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성장하고
도서관에서
행복해지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

어린이·청소년기의 독서 경험은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청소년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과 폭넓은 사고에 도움을 주는 독서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취임한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은 어린이·청소년들이 지식정보 서비스 에 소외됨이 없이 도서관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독서로 성장하고
도서관에서
행복해지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

어린이·청소년기의 독서 경험은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청소년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과 폭넓은 사고에 도움을 주는 독서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취임한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은 어린이·청소년들이 지식정보 서비스 에 소외됨이 없이 도서관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한) • 올해부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이끌고 계신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이하 박)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06년 6월 개관하여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도서관정책과 연계한 다양한 도서관서비스를 개발하고, 성과가 있는 프로그램은 전국의 공공도서관 또는 학교도서관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래를 열어가는 도서관’을 비전으로 국내외 어린이· 청소년 분야의 지식정보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어린이, 청소년 및 연구자나 작가를 대상으로 지식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청소년 독서문화진흥을 위해 독서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첨단정보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여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외 도서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 코로나19 시기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서관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기 동안 추진하고 계신 역점 사업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박 • 도서관은 지식정보자원을 서비스하여 문화형성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입니다. 그런데 제가 공직을 시작한 9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공공도서관 확충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정책을 추진하였고, 이제는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공공도서관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상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차 산업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었고 도서관 분야에서도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도서관계의 과제는 첫째, 도서관서비스 역량 제고입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한 다양한 도서관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의 경험이 타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도 보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이 놀이처럼 동화를 체험하는 중에 독서에 흥미를 갖게 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거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청소년의 학습과 교육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더욱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교육할 수 있는 교수 학습 자료, 공공도서관에서 운영할 교육프로그램, 이를 활용할 사서교육 등 어린이와 청소년의 지식 향상을 위한 사업 개발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둘째, 공평한 서비스 제공입니다. 엄청난 양의 지식정보가 생산되는 사회에서는 지식정보 격차가 삶의 수준 격차로 이어집니다. 신체적 장애요인이나 개인이 처한 사회문화적 환경 요인에 의한 지식정보 격차도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정보 취약계층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는 더욱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준비되어야 합니다. 다문화가족의 어린이·청소년은 주 보육자인 부모가 언어나 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어 한국 문화를 온전히 경험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언어 발달과 학습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시각, 청각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일반 도서를 읽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 즉 점자 자료나 수화영상 자료 등으로 변환하여 제공해야 하는데 교양을 위한 읽을거리나 교과 수업의 확장을 위해 필요한 참고용 도서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불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수감자 가족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 제공입니다. 어린이·청소년 시기의 독서는 부모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수감자 자녀를 대상으로 부모의 공백을 채워주거나 부모와 자녀가 끊임없이 교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미국 등 도서관 선진국 몇 개 나라에서는 수감자와 그 자녀를 대상으로 다양한 도서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들을 위한 서비스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가족 간에 편안한 관계가 유지되었고 재범률도 낮출 수 있었다는 성공 사례를 우리나라에 적용해보고자 내년 신규 사업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가족관계 회복과 사회문화 수용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독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혼자 읽는 독서보다는 함께 읽고 좋았던 구절이나 생각을 나누는 등 서로 소통하는 독서를 해보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한 •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방법과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는 특별한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박 • 국민독서실태 조사 결과(2021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독서율은 초등학생 95.9%, 중학생 91.9%, 고등학생 86.6%인데 반해 성인이 되면 47.5%로 현저히 낮아집니다. 이는 어린이·청소년 시기에 부모 주도의 독서를 했거나, 독서를 대학을 가기 위한 이력 정도로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의 신나고 재미난 독서를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목적도 아이들에게 신나고 재미난 독서 경험 제공을 위해서 입니다.
즐거운 독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혼자 읽는 독서보다는 함께 읽고 좋았던 구절이나 생각을 나누는 등 서로 소통하는 독서를 해보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혹시 방문하셨던 도서관에서 노란 앞치마를 입은 분이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 주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노란 앞치마를 입은 분들은 사서선생님과 자원봉사자 분들입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지원하는 “책 읽어 주세요!” 캠페인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초등학교 대상의 ‘작가와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직접 학교에 찾아가서 어린이들과 만나고,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독후 체험활동을 진행합니다. 어린이는 작가에게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는지, 그 책의 주인공이 왜 그랬는지, 책 속에 나타나지 않은 그 다음 이야기까지 작가로부터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책과 가까워지고 자신의 꿈과 생각을 키워나가면서 독서와 한층 가깝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 최근에 사회적으로 문해력이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어휘력과 문해력이 떨어짐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하락했으며, 주요한 원인으로 독서율 감소가 꼽힙니다. 이에 대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노력과 관장님의 철학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박 •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어떻게 바뀌어도 우리가 글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개진하는 능력이나, 그것을 실생활의 문제 해결 과정에 적용하는 기본적 능력의 중요성은 줄어들 수 없을 겁니다.
