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
정책 방향
● 글.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 실장
개정의 배경
국가 교육과정은 초·중등교육의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방향 을 제시하는 교육의 기본 설계도로서, 질적으로 우수한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은 다양한 국가·사회 적 요구 및 과학기술과 학문의 발전, 교육 여건과 환경 등 교 육 내·외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정되어왔다.
삶에 대한 적극성과 주도성, 책임감을 지닌 인재 양성을 구 현하고자 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로 진로 맞춤형 교육 추진」(`17년 4월) 발표와, 다음 해 「고교교육 혁신 방향을 통한 학점제 추진 단계」를 제시(2018.08.17.)하면서 학생 스스로 의미 있는 지식을 모으고 진로와 학업을 디자인해 나갈 수 있는 교육체제를 설계하는 것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담아내고자 하는 국가·사회적 요구 및 사회적 변화의 맥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공지능, 딥 러닝 등 첨단기술 발전은 인간 삶의 질 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였다. 그렇기에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가치가 창의력, 다양성, 인문학적 소양과 같이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역량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령인구 감소와 저출산 및 다문화 사회 등 삶의 양 식을 둘러싼 사회상 및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 할 수 있는 미래 교육체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한 가정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위기로 인식되고 있으며, 교육적으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필요 에 부응하는 초·중등교육의 실현을 요구받고 있다.
셋째,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앞으로 디지털 세대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는 불확실성, 포용성, 웰빙 추구라는 시대적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 아이들 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비전과 내용을 역량의 재설계를 통해 개정 교육과정에 담아내고자 한다.
개정 방향
미래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더불어 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영위하고, 성찰하고 발전하는 ‘혁신적 포용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만들 어가는 미래형 교육과정’의 추진 방향을 다음과 같이 수립하고자 한다.
먼저 미래 사회 변화에 따른 교육의 관점과 패러다임 변화 등을 고려하여 학교교육이 추구해야 할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으로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 교육’을 제시한다. 이는 모두에 게 동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성 강화뿐만 아니라, 저마다 다양한 능력과 소질이 인정받을 수 있는 체제로의 혁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책임 의식과 능동적 참여를 유 도하는 교육적 노력 등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학습자 개개인의 다양화된 진로와 적성, 관심과 흥미 그리고 학습 속도의 차이 등을 고려한 ‘미래 역량을 갖춘 자기 주도적 혁신 인재 양성’을 미래 교육의 중요한 비전으로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과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필요한 주체성과 주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새로운 인재상과 교육체제를 모색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한다.
이러한 비전을 기반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연속선상에서 미래 교육에서 강조되어야 할 역량과 요인들을 재개념화하고 재구조화하는 등, 학생들의 삶과 연계한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 체제를 구안하고자 한다.
교육과정 개정 중점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국가·사회적 측면에서 새롭게 제시된 인재상에 적합한 교육과정 개발 체제를 구축하고, 학생 개별 지원을 위한 맞춤형 선택 학습을 구현하기 위하여 학습 경험의 질을 제고함과 동시에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어 온 다양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에 새 교육과정 개정의 원칙을 ‘삶과 연계한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구현’, ‘지속가능한 미래 및 불확실성에 대비한 역량 함양 교육 강화’,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 운영’, ‘디지털 기반 학습 경험의 질 개선’,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한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강화’로 설정하였다.
최근 OECD 등에서 강조되는 역량 교육에서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역량 교육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 학생은 학교 교육의 결과로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과 방식으로 논의하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시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도입된 역량 함양 교육이 2030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작동하고 있는지, 현행 교육과정의 적합성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으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을 재검토하여 미래 역량을 재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개념적 이해에 기초한 역량 함양 교육과정을 통한 깊이 있는 학습, 학생 중심의 유연한 교육과정을 강조한다.
이에 자기 주도성 함양 및 학습의 원리 등을 연결하면서 학습자를 중심에 두고 ‘학습 경험’의 의미를 정립하고 이에 따른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 구성 요건을 체계화 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무엇보다 역량을 구성하는 지식, 기능, 가치, 태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총체적으로 융합될 수 있도록 교과 교육과정 재구조화 원리를 개발하고 적용해야 할 것이다.
