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도구 + 수업 운영 자체를
도와주는 플랫폼”
Desmos!

“공학도구 + 수업 운영 자체를 도와주는 플랫폼”
Desmos!

글·곽민정 창원 대암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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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구는 교과서에 적힌 차가운 수식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므로 학생들의 시각을 자극하고 탐구심을 향상시키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데스모스는 기존 공학도구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업 운영 자체를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공학도구인 그래핑 계산기 외에도 그림판, 객관식 문제, 표, 카드정렬 등 18가지 구성요소를 불러와 수업자료를 구성할 수 있다.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한 자료의 과제를 해결하다 보면 어느새 수업내용을 다 배우게 된다. 대시보드는 수업용 메타버스와 같아서 온라인상에 학생 응답 결과물을 취합하여 보여준다.

데스모스(Desmos) 플랫폼은 ppt, 동영상, 공학도구, 학습지 등의 수업자료를 한 곳에 모아 학생용 과제꾸러미로 구현가능하게 해준다(이미 만들어진 수준 높은 무료 액티비티도 많이 있다). 학생들이 입력한 답과 활동상황은 실시간으로 대시보드에 반영되어 수업 진행에 사용될 수 있고 추수지도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학생들이 학급코드를 입력하여 일제히 데스모스 액티비티에 입장하고 교사는 대시보드 화면을 열어 학생들이 참여하는 상황을 교탁에 서서 확인한다. 수업주제는 삼각함수로 뭘 할 수 있을까?이다. “삼각함수 배우느라 힘들었죠? 외워야 할 공식과 이해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은데 이 내용이 무슨 쓸모가 있는지 몰라서 더 공부하기 싫었죠? 그래서 삼각함수의 핵심 소재인 회전과 주기성에 관련하여 여러분이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하였습니다.”
이전 시간까지 삼각함수의 정의와 그래프 그리기 수업이 진행되어 있는 상태여서 학생들은 복습용 과제를 먼저 해결하였다. 수학 교과는 변화하는 대상을 관찰하며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 많아 간단한 과제도 종이가 아니라 그래프화면을 포함한 데스모스 액티비티가 효과적이다. 교사는 대시보드로 학생들의 응답을 빠르게 확인하고 다음 화면으로 이동한다.

데스모스 대시보드는 교사가 미리 계획한 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속도조절이나 일시정지 기능을 제공한다. 즉 학생들이 수업자료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고 특정 활동을 동시에 시작할 수 있다.

다음 장은 비어있는 그래핑 계산기였지만 학생들은 교과서 속 개념을 수식창에 채워가면서 그 의미를 눈으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각을 변수로 두고 조절하면 원주 위의 점들이 이렇게 움직이군요!” 촘촘하게 메꿔진 반지름 선분들에 무지개 색을 부여하게 한 후 교사는 회전하는 색상환을 구현해 보라는 첫 번째 과제를 제시하였는데 학생들이 신이났다. 공학도구는 학생들이 실수를 해도 관찰할 수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개념 수정과 확장의 계기를 갖게 해준다.
대시보드 화면에 모든 학생들의 활동이 한눈에 보인다. 형형색색 각양각색인 결과물들이 춤을 추고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특이한 그래프를 화면에 크게 띄워서 변수를 어떻게 입력했는지 관찰하게 하여 학생들의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한다. 「삼각함수의 정의가 원 위를 움직이는 점들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다. 실수로 각에 변수를 잘못 입력해서 얻은 도형의 움직임이 너무 신기한데 그 원리는 아직 끝까지 몰라서 더 공부해보고 싶다」라고 수업 후 느낀 점에 기록한 학생의 글이 인상적이다.
다음 과제는 처음에 예고한 대로 삼각함수의 주기성과 관련이 있다. 최대값이 1이고 최소값이 ¼이며 주기가 π인 사인그래프의 식 구하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조별로 생각을 주고받으며 개념을 복습한다. 뒷장의 그래핑 계산기에는 나비 이미지가 보였는데 교사가 제시한 과제는 「앞장에서 구한 식을 이용하여 나비가 날갯짓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라」였다. 학생들이 같은 조의 친구들과 의논하기 시작한다.

