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서 미래를 보고
교육의 희망을 그리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국가교육위원회가 지난 2022년 9월 출범하면서 광화문에 있는 정부서울청사에 둥지를 틀었다.
교육 제도와 국가 교육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우리나라 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주된 역할인 만큼 초대 위원장을 맡은 이배용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배용 위원장은 역사의 씨줄과 문화의 날줄을 엮어 ‘백년지대계’ 교육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전통에서 미래를 보고
교육의 희망을 그리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국가교육위원회가 지난 2022년 9월 출범하면서 광화문에 있는 정부서울청사에 둥지를 틀었다.
교육 제도와 국가 교육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우리나라 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주된 역할인 만큼 초대 위원장을 맡은 이배용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배용 위원장은 역사의 씨줄과 문화의 날줄을 엮어 ‘백년지대계’ 교육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하 ) · 먼저 국가교육위원회 초대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으셨는데, 어떤 마음으로 국가교육위원회를 이끌고 계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하 ) 역사학자이자 교육자로 평생을 살아온 제게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마땅히 해야 할 소명입니다. 교육은 미래의 희망입니다. 그간 정부가 추진한 교육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지속성이 약해서 자주 바뀌니까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느끼기도 하고 불안해하면서 신뢰를 잃기도 했습니다. 교육의 큰 방향과 중장기 교육정책을 기획하고 10년 단위의 교육 비전과 계획을 세우는 것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인 만큼, 저는 위원장으로서 우리 교육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모든 업무에임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저는 교육자이자 역사학자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위원회 위원장,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 이사장 등 다양한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는데, 그러한평생의 경험을 대한민국 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쏟아붓고자 합니다.

·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남다르고 교육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관심과 여론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것 또한 국가교육위원회의 주요 역할 중의 하나인데요,국민 여론 수렴을 위해서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계시는지요?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부와 독립적으로 중장기 교육정책 기획 뿐만 아니라 국민 의견 수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당면 현안에역량을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교육부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고 의견 수렴을 통해 중장기 교육정책을 기획하는 일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인 것이죠.
관건은 ‘소통’입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 주체 간 소통은 물론 각 입장을 헤아리면서 여론을 수렴하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미래 교육을 설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위원회와 특별위원회 등 7개의 소속 위원회를 두었습니다. 또한 500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위원회’를 두어 국민의 요구를 파악하는 한편, 국가 교육과정을 모니터링하는 200명의 전문가 집단과 광범위하게 소통하고자 합니다.

· 우리나라 교육 정책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입장에 따라 이견이 많습니다. 국가 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어떻게 첨예한 의견 대립을 풀어가실 계획이신가요?

국가교육위원회는 정파 및 입장이 상이한 여러 기관·단체에서 추천을 받아 구성되었기 때문에, 이견을 조율하여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아이들을 어떤 인간으로길러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각의 차이, 각자의 입장에 따른 의견의 차이등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것이 관건입니다.
무엇보다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중에는 명망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계시므로, 그분들의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함께 토론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소임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중차대한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것임을 저를 포함하여 우리 위원들 모두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함께 토론하고, 설득하고, 때론 양보하면서 입장 차이를 줄이고 아이들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 더 유익한 방향으로 접점을 찾아가겠습니다.

관건은 ‘소통’입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 주체 간 소통은 물론 각 입장을 헤아리면서
여론을 수렴하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미래 교육을 설계하고자 합니다.

