사소통 능력은 다원화된 사회 환경 속에서 의사소통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음성 언어 및 기호와 매체 등을 활용하여 생각과 감정 등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하거나 이해하고,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점검·조정하며, 의사소통 참여자 간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형성·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며 의사소통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를 견지하는 능력으로 재개념화되었다. 이와 같은 의사소통 능력의 개념은 첫째, 점차 다원화되는 사회 환경을 부각함으로써 의사소통 능력이 이와 같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 가치와 역할이 규정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 의사소통 능력의 구성 요소로써 지식, 기능, 태도를 명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의사소통 능력을 보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정의한다. 셋째, 자아와 타인, 세계의 관계를 점검·조정하는 능력을 의사소통 참여자 간 관계 변화의 측면에서 구체화한 특성을 지닌다.
의사소통 능력에 관한 평가틀은 지식, 기능, 태도로 구성된 능력과, 유형과 통로로 구성된 담화, 사적 및 공적 상황으로 구성된 상황의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능력 차원의 지식은 다시 의사소통 도구와 의사소통 맥락으로, 기능은 듣기, 말하기, 점검과 조정으로, 태도는 의사소통에 대한 인식, 의사소통 참여자에 대한 존중, 의사소통에서의 적극성, 의사소통에서의 책임감으로 하위분류하였다. 또한, 담화 차원의 유형은 대인 의사소통, 대중 의사소통, 집단 의사소통으로, 통로는 대면과 비대면으로 하위분류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의사소통 능력에 관한 평가틀 구성

※음영 표시는 중학교 3학년 대상 평가틀에만 해당됨을 의미함.

이상에서 제시한 의사소통 능력의 개념과 평가틀에 따르면, 의사소통 능력은 지식, 기능, 태도 범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지식과 기능은 선다형, 단답형, 수행형 검사를 통해 개별 학생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태도의 경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지식과 기능은 타자 평가 방식의 ‘지식·기능 진단 도구’로, 태도는 자기보고 방식의 ‘태도 진단 도구’로 진단하는, 2종 진단 체제의 진단 도구를 개발하였다.

[그림 1] 의사소통 능력 진단 모형

의사소통 능력 진단 도구

지식·기능 진단 도구는 『듣기』와 『말하기』 2종으로 개발되었는데, 전체 문항의 평균 정답률은 진단 도구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70%가 되도록 제작하였다. 진단 시간은 각 학교급별 한 차시에 해당하는 40분과 45분이 되도록 계획하였는데,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의 수를 고려하여 초등학교 6학년 진단 도구의 경우, 『듣기』 16개, 『말하기』 3개로, 중학교 3학년 진단 도구의 경우, 『듣기』 20개, 『말하기』 3개로 문항 수를 확정하였다. 초등학교 6학년 및 중학교 3학년의 『듣기』 진단 도구의 구성은 <표 2>와 같다.

<표 2> 『듣기』 및 『말하기』 진단 도구의 범주별 구성

※표 안의 ‘a(b)’의 의미는 ‘문항 수(문항 배점)’을 의미함.

태도 진단 도구는 예비 검사와 요인분석을 거쳐 최종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는 의사소통의 영향력 인식, 경청 및 배려, 다양성에 대한 인정, 의사소통에 대한 자신감, 의사소통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사소통 윤리의 여섯 가지 구인으로,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는 이 여섯 가지 구인에 더해 의사소통의 효용 인식, 의사소통에 대한 대처, 의사소통 결과의 수용과 실천 의지의 세 가지 구인까지 총 아홉 가지 구인으로 구성된 설문 문항으로 개발하였다.

맺음말

청소년기는 교우관계에 점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교우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아개념을 형성해 나가는 시기이다. 또한 일상생활 및 미래의 직업을 위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타인의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을 본격적으로 함양해 나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하도록 하는 교육은 이들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삶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에 향후에는 의사소통 능력의 진단을 넘어 진단 결과에 따라 교수·학습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지원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