문해력 저하는 현대사회의 지식과 정보 수용 방식의 변화가 주된 원인일 것 같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문자 텍스트 같은 기호 매체보다 유튜브 같은 감각 매체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생겨난 문제이고, 이 문제의 해답 중 하나는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감각 매체에 비해 정보 습득자의 주체적 활동이 더 중요시 되는 경험입니다. 도깨비를 영상으로 보는 것과 글로 접했을 때의 모습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글로 접했을 때 도깨비가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문해력은 체계적인 교육과 학습을 통해서도 해결될 수 있지만 독서와 같은 일상생활의 경험으로서도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율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들이 책과 도서관을 친근하게 느끼고 재미있는 대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독서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놀이처럼 동화를 체험하며 독서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해 어린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동화구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실감 콘텐츠를 통해 공룡도 만나고 남극에 가서 펭귄과 친구가 되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메이커스페이스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학교 현장뿐 아니라 현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도 책 읽기와 체험 활동을 접목한 창작활동 공간인 ‘미꿈소(미래꿈희망창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역할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19년도에 도서관 내 2개 층을 리모델링하여 〈미래꿈희망창작소(미꿈소)〉를 설치하였고, 친환경 소재의 PLA 필라멘트를 소재로 하여 3D로 모델링한 작품을 출력하는데 활용되는 장비인 3D 프린터기, MDF 목재나 아크릴 판을 소재로 하여 레이저를 통해 원하는 글자나 그림을 각인하거나 커팅하는 데 활용되는 장비인 레이저커터기 등 700여 점의 최신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부처 중에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도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미꿈소와는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납니다. 타 기관들이 디지털기기에 대한 이해 및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방면 미꿈소에서는 먼저 본인이 읽을 도서를 선정하여 독서활동을 통해 어떤 창작품을 만들어 볼 것인가를 주도적으로 결정합니다. 그다음 사서선생님과 함께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찾아 활용법을 배우게 함으로써 사고하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가 미꿈소에서 진행한 사례를 말씀드리면, 더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이라는 도서를 읽고 신문, 페트병과 같은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물뿌리개, 가습기, 연필꽂이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스캔커터기, 3D 프린터기 등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미꿈소는 책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도서관형 메이커스페이스로 어린이 청소년의 사고력 확장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전국 확산을 위하여 2021년도에는 강서구립등빛도서관 등 5개관을 선정하여 전문 강사 파견, 프로그램 패키지 제공 등 시범사업을 운영하였고, 올해는 17개 공공도서관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 • 최근 학교교육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학생의 ‘앎’이 ‘삶’과 연계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생각과 실제 이루어지고 있는 관련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박 •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배우는 지식인 ‘앎’이 ‘삶’과 연계되려면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해 보거나 직접 겪어보며 배우는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학교 안에서 배움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 ‘청소년! 도서관에서 미래를 찾다’는 자유학년제와 연계하여 청소년이 도서관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나아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창작활동을 비롯하여 미래직업, 세계시민 교육 등 청소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체험과 토론 위주로 운영합니다. 특히 세계시민 교육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토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업에서는 청소년 또래의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해 알아보고 아동 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체인지유어초콜릿’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카카오 농장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초콜릿 기업과 주변 사람들에게 SNS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해 알리는 것이었는데요.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스스로가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대상 장수프로그램인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점령기’도 있습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100개의 중·고등학교를 선정하여 1년 동안 도서와 프로그램운영비, 문화체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사 등 지도자에 의해 기획·운영되는 일반적인 독서프로그램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 내 독서동아리를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합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애착과 높은 성취감을 갖게 됩니다. 이처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앎’과 ‘삶’을 연계시켜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 어린이부터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만의 특화된 도서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 • ‘청소년! 도서관에서 미래를 찾다’, ‘도서관에서 배우는 4차 산업혁명기술’, ‘도서관에서 만나보는 미래직업’, ‘청소년을 위한 세계시민교육’등 청소년이 도서관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유학년제와 연계된 프로그램들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시행하는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제’사업에서 2021년도에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선정되었으며, 진로교육 유공으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보호자와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독서지도 및 자녀교육에 도움을 주는 ‘부모를 위한 독서문화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새롭게 AI시대에 맞는 창의융합 독서교육을 주제로 전문가를 초빙하여‘미래형 인재로 키우는 법’, ‘AI시대를 위한 읽기와 쓰기 교육’ 등의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사서를 위한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보급한 콘텐츠 활용 등 현장 실무에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은 어린이·청소년 담당 사서의 역량강화와 도서관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배움터 역할 및 사서 상호간의 교류협력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상을 잇는 신비한 탐험 주제로 한국-칠레 수교 60주년 기념 공동전시가
전시실 2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맺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초·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읽어 보면 좋은 도서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박 • 우리는 삶 속에서 모든 것을 경험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생각 속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좋지만, 한편의 글은 스스로 생각하는 여유를 더 주기도 합니다. 최근 제가 읽은 두 권의 책을 소개드리겠습니다.