· 위원장님께서는 과거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들을 이끌어 본 경험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국가교육위원회를 이끌어 가는 데도 큰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대학 설립 정신에 따라 입장과 비전이 다른 단체직을 맡아 의견 대립을 조율해 본 경험이 많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분야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조율해 나갈 수있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교육은 다른 분야와 구별되는 고유한 특징과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다행히 저는 2000년대부터 교육부를 포함한 여러 부처의 위원회에서 정책을 제안하고 마련하는 과정에 참여해 왔기 때문에, 시대마다 변화해 온 교육 정책의 흐름과 장·단점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를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봐야 합니다. 이견을 지혜롭게 풀어감으로써 역사가 더 진보하고 사회가 더 나은 삶으로 전진할 수 있으니까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바로 ‘창의성’ 창의성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토론식 수업을 통해 생각하는 힘, 분석하는 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춰 선진국들은 미래형 창의 융·복합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고, 우리 정부도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복합 역량을 갖춘 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교육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단순히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식 교육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선 교육환경을 돌아봐야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수십 년 전의 교육이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교육의 질적 부분도 새로이 점검해야 합니다. 창의적 사고에서 기술의 혁신이 나오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바로 ‘창의성’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창의성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의 내용이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수업 방식도 주입식에서 토론식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토론식수업을 통해 생각하는 힘, 분석하는 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과연 아이들이 이런 새로운 교육에 적응할 수 있을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은 과거 어른 세대보다 훨씬 지적으로 우수하고 정보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 위원장님께서는 평소 ‘인성 교육’을 많이 강조하십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하여 예술 작품까지 창조하는 이 과학기술 시대에 인성 교육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복합 역량을 갖춘 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첨단 IT 및 디지털 기술 교육과 인성 교육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제소신입니다. 물질만능주의나 이기주의가 날로 심각해지고, 학교 폭력, 교권 추락 등 휴머니즘이 사라진 이 시대에, 인성 없는 지성의 부작용, 인간성 없는 과학의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되지요. 과학기술 시대일수록 서로 돕고 배려할 줄 아는 인성까지 겸비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더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풍부한 감성과 따뜻한 마음을갖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야 하는 것이죠.
미래지향적인 교육 개혁에는 인성 교육을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의 역할이 잘 담겨야 할 것입니다.

· 차가운 과학기술과 따뜻한 인성을 함께 교육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근간으로 인성 교육 요소를 도입하고선생님들이 이 기술을 활용하면서 학생들과 직접 대면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게 바람직합니다. 예전 대학교수는 학생 지도를 일대일로했으나 요즘에는 교수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대면 교육이 눈에 띄게 줄어들자 스승과 제자 간 대화도 없어져 가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교육은 비대면으로는 절대로 완벽하게 채울 수 없습니다.
또한 인성 교육은 어릴 때부터 하는 게 좋습니다. 어린 시절에 심성의 바탕이 형성되기 때문이죠. AI 기술 교육에 인문학자나 어른들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윤리 교육을 접목하는 등 인성과 기술 교육을 효과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각 지역의 교육 현장을 직접 돌아보시며 발로 뛰는 위원장으로 알려지셨는데, 굳이 직접 현장을 자주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과거 역사학자로서 활동할 때도 자주 운동화 신고 현장 답사를 하면서 현장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곤 했습니다.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는 법이지요.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교육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현장에 가야가르치는 교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배우는 학생들의 현실을 직접 볼수 있고, 학부모들의 작은 음성까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생생한 여론을 파악해야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교육 정책을 세워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과 동떨어지지않는 정책으로 국민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있어요. 마침 다음 주에도 학부모 및 지방대학, 산업계 등 여러 계층의 분들을 만나 함께 토론하는 시간이 예정되어 있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현장과 소통할 기회를 많이 가질 예정입니다.

· 교육평가에 너무 함몰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입니다. 대학입시 및 수능제도 개편 등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요?

대학입시 제도가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교육계에서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수능 위주가 좋은가, 내신 위주가 좋은가 하는 것은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직접적으로 다룰 내용이 아닙니다. 변화한 교육과정과 교육 방법을시험 제도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이지요. 대입제도의 개편 방향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어떤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가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선다형 수능보다는 서·논술형 수능이 미래 인재 양성에 더 적합한 제도라고 봅니다. 미래 교육을 위해서 오지선다형과 같은 단편적인 평가방식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저 역시 교수직에 몸담고 있을 때 한 번도 오지선다형이나 OX형으로 학생들을 평가한 적이 없습니다. 서술형으로 해도 잘 쓸 수 있는데, 학생들의 가능성을 객관식 평가에 가둬 두어서는 안 됩니다. 앞서 수업이 토론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토론식 수업이 확대되면 평가가 더욱 달라져야 합니다. 논술형 시험이 채점도 어려운 데다 공정성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제까지 선다형 수능으로 치러왔지만, 앞으로 미래형 학교 교육을 생각해서 서·논술형 시험을 가미해야 한다고 봅니다.