역량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정해진 답을 찾도록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하며 스스로 지식을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습자 입장에서 자신에게 밀접한 생활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교과에서 다루어지는 개념 및 원리가 삶의 형태로 경험되는 통합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문제와 사회적 관심을 다루는 학습 기회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다학문적 통합 과목, 프로젝트 과목이나 간학문적 연구를 학습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것을 예를 들 수 있다(온정덕 외, 2019).
다음으로 서로 다른 필요와 속도를 가진 학습자들이 자 신의 학습과정과 환경을 조정하거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혀 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은 유연성의 폭을 넓히고 교사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편 성·운영할 수 있는 자율성과 권한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다 만 교육과정의 유연성은 곧 국가 수준에서 교육의 질 관리의 필요성 및 책무성과 시·도 또는 단위학교 및 교사의 교육과 정 실천의 자율성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충분한 논의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학생들이 같은 속도와 방법으로 학습하지 않기 때문에 맞춤형 학습(personalized learning)을 통해 학습자의 요구에 맞는 양질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학습 과정에 있어서 선택의 폭을 넓혀 자기 주도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의 유연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국가 전체의 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 수준에서의 적절한 교육과정 질 관리이다.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기초지식에 대한 공통의 기준을 제시하거나 졸업하는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 수준에 대한 평가의 도입 등을 보완과제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인구 감소, 감염병 확산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생태 전환 및 민주시민 교육 등을 교육 목표 또는 교육내용에 반영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재설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상대적 서열화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둔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로의 개선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현하고, 학생 스스로 의미 있는 지식을 모으고 진로와 학업을 디자인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체제 설계를 위해 고교학점제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삼는다.
우리는 새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비전–학습자의 주도성, 학생 맞춤형 교육–을 개정의 주안점으로 두고, OECD에서 제시한 학생주도성(student-agency) 개념, 즉 ‘학생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교사 및 또래와의 다양한 상호작용과 탐구를 통해 교과의 내용, 자신, 사회에 대한 이해를 심화·확장하며 반성과 성찰을 제공하는 교육’이 주는 시사점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로 정의하고 있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02.17.). 고교학점제에 기반한 교과목 선택권 확대를 통한 다양한 학습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무엇보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기초적인 공통소양 함양의 중요성과 학생의 균형 있는 학습경험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운영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황규호, 2020). 고교학점제에서 지향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학습자’, ‘더불어 살며 소통하는 학습자’를 중심에 두고, 이와 연계하여 초·중등 모든 학생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 워주는 교육 체제 구현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개발 체제
새 교육과정 개발에서의 두드러지는 중점 사항은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목표 아래 전문가뿐만 아니라 학 생·학부모·교원 등 대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을 개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교육과정 개발·운영과 관련하여 상시적으로 논의하 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학계·관계 기관과 함께 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또한 총론과 각론의 연계, 교과 간 연계 및 교과별 내용 중복 점검 등을 통한 교과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해 국가 교육과정 각론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또한 교육과정 전문가뿐만 아니라 학생·학부모·교원 등 다양한 대상별·교육주체별 의견수렴을 위해 교육부와 시도 교육감 협의회, 국가교육회의와의 협업을 통해 의견수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좀 더 원활한 의견수렴을 위해 교육과정 개정 연구 시작부터 고시까지 시기별 과제의 도달 정도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정 포털 구축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발은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숙의, 협의, 협력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최선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물론 그 논의 과정 속에 수많은 긴장과 갈등이 야기되고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2030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합리적인 집단지성에 기 반을 둔 숙의 과정을 통해 적절한 균형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개정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은 초·중등교육이 교육주체의 요구에 적합 하도록 구현되어야 한다. 나아가, 국민 모두가 우리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미래 교육, 미래 인재에 대한 공동의 이해 또 는 합의된 인식을 이끌어 내는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 진행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기대해 본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 실장
서울 중등학교 현장 교사,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교육연구관, 학교혁신정책과장을 거쳐 교육과정정 책관으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 및 지원업무 를 총괄하였으며, 현재는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 으로 초·중등학교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정책 방향
● 글.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 실장
개정의 배경
국가 교육과정은 초·중등교육의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방향 을 제시하는 교육의 기본 설계도로서, 질적으로 우수한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은 다양한 국가·사회 적 요구 및 과학기술과 학문의 발전, 교육 여건과 환경 등 교 육 내·외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정되어왔다.