먼저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제임스 도터)」입니다. 저자는 마음은 곧 뇌에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생각을 가지면 그 생각은 현실이 되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합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의 마음 즉 이타심이 생길 때 우리의 뇌는 거절과 실패를 겪더라도 부정적 뇌 자극이 감소하고 심박변이도가 상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 성공은 할 수 있으나 행복을 보장받을 수 없고, 이타심을 가지면 마음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신체적 생리작용에 도움이 되니 타인을 생각하는 행위가 목적 있는 삶,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 비결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우리나라의 경제순위는 세계 10위권인 부유한 나라인데 국민 행복지수는 왜 하위에 머물러 있을까? 하는 저의 물음에 대답을 주었습니다. 다음은 또래와 함께 읽고 싶은 도서 중 가장 많이 추천받은 도서 「불편한 편의점(김호연)」입니다. 저는 다음의 글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 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 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252-253)’ 역사 교사였던 70대 할머니와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노숙자가 주인공입니다.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관계를 맺고 서로 소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이루어 내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저는 이 도서가 우리나라 청소년들로부터 가장 많이 추천되었다는사실만으로도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밝은 희망찬 세상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약자나 조금 이질적인 존재일지라도 열린 마음과 자세로 받아들인다면 결국은 우리 사회 전체가 더 충실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통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음 씀씀이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배경을 포용함으로서 사회적 약자에게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다양한 독서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독서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어린이·청소년들이 지식정보 서비스에 소외됨이 없이 독서로 성장하며 도서관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한) • 올해부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이끌고 계신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이하 박)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06년 6월 개관하여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도서관정책과 연계한 다양한 도서관서비스를 개발하고, 성과가 있는 프로그램은 전국의 공공도서관 또는 학교도서관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래를 열어가는 도서관’을 비전으로 국내외 어린이· 청소년 분야의 지식정보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어린이, 청소년 및 연구자나 작가를 대상으로 지식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청소년 독서문화진흥을 위해 독서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첨단정보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여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외 도서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 코로나19 시기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서관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기 동안 추진하고 계신 역점 사업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박 • 도서관은 지식정보자원을 서비스하여 문화형성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입니다. 그런데 제가 공직을 시작한 9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공공도서관 확충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정책을 추진하였고, 이제는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공공도서관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상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차 산업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었고 도서관 분야에서도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도서관계의 과제는 첫째, 도서관서비스 역량 제고입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한 다양한 도서관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의 경험이 타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도 보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이 놀이처럼 동화를 체험하는 중에 독서에 흥미를 갖게 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거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청소년의 학습과 교육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더욱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교육할 수 있는 교수 학습 자료, 공공도서관에서 운영할 교육프로그램, 이를 활용할 사서교육 등 어린이와 청소년의 지식 향상을 위한 사업 개발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둘째, 공평한 서비스 제공입니다. 엄청난 양의 지식정보가 생산되는 사회에서는 지식정보 격차가 삶의 수준 격차로 이어집니다. 신체적 장애요인이나 개인이 처한 사회문화적 환경 요인에 의한 지식정보 격차도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정보 취약계층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는 더욱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준비되어야 합니다. 다문화가족의 어린이·청소년은 주 보육자인 부모가 언어나 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어 한국 문화를 온전히 경험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언어 발달과 학습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시각, 청각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일반 도서를 읽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 즉 점자 자료나 수화영상 자료 등으로 변환하여 제공해야 하는데 교양을 위한 읽을거리나 교과 수업의 확장을 위해 필요한 참고용 도서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불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수감자 가족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 제공입니다. 어린이·청소년 시기의 독서는 부모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수감자 자녀를 대상으로 부모의 공백을 채워주거나 부모와 자녀가 끊임없이 교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미국 등 도서관 선진국 몇 개 나라에서는 수감자와 그 자녀를 대상으로 다양한 도서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들을 위한 서비스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가족 간에 편안한 관계가 유지되었고 재범률도 낮출 수 있었다는 성공 사례를 우리나라에 적용해보고자 내년 신규 사업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가족관계 회복과 사회문화 수용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독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혼자 읽는 독서보다는 함께 읽고 좋았던 구절이나 생각을 나누는 등 서로 소통하는 독서를 해보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한 •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방법과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는 특별한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박 • 국민독서실태 조사 결과(2021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독서율은 초등학생 95.9%, 중학생 91.9%, 고등학생 86.6%인데 반해 성인이 되면 47.5%로 현저히 낮아집니다. 이는 어린이·청소년 시기에 부모 주도의 독서를 했거나, 독서를 대학을 가기 위한 이력 정도로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의 신나고 재미난 독서를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목적도 아이들에게 신나고 재미난 독서 경험 제공을 위해서 입니다.
