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시대로 떠나는
30만 년 전 타임캡슐 여행
연천전곡리유적

구석기 시대 인간은 빙하기의 혹독한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지구에서 살아남았다. 당시 인간은 돌을 깨뜨려서 최초의 규격화된 도구인 ‘주먹도끼’를 만들어 널리 사용했다. 한반도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 30만 년 전 인류 생활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연천전곡리유적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구석기 시대는 인류가 처음으로 나타난 300만년 전부터 약 1만 년전 까지 시기다. 이 시대 사람들은 돌을 깨뜨려 도구를 만들고 식물의 뿌리, 열매를 먹거나 사냥을 하면서 삶을 영위했다. 연천전곡리유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으로 30만 년 전 인류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닮은 듯 다른 엄마(조소희)와 딸(조아인, 중학교 1학년)은 눈부신 가을 햇살을 받으며 30만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연천전곡리유적’

연천전곡리유적(이하 유적) 입구에서는 연천군 캐릭터인 연천이, 고롱이, 미롱이가 모녀의 여행을 반겼다. 드넓은 푸른 들판으로 손을 꼭 잡고 구석기 시대 모형이 전시 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유적은 원시인의 집, 돌도끼와 돌멩이를 들고 커다른 맘모스와 전투를 치르는 원시인 남자 모형 등 선사시대 생활모습이 전시돼 있었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은 ‘시시하다.’고 하면서도 신기한 듯 원시인처럼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움막 안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딸은 “이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았을까?” “그래도 움막이 햇볕도 막아 주고 아늑함이 느껴진다.”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구석기 시대의 유적은 한탄강, 임진강 줄기를 따라 많이 발견됐다. 그 가운데 연천군 전곡리가 가장 규모가 크고 넓은 장소에 분포되어 있었다. 연천 한탄강변의 용암대지 위에 퇴적되어 있는 두터운 점토층에서 다량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현재까지 사적지 및 주변 지역에 걸쳐서 총 17차례의 발굴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출토된 유물이 약 8,500여 점에 이른다.
1978년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연천군 전곡리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세계 구석기 고고학에 큰 영향을 준 유적으로 인정받아 구가사적 제 268호로 지정·보호됐다.
유적은 토층전시관을 비롯해 선사체험마을, 선사체험마을 음식체험장, 전곡선사박물관, 야생화 관찰원, 구석기 체험숲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연에서 산책하고 체험활동하기 좋은 곳이다.

700만 년 전 인류의 발견을 재현한 ‘전곡선사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구석기 시대 체험 후 모녀는 전곡선사박물관(이하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오솔길에는 주먹도끼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동아시아 최초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우주선 모양의 박물관의 특이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특별하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전곡 주먹도끼, 사바나의 최초 인류, 최초의 아시아 이주민,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 동굴벽화 등 구석기 유물을 다양하게 재현해 놓았다. 맘모스 등 구석기 시대 생활상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어 30만 년 전으로 떠나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딸과 엄마는 단둘이 오붓하게 걸어 본 것도 꽤 오랜만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인지 처음엔 서먹한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모녀는 더욱 친밀하게 여행을 즐겼다.
박물관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에는 상설전시실, 고고학 체험실, 카페테리아와 뮤지엄숍이 위치해 있었고,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3D 영상실이 있다. 또 박물관 건물 지붕에는 산책로도 만들어져 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을 볼 수 있다. 투마이부터 만달인까지 화석인류는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약 700만 년 전 최초의 인류는 아프리카의 넓은 대지를 터전으로 위대한 진화의 행진을 시작했고, 그 후로 진화를 통해 신체적 한계와 환경적 재앙을 견뎌내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된 것이다.
모녀는 위대한 진화의 행진에 대한 전시물을 둘러보면서 6-7백만 년 전 최초의 인류가 아프리카의 넓은 대지를 터전으로 진화를 거듭해 온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정교하고 실사 크기에 가까운 전시물을 보며 엄마는 “실제 모습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라고 말하여 딸과 함께 동심으로 빠져들었다.
이 밖에도 사바나의 최초 인류, 최초의 아시아 이주민, 추가령지구대 고인류의 터전, 전곡의 지층, 선사시대의 문화와 믿음, 극지로 가는 구석기인, 고고학 체험센터로 이어지는 전시는 한반도를 넘어 지구가 간직한 오랜 이야기를 재미있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엄마는 “사춘기 딸의 변화가 어려웠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조금 더 이해하고 친밀해질 있는 기회가 됐다.”고 여행 소감을 전했다. 딸은 “처음에는 크게 흥미가 없었는데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며 “엄마와 자주 이런 기회를 가져야 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