삶에 대한 적극성과 주도성, 책임감을 지닌 인재 양성을 구 현하고자 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로 진로 맞춤형 교육 추진」(`17년 4월) 발표와, 다음 해 「고교교육 혁신 방향을 통한 학점제 추진 단계」를 제시(2018.08.17.)하면서 학생 스스로 의미 있는 지식을 모으고 진로와 학업을 디자인해 나갈 수 있는 교육체제를 설계하는 것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담아내고자 하는 국가·사회적 요구 및 사회적 변화의 맥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공지능, 딥 러닝 등 첨단기술 발전은 인간 삶의 질 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였다. 그렇기에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가치가 창의력, 다양성, 인문학적 소양과 같이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역량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령인구 감소와 저출산 및 다문화 사회 등 삶의 양 식을 둘러싼 사회상 및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 할 수 있는 미래 교육체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한 가정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위기로 인식되고 있으며, 교육적으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필요 에 부응하는 초·중등교육의 실현을 요구받고 있다.
셋째,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앞으로 디지털 세대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는 불확실성, 포용성, 웰빙 추구라는 시대적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 아이들 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비전과 내용을 역량의 재설계를 통해 개정 교육과정에 담아내고자 한다.
개정 방향
미래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더불어 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영위하고, 성찰하고 발전하는 ‘혁신적 포용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만들 어가는 미래형 교육과정’의 추진 방향을 다음과 같이 수립하고자 한다.
먼저 미래 사회 변화에 따른 교육의 관점과 패러다임 변화 등을 고려하여 학교교육이 추구해야 할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으로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 교육’을 제시한다. 이는 모두에게 동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성 강화뿐만 아니라, 저마다 다양한 능력과 소질이 인정받을 수 있는 체제로의 혁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책임 의식과 능동적 참여를 유 도하는 교육적 노력 등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학습자 개개인의 다양화된 진로와 적성, 관심과 흥미 그리고 학습 속도의 차이 등을 고려한 ‘미래 역량을 갖춘 자기 주도적 혁신 인재 양성’을 미래 교육의 중요한 비전으로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과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필요한 주체성과 주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새로운 인재상과 교육체제를 모색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한다.
이러한 비전을 기반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연속선상에서 미래 교육에서 강조되어야 할 역량과 요인들을 재개념화하고 재구조화하는 등, 학생들의 삶과 연계한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 체제를 구안하고자 한다.
교육과정 개정 중점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국가·사회적 측면에서 새롭게 제시된 인재상에 적합한 교육과정 개발 체제를 구축하고, 학생 개별 지원을 위한 맞춤형 선택 학습을 구현하기 위하여 학습 경험의 질을 제고함과 동시에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어 온 다양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에 새 교육과정 개정의 원칙을 ‘삶과 연계한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구현’, ‘지속가능한 미래 및 불확실성에 대비한 역량 함양 교육 강화’,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 운영’, ‘디지털 기반 학습 경험의 질 개선’,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한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강화’로 설정하였다.
최근 OECD 등에서 강조되는 역량 교육에서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역량 교육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 학생은 학교 교육의 결과로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과 방식으로 논의하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시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도입된 역량 함양 교육이 2030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작동하고 있는지, 현행 교육과정의 적합성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으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을 재검토하여 미래 역량을 재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개념적 이해에 기초한 역량 함양 교육과정을 통한 깊이 있는 학습, 학생 중심의 유연한 교육과정을 강조한다.
이에 자기 주도성 함양 및 학습의 원리 등을 연결하면서 학습자를 중심에 두고 ‘학습 경험’의 의미를 정립하고 이에 따른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 구성 요건을 체계화 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무엇보다 역량을 구성하는 지식, 기능, 가치, 태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총체적으로 융합될 수 있도록 교과 교육과정 재구조화 원리를 개발하고 적용해야 할 것이다.