· 교육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선택형에서 서·논술형 수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도입 속도라든가 공정성 부분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국가교육위원회와 같은 기관이 필요한 것이지요. 서두르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전통 속에 미래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서원’은 학식과 인격을 기르는 공동체였죠. 제가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전통 속에서 미래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9년이나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 2019년 서원이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지 않았습니까? 과거 서원 유생들의 답안지를 보면 깊이 있는 시각과 논리가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교육이 지금도 가능합니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과거 유생들보다 더 똑똑한데 왜 안 되겠어요? 타성에 젖어 과거의 교육방식을 고수하는 데서 벗어나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지킬 건 지키고 개혁할 건 개혁하면서 미래 시대에 맞는 교육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방향을 설정하여 점진적인 변화를 도모하면서 미래 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입니다.

·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입시제도 개선 등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해 기대하시는 바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과거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문위원장을 6년 정도 역임한바가 있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의 교육환경 등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져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선 우리 아이들이 달라졌습니다. 요새아이들은 과거와 달리 유아 시절부터 디지털 등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를습득하는 만큼 성숙하고 잠재적 역량도 크기 때문에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또 학령 인구 감소도 큰 변화이지요. 과거에는 한 학급당 60명이나 되었는데 지금은 20명 내외로 줄었습니다. 소규모 학급을 지도할 때는 교사의 역할, 수업 방식, 소통 방법 등 모든 게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 것에 대해 우리가 준비되어 있는가를 점검해 봐야 하고요. 6.25 전쟁 이후 70년 넘게 고정되어 온 6년(초등학교)·3년(중학교)·3년(고등학교)·4년(대학교)의 체제도 재검토해 봐야 합니다.
이처럼 교육환경, 선생님의 역할, 교육 방법 등 교육의 전반에 대해 그 근본을 들여다보고 다시 정립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국가교육위원회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함께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 교육을 근본부터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육과정이 먼저 변화해야 할 텐데, 우리의 교육과정이 어떻게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교육은 교과서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육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유기적 결과물이지요. 무엇보다저는 교육 현장에서 교과서 및 지식 위주의 교육에 함몰되지 않고, 인성과 지성을 종합적으로 교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에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역사는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죠. 특히 초·중학교 학생 시절에는 문화 현장에 많이 다니길 추천합니다.
서울과 경기에만 각각 8개, 31개의 왕릉이 있는데, 모두 훌륭한 리더십 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순수한 어린 시절에는 흡인력이 강하고 생동감 있는 현장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현장과 자연과 문화를 경험시켜 준다면 그야말로 산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태정태세문단세’ 를 외우는 것처럼 재미와 감동이 없는 교육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방식의 역사·문화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역사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을 기반으로 한 문화교육,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내적 세계가 풍성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학년별로, 과목별로 그러한 부분들이 모두 적용되는 게 좋습니다.

· <교육광장>은 초·중·고등학교 교사, 교수, 교육 전문가 등 교육 현장에 계신 다양한 관계자들이 독자층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르치는 사람이란 과거엔 ‘스승’이었지요. 스승은 그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게 과거 세대의 정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모든 게 달라졌기때문에 선생님들의 고충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달라진 아이들에게 적응해야 하고 디지털 등 첨단화된 교육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계시지요.
이런 상황에서 저는 우선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에게 보람을 찾아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사랑받아야 하는 것처럼 선생님들은 존경받아야 합니다. 교육은 아이들을 키우는 토양입니다. 즉 선생님들은 나무가 자라게 하는 흙과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흙과 물이 없다면 나무가 어떻게 자랄 수 있겠습니까? 나무를 키워내는 흙과 물처럼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값진 사명을 담당하고 계신 것이 우리 사회의 선생님들입니다.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세계로 뻗어나갈 대한민국 인재 양성의 초석을 놓는다는 자부심을 잃지 말아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국가교육위원회도 교육 현장의 고충과 요구를 외면하지 않고 선생님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끝으로 국가교육위원회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육 발전을 위해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국가교육위원회의 소통과 협력 관계가 그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큰 방향을 설정해나감에 따라 그 방향에 맞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부분적인 변화로 시작해서 점차 새로운 시스템들을 확대해 나가면서 함께 보조를 맞춰 주기를 당부 드립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배경에는 남다른 교육열이 있었습니다. 지나친 학력 중시 사회라는 비판도 있긴 하지만 배우려는 열정 자체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죠.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5000달러 시대를 열게 한것은 교육의 힘이었습니다. 다만 더 열린 교육, 더 미래지향적인 교육으로 변화시켜 나갑시다. 저 또한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우리나라 교육이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녹여내는 용광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