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지원 체제 구축 및 운영

수학교육을 전공하였고, 교육평가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컴퓨터 기반 평가 체제로 전환하고,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새롭게 도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현재는 컴퓨터 기반의 맥락 기반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바야흐로 맞춤형 교육의 시대이다. 학생들의 특성과 지역사회의 환경을 고려한 교수학습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으며,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관한 정책도 점차적으로 유연해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 및 지역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수학습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교수학습을 위한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맞춤형 교육은 학생들의 학습 상태에 대한 진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에 학교교육에서 ‘평가’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으며, 학교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 도구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그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 교육과정에 대한 도달도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도구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성취 특성을 파악해왔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던 평가 방식에서 2017년부터 평가 대상을 표집하는 평가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에 대한 질 관리를 주요 목적으로 하여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활용에 있어서 작용하기도 했는데, 표집된 학교 이외의 학교에서는 평가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 표집된 학교에서도 2개 학급만 평가에 참여하기 때문에 학교 및 학생 단위로 제공되는 평가 결과를 교수학습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평가 목적과 시행 방식이 국가 교육 정책 및 교육과정에 대한 질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단위학교의 교수학습을 지원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교육부와 함께 매년 산출되는 양질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에 대한 활용도를 제고하고 국가 차원에서 단위학교의 학생 평가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에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이하 자율평가)를 새롭게 도입하였다. 자율평가는 국가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도달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같은 성격을 가지지만, 단위학교의 맞춤형 교수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평가 대상, 시기 등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차이가 있다(<표 1> 참조).

<표 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및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의 특징

기존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차별화되는 자율평가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된 학교가 동일한 교과에 대해 동일한 날짜에 평가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면, 자율평가는 전국에서 평가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교사들이 희망하는 교과 및 평가 시행일¹⁾을 학사 운영에 맞게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했다면, 자율평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평가 도구를 제공하고 학년 단위로 평가에 참여할 수 있다.²⁾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자율평가의 평가 결과가 평가 일주일 이내에 제공된다는 점이다. 자율평가의 목적에 따라 단위학교의 교수학습을 지원하기 위해서 학생들의 성취 특성에 대한 평가 결과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평가 결과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는 자율평가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자율평가를 위해서 자동 채점이 가능한 유형의 문항을 선별하고, 각각의 문항 유형별로 자동 채점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었다. 이로 인해 서술형 등과 같이 인간채점이 필요한 유형의 문항은 별도의 채점 절차를 거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활용되지만 자율평가에서는 활용하지 못한다. 자율평가에서 활용 가능한 문항 유형과 채점 가능 범위는 향후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 시스템 및 자동 채점 기술의 발전과 함께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자율평가에서는 내용 영역 및 역량 등과 같은 인지적 특성과 더불어 비인지적 특성에 대한 진단 도구도 제공한다. 현재 비인지적 특성에 대한 진단을 희망하는 경우 교과 기반 정의적 특성, 사회・정서적 역량, 학교생활의 세 가지 영역 중 희망하는 영역에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비인지적 특성에 관한 진단 영역은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같은 자율평가의 도입은 학교 교육에 다양한 기회를 가져온다. 먼저 기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 방식의 평가로 시행되면서 평가 대상이 한정적이었던 것에 비해,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양질의 평가 도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또한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으로 시행되는 자율평가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단위 학교의 평가에서 접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방식의 평가를 접할 수 있다. 교사들도 동영상, 탭, 핫스폿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공학적 기능을 활용하여 좀 더 현실에 가깝게 구현된 문항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타당하게 측정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부족한 역량을 신장하기 위한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자율평가의 도입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희망하는 경우 국가 수준에서 교육과정에 대한 도달도를 진단할 수 있는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자율평가가 국가 차원에서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첫 번째 평가이자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한 평가인 만큼, 학교의 교육 환경과 학생 특성에 따라 시행을 위한 점검과 준비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한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즉, 국가, 시・도교육청, 단위학교에서 컴퓨터 기반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한 실태 점검 및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비단 자율평가를 원활하게 시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교육 환경 구축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자율평가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맞춤형 교육을 위한 평가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학교 현장에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