변수입력 기능이 있음을 금방 알아챈다. 한 학생이 이미지 너비에 사인함수를 곱하고 정의역 변수를 실행시켜 날갯짓을 구현했고 다른 학생들도 연이어 성공한다. 학생들은 날갯짓을 더 빠르게 나타내기 위해주기를 결정하는 숫자도 바꿔보고 이미지 중심에 변수를 넣어 나비를 “날갯짓 하는 게 이런 거 아냐?”학생들은 디지털 환경에 교사보다 훨씬 유연하게 대처한다. 과감하게 클릭하고 변수를 다뤄보며 이미지에도 날려보내기도 했다. 수학에 자신 없어 하는 학생들도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 감사합니다.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역대급으로 재미있었어요. 너무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위에 소개한 수업은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이 던지는 가장 어려운 질문 “수학을 배워서 어디다 써요? 너무 재미없어요.”에 대해 “수학을 공부하면 이렇게 신기한 일을 할 수 있다.”라고 답하고 싶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런 수업을 하기 전에 학생들이 개념을 충분히 익히고 문제를 잘 풀 수 있게 지도하는 수업도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수업에 데스모스가 효과적인 것은 아니었다. 개념을 철저히 복습하고 반복적으로 문제 푸는 연습 시간이 필요한 경우는 기존의 수업이 더 나을 수 있다. 공학도구보다 실물교구를 활용한 노작활동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지난 1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데스모스 활용의 효과가 높다고 생각한 경우는 다음과 같았다.

  • 동적 체험 자료를 학생들이 조작하면서 탐구 질문에 응답할 필요가 있을 때
  • 대량의 통계 데이터를 통한 시뮬레이션 및 시각화를 통해 탐구 질문을 해결해야 할 때
  • 학생들이 그래핑 계산기를 다룰 필요가 있을 때
  • 학생들의 응답을 토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싶을 때
  • 학생들의 활동을 여유시간에 천천히 확인하고 이해도를 파악하고 싶을 때
  • 학습지를 나눠주고 걷고 보관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 구슬굴리기, 폴리패드와 같은 구성요소를 사용하여 흥미로운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싶을 때
  • 이미 만들어진 좋은 액티비티를 발견했을 때
  • 원격수업에서는 무조건

2018년 경남 국제수학교육컨퍼런스의 한 연수에서 처음 체험한 데스모스 액티비티 「Water Line」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통에 수돗물을 채우는 애니메이션을 조작하면서 시간에 따른 물의 높이에 대해 탐구하는 활동이었다. ‘이렇게 좋은 앱이 있다니!’ 탐구를 할 수밖에 없는 질문에 감탄하며 답을 적었고 학생들을 당장 컴퓨터실로 데려갔었다.

2020년에 처음으로 대시보드 기능과 액티비티 제작플랫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너무 설레어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여러 가지 구성요소를 섞어서 학습자료를 만들려면 그래핑 계산기를 잘 다루는 것은 물론이고 CL(연산레이어) 코딩명령어를 익혀야 했는데 아직도 여전히 공부해서 응용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그러나 데스모스 액티비티 제작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탐구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데스모스 자료는 단순 체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 중 학생이 해결해야 할 과제꾸러미이기 때문이다. 학습을 도와주고 개념을 확장할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해야 대시보드로 취합한 학생 응답도 분석할 가치가 있게 된다.
데스모스 액티비티 제작 가이드에 ‘해결할 필요가 있는 문제를 만드세요’, ‘다양한 방식으로 맞거나 틀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인지적 갈등을 만드세요’, ‘시작은 쉽고 끝내기는 어려운 활동을 만드세요’ 등의 글이 적혀 있다. 올해는 제작 가이드를 고려하여 과정형 평가 또는 수행평가에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만들어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 시국은 괴로웠지만 교실 와이파이 설치와 학생 개별 스마트 단말기 보급이라는 수업환경변화는 매우 획기적이다. 교사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일반 교실에서 액티비티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수학 수업은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변수를 조작하면서 개념을 익혀야 하는 내용이 절반 이상이므로 칠판과 종이로 하던 예전의 수업은 한계가 많다. 데스모스 활용 수학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 진작과 성취도 향상에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의 수학 공부 목표가 입시에서 시험점수 잘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수업으로 도와주고 싶다. 학창 시절에 수학의 쓸모에 대해 흥미롭게 체험하고 탐구의 즐거움을 맛본 학생들이 인공지능시대를 이끄는 수학 인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곽민정
창원 대암고등학교 교사

현재 창원 대암고등학교 근무,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학부졸업(2001.2.), 경남수학문화관에서 2년 파견 근무하는 동안 체험수학콘텐츠의 원리 섭렵 및 자료집 제작(2020.3.~2022.2), 수학교육지 원단으로써 도내 교사 대상 체험수학 행사 및 수학동아리 운영 컨설팅 지원(2022.3~), 경상남도 수학 전문적학습공동체 쓸모있 는 desmos 회원 및 회장으로서 수업공개, 수업자료집제작(2021.3~), 에듀테크(스마트단말기)를 활용한 수업 도움 자료 제작에 참여, 2022 빅데이터-AI 활용한 미래형교수학습 수업모델 자료 제작에 참여(2022.3~),저서: 신기한 Desmos 액티비티 따라잡기(2021), 수학이 가득한 코딩 Desmos 그래프(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