즐거운 독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혼자 읽는 독서보다는 함께 읽고 좋았던 구절이나 생각을 나누는 등 서로 소통하는 독서를 해보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혹시 방문하셨던 도서관에서 노란 앞치마를 입은 분이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 주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노란 앞치마를 입은 분들은 사서선생님과 자원봉사자 분들입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지원하는 “책 읽어 주세요!” 캠페인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초등학교 대상의 ‘작가와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직접 학교에 찾아가서 어린이들과 만나고,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독후 체험활동을 진행합니다. 어린이는 작가에게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는지, 그 책의 주인공이 왜 그랬는지, 책 속에 나타나지 않은 그 다음 이야기까지 작가로부터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책과 가까워지고 자신의 꿈과 생각을 키워나가면서 독서와 한층 가깝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 • 최근에 사회적으로 문해력이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어휘력과 문해력이 떨어짐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하락했으며, 주요한 원인으로 독서율 감소가 꼽힙니다. 이에 대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노력과 관장님의 철학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윤 •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어떻게 바뀌어도 우리가 글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개진하는 능력이나, 그것을 실생활의 문제 해결 과정에 적용하는 기본적 능력의 중요성은 줄어들 수 없을 겁니다.
문해력 저하는 현대사회의 지식과 정보 수용 방식의 변화가 주된 원인일 것 같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문자 텍스트 같은 기호 매체보다 유튜브 같은 감각 매체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생겨난 문제이고, 이 문제의 해답 중 하나는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감각 매체에 비해 정보 습득자의 주체적 활동이 더 중요시 되는 경험입니다. 도깨비를 영상으로 보는 것과 글로 접했을 때의 모습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글로 접했을 때 도깨비가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문해력은 체계적인 교육과 학습을 통해서도 해결될 수 있지만 독서와 같은 일상생활의 경험으로서도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율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들이 책과 도서관을 친근하게 느끼고 재미있는 대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독서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놀이처럼 동화를 체험하며 독서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해 어린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동화구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실감 콘텐츠를 통해 공룡도 만나고 남극에 가서 펭귄과 친구가 되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메이커스페이스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학교 현장뿐 아니라 현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도 책 읽기와 체험 활동을 접목한 창작활동 공간인 ‘미꿈소(미래꿈희망창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역할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19년도에 도서관 내 2개 층을 리모델링하여 〈미래꿈희망창작소(미꿈소)〉를 설치하였고, 친환경 소재의 PLA 필라멘트를 소재로 하여 3D로 모델링한 작품을 출력하는데 활용되는 장비인 3D 프린터기, MDF 목재나 아크릴 판을 소재로 하여 레이저를 통해 원하는 글자나 그림을 각인하거나 커팅하는 데 활용되는 장비인 레이저커터기 등 700여 점의 최신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부처 중에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도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미꿈소와는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납니다. 타 기관들이 디지털기기에 대한 이해 및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방면 미꿈소에서는 먼저 본인이 읽을 도서를 선정하여 독서활동을 통해 어떤 창작품을 만들어 볼 것인가를 주도적으로 결정합니다. 그다음 사서선생님과 함께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찾아 활용법을 배우게 함으로써 사고하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가 미꿈소에서 진행한 사례를 말씀드리면, 더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이라는 도서를 읽고 신문, 페트병과 같은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물뿌리개, 가습기, 연필꽂이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스캔커터기, 3D 프린터기 등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미꿈소는 책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도서관형 메이커스페이스로 어린이 청소년의 사고력 확장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전국 확산을 위하여 2021년도에는 강서구립등빛도서관 등 5개관을 선정하여 전문 강사 파견, 프로그램 패키지 제공 등 시범사업을 운영하였고, 올해는 17개 공공도서관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 • 최근 학교교육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학생의 ‘앎’이 ‘삶’과 연계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생각과 실제 이루어지고 있는 관련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박 •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배우는 지식인 ‘앎’이 ‘삶’과 연계되려면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해 보거나 직접 겪어보며 배우는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학교 안에서 배움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 ‘청소년! 도서관에서 미래를 찾다’는 자유학년제와 연계하여 청소년이 도서관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나아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창작활동을 비롯하여 미래직업, 세계시민 교육 등 청소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체험과 토론 위주로 운영합니다. 