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정책 포럼

● 글·김영은 KICE 연구위원

김영은 연구위원
KICE 교육과정·교과서본부

교육과정을 전공했으며, 현재 2022 고등학교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 개발 연구, 교양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다양한 고교학점제 연구 및 사업,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연구, 성취평가제 운영 모니터링 연구 등에 참여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정책 도입

2025학년도 1학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과 함께 본격 적용될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교육부, 2021a)이다. 고교학점제로 인해 본격적인 선택형·맞춤형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학사 제도 전반, 특히 학점 취득, 평가 및 졸업 제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추진 방향은 크게 “경쟁에서 포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학업 설계 주체로서의 학생 지원”, “에듀테크 기반 미래형 교육 구현”, “학교교육의 경계 확장”, “고등학교 교육 체제의 종합적 혁신”으로 요약된다. 경쟁과 선발보다 협력과 성장을 지향하는 학습 체제, 학생 스스로 진로와 학업을 디자인할 수 있는 교육 체제, 학교교육의 시·공간적 경계의 확장을 지향하며 전체적으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학사 운영, 학교 공간, 학교 문화 등의 종합적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다(교육부, 2021a).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다. 초·중등교육법 제48조에는 “③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이수를 위하여 학점제(이하 “고교학점제”라 한다)를 운영할 수 있다. ④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은 취득 학점 수 등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⑤ 고교학점제의 운영 및 졸업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로 되어있으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의해 이제 졸업에 필요한 교과목 이수의 인정 기준과 학점 수는 학칙으로 정하도록 되어있다.
고교학점제 실행을 위한 교육과정 제도로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2022년 하반기 연말 즈음에 고시된다. 또한 현 국정과제(82번)로서 고교학점제는 현장의 준비 상황 점검과 제도 보완을 과제로 관련 연구와 사업이 추진 중에 있으며 2022년 하반기 연말에는 고교학점제 제도 보완 사항 및 현장 안착 방안을 발표한다.

고교학점제에서의 평가

고교학점제 본격 적용 전, 연구·선도학교의 운영을 살펴보면, 고교학점제로 인한 학교 현장의 변화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 운영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본격 적용 시기에서는 고교학점제의 기본 정의에서처럼 과목 이수 기준과 새로운 졸업제도가 도입됨을 알 수 있다.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교육부, 2021a) 및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교육부, 2021c)에 의하면 과목 이수 기준을 충족해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고 이때의 과목 이수 기준은 “과목 출석률 2/3이상과 학업 성취율 40% 이상” 요건이다. 이 두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미이수(Incomplete)가 되어 과목의 학점을 취득할 수 없다. 그렇게 3년간192학점 이상 취득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교육과정 이수에 있어 과목 이수 기준은 딱히 없었다. 또한 졸업 역시 교육과정 이수와 크게 상관없이 전체 수업일수의 2/3을 채우면 가능하였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와 학업을 설계하면서 동시에 교육과정 이수에 대한 책무성을 지니는 주체로서 간주된다.
이러한 책무성은 학생에게만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학생의 진로·학업 설계를 지원하고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할 수 있도록 책임교육을 강화한다.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계획에 의하면(교육부, 2021b) 학교는 학생이 해당 과목에서 최소한의 성취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임교육 또는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운영에 대해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부분 고시)에도 나와 있다.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 공통 사항에 “학교는 과목별 최소 성취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예방·보충지도를 실시하여야 한다.”라는 지침이 신설되어 있다.
이러한 학점 이수에 따른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책임교육) 외에 또 하나의 고교학점제 평가 정책은 성취평가제 확대이다. 2019년부터 진로 선택 과목은 3단계 성취평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2025년 1학년부터는 모든 선택 과목(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 과목)과 한국사 과목은 5단계 성취평가제로 운영된다. 단 체육, 예술, 교양 교과는 현행처럼 3단계 및 방점 처리로 운영 된다(교육부, 2021a). 지금까지는 공통 과목과 일반 선택 과목에서 석차9등급제와 성취평가제가 병행되었다. 용어로서는 병행이지만 생활기록부에 석차 등급과 성취도가 병기된 것뿐이고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석차9등급제에 초점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즉,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목표에의 도달 정도를 확인하는 성취평가제 운영보다는 등급을 산출하고 변별하기 위한 목적의 평가를 운영해 오고 있다.
고교학점제에 따라 이수와 미이수의 도입,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성취평가제 확대 운영 등은 학교 현장의 큰 변화를 예고하면서 동시에 고교학점제 성공을 위한 열쇠가 되는 중점 이슈라고 볼 수 있다.

[표 1] 고교학점제 단계적 적용 로드맵(교육부, 2021b)

고교학점제에서의 책임 교육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앞서 시도교육청, 관계기관, 학부모, 교원 등 다양한 교육 공동체 구성원들이 모여 고교학점제의 성취평가제 운영과 책임교육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고교학점제에서의 평가와 책임교육’을 주제로 8월 11일(목)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2022년 제1차 고교학점제 정책 포럼’을 현장 참석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하였다.
행사 1부에서는 고등학교 과목별 이수 기준 적용 방안,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현장 적용 방안,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의 도입 방향과 지원 방안을 제안 또는 논의하였다. 행사 2부에서는 고교학점제에서 성취평가제 안착을 위한 주요 이슈와 제안 사항, 성취평가제에 대한 고등학교 현장의 이해도와 고려해야 할 시사점을 주로 논의하였다. 또한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대학 입학 전형을 주제로 대입 제도의 방향성도 논의되었다.
고교학점제 정책 포럼에 대한 반응과 관심이 뜨거웠다. 유튜브 동시 접속자가 300명이 넘기도 하였다. 선생님들은 주제별 제안에 대하여 댓글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후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고교학점제에서 평가’는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면서도, 현장의 가장 큰 관심사임을 실감하였으며 이러한 소통과 참여의 기회가 더욱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논의 결과는 고교학점제 점검 추진단(TF), 교원단체 협의체 및 권역별 토론회, 제도개선 연구회 운영, 현장 및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구체화하여 교육부는 연말에 고교학점제 제도 개선 및 보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포럼에서 다뤄진 이슈에는 첫째, 과목 이수 기준의 적용 범위와 책임 교육의 지원 방안에 대한 것이다. 모든 과목에서 도입하는 것이 애초의 발표 사항이었으나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의 평가 방식이 다른 현실에서(공통 과목은 석차 9등급 병행) 과연 변별과 서열 정보 산출을 목적으로 하는 규준 참조 평가 방식에서 준거 참조 평가의 이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렇다고 일부 과목에서만 적용할 경우 정책적 일관성과 신뢰의 문제와 과목 간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될 수도 있다.
둘째,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의 현장 지원에 대한 것이다. 학생의 장기간 누적된 학습 결손에 대한 책임 교육이 학교의 과목 교사에 한정하여 책임지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교육청 및 국가 차원에서의 책임 교육 지원 방안이 좀 더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마련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사의 성취평가제 전문성 신장 및 고등학교에서의 평가와 대입의 연계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에서 지향하는 평가의 원칙과 방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사의 성취평가제 전문성이 강화되어야 하고, 고등학교에서의 교육과정 이수 및 평가가 대입과 긴밀하게 연계되어야 정책 간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장의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제기되었다.

주제별 패널 발표 진행

종합 토론 및 질의응답

[표 2] 포럼 일정

참고문헌

  • 교육부(2021a).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 계획. 2021. 2. 16.

  • 교육부(2021b).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 계획(안)(2022-2024) 발표(2021. 8. 23.)

  • 교육부(2021c).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 발표. 2021. 11. 24.