역량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정해진 답을 찾도록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하며 스스로 지식을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습자 입장에서 자신에게 밀접한 생활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교과에서 다루어지는 개념 및 원리가 삶의 형태로 경험되는 통합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문제와 사회적 관심을 다루는 학습 기회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다학문적 통합 과목, 프로젝트 과목이나 간학문적 연구를 학습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것을 예를 들 수 있다(온정덕 외, 2019).
다음으로 서로 다른 필요와 속도를 가진 학습자들이 자 신의 학습과정과 환경을 조정하거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혀 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은 유연성의 폭을 넓히고 교사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편 성·운영할 수 있는 자율성과 권한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다 만 교육과정의 유연성은 곧 국가 수준에서 교육의 질 관리의 필요성 및 책무성과 시·도 또는 단위학교 및 교사의 교육과 정 실천의 자율성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충분한 논의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학생들이 같은 속도와 방법으로 학습하지 않기 때문에 맞춤형 학습(personalized learning)을 통해 학습자의 요구에 맞는 양질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학습 과정에 있어서 선택의 폭을 넓혀 자기 주도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의 유연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국가 전체의 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 수준에서의 적절한 교육과정 질 관리이다.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기초지식에 대한 공통의 기준을 제시하거나 졸업하는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 수준에 대한 평가의 도입 등을 보완과제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인구 감소, 감염병 확산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생태 전환 및 민주시민 교육 등을 교육 목표 또는 교육내용에 반영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재설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상대적 서열화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둔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로의 개선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현하고, 학생 스스로 의미 있는 지식을 모으고 진로와 학업을 디자인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체제 설계를 위해 고교학점제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삼는다.
우리는 새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비전–학습자의 주도성, 학생 맞춤형 교육–을 개정의 주안점으로 두고, OECD에서 제시한 학생주도성(student-agency) 개념, 즉 ‘학생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교사 및 또래와의 다양한 상호작용과 탐구를 통해 교과의 내용, 자신, 사회에 대한 이해를 심화·확장하며 반성과 성찰을 제공하는 교육’이 주는 시사점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로 정의하고 있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02.17.). 고교학점제에 기반한 교과목 선택권 확대를 통한 다양한 학습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무엇보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기초적인 공통소양 함양의 중요성과 학생의 균형 있는 학습경험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운영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황규호, 2020). 고교학점제에서 지향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학습자’, ‘더불어 살며 소통하는 학습자’를 중심에 두고, 이와 연계하여 초·중등 모든 학생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 워주는 교육 체제 구현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개발 체제
새 교육과정 개발에서의 두드러지는 중점 사항은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목표 아래 전문가뿐만 아니라 학 생·학부모·교원 등 대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을 개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교육과정 개발·운영과 관련하여 상시적으로 논의하 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학계·관계 기관과 함께 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또한 총론과 각론의 연계, 교과 간 연계 및 교과별 내용 중복 점검 등을 통한 교과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해 국가 교육과정 각론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또한 교육과정 전문가뿐만 아니라 학생·학부모·교원 등 다양한 대상별·교육주체별 의견수렴을 위해 교육부와 시도 교육감 협의회, 국가교육회의와의 협업을 통해 의견수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좀 더 원활한 의견수렴을 위해 교육과정 개정 연구 시작부터 고시까지 시기별 과제의 도달 정도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정 포털 구축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발은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숙의, 협의, 협력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최선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물론 그 논의 과정 속에 수많은 긴장과 갈등이 야기되고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2030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합리적인 집단지성에 기 반을 둔 숙의 과정을 통해 적절한 균형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개정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은 초·중등교육이 교육주체의 요구에 적합 하도록 구현되어야 한다. 나아가, 국민 모두가 우리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미래 교육, 미래 인재에 대한 공동의 이해 또 는 합의된 인식을 이끌어 내는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 진행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기대해 본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 실장
서울 중등학교 현장 교사,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교육연구관, 학교혁신정책과장을 거쳐 교육과정정 책관으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 및 지원업무 를 총괄하였으며, 현재는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 으로 초·중등학교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