특히 세계시민 교육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토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업에서는 청소년 또래의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해 알아보고 아동 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체인지유어초콜릿’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카카오 농장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초콜릿 기업과 주변 사람들에게 SNS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해 알리는 것이었는데요.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스스로가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대상 장수프로그램인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점령기’도 있습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100개의 중·고등학교를 선정하여 1년 동안 도서와 프로그램운영비, 문화체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사 등 지도자에 의해 기획·운영되는 일반적인 독서프로그램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 내 독서동아리를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합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애착과 높은 성취감을 갖게 됩니다. 이처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앎’과 ‘삶’을 연계시켜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 어린이부터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만의 특화된 도서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 • ‘청소년! 도서관에서 미래를 찾다’, ‘도서관에서 배우는 4차 산업혁명기술’, ‘도서관에서 만나보는 미래직업’, ‘청소년을 위한 세계시민교육’등 청소년이 도서관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유학년제와 연계된 프로그램들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시행하는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제’사업에서 2021년도에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선정되었으며, 진로교육 유공으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보호자와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독서지도 및 자녀교육에 도움을 주는 ‘부모를 위한 독서문화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새롭게 AI시대에 맞는 창의융합 독서교육을 주제로 전문가를 초빙하여‘미래형 인재로 키우는 법’, ‘AI시대를 위한 읽기와 쓰기 교육’ 등의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사서를 위한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보급한 콘텐츠 활용 등 현장 실무에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은 어린이·청소년 담당 사서의 역량강화와 도서관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배움터 역할 및 사서 상호간의 교류협력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상을 잇는 신비한 탐험 주제로 한국-칠레 수교 60주년 기념 공동전시가
전시실 2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맺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초·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읽어 보면 좋은 도서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박 • 우리는 삶 속에서 모든 것을 경험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생각 속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좋지만, 한편의 글은 스스로 생각하는 여유를 더 주기도 합니다. 최근 제가 읽은 두 권의 책을 소개드리겠습니다.
먼저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제임스 도터)」입니다. 저자는 마음은 곧 뇌에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생각을 가지면 그 생각은 현실이 되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합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의 마음 즉 이타심이 생길 때 우리의 뇌는 거절과 실패를 겪더라도 부정적 뇌 자극이 감소하고 심박변이도가 상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 성공은 할 수 있으나 행복을 보장받을 수 없고, 이타심을 가지면 마음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신체적 생리작용에 도움이 되니 타인을 생각하는 행위가 목적 있는 삶,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 비결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우리나라의 경제순위는 세계 10위권인 부유한 나라인데 국민 행복지수는 왜 하위에 머물러 있을까? 하는 저의 물음에 대답을 주었습니다. 다음은 또래와 함께 읽고 싶은 도서 중 가장 많이 추천받은 도서 「불편한 편의점(김호연)」입니다. 저는 다음의 글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 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 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252-253)’ 역사 교사였던 70대 할머니와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노숙자가 주인공입니다.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관계를 맺고 서로 소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이루어 내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저는 이 도서가 우리나라 청소년들로부터 가장 많이 추천되었다는사실만으로도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밝은 희망찬 세상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약자나 조금 이질적인 존재일지라도 열린 마음과 자세로 받아들인다면 결국은 우리 사회 전체가 더 충실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통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음 씀씀이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배경을 포용함으로서 사회적 약자에게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다양한 독서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독서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어린이·청소년들이 지식정보 서비스에 소외됨이 없이 독서로 성장하